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당한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가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좁혀 오자 갑자기 우울증을 호소하며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이를 통해 ‘수사 불응’과 ‘책임 감경’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횡령 혐의로 기소된 여느 재벌 자본가들이 휠체어 쇼를 통해 책임을 회피했듯, 김건희 역시 자신의 ‘우울’을 공감과 보호의 언어로 제시하면서 정치적 공격으로부터의 면책 기제로 악용하는 것이다. 오늘날 누구나 우울증을 겪을 수 있지만, 김건희의 우울증 호소는 ‘우울’의 탈정치화를 부추길 뿐이다.마크 피셔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우울’을 단지 개인적인 심리 상태나 병리로 보지 않는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을 성과주의와 불안정 노동, 고립,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사회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즉 우울은 개인의 뇌 화학 이상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실패가 낳은 정서적 결과다. 한데 이 체제는 우울을 그저 개인 문제로 ‘병리화’하고, 약물과 진단으로 해소...
1635호2025.06.27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