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영화 속 경제
  • 전체 기사 383
  • [영화 속 경제]사회 불안에 가장 빨리 반응하는 ‘공포지수’
    사회 불안에 가장 빨리 반응하는 ‘공포지수’

    2012년 연말 종말론이 기승을 부렸다. 고대 마야인들이 남긴 달력에는 2012년 12월 21일까지만 있기 때문이다. 롤랜드 에머리히의 <2012>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과학적 가설을 더했다.영화 속 원리는 이렇다. 태양흑점이 폭발하면서 엄청난 중성미자가 방출된다. 방출된 중성미자가 지구로 와 지구 속 외핵을 뜨겁게 달군다. 뜨거워진 맨틀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맨틀 위의 지각은 제멋대로 떠다니게 된다. 영화 속에서 캘리포니아가 태평양으로 가라앉고, 중국이 하와이에서 매우 가까워지고, 희망봉이 치솟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된다는 설정은 지각변동을 기반으로 한다.14개국 정부는 서로 협력해 인류를 구할 우주선을 만든다. SF소설가 커티스(존 쿠삭 분)는 이 우주선이 중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러시아 갑부의 비행기에 동승해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향한다. <2012>는 도시가 파괴되고, 메가 쓰나미가 밀려드는 재난 그래픽이 압권이다. <...

    1376호2020.05.04 14:05

  • [영화 속 경제] 열 살 소년의 적극적 신념 표현 ‘미닝아웃’
    <조조 래빗> 열 살 소년의 적극적 신념 표현 ‘미닝아웃’

    자신의 취향이나 정치·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미닝아웃’이라고 한다. ‘신념(meaning)’과 ‘나오다(coming out)’의 합성어다.“나는 모든 힘을 다해 히틀러의 독일을 위해 헌신할 것을 맹세한다. 나는 히틀러를 위해 내 삶을 기꺼이 포기하겠다.”열 살짜리 철부지 어린이 조조 베츨러의 우상은 히틀러다. 히틀러는 위대한 아리아인의 조국, 독일의 영웅이다. 동경하는 히틀러는 환상이 되어 조조 곁을 떠나지 않는다. 조조는 꿈에 그리던 히틀러 유겐트(소년단) 훈련캠프에 일주일간 참여한다. 군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멋지다.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영화 <조조 래빗>은 열 살짜리 조조의 시선으로 나치즘과 인종차별을 비춘다. 무거운 주제지만 결코 무겁지 않다. 정의를 강요하기보다 유머와 위트 그리고 풍자로 감싸 안는다. 여러모로 ...

    1374호2020.04.17 15:03

  • [영화 속 경제]시대가 변하자 한계에 부딪친 ‘포디즘’
    시대가 변하자 한계에 부딪친 ‘포디즘’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외곽의 디어본에는 ‘헨리 포드 뮤지엄’이 있다. 공식명칭은 ‘미국 혁신의 헨리 포드 뮤지엄(Henry Ford Museum of American Innovation)’이다. 수식어를 보면 미국인이 헨리 포드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이 뮤지엄에는 포드사가 만든 기념비적인 차들이 전시돼 있는데, 그중 하나가 GT-40이다. GT-40은 1966년부터 4년간 프랑스의 자동차대회 ‘르망24시’를 지배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미국 자동차다. GT-40 3대가 나란히 1, 2,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던‘포토 피니시’는 미국 자동차 역사의 명장면으로 여전히 기억된다.제임스 맨골드의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1966년 포드 영광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켄 마일스를 추억한다. 1960년대 최악의 판매 부진을 겪던 포드사는 새로운 전략을 세운다. 개성 강...

    1372호2020.04.06 15:14

  • [영화 속 경제] 노조 연기금을 마피아에 빌려준 ‘대체투자’
    <아이리시맨> 노조 연기금을 마피아에 빌려준 ‘대체투자’

    “영화를 공부할 때 가슴에 새긴 말이 있는데 (당신이 말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는 것.”봉준호 감독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보낸 경의는 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스코세이지 감독이 작품상을 놓고 <기생충>과 경쟁했던 작품이 <아이리시맨>이다. 러닝타임 약 3시간 30분에 이 영화는 1975년 실종된 미국의 노동운동가 지미 호파를 다룬다. 지미 호파는 230만 명에 이르는 전미트럭운전사노조(IBT) 위원장으로 ‘1950년대의 엘비스보다, 1960년대의 비틀스보다 유명했던’ 인물이다.2000년대 초, 요양원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는 80대 노인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 니로 분)이 회상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1955년 트럭운전사 시런은 고장 난 차를 고치기 위해 고속도로변 텍사코 주유소에 주차한다. 이때 뜻하지 않게 ...

    1370호2020.03.20 15:30

  • [영화 속 경제] 마이펫의 이중생활 2
    마이펫의 이중생활 2

    <미니언즈>를 제작한 일루미네이션이 만든 또 하나의 대표작이 <마이펫의 이중생활>이다. ‘내가 없는 사이 내 반려동물들은 무얼하고 있을까’라는 기발한 상상이 빚어낸 작품이다. 크리스 리노드 감독이 3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반려동물의 사생활을 더욱 세심하게 담았다.케이티는 남편과 아기 리암과 함께 삼촌네 농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물론 반려견인 맥스와 듀크도 함께다. 농장을 지키는 양치기 개 루스터는 맥스에게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그 사이 반려토끼인 스노볼은 용감한 강아지 데이지와 함께 서커스단에 잠입한다. 폭행을 당하고 있는 새끼호랑이를 구하기 위해서다. 천신만고 끝에 새끼호랑이를 탈출시키지만 서커스 단장인 세르게이가 손 놓고 있을 리 없다. 늑대들을 시켜 새끼호랑이를 다시 잡아간다. 새끼호랑이를 구출하기 위해서는 무시무시한 늑대와 맞닥뜨려야 한다. 작은 강아지, 맥스는 ...

    1368호2020.03.06 14:33

  • [영화 속 경제]좋은 기억만 떠올리는 ‘므두셀라 증후군’
    좋은 기억만 떠올리는 ‘므두셀라 증후군’

    그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아련해지는 기억들이 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던 푸시킨이 맞았다.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지만 40·50세대에게 1990년대는 그리운 10년이다.정지우 감독은 1990년대를 관통하는 주파수를 <유열의 음악앨범>에 맞췄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 10월 1일부터 2007년 4월 15일까지 13년간 매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아침을 함께한 KBS FM의 대표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방송을 시작한 1994년부터 보이는 라디오 방송이 시작된 2005년까지 11년간의 이야기다. 그 사이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고, 2000년 새천년이 시작됐다. 소년원에서 출소할 때 뭐 하나라도 세상이 바뀌는 ‘기적’을 바랐던 현우(정해...

    1366호2020.02.21 16:00

  • [영화 속 경제]「루시드 드림」
    「루시드 드림」

    자식을 잃은 부모가 겪는 아픔을 ‘단장(斷腸)의 고통’이라고 한다. 창자가 녹아 끊어질 정도로 아프다는 뜻이다. 생때같은 아이가 백주대낮에 이유도 모르게 납치됐다면 어떨까.김준성 감독은 루시드 드림을 떠올렸다. 루시드 드림이란 자신이 꿈을 꾼다는 것을 알면서 꾸는 자각몽을 말한다. 루시드 드림은 렘수면 상태에서 잘 꾸는데, 이때는 뇌활동이 평소보다 활발해져 기억하지 못했던 것도 기억해낼 수 있다고 한다.대호(고수 분)의 외아들 민우가 3년 전 놀이공원에서 납치되면서 영화 <루시드 드림>은 시작된다. 경찰수사도 지지부진한 상태. 하지만 대호는 포기할 수 없다. 매일 1분 1초가 단장의 고통이다. 대호는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 자신의 꿈속으로 들어가 단서를 찾기로 한다. 과학적으로 아직 증명되지도 않았고, 뇌혈관에 무리를 줄 수도 있지만 앞뒤를 잴 부모는 없다. 아들이 사라졌던 그날로 돌아간 대호는 꿈속에서 오른팔에 문신을 한 수상한 ...

    1364호2020.02.07 15:23

  • [영화 속 경제]결혼 이야기-결혼생활에 꼭 필요한 ‘파인튜닝’
    결혼 이야기-결혼생활에 꼭 필요한 ‘파인튜닝’

    처음 대면한 지 2초 만에 사랑하게 된 사람. 같이 있으면 살아 있다는 느낌마저 줬던 그 인연과 남남이 될 것이라 그때는 상상이나 했을까. 그것도 철천지원수가 되어서. 노아 바움백 감독의 영화 <결혼 이야기>는 역설적이게도 이혼에 대한 이야기다.로스앤젤레스(LA) 출신의 여배우 니콜(스칼렛 요한슨 분)과 뉴욕 출신의 연극감독 찰리(아담 드라이버 분)는 이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둘은 원만한 이혼을 원한다. 아들 헨리를 위해서라도 친구처럼 헤어지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재산분할·양육권·위자료가 기다리는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망설이는 니콜에게 이혼전문 변호사 노라가 말한다. “(이혼은) 더 나은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한 희망에 찬 행동이에요.”영화 속 니콜의 주변 인물 중에서도 이혼경력자가 많다. 미국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은 2.9건(2017년 기준)으로 한국(2.1건·2017년)보...

    1362호2020.01.17 18:24

  • [영화 속 경제]나비족을 위한 ‘파비우스의 승리’
    나비족을 위한 ‘파비우스의 승리’

    지난해 11월 영화 <아바타 2>의 실사 촬영이 공식 종료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바타 2>는 후반 작업을 거쳐 2021년 12월 개봉된다. <아바타>(2009)가 개봉된 지 12년 만이다. 이어 2년에 한 번씩 새 시리즈가 개봉돼 2027년 <아바타 5>가 마무리된다.10년 전 제임스 캐머런의 영화 <아바타>는 경이로웠다. 감정까지도 컴퓨터그래픽(CG)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모션 캡처’는 매혹적인 영상미를 선보였다. 올해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자리를 내어주기 전까지 <아바타>는 국내에서 역대 외화 중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영화 <아바타>의 무대는 판도라 행성이다. 이 행성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자원, 언옵타늄이 묻혀 있다. 자원개발사인 RDA는 판도라 행성에 기지를 만든다. 문제는 판도라 행성의 대기. 독성이 많아 사람이 자유롭게 호흡할 수 없다. ...

    1360호2020.01.03 15:59

  • [영화 속 경제]기생충- 계층이동 가능성 낮은 ‘위대한 개츠비 곡선’
    기생충- 계층이동 가능성 낮은 ‘위대한 개츠비 곡선’

    지하에는 땅밑 특유의 곰팡내가 난다. 누군들 눅눅하고 퀴퀴한 이 냄새가 좋을까. 하지만 그곳에라도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서민들이 있다. 땅값 비싼 서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반지하에 사는 도시 서민들의 이야기다.기택네 4인 가족은 누구 하나 변변한 벌이가 없다. 피자 포장지를 만들어 받는 푼돈이 생활비의 전부다. 요금을 내지 못해 스마트폰도 끊기다보니 온라인으로 구직활동을 하기도 어렵다. 기택네가 처음부터 가난했던 것은 아니다. 대만 카스텔라 프랜차이즈를 열었지만 망했다. 한국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오롯이 담은 이 영화는 1000만 명이 봤다. 기택의 말을 빌리자면 세상에 나온 시점이 ‘참으로 시의적절’했다.기택네가 암울해 보이는 것은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학력은 가난을 탈출할 수 있는 주요한 사다리다. 하지만 아들 기우는 4수생이고, 딸 기정은 미대 입시에 낙방했다. 자녀들의 실력이 나...

    1358호2019.12.20 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