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들은 꼰대들과 조우하며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너 왜 취직 못해?” “왜 이렇게 패기가 없어?”와 같은 질문 겸 꾸중 덕분이다. 답변은 크게 “제 노력이 많이 부족했네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와 같은 자기 채찍질, 또는 “열심히만 하면 되는 거 맞음? 이 사회에는 문제 없음?”과 같은 물음으로 나뉜다. (이하 ‘월잉’)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로 후자의 답변을 내린 이들이다.꼰대들은 잉여들에게 “잉여가 남 걱정할 때냐. 너 자신이나 걱정해”라는 말을 던지곤 한다. 이들은 뭔가 잘못 알고 있다. 잉여라서 더 남 걱정을 하는 것이다. 잉여가 가진 소수자 감성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월잉 독자들은 평균보다 ‘구조 속의 나’에 대해 더 생각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깊어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학생운동에 대해, 정확히 말하면 이번 ‘대학가 시국선언’에 대해 큰 관심이나 기대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뭔가 중요한 문제긴 한 것 같은데, 확실히 나와는...
1032호2013.06.24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