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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을 생각한다] 어쩔 수가 없다?
    어쩔 수가 없다?

    지난 1월 27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윤석열 정부에서 수립한 계획대로 신규 원전 2기의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당시 AI 확산에 따른 폭발적인 전력 수요에 대비하고, 국내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야 원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 당시 사회적 공론화 이후 결정한 탈원전 정책을 뒤집었다. 당시 현재보다 약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2038년 최대 전력 수요를 과대 추계했고,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한 전력 수요구조를 심화할 것이며, 사용후핵연료 대책이 부재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에 대한 명확한 반증도 없이 여론조사를 내세워 윤석열 정부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한 이번 정부의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정부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늘리며 조화를 찾아가고 있는 현장 사례는 아직 없다. 주요 전력원으로 원전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프랑스와 스웨덴은 경직된 에너지 구조...

    1666호2026.02.06 14:33

  • [오늘을 생각한다] 대안 정치의 텅 빈 자리
    대안 정치의 텅 빈 자리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당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예고된 일이다. 사실 조국혁신당이 자생적 대안 정당으로 살아남으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부 당원들의 진심 어린 소망과는 다르게 말이다.지난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반짝인기에 힘입어 12명의 비례 의석을 원내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선거 슬로건과 ‘조국’ 개인의 서사가 톡톡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지지층은 왜 더불어민주연합이 아니라 조국혁신당에 투표했을까? 순식간에 꺼진 조국에 대한 기대치를 볼 때, 개인에 대한 인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들이 갈증을 느꼈던 것은 ‘정권 심판의 강도’였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위성정당으로서 무게감을 가져야 했기에 메시지가 정제된 편이었고, 그만큼 무색무취해 보였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 “검찰 독재 조기 종식” 같은 직설적 구호를 내걸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가장 강한 분노를 느끼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주는 세력으로...

    1665호2026.01.30 15:04

  • [오늘을 생각한다] 윤석열 계엄만 위헌일까
    윤석열 계엄만 위헌일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제1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26년 2월 28일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4건의 기후소송을 병합해 심사한 결정문 주문이다. 헌재가 정한 개정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회는 헌재 판결을 존중하고 헌법이 정한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기미가 없다.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감축하는 것을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정하고 있고, 동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은 그 비율을 40%로 정하고 있다. 헌재는 탄소중립기본법이 2030년까지 감축 목표만 제시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 목표에 관해 정량적 기준도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까지 점진적·지...

    1664호2026.01.23 15:01

  • [오늘을 생각한다] 새벽 4시 반, 시장님은 모르는
    새벽 4시 반, 시장님은 모르는

    우리 동네엔 새벽일을 나가는 어르신이 많은 편이다. 이분들은 각기 광화문으로, 시청으로, 서울역으로, 종로로 향한다. 강북의 큰 빌딩들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다. 사는 집도, 일하는 자리도, 타고 가는 버스도 다르지만 매일 비슷한 시간에 버스정류장에서 만나 서로의 얼굴을 안다. 서울의 서남쪽에 6411 버스가 있듯, 서울의 여기저기에서 또 다른 6411 버스가 새벽을 달린다.지난 1월 13일, 서울에서 시내버스가 파업을 시작한 날엔 자다 깨서 노사 협상이 결렬됐다는 뉴스 속보를 봤다. 새벽 4시쯤이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동네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협상이 잘돼 파업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잠들면서도, 문득 버스 길이 끊기면 이분들은 어떻게 일터로 향할까 싶은 걱정에 오지랖을 부렸다.서울의 서남쪽에 6411 버스가 있듯, 서울의 여기저기에서 또 다른 6411 버스가 새벽을 달린다. 남이 운전해주는 차로 출퇴근하는 서울시장은 절대 알 수 없는 세상도 있다...

    1663호2026.01.16 15:05

  • [오늘을 생각한다] 언어 도둑
    언어 도둑

    ‘함께 맞는 비’라는 말은 고 신영복 선생이 옥중에서 길어올린 윤리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비를 맞는 자리로 내려오는 일이라는 뜻이다. 고 노회찬 대표가 ‘내 인생의 한마디’로 꼽았던 이 문장은 오랫동안 약자 곁으로 사람들을 이끌어왔다. 이 말이 많은 사람에게 울림을 주었던 이유는 이것이 문장이어서가 아니라 삶의 태도였기 때문이다.지난 1월 2일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임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비를 같이 맞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이재명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항상 같은 마음을 먹는다며, 설사 결과가 잘못되더라도 결과적으로 옳은 결정이 되도록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지난해 7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라며 숱한 부조리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

    1662호2026.01.09 14:58

  • [오늘을 생각한다] 지구에게, ‘새해’가 된다는 것
    지구에게, ‘새해’가 된다는 것

    새해가 되면 우리는 서로에게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고 신영복 선생은 그보다 “복 짓는 새해가 되세요”라는 인사를 즐겨 했다고 한다. 남이 주는 복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타인과 세상에 복이 되고 희망이 되라는 뜻이었을 것이다.지구적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새해’다. 우리가 살아가며 남긴 흔적이 다음에 살아갈 이들이 맞이할 새날의 토양이 되기 때문이다. 2025년, 유례없이 길었던 산불과 점점 더 견디기 어려워지는 폭염은 앞서 살아간 이들과 오늘의 우리가 남겼던 ‘새해’다. 즉 상호 연결돼 영향을 미치는 우리는 스스로 복을 짓겠다는 각오를 다지지 않는 한, 남겨질 세계에 도리어 불운과 불행을 떠넘길 수도 있다.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1661호2026.01.02 15:12

  • [오늘을 생각한다]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대한 의심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대한 의심

    지난 12월 16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이하 액션플랜)을 공개했다. 하지만 방대한 분량에 비해 의견 수렴 기간이 3주도 되지 않아 평범한 시민들이 중장기 정책 방향을 면밀히 살펴볼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다.이번 액션플랜 중 핵심 문제는 ‘국가데이터 통합플랫폼을 통한 민간·공공 데이터 자산화’, 즉 시민들의 일상과 사회적 기록을 동의 없이 거대 자본과 국가권력의 자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일상과 공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본래 인간의 보편적 권리와 연관된 산물이지만, 정부는 이를 ‘이윤 증식을 위한 원재료’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면 데이터의 주체인 시민은 일상에 대한 권리를 잃고 ‘빅테크’ 성장을 위해 자원을 공급하는 연료로 전락한다.가령 액션플랜은 보건의료 관련 공공데이터와 민간 의료데이터를 결합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과 연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그간 무수히 많은 국민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

    1660호2025.12.26 15:31

  • [오늘을 생각한다] “출산을 축하드리며 재징계 하겠습니다”
    “출산을 축하드리며 재징계 하겠습니다”

    인권을 탄압하는 동물권 단체가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이하 카라)의 전진경 대표와 임순례 전 대표는 활동가들이 노조 설립을 준비하던 2023년 6월부터 지금까지 노조 탄압·지배 개입 등 전형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100%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로서 투명하고 정직하게 활동합니다”라면서 카라 임원진이 하는 짓은 임 전 대표가 연출한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에 등장하는 악질적인 사측을 똑 닮았다.“먼저 출산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산모와 아이 모두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귀하가 현재 진행 중인 행정소송 ‘2024구합92425 부당노동행위 구제심판 재심 판정 취소’의 선고일이 2026년 1월 23일로 확정됨에 따라, 그간 중단됐던 징계 절차를 선고 이후 재개해 진행하고자 함을 안내드립니다. 출산휴가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본 안내를 받으시는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으나, 이는 절차상 필요한 공식 안내임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

    1659호2025.12.19 15:03

  • [오늘을 생각한다] 종교재벌에 머리 숙인 정치
    종교재벌에 머리 숙인 정치

    돈이 곧 표가 되던 시절, 1988년. 초선 의원 노무현이 5공 청문회에 나온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에게 남겼던 일갈은 지금도 회자한다. “시류에 따라 산다”며 전두환 정권의 정치자금 요구에 응했다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남긴 정주영 회장에게 노무현 의원이 ‘힘 있는 사람의 요구라면 부정한 것이라도 따라갈 텐가?’라며 따져 물었던 장면은 정경유착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한국 정치를 바꾼 도화선이었다.통일교가 정치권에 여야를 막론하고 돈을 뿌렸다는 스캔들이 일파만파다. 윤석열 정권 탄생에 통일교의 검은손이 작동했다는 의혹이 이제 통일교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두 차례나 ‘정치 개입하고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을 하는 종교단체 해산’ 문제를 언급했다. 통일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3개 특검의 수사 면면마다 온갖 종교의 이름과 종교인으로 분류되는 자들이 자주 등장한다.대한민국 헌법은 국교를 인정하지 않으며,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규정한다. 하지만 ...

    1658호2025.12.12 14:44

  • [오늘을 생각한다] 청소구역
    청소구역

    “라디오 다이얼을 돌리다가 유대인들이 모욕받고 멸시당하고 추방당했다는 말을 들으면 나는, 히틀러는 죽지 않았는데 그들이 거짓말을 했구나 한다.”(에메 세제르 <식민주의에 대한 담론>)이주노동자를 지게차에 매달아 들어 올리고는 재미있다며 웃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히틀러는 죽지 않았는데 그들이 거짓말을 했구나 한다. 이주노동자가 강제단속을 피하려다 떨어져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는, 히틀러는 죽지 않았는데 그들이 거짓말을 했구나 한다.지난 10월 28일 대구 성서공단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뚜안씨는 법무부의 미등록 외국인 단속 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3층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뚜안씨는 사망 직전 친구에게 “무서워”, “숨쉬기 힘들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살면서 숨쉬기 힘들 정도의 공포를 느낀 적이 없다. 일터에 들이닥쳐 소리를 지르며 나를 수갑을 채워 버스에 태우려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한다. 나는 그 상황에 뚜안씨처럼 되지 않...

    1657호2025.12.05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