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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vs 5060
  • 전체 기사 38
  • [2030 vs 5060]학생운동, 다른 세계 말 하는 느낌
    학생운동, 다른 세계 말 하는 느낌

    잉여들은 꼰대들과 조우하며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너 왜 취직 못해?” “왜 이렇게 패기가 없어?”와 같은 질문 겸 꾸중 덕분이다. 답변은 크게 “제 노력이 많이 부족했네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와 같은 자기 채찍질, 또는 “열심히만 하면 되는 거 맞음? 이 사회에는 문제 없음?”과 같은 물음으로 나뉜다. (이하 ‘월잉’)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로 후자의 답변을 내린 이들이다.꼰대들은 잉여들에게 “잉여가 남 걱정할 때냐. 너 자신이나 걱정해”라는 말을 던지곤 한다. 이들은 뭔가 잘못 알고 있다. 잉여라서 더 남 걱정을 하는 것이다. 잉여가 가진 소수자 감성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월잉 독자들은 평균보다 ‘구조 속의 나’에 대해 더 생각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깊어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학생운동에 대해, 정확히 말하면 이번 ‘대학가 시국선언’에 대해 큰 관심이나 기대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뭔가 중요한 문제긴 한 것 같은데, 확실히 나와는...

    1032호2013.06.24 18:34

  • [2030 vs 5060]“운동권 전력 미화하거나 매도하는 건 시대착오”
    “운동권 전력 미화하거나 매도하는 건 시대착오”

    최근 정치권에서 재미있는 해프닝이 있었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사건 담당검사의 학생운동 경력 논란이다. 요즘 학생운동은 정치적 목적을 가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요새 대학생들은 학생의 복리문제에 더 관심이 있고, 정치문제와 관련한 학생 데모를 찾아보긴 어렵다. 과거 학생운동은 전혀 달랐다.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때는 격동의 시기였다. 특히 1970년대 대학생들의 민주화운동은 목숨을 건 투쟁이었다. 유신독재 권력이 와해되자 기득권세력과 민주세력 사이의 헤게모니 다툼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이 와중에 대학생들이 민주화투쟁의 선봉에 나섰다. 지금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생각도 든다. 내 선후배들은 용감하게 민주화를 외치면서 투옥됐다. 당시 나는 법대생으로서 고시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현실의 문제를 도외시할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인생 반전은 금방 나타났다. 그 당시 신문지상에 수배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당당한 정치인으로 신문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물론 학생운동을 개인적 입신을 ...

    1032호2013.06.24 18:34

  • [2030 vs 5060]박근혜 대통령 의지가 유일한 희망
    박근혜 대통령 의지가 유일한 희망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미납 문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최근 전재국씨의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 등이 제기되기도 했고, 때맞춰 민주당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납한 추징금을 더 강력한 방법으로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 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른바 비자금을 통해 형성된 재산은 가족의 명의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환수할 수 있도록 하고, 그래도 추징금이 환수되지 않으면 강제노역을 시켜서라도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야기하는 상황이다.1997년 대법원은 부정축재 및 뇌물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는데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후 소유 재산에 대한 압류·경매 등을 통해 533억원 정도를 납부했으며 시효가 될 때마다 소액의 추징금을 납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추징금의 경우 정해진 시효 내에 납부하지 않을 경우 재산이 압류되는데, 추징금을 일부라도 납부하...

    1031호2013.06.17 17:20

  • [2030 vs 5060]‘전두환 지하경제’ 적발 의지 보여라
    ‘전두환 지하경제’ 적발 의지 보여라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추징금 환수 시효를 앞두고 논란이 뜨겁다. 전두환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친인척 300명의 재산을 샅샅이 조사한 결과 전씨가 기업인들로부터 9500억여원의 비자금을 거둬들여 이 가운데 5774억원을 정치자금으로 썼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2295억원을 뇌물로 인정했고, 법원은 1997년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했다. 이 가운데 532억원이 납부됐고 현재까지 내지 않은 미납액이 1672억원이다.전두환씨의 비자금은 무기명채권 형식으로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검찰이 쌍용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한 결과 쌍용양회 지하 창고에서 사과상자 25개에 담긴 현금 61억원이 나왔다.재판과정에서 이 돈은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직후인 1993년 11월 전씨가 맡긴 산업금융채권을 쌍용이 현금화하고, 전씨가 그 일부를 찾아간 뒤 쌍용에서 나머지를 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김용철 변호사의 말대로 대통...

    1031호2013.06.17 17:19

  • [2030 vs 5060]흥미에 빠진 탈북자 방송 과연 그들에게 도움될까
    흥미에 빠진 탈북자 방송 과연 그들에게 도움될까

    ‘인간 동물원’이 인류의 역사에서 사라진 건 의외로 오래되지 않았다. 20세기까지 벌어진 일이었다. 유럽인들은 만국박람회에 식민지 원주민들을 전시했고, 이들이 갇힌 철창 주변엔 산업화 도구들이 전시됐다. 산업화한 삶과 토속적 삶을 대비하며 식민지 주민들이 문화적·신체적으로 열등하다고 주장하려는 의도였다. 이로써 식민지 침탈을 정당화하며 자국민들에게는 ‘우리나라 짱짱나라’라는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었다.인간이 인간을 전시하고 관람하다니,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이런 것을 기획하고 주최한 사람은 물론 이것을 ‘구경’한 사람들도 갇힌 이들을 같은 인간이라고 인식하지 않았던 것일 테다. 인간이 인간을 극단까지 타자화하면 이런 일까지 벌어질 수 있는가보다. ‘탈북미녀’ 방송 프로그램이나 탈북자 관련 단체에서 행해지는 강연을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 동물원’과의 유사성이 발견된다. 방송과 강연을 기획하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북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편...

    1030호2013.06.11 11:40

  • [2030 vs 5060]우리 국민이라 생각하고 탈북자 정책 추진해야
    우리 국민이라 생각하고 탈북자 정책 추진해야

    탈북 청소년 9명이 북한으로 강제 압송된 지도 열흘이 지났다.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에서 숨어 지내던 그들은 한국으로 들어오기 위해 라오스로 향했다.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기 위해 가장 빈번히 이용하는 이른바 ‘남방 루트’다. 지난달 10일 라오스 이민당국에 적발되어 18일간 억류됐다가 결국 다시 북한으로 되돌아가게 된 것이다.이번 사태를 보면서 무엇보다 먼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무책임한 현지 공관의 자세다. 주라오스 대사관은 “최선을 다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사태의 전반을 살펴보면 과연 대사관이 최선을 다했는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설사 주어진 여건 하에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9명이 죽음의 사지로 끌려간 마당에 면피성 발언은 부적절한 것이다.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정부의 탈북자 정책에 있다. 탈북자 대부분은 일단 중국을 거칠 수밖에 없다. 중국은 탈북자를 불법 월경자로 간주하여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

    1030호2013.06.11 11:40

  • [2030 vs 5060]일베 사이트 폐쇄한다고 본질적 문제 해결되지 않아
    일베 사이트 폐쇄한다고 본질적 문제 해결되지 않아

    솔직히 말하면 이 주제가 ‘공적인 매체’에 글을 써야 할 만큼 중요한 주제인지도 모르겠으며 관심을 가지고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나는 일베 사이트에 들어갈 생각이 없으며, 일베 사이트를 즐긴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그를 경멸할지도 모른다.SNS에서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해 끔찍한 표현를 쏟아낸 일베의 게시글을 본 내 반응은 의도하지 않게 포르노 사이트가 열렸을 때 못본 듯 창을 닫아버리는 것과 동일했다. 포르노 사이트가 ‘내 눈에 보였으나 보이지 않은 것’으로 취급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일베 게시글을 보더라도 의미있는 글이라 생각할 리 없다. 어디나 쓰레기 같은 사이트가 있고, 그것은 특정인들 사이에서 소비된다. 나는 일베의 잘못된 역사관만큼이나 19금 성인 사이트 게시판의 믿을 수 없을 만큼 천박한 여성 대상화나 비하 역시 문제라고 생각한다.이 경우 문제는 ‘사이트 폐쇄’가 아니다. 우리가 특정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하려 하거나 웹사이트가 해...

    1029호2013.06.04 16:01

  • 사이비 진보에 대한 반작용이 원인이기도 하다

    이 글을 위해 ‘일베’가 무엇인지 검색해봤다. 이렇게나 수준 이하의 쓰레기일 줄이야. 윤창중 성추행 사건 이후 그가 나온 TV토론을 처음 본 뒤 느낀 감정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내가 별나게 고상해서가 아니다. 형편이 없어도 어느 정도가 있지 이들이 어떻게 국가 최고층의 위치를 점하거나, 한 사회의 담론을 좌지우지하게 되었을까? 참 많이 당황스럽다. 나 자신 우아함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지만 일베에서와 같은 말과 행동은 술자리에서도 하지 않는다.그런데 왜 일베가 문제가 되는 것일까. 일부에서 평하듯 그들이 정말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하는 비겁자”, “남성 우월주의자들”, “현실도피자”, “극우 우익”, “성도착증 환자”이며, “악한 강자를 추종하고, 약자에게는 공격적인 분풀이 행위”를 하는 사람들일까? 이런 식의 표현은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악의적 평가란 측면에서 똑같이 ‘일베적’이다. 그래서 일베 현상을 둘러싼 논쟁이 논점을 이탈하여 언론과 표현의...

    1029호2013.06.04 16:00

  • 막연한 거부감과 절박함의 대립

    우선 필자는 동성애에 매우 비판적이다. ‘막연히’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나중에 내 자식이 동성애적인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한다. 비슷한 이유로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거나 재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 왼손잡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는 오른손잡이로 살아갔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필자가 하버드대학교에서 공부할 때, 매우 존경하던 역사학 교수님의 수업을 듣다가 당황한 적이 있었다. 교수님이 스스럼없이 “내가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다 왔는데…”라는 말을 수업에서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교실에서 당황한 다른 사람은 없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딱 3초 정도 걸렸다. 이렇듯 동성애가 특이한 것이 아니라 동성애를 특이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특이하게 여겨지는 세상도 있다는 것은 현실이다.하버드대학교가 있는 매사추세츠 주는 2004년에 동성 결혼을 미국 최초로 합법화하기에 이르...

    1028호2013.05.28 10:48

  • [2030 vs 5060]근거 없는 혐오는 자기불안이 원인이다
    근거 없는 혐오는 자기불안이 원인이다

    “아~, 촌스럽게 무슨 결혼이야?”청첩장을 내미는 후배들에게 내가 던지곤 하는 축하와 염려를 겸한 농담이다. 주변 후배들은 내 반응을 뻔히 알기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예의상 청첩장을 내민다. 그리고 나는 그 정도의 농담으로 축하를 때우고 대부분의 결혼식에 가지 않는다. 제일 지루한 세리머니는 남의 결혼식과 졸업식이다.결혼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결혼은 인생의 주요한 분기점이자 기쁜 일일 테니 나도 예의상 축하는 한다. 그러나 “또 하나의 커플이 엮였구나” 하는 염려와 함께 그 ‘엮임’으로 인한 수많은 사연들 특히 여성들의 파란만장한 사연들이 스치곤 한다. 여성 노인들의 구술사를 쓰고 있는 요즈음은 더더욱 그렇다.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성에게나 남성에게나 법적 결혼은 미래의 자유와 욕망을 상당 정도 저당잡히는 일이다. 현재 시점에서 미래의 삶을 단정하는 것도 위험한 일인데, 타인의 삶까지 함께 엮어 규정하는 것은 더더욱 위험천만하다. 그럼에도 그 책임과 위...

    1028호2013.05.28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