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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의 예술과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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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밥 딜런 노래가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
    밥 딜런 노래가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

    올해 음악과 관련해 내 시선을 끈 기사들 중 하나는 미국의 대중 가수 밥 딜런(Bob Dylan)에 관한 것이다. 록 뮤지션으로는 처음으로 밥 딜런이 미국 문예아카데미 명예 회원이 됐다는 소식이었다.미국 문예아카데미는 예술분야의 명사들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명예의 전당’이다. 시인 에즈라 파운드, 재즈 뮤지션 듀크 엘링턴 등이 종신회원이었고, 영화감독 마틴 스콜세지와 배우 메릴 스트립 등이 명예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록 뮤지션으로서의 밥 딜런이 갖고 있는 위상을 보여준 작은 사건이었다.돈 맥클린이 1971년 부른 노래인 ‘American Pie’에서는 당시까지 대중음악의 역사가 다뤄진다. 그는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 롤링 스톤스와 더불어 그가 제임스 딘의 코트를 입고 나타나 우리처럼 평범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고 회고한다. 그가 곧 밥 딜런이다. ‘Blowin’ in the Wind’와 ‘Knockin’ on Heaven’s Door’를 위시한 그의 노래들은 ...

    1043호2013.09.10 18:48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밤으로의 긴 여로’와 위기의 가족
    ‘밤으로의 긴 여로’와 위기의 가족

    예술작품에서 제목은 그 작품의 성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영화나 대중음악의 경우 제목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의 경우 나이가 들어서는 제목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청소년기에는 ‘있어 보이는’ 제목에 이끌려 작품을 읽어보기도 했다.유진 글래드스턴 오닐(Eugene Gladstone O‘Neill)의 도 그런 작품의 하나다. ‘Long Day’s Journey into Night’라는 시적인 제목은 청소년 시절 특유의 감성을 자극해 나를 사로잡았다. 삶이란 밤으로의 긴 여로가 아니겠는가 하는 그런 감성 말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이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고서야 그 진가를 다시 발견하게 됐다. 노벨문학상이 작가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작가들 가운데 왜 오닐이 싱클레어 루이스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1936)을 받았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 다.이 작품은 희곡이다. 그 내용은 여름 별장으로 놀러온 한 가족의 하룻밤 ...

    1042호2013.09.03 16:40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렘브란트 ‘야간 순찰’과 시민사회의 역동성
    렘브란트 ‘야간 순찰’과 시민사회의 역동성

    어느 시대나 자신의 시대를 이끌고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는 화가가 있다. 이탈리아, 프랑스와 함께 서양 회화를 이끌어온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는 하르먼스 판 레인 렘브란트(1606-1669)다. 네덜란드 출신의 또 다른 거장으로는 빈센트 반 고흐가 있다. 하지만 평생 네덜란드를 떠나지 않았던 렘브란트야말로 저지대 지방의 회화적 전통과 시민적 전통을 대표해온 화가였다.인물화, 풍경화, 종교화, 그리고 판화에 이르기까지 회화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렘브란트는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다.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렘브란트 작품들에 나타난 넓게는 모더니티의 정신, 좁게는 저지대 지방의 역사성이다. 여기서 저지대 지방이란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지칭한다. 북쪽에 있는 네덜란드는 독립전쟁을 통해 1581년 에스파냐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반면, 남쪽 플랑드르 지방인 벨기에는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렘브란트가 활동할 당시 저지대 지방에는 또 한 명의 거장이 생존해 있었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1...

    1041호2013.08.26 16:53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황지우의 시, 장년세대의 쓸쓸한 풍경
    황지우의 시, 장년세대의 쓸쓸한 풍경

    황지우는 현재 활동하는 시인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사람이다. 대학 시절부터 그의 시를 읽어 왔으니 지난 30여년의 삶을 함께 해온 시인인 셈이다. 젊은 시절에는 그의 날카로운 풍자와 현란한 기법 및 실험 속에 깃든 재치와 통찰을 무척 좋아했다. 나와 같은 세대에게 황지우는 김남주, 박노해와 함께 늘 ‘현재의 시인’이다.“영화(映畵)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 우리도 우리들끼리 / 낄낄대면서 / 깔쭉대면서 /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 한 세상 떼어 메고 /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 길이 보존하세로 /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 주저앉는다”1983년, 젊은 시절에 그가 내놓은 시집 에 실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의 한 구절이다. 암울한 군부 귄위주의 시대를 견뎌내야 했던 젊은 세대의 현실을 담은 이와 같은 시로부터 당시 작지 않은 위로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황지우의 매...

    1040호2013.08.20 15:58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월북화가 이쾌대가 열망한 ‘보편적 한국’
    월북화가 이쾌대가 열망한 ‘보편적 한국’

    8월 15일, 해방 68주년을 맞는다. 광복절을 맞이하는 마음은 언제나 더 없이 경건하다. 광복절은 바로 우리 현대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68년 전 이맘 때,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8월 8일 소련은 일본과의 불가침조약을 파기하고 대일본전에 참전했다. 8월 10일 일본은 연합국에 항복의사를 전달하고, 닷새 후 8월 15일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우리는 그토록 염원하던 해방을 이뤘다.해방은 주권의 회복이자 국민국가 건설의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우리를 기다린 것은 격동의 현대사였다. 미군정이 시작되고, 좌우익의 대립과 갈등은 격화됐다. 냉전의 그늘이 짙어진 가운데 1948년 8월 15일 민주공화국이 선포됐다. 그리고 1950년 북한의 침략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분단은 더욱 고착화됐다. 참으로 험난한 나라 세우기 과정이었다. 주권을 회복하고 독립국가를 성취했지만 통일은 미완의 과제로 남겨졌다.해방공간에서 이뤄진 예술적 작업들 가운데 내 시선을 끈...

    1039호2013.08.12 16:14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와 자본주의 문명의 미래
    <설국열차>와 자본주의 문명의 미래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예술가에 대해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사적인 체험이 글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접 알고 있는 예술가에 대한 글쓰기를 자제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인상적일 때 글을 쓸 수밖에 없는데, 오늘 이야기하게 될 예술가가 그런 사람이다.1990년대 초반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모교에서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복학한 그를 만났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더러 나눴는데, 예술적 감수성은 물론 사회적 문제의식이 뛰어난 후배이자 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 그가 감독으로 데뷔했다고 해서 영화를 보러 갔다. 내겐 인상적인 작품이었으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그는 연이어 발표한 과 로 작가적 명성과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성취했다. 영화감독 봉준호다.봉준호가 를 발표했다. 여기서 이 작품을 다루게 된 것은 사회학 연구자인 내가 보기에 더 없이 뛰어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감독에게 대학시절 전공이 큰 영...

    1038호2013.08.06 10:54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정도전의 꿈과 우리시대 지식인의 초상
    정도전의 꿈과 우리시대 지식인의 초상

    이 기획에서 이제까지 다루지 않은 주제들 가운데 하나가 지식인 문제다. 나 자신이 이 집단에 속해 있기에 지식인 문제를 객관적으로 말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에 대한 시국선언에서 볼 수 있듯이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지식인이란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가?지식인은 어느 시대이건 나름대로 중요한 책임을 맡아 왔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원효·의상과 같은 승려와 강수·최치원과 같은 유학자로부터 시작하는 우리 역사 속의 지식인들은 진리를 탐구하고 현실 개입을 통해 사회개혁을 모색했다. 진리 탐구와 현실 참여가 지식인의 양대 정체성을 이뤄온 것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우리 역사에서 가장 문제적인 지식인들을 들라면 나는 세 사람을 꼽고 싶다. 세 사람 모두 조선시대의 지식인들인데, 전기의 정도전, 중기의 이이, 후기의 정약용이 그들이다. 유학자인 동시에 관료였던 이들은 진리 탐구와 현실 ...

    1037호2013.07.29 17:03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정전 60년, ‘지루한 장마’가 어서 끝나기를
    정전 60년, ‘지루한 장마’가 어서 끝나기를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이해 경향신문에서 이화여대 박인휘 교수와 ‘김호기·박인휘의 DMZ 평화 기행’을 시작했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인천 강화도 양사면에 있는 강화제적봉평화전망대였다. 취재를 맡은 홍진수 기자, 사진을 맡은 김기남 기자와 동행했는데, 출발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김포를 거쳐 강화를 오갔던 그날은 하루 종일 장대비가 쏟아지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지루한 장마의 시간이었다.“밭에서 완두를 거두어들이고 난 바로 그 이튿날부터 시작된 비가 며칠이고 계속해서 내렸다. 비는 (…)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면서 칠흑의 밤을 온통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고 있었다.”윤흥길 소설 의 첫 부분이다. 강화도로 가는 도중 쏟아붓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떠올린 구절이다. 여름이 되면 겪게 되는 장마는 동아시아 몬순(계절풍) 기후가 갖는 특징의 하나다. 매년 6월부터 7월까지 겪게 되는 장마가 외국에 살았을 때는 더러 그립기도 했지만 더 없이 지루하게...

    1036호2013.07.23 15:56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다른 생각·문화가 교차하는 국경
    다른 생각·문화가 교차하는 국경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 / 이 한밤에 남편은 / 두만강을 탈없이 건넜을까? // 저리 국경 강안(江岸)을 경비하는 / 외투 쓴 검은 순사가 / 왔다- 갔다- / 오르명 내리명 분주히 하는데 / 발각도 안 되고 무사히 건넜을까?”김동환의 장시 은 이렇게 시작한다. 1925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당시 국경을 이룬 두만강 풍경을 생생히 전달한다. 식민지 시대에 두만강에서 소금 밀수출로 살아가는 한 부부의 애잔한 삶과 사랑을 다룬 이 시는 우리나라 현대시에서 이야기를 도입한 최초의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고등학생 시절 이 시를 읽으면서 생각해본 게 국경이란 말이다. 그때 나로서는 국경이란 말이 주는 느낌을 온전히 실감하기 어려웠다. 휴전선에 의해 가로막혀 있기에 비행기를 타거나 배를 타야지만 다른 나라의 영토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국경은 나라들 사이의 영토적 경계다. 이 경계에 놓인 ‘국경도시’는 자기 나라 사회와 문화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 사회와 문...

    1035호2013.07.15 17:36

  • [김호기의 예술과 사회]길을 따라서, 느린 여행을 찾아서
    길을 따라서, 느린 여행을 찾아서

    여름이 절정으로 나아가고 있다. 자연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되는 시기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충전을 모색하는 여행은 근대 이후 상당한 변화를 겪어 왔다. 여행 대상지의 경우 이름난 고적이나 아름다운 자연, 유명 휴가지를 찾아가던 게 이제까지의 주요 경향이었다면, 낯선 지역을 찾아가 그곳의 지방성(locality)을 새롭게 발견하고 체험하는 게 최근의 한 흐름이다.여행의 방식에도 변화가 관찰된다. 대개의 경우 자동차나 비행기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여행을 하는 게 주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걷기로 대표되는 ‘느린 여행’이 나름의 각광을 받고 있다. 물론 느린 여행을 하기 위해선 목적지까지 빠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그 여행의 본령은 속도를 강제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느리고 더딘 흐름 속에서 충전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려는 데 있다.안나푸르나 트레킹, 산티아고 순례길,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은 느린 여행의 대표적인 명소들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

    1034호2013.07.08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