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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을 생각한다]노래하자 춤추자, 전쟁을 끝내자
    노래하자 춤추자, 전쟁을 끝내자

    2007년 5월 18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가 출범해 강정의 평화운동이 시작됐다. 그로부터 18년 10개월이 지났고, 강정의 꿈은 곧 어른이 된다. 2016년 2월 제주 해군기지가 준공됐고, 혹자는 패배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정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고, 끝나지 않은 싸움에 승패는 없다. 우리가 같은 꿈을 꾸는 한 우리는 지지 않는다. 지난 6900일 동안 강정은 쉼 없이 전쟁 종식과 해군기지 폐쇄를 외쳤다. 강정은 제주도 남쪽 바닷가에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포기를 모르는 평화와 반전 운동의 상징이 됐다. “강정아 너는 이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의 평화가 시작되리라.” 강우일 전 천주교 제주 교구장은 마태오복음 2장 6절을 빌려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메시아가 태어났듯, 강정에서 세계의 평화가 시작될 거라고 했다. 그것이 강정의 꿈이다.평화 활동가들은 전쟁기지로 변모한 강정마을에서 매일 저항과 감시 활동을 이어간다. 2025년 기동함대사령부...

    1674호2026.04.10 14:45

  • [오늘을 생각한다] 임대주택, 이제 ‘기본 인프라’로
    임대주택, 이제 ‘기본 인프라’로

    집이 최고의 자산이 된 세상이다. 집값은 자산 증식을 향한 본능과 욕망을 따라 움직인다. 이런 집값을 명절 과일값 잡듯 하면 부동산정책은 실패한다. 하늘 아래 처음 보는 부동산 대책이란 존재하기 어렵고, 대단한 묘책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똑같은 정책도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가격을 따라갈 것인지, 다른 목표를 따라갈 것인지.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개혁 방향은 집값 잡는 걸 넘어 부동산시장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듯, 주택을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아니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세제 개편 같은 조치로 기대 수익률을 낮추면 자연히 주택에 몰린 돈이 보다 효율적인 투자처로 이동하게 될 거란 접근이다.매매와 임대의 연동 고리를 끊어야 한다. 다가구, 원룸 등의 비아파트 주택 매물을 공공이 적극 매입해서 공공이 운용하는 임대주택으로 전환, 임대주택의 보증금과 월세 상한선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그렇...

    1673호2026.04.03 14:41

  • [오늘을 생각한다] ‘우리’의 대통령과 모두의 대통령
    ‘우리’의 대통령과 모두의 대통령

    ‘회의 시간에 있어 보이는 방법: 1. 벤다이어그램을 그려라’라는 직장인 유머가 있다. 사람은 단순해서 일단 원을 2개 그려놓으면 아무 내용이 없더라도 그림에 대해 말을 하게 된다. 유시민 작가가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벤다이어그램을 그리자 사람들은 그 텅 빈 그림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벤다이어그램을 요약하면 이 대통령 지지층을 ‘가치’의 A그룹, ‘이익’의 B그룹, 그 교집합 C그룹으로 나누고는 A는 대통령 인기가 떨어져도 끝까지 남을 ‘코어 지지층’, B는 대통령 인기가 식으면 돌을 던질 사람들이라고 했다. 자기네 당원들을 저렇게 구분해 바라본다면 당 바깥사람들은 어떻게 여길지 아찔하다.3월 16일,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법안 정부 수정안에 반발하는 당내 강경파들을 향해 “본질과 괴리된 과도한 선명성 경쟁”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의 당·청 갈등은 ‘과도함’에 대한 입장 차에서 비롯된다. 대통령선거는 서로 다른 세력이 함께 치르는 협동 미션이다. 말하자면 고통스러...

    1672호2026.03.27 13:38

  • [오늘을 생각한다] 아시아의 우크라이나 모멘트
    아시아의 우크라이나 모멘트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이 3주차에 접어들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전 세계 석유·가스 공급의 27%가 위험에 처했고, 특히 아시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2024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의 80%, LNG의 90% 이상이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는데, 이는 아시아 석유 수요의 40%, LNG 수입의 4분의 1 이상에 해당한다. 아시아는 그동안 수입 연료에 크게 의존해왔고, 석유 공급원이 다양하지도 않았다. 그 구조적 취약성의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다.국제에너지기구는 현 상황을 “글로벌 석유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차질”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불과 4년 전에도 우리는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가스 가격이 치솟고, 정부는 비축유를 방출했다. 최근 4년간 두 번째로 발생한 대형 화석연료 위기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궁극적인 대안을 준비하지 않으면 위기는 머지않아 다시 찾아올 것이다.언젠가 호르...

    1671호2026.03.20 14:40

  • [오늘을 생각한다] 뉴스 보기 괴로운 시대
    뉴스 보기 괴로운 시대

    오늘 아침 시사방송에 등장한 패널들의 목소리가 한껏 들떠 있었다. 코스피지수가 수직 상승하면서 한때 570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전쟁은 곧 끝난다”고 발언한 어제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폭등했다. 그제 한 중동 전문가는 이란에서 이뤄지는 무자비한 미사일 폭격에 우려를 표하다가도, “반도체와 방산 기업에 적절히 나눠 담아”, 주식시장 폭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식은 “선방하고 있다”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다들 하나가 된 듯 웃는 모습이 기괴하게 들렸다.우리 언론은 폭락장엔 “전쟁은 빨리 끝나야 한다”고 소리치다가 이튿날 폭등장이 오면 세상으로부터 한껏 뒤로 물러나 관조하듯 뉴스를 전한다. 진행자와 패널들은 아무 의심 없이 모든 국민이 자신들처럼 반도체주와 방산주에 적절히 투자하고 있다고 가정해 말을 내뱉는다. 우리는 의도치 않게, 심장을 잃은 염소처럼, 그들의 감정을 따라다닌다.오늘날 적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 군비 증강만이 안전을 지켜...

    1670호2026.03.13 14:56

  • [오늘을 생각한다] 열한 살 딸이 정치혐오의 기로에 서다
    열한 살 딸이 정치혐오의 기로에 서다

    “엄마, 내일 서울 갔다 올게”, “왜?”, “이재명 대통령이 핵발전소 2개 더 짓는다고 해서…”, “미쳤어? 이재명이랑 악수한 거 후회돼.” 어느덧 열한 살이 된 딸아이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뒤통수라도 한 대 맞은 표정이었다. 딸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태어났지만, 2023년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때 핵발전의 문제를 접하게 됐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운동도 벌였다.“안녕하세요. 납읍초 2학년 정두리입니다. 저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인 집회에 나가서 항의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서명운동도 했습니다. 서명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96명이었습니다. 많은 학교 선생님이 서명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제 장래 희망은 제주도의 멋진 상군 해녀입니다. 그런데 바다에 핵 오염수를 버리면 이 세상의 물질하는 직업들이 다 사라집니다. 제 장래 희...

    1669호2026.03.06 14:58

  • [오늘을 생각한다] ‘짬뽕잘하는집’의 경쟁력
    ‘짬뽕잘하는집’의 경쟁력

    동네에 ‘짬뽕잘하는집’이란 중국집이 있다고 치자. 일요일 아침, 칼칼 시원한 해장짬뽕이 간절해 배달 앱을 켰다. 지난주에도 시켜 먹어보니 꽤 만족스러웠던 ‘짬뽕잘하는집’. 검색창에 뭐라고 쳐야 할까? 여섯 글자를 다 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한번 시켰던 곳이니 ‘짬뽕’ 키워드만 쳐도 상위에 뜨고, ‘짬뽕잘’만 쳐도 금방 찾을 수 있다.그런데 사장님을 위해서는 검색창에 여섯 글자를 다 쳐야 한다. ‘짬뽕잘하는집’이라 검색하면 같은 가게가 차례로 2개 뜬다. 둘 중엔 아래에 뜨는 걸 눌러야 한다. 그래야 매상에서 광고비가 안 빠진다. 위에 있는 걸 누르면 광고 보고 들어온 거로 쳐서 광고비가 빠진다.만약 몇 글자만 떼서 검색하면 보통 맨 위에 ‘짬뽕잘하는집’ 광고가 뜨고 밑으로 다른 중국집들이 한참 나오다가 광고가 안 걸린 ‘짬뽕잘하는집’이 나온다. 소비자는 찾는 집이 있어서 간편하게 키워드를 검색했을 뿐이고, 예전 주문 이력도 있으니 이에 맞춰 상단에 그 집 광고가 ...

    1668호2026.02.27 13:11

  • [오늘을 생각한다] 봉쇄된 민주주의
    봉쇄된 민주주의

    지난 1월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에만 비례대표 의석을 할당하는 공직선거법의 이른바 ‘봉쇄조항’에 대해 재판관 7 대 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다수 재판관은 거대 양당의 권력 집중을 한국 의회정치의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면서 사표를 양산하는 봉쇄조항이 소수 정당에 대한 차별로 이어져 정치적 다양성을 억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헌 결정 자체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헌재 결정문이 가리키는 방향이다. 헌재는 이번 결정문에서 ‘비례성 강화’, ‘민주주의의 다양성 확대’, ‘거대정당의 세력 강화’와 같은 가치판단의 언어를 사용했다. 이는 선거제도의 미세 조정이 아니라 우리 정치제도가 담아야 할 헌법적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선언으로 읽힌다.소수의견을 낸 두 재판관은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로 무장한 극단주의 세력의 의회 진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이유를 밝혔다. 극단주의가 소수일 거라는 생각에는 근거가 없다. 예외적으로...

    1667호2026.02.13 15:00

  • [오늘을 생각한다] 어쩔 수가 없다?
    어쩔 수가 없다?

    지난 1월 27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윤석열 정부에서 수립한 계획대로 신규 원전 2기의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당시 AI 확산에 따른 폭발적인 전력 수요에 대비하고, 국내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야 원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 당시 사회적 공론화 이후 결정한 탈원전 정책을 뒤집었다. 당시 현재보다 약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2038년 최대 전력 수요를 과대 추계했고,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한 전력 수요구조를 심화할 것이며, 사용후핵연료 대책이 부재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에 대한 명확한 반증도 없이 여론조사를 내세워 윤석열 정부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한 이번 정부의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정부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늘리며 조화를 찾아가고 있는 현장 사례는 아직 없다. 주요 전력원으로 원전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프랑스와 스웨덴은 경직된 에너지 구조...

    1666호2026.02.06 14:33

  • [오늘을 생각한다] 대안 정치의 텅 빈 자리
    대안 정치의 텅 빈 자리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당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예고된 일이다. 사실 조국혁신당이 자생적 대안 정당으로 살아남으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부 당원들의 진심 어린 소망과는 다르게 말이다.지난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반짝인기에 힘입어 12명의 비례 의석을 원내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선거 슬로건과 ‘조국’ 개인의 서사가 톡톡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지지층은 왜 더불어민주연합이 아니라 조국혁신당에 투표했을까? 순식간에 꺼진 조국에 대한 기대치를 볼 때, 개인에 대한 인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들이 갈증을 느꼈던 것은 ‘정권 심판의 강도’였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위성정당으로서 무게감을 가져야 했기에 메시지가 정제된 편이었고, 그만큼 무색무취해 보였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 “검찰 독재 조기 종식” 같은 직설적 구호를 내걸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가장 강한 분노를 느끼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주는 세력으로...

    1665호2026.01.30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