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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을 생각한다]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체제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체제

    탄핵당한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가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좁혀 오자 갑자기 우울증을 호소하며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이를 통해 ‘수사 불응’과 ‘책임 감경’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횡령 혐의로 기소된 여느 재벌 자본가들이 휠체어 쇼를 통해 책임을 회피했듯, 김건희 역시 자신의 ‘우울’을 공감과 보호의 언어로 제시하면서 정치적 공격으로부터의 면책 기제로 악용하는 것이다. 오늘날 누구나 우울증을 겪을 수 있지만, 김건희의 우울증 호소는 ‘우울’의 탈정치화를 부추길 뿐이다.마크 피셔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우울’을 단지 개인적인 심리 상태나 병리로 보지 않는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을 성과주의와 불안정 노동, 고립,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사회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즉 우울은 개인의 뇌 화학 이상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실패가 낳은 정서적 결과다. 한데 이 체제는 우울을 그저 개인 문제로 ‘병리화’하고, 약물과 진단으로 해소...

    1635호2025.06.27 14:15

  • [오늘을 생각한다]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

    1634호2025.06.20 14:27

  • [오늘을 생각한다]고개 숙인 부역자들
    고개 숙인 부역자들

    지난 6월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선 기묘한 광경이 벌어졌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그간 무수한 거부권 행사의 대상이 됐던 내란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윤석열·김건희의 범죄 혐의를 규명하기 위한 특검법들이 마침내 심의를 거쳐 공포 절차에 들어갔다. 그런데 국무회의 구성원 중 이재명 대통령을 뺀 나머지 회의 성원은 전부 얼마 전까지 윤석열, 한덕수, 최상목의 거부권 남발에 거수기 역할을 해주던 윤석열 정권의 장관들이었다.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몇 달 전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법안에 대한 의견을 번복해 대통령의 재가를 요청한 셈이다. 게다가 이날 회의장에 앉아 있던 장관 대부분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인원들로 내란 특검법의 수사 대상에 속한다. 회의장 속사정이 어땠는지까지는 알 수 없으나 여러모로 불편한 분위기였으리라.국무위원들만 문제겠는가. 내란죄 주요 피의자가 서울경찰청장을 맡고 있고, 국회 앞에서 시민들과 대치하...

    1633호2025.06.13 14:20

  • [오늘을 생각한다] 권력에는 포화점이 없다
    권력에는 포화점이 없다

    “그는 문득 힘을 소유하는 것 자체가, 아무리 그 힘이 막대하다 하더라도, 그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노레 드 발자크의 <나귀 가죽>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역대 최다득표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선거 기간 내내 민주당은 ‘압도적 지지’라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실제로 그에 걸맞은 세력을 갖게 됐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를 내지 않은 위성정당들의 의석을 포함 186석이라는 압도적 의회 권력을 확보 중이다. 민주당은 대선 다음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처리 방침을 세웠다. 이것이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대한 보복성 힘 빼기라는 것은 모르는 척하는 사람들만 빼고 다 아는 내막이다. 당선 첫날부터 사법부에 메스를 대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민주당은 군사정권...

    1632호2025.06.06 14:22

  • [오늘을 생각한다] 2025년 기후 대응, 대선에 달렸다
    2025년 기후 대응, 대선에 달렸다

    2025년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여러모로 매우 의미 있는 해다. 우리가 2035년까지 향후 10년간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어느 정도로 설정하고, 기후정책을 가속할지를 정하고, 외부적으로 약속해야 하는 때다.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은 5년마다 상향된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출해야 하는데, 올해 9월까지가 기한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그동안 기후 행동에 얼마나 실적을 냈는지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평가받는 원년이기도 하다. 2025년 1월에는 전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75℃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2021)에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인류의 선택이 그 후 수천 년의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닿는다. 절체절명의 시기인 2025년, 우리는 21대 대통령을 맞게 됐다.기후위기의 원인은 사회 문명 시스...

    1631호2025.05.30 14:19

  • [오늘을 생각한다] 시민사회, 누가 망치는가
    시민사회, 누가 망치는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시작해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로 끝난 지난겨울 광장의 목소리는 하나가 아니었다. ‘파면’과 민주주의의 실현이 거대 야당 대표의 압도적 당선이라 여기는 지지자들도 있었지만 청년 여성, 성소수자, 노동자, 농민 등으로 대표되는 목소리는 그렇지 않았다. 윤석열만 끌어내린다고 민주주의의 봄이 온다고 여기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추락했는지 성찰했고, 모순 가까이 다가가려 했다. 차별금지법이나 노동자들의 투쟁, 식량주권 등 요구가 멈추지 않고 나왔던 것은 그 때문이다.대선 국면이 시작되기 무섭게 시민사회의 몇몇 원로는 허겁지겁 광장의 요구를 ‘정권 교체’라는 하나의 결론으로만 정리하려 했다. 내란 청산을 위해선 거대 양당 구조에 투항해 하나의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등 원내 군소정당들도 이에 호응했고, 이재명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 출마도 포기했다. 낯설지 않다. 과거에도 이들은 한국사회의 정치 구도를 거대 양당 구조로 ...

    1630호2025.05.23 14:46

  • [오늘을 생각한다] 나의 열두 번째 대통령
    나의 열두 번째 대통령

    1980년대 이후 다시 못 볼 줄 알았던 계엄 포고문이 여러모로 나를 떨게 했다. 계엄이 해제될 때까지 4시간 동안은 두려워서 떨었다. 열 살 먹은 딸이 울고 있는 옆에서 덩달아 울었다. 그땐 그렇게 살았지만 이제 와서 다시 그렇게 산다고 생각하니 치가 떨렸다. 입에 재갈을 물고 살거나 재갈을 풀고 죽거나, 나야 물고 사는 편을 선택하겠지만, 나보다 40년 늦게 태어난 딸이 나와 같은 성장기를 보낸다는 것이 서러웠다. 계엄이 해제되고 광장이 열리자 나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홀로 광야에 선 듯한 고립감에 떨었다. 광장에 나의 자리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유사한 경험의 축적으로 나는 광장 이후 세상에 일말의 기대도 품지 못하는 비관주의자, 어쩌면 현실주의가 돼 있었다. 응원봉과 K팝, 전에 없던 광장의 미담과 남태령에서 날아든 기적 같은 이야기들로 마음이 녹을 만도 한데, 나만이 서 있는 이 광야에서 그저 먼 나라 소식을 보듯 광장을 관망했다. 4월 4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

    1629호2025.05.16 14:25

  • [오늘을 생각한다] 전 총리 한덕수씨에게 드리는 질문
    전 총리 한덕수씨에게 드리는 질문

    관료 출신으로 경제와 통상의 요직을 두루 거쳐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다 21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사퇴해 공직에서 물러난 자연인 한덕수씨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묻는다.2007년 첫 총리 지명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2002~2003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재직 시절 외환은행 매각 사태(론스타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첫 총리직과 주미대사를 역임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12년부터 3년간 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급여 19억5000만원과 퇴직금 4억원, 2017년부터 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18억원, 2021년 3월부터 1년간 에스오일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8...

    1628호2025.05.09 14:30

  • [오늘을 생각한다] 탄핵이 무슨 소용이람
    탄핵이 무슨 소용이람

    지난 4월 11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의 비전발표회. 한 기자가 이 후보에게 “응원봉을 들고 광장을 주도했던 2030 여성들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일부러 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2030 여성 유권자를 위한 비전은 어떻게 구성하고 있느냐”라고 묻자 이 후보는 “빛의 혁명은 모든 국민이 함께했다. 국민이라는 거대 공동체 모두의 성과”라고 답했다. 탄핵이 국민 모두의 성과라는 이 후보의 답변은 옳다. 그러나 이 답은 2030 여성이라는 질문의 강조점을 피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오히려 질문의 주어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말하기가 난해하고 부자연스럽다는 점에서 답변의 요지는 젊은 여성의 활약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현으로 읽힌다.며칠 뒤 같은 당 김동연 후보가 이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빛의 혁명에 참여한 2030 여성들의 호명조차 꺼리고 있는 상황은 반성해야 할 일”이라며 “비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

    1627호2025.05.02 14:59

  • [오늘을 생각한다] 기후위기 시대의 위대한 비즈니스
    기후위기 시대의 위대한 비즈니스

    아웃도어 의류 및 장비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제품 생산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기울일 뿐 아니라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매년 매출의 1%를 환경 활동에 기부하고, 환경을 훼손하는 정부 정책에 직접적으로 맞서 소송을 하는 놀라운 회사다. 2022년 회사 지분 전액을 기후대응을 위한 비영리 재단에 기부함으로써 지구만이 유일한 주주라고 선언해 ‘넘사벽’이 됐다. 이러한 선택은 어떻게 가능할까. 파타고니아의 기업정신과 경영철학을 배우는 ‘파타고니아 비즈니스 스쿨’을 통해 크리스 톰킨스(Kris Tompkins) 초대 CEO와 라이언 겔러트(Ryan Gellert) 현 CEO를 비롯한 10여 명의 전·현직 기업 고관여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갖게 됐다. 놀라운 것은 연령, 성별, 개성이 다른 그들과의 대화가 각각 특별한 한 편, 하나의 책을 읽듯이 자연스럽고 매끄럽다는 점이다. 지속가능경영이 기업 또는 조직의 핵심 경영 ...

    1626호2025.04.25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