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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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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한 경제학]왜 우리의 삶을 남에게 맡겨야 하나
    왜 우리의 삶을 남에게 맡겨야 하나

    세상이 사람을 착하게 살지 못하도록 한다. ‘착한 경제학’도 마찬가지 운명인 모양이다. 또 한 주 일탈을 해서, 요즘 유행어가 된 ‘투자자-국가 강제 중재’(Investor State Dispute, ISD)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국적을 불문하고 어떤 투자자가 국가의 정책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면 뭔가 문제를 해결할 길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FTA 투자 챕터의 핵심이고, WTO와 같은 다른 국제협정의 투자 챕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부가 똑같다고 주장하는 80여개 중 ‘강제 중재’, 즉 정부가 거부할 권리가 없는 것은 31개뿐이다. 더구나 FTA에 들어 있는 ISD와 투자협정에 들어가 있는 ISD는 또 다르다. 정부에 불리한 결정이 나서 정부가 이에 불복했을 때 한·미 FTA의 ISD는 보복관세를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실제의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를 들어보자. 지...

    950호2011.11.08 15:52

  • [착한 경제학]한·미 FTA와 죄수의 딜레마
    한·미 FTA와 죄수의 딜레마

    지난번에 교육문제의 실마리를 풀겠다고 했지만 잠시 쉬어가야 할 것 같다. 한·미 FTA의 국회 비준을 앞둔 ‘끝장토론’을 하느라 교육에 관해 충분히 읽고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보았듯이 사교육 경쟁을 하면 할수록 부자들에게 유리하다. 경쟁으로 인해 사교육 값이 무한정 올라가기 때문이다. 만일 이런 게임을 지배계급이 설계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 아이를 위해 온힘을 다 하면 다할수록 그들의 승리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진다. 즉 우리 스스로 우리 아이들을 패배자로 내모는 것이다. 물론 언제나 극소수 예외는 있을 테지만 우리 아이가 그 예외일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래도 우리가 이 게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우리는 실낱같은 희망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고, 결국 게임의 설계자는 너무나 손쉽게 이들을 영원히 지배할 수 있다. 즉 죄수의 딜레마를 응용하면 일반 대중의 경쟁을 이용하여 자기 뜻대로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그런 사례가 있을까? 있...

    948호2011.10.26 11:09

  • [착한 경제학]우리 교육에 희망이 있을까?
    우리 교육에 희망이 있을까?

    아이를 둔 보통 부모에게 교육만큼 절박하면서도 그저 막막하기만 한 문제도 없을 것이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들여 과외시키고 애들 닦달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할 때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 사회에서 아이가 과연 승리(?)할지 자신이 없다. 행동경제학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운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마저 없었더라면 벌써 희망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지난번에 말한대로 우리는 모두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있고 개인이 홀로 이 함정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모두 남이 시키니 어쩔 수 없이 나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사교육에 들인 돈만큼 등수가 올라가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 그렇게 믿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똑같은 사교육을 시킨다면 등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오로지 아이들을 괴롭히기 위해 돈을 썼을 뿐이다.불행하게도 현실은 더 나쁘다. 우리는 등수를 올리는 ‘...

    946호2011.10.11 16:08

  • [착한 경제학]인간이 이기적이지 않다고?
    인간이 이기적이지 않다고?

    그래도 인간은 이기적인데…. “인간이 이기적이지 않다”고 주장한 지난번 글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한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게 사실이다. 또한 생물학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이 동물인 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인간은 본성상 이기적일 것 같다.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당신은 이기적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남들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예”라고 대답한다(스스로에게 질문하시기 바란다). 여기에 중요한 열쇠가 숨어 있다.앞으로도 자주 등장할 간단한 게임 하나를 소개한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지라도 조금만 익숙해지면 아주 유용한 게임이니 잠깐만 집중하시기 바란다. 에서 내쉬가 논문을 제출하자 지도교수는 “자네가 지금 뭘 했는지 아는가? 150년 된 경제학을 모조리 부정하고 있다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진짜로 그랬을까는 지극히 의심스럽다). “개인은 자신만의 이윤을 생...

    944호2011.09.27 16:04

  • [착한 경제학]인간은 이기적이지 않다
    인간은 이기적이지 않다

    “남이 하면 나도 따라 할 수밖에 없는 ‘공포’와 남이 안 하고 나만 대박을 내고 싶어하는 ‘탐욕’에 갇혀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정태인 원장은 현재 우리 경제를 이렇게 진단합니다. 정태인 원장은 ‘공포와 탐욕의 경제학’의 대안으로 신뢰와 협동의 ‘착한 경제학’을 제시합니다. 은 이번 주부터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벗어나 사람 사는 세상의 따뜻한 경제학을 독자 여러분과 모색해보려고 합니다. 정태인 원장의 은 격주로 실립니다. 요즘 강연에서 내가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 있다. “인간은 이기적일까요?” 대부분의 청중이 그렇다고 시인한다. 그건 정말로 우리 사회가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남들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도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으면 언제나 손해를 보는 바보가 될 뿐이다. 앞으로 하나 하나 설명하겠지만 이런 태도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의 두 가지 행동 중 하나(공포, 상대가...

    942호2011.09.07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