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2030세상읽기
  • 전체 기사 69
  • [2030세상읽기]강남에서 가장 물좋은 교회
    강남에서 가장 물좋은 교회

    교회를 연애당이라 말했던 시절이 있다지만 우리 세대에게 교회는 이미 다른 종류의 커뮤니티였다. 많은 인디밴드들은 고백한다. 교회나 성당에서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노라고. 없는 시절에야 부활절 달걀이나 크리스마스 선물, 성경학교라는 이벤트만으로도 아이들이 교회에 가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 교회의 폭발적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에는 경제성장이 있었다. 도시로 모여든 지방 출신의 젊은이들, 공장 밀집지역의 젊은 여공들에게 교회는 최소한의 소속감, 또는 그 이상을 제공해주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가 1993년에 발표한 세계 대형 교회의 순위를 보면, 세계 10대 대형 교회 안에 한국 교회가 1위와 2위를 포함하여 5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 소식은 기독교 내에서 자신들의 자부심을 강조하는 서사로 끊임없이 소환되었다. 도시화된 공간에 생겨난 대표적인 지역 교회들은 개발 시기 땅을 샀고, 수도권의 적당한 임야를 사 기도원을 지었다. 부동산 가격은 올...

    1012호2013.01.29 13:25

  • [2030세상읽기]진보신당 당원이라는 정체성
    진보신당 당원이라는 정체성

    2001년 겨울 열아홉 살의 나이에 나는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다. ‘민노당 2만 당원’이란 말이 관용어이던 시절이었다. 당원번호도 있었다. 25074였다. 당원이던 시절엔 이 번호가 내게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민노당 10만 당원’이란 말이 생기고, 친북세력에게 당을 뺏겨 탈당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자 서글픈 마음으로 이 번호를 외웠다. 2008년 2월 탈당하여 진보신당으로 넘어왔다. 민주노동당 내 평등파 2만명 중 탈당 후 흩어지지 않고 진보신당으로 흘러들어간 7000명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이정희의 통합진보당과 유시민과 심상정의 진보정의당에 밀려 존재감이 제로가 된 진보신당의 당원으로서 요즘 우리 사회에서 진성당원제의 당원이 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묻곤 한다. 탈당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 마음에 차지 않는 당을 벗어나면 우리 사회에서 내가 ‘비판적으로라도 지지할 마음이 드는’ 정치세력이 하나도 없음을 자각한다. 그렇더라도 당원이 아닌 지지자로 ...

    1011호2013.01.22 13:57

  • ‘안전한 사회’에 대한 갈구

    작년 말부터 또래들 사이에서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 인기다. 종편인 채널A의 간판 고발 프로그램인 ‘먹거리 X파일’은 그야말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영돈 PD의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와 “그럼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라는 말은 이미 유행어가 됐다.이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에는 무엇보다도 지난해 유행한 tvN의 ‘SNL 코리아’에서의 패러디 코너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개그맨 신동엽이 이영돈 PD의 어눌한 말투와 몸짓을 따라하는 ‘이엉돈 PD의 먹거리 X파일’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 코너에서 신동엽은 누군가 음식을 먹으려고 하거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갑자기 나타나 “이 음식,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고 말한 후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라며 음식을 빼앗아 먹고는 “그런데 이런 음식에는 많은 부작용이 있습니다”라며 남은 음식을 던져버리는 식의 코미디를 구사한다.패러디의 대상이 된 ‘이영돈 PD의 X파일’도 비슷한...

    1010호2013.01.15 13:34

  • [2030세상읽기]야권은 왜 이준석을 만들어내지 못했나
    야권은 왜 이준석을 만들어내지 못했나

    한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족에게 ‘문화자본의 안전한 세습’은 가장 중요한 미션이었다. 급격한 산업화로 ‘먹고 살 만’해지고 역시 급격한 민주화로 ‘표면적으로는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여겨진 시대였다. 합리적인 전략은 자녀가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문화자본을 마련해주는 것이었다. 자녀가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 혹은 자녀에게 집안의 성공을 걸고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했다. 게다가 당시의 부모세대들은 아직까지는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녀의 어엿한 성공은 부모의 노후에 대한 가장 강력한 투자였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 기대가 충족되지 못할 때 부모와 자녀 관계는 파탄이 나고는 했다.90년대의 문화적인 다양성 속에서 문화산업이 장려되고, 젊은이들이 소비적 주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녀들에게 소양을 길러주고자 했던 세대적인 의식이 배경에 있었다. 장발 단속을 당했던 시대와 달리, 90년대에는 많은 것이 넘쳐흘렀다. 문화대통령 서태지가 나온 ...

    1009호2013.01.08 14:02

  • [2030세상읽기]올라가는 사회, 내려가는 사회
    올라가는 사회, 내려가는 사회

    1년여 전 바로 이 지면에 란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세계적으로는 68세대와 국내적으로는 386세대를 기준으로 한 ‘청춘 담론’이 시의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인기있는 미국 드라마 에 나오는 격언인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라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오늘은 거기에서 더 나아간 얘기를 해볼까 한다. 저출산 문제 등을 놓고 기성세대가 오늘날의 청춘세대에게 “이해는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도 더 어려운 환경에서 아이를 낳고 길렀는데 지금 상황이 힘들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해는 한다. 하지만 저출산이 ‘의지’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현상’이란 문제를 지나치더라도 다른 측면이 있다고 본다.푸슈킨은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에 대한 열광에서 여겨지듯 지금 한창 아이를 낳아야 할 그 세대의 마음은 이미 과거를 산다. 흔히 예전의 한국 사회와 지금의 차이로 ‘계층 이동 가능성’의 유무를 둔다...

    1008호2012.12.31 13:43

  • [2030세상읽기]민주당은 국민을 사랑했는가?
    민주당은 국민을 사랑했는가?

    ‘선거는 슬픈 드라마야, 모르는 게 약이지.’유명한 영화의 대사를 패러디해 보았다. 야권 지지자들이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말하고 싶다. 안철수에 심상정까지 붙였는데도 졌다. 박근혜 당선인과 문재인 후보의 득표를 합하면 전체 투표자의 99.6%가 된다. 나머지 군소후보(?)가 0.4%를 나눠 가졌다. 그야말로 여야의 ‘총력전’이었다는 것이고, 그렇게 했는데도 이기질 못했다는 것이다.왜 졌을까? 어떤 사람은 지역전략의 실패를 이야기한다. 서울과 부산에만 올인하느라 경기, 인천, 충청을 놓쳤다는 것이다. 지나친 부산 집중을 ‘시오니즘’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또 어떤 사람은 ‘세대론’ 전략의 파탄을 이야기 한다. 2030대과 5060의 세대대결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인구구성상 불리할 수밖에 없는 필패구도가 짜여졌다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친노’에 대한 거부감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

    1007호2012.12.24 19:15

  • 불안정 노동시장의 조선족

    그녀는 무척 예뻤다. 중국에서 손꼽히는 명문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고 했다. 어머니가 조선족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넉넉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입학했고, 외국어가 가능해 현지에서 가끔 관광가이드 알바를 하며 살았단다. 괜찮은 남자친구도 있었다고 한다. 하얀 피부가 눈에 띄었고, 미소짓는 얼굴에서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났다. 몇 번이나 자신의 이야기를 해왔던 것일까?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하나뿐인 가족이던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장례를 치르고 유일한 연고인 먼 친척이 한국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어와 아직 돌아가지 않았노라고 큰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얼른 돈을 모아 중국에 돌아가 휴학 중인 대학에 복학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그녀를 알게 된 건 어머니가 운영하는 직업소개소에서였다.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그녀의 사연에 마음이 아팠지만 어떻게 해줄 수는 없었다. 나는 급한대로 그녀에게 내 학생증을 빌려...

    1006호2012.12.18 14:25

  • [2030세상읽기]‘다카키 마사오’를 위한 약간의 변명
    ‘다카키 마사오’를 위한 약간의 변명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카키 마사오’라 불러 세간의 화제다. 그런데 그 이름이 주는 정서적 충격은 일종의 시차효과다. 당대 조선인들은 대부분 창씨개명을 했고, ‘高木正雄(다카키 마사오)’은 그가 ‘고령박씨’임을 알려주는 심상한 수준의 개명이다. 그가 ‘오카모토 미노루’로 다시 개명했다면 또 다른 문제지만 이 전승에 대한 근거는 없다. 혈서를 썼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청년 박정희는 해방 직전(1944년 12월) 소위로 임관되어 ‘무위도식’하다 광복을 맞았다. ‘오카모토 미노루’설을 제기한 재미언론인 문명자의 책에는 박정희가 당시 독립군을 토벌하는 걸 즐겼다는 증언이 있고, 역사학자 최상천이 이를 그대로 받아쓴 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지만, 당시 만주에는 토벌해야 할 독립군도 없었고 중국 팔로군과의 전투도 거의 없었다.해방 직후의 사람들은 우리보다 친일파 청산에 대한 의지는 강했지만, 그 기준에 대해선 우리보다 훨...

    1005호2012.12.11 14:11

  • ‘의자’ 생각

    순간적으로 공지영 작가의 ‘의자놀이’가 또 한 번 화제인가 했다. 하루 종일 언론과 인터넷을 뒤덮은 문재인 후보의 의자에 관한 논란을 처음 접했을 때의 감상이다. 문재인 후보의 광고에 등장하는 자택의 의자가 고가의 명품으로 판명돼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된 것이다.그 의자는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정품은 1000만원에 가까운 가격을 자랑한다고 한다. 비슷한 중국산 모조품의 경우 100만원 정도의 가격에 살 수 있다. 문재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이 의자에 대해 어느 모델하우스에 진열돼 있다가 소위 ‘땡처리’된 것을 다시 50만원 정도에 구입했다고 밝혔는데, 이 말을 믿는다면 아마 이 의자가 진품은 아닐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박근혜 후보 측은 이것을 일종의 ‘호재’로 판단한 모양이다. 고가의 의자에 앉아 있는 문재인 후보의 모습을 강조함으로써 그의 서민적(?) 이미지에 흠집을 내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한다면 ‘로열 패밀리’의 일원...

    1004호2012.12.04 14:01

  • 온라인 서점서 베스트셀러만 사는 사회

    얼마 전 인터넷에서 ‘우리나라 지역 대표 서점 현황’이라는 표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94년에 5683개이던 전국 서점의 숫자는 2011년에는 1752개로 줄어들었다. 사실상 3분의 2의 서점이 사라진 것이다. 많은 지방 서점들이 그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였거나 대표적인 문화공간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지방 서점의 폐업 기사에는 그곳을 추억하는 독자들의 많은 댓글이 달리곤 한다.지방 서점의 폐업 원인으로 주로 언급되는 것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불완전 도서정가제와 온라인 서점의 과다 할인이다. 현행 도서정가제에 따르면 온라인 서점을 통해 책을 판매할 경우 정가의 10% 범위 내에서 할인을 할 수 있으며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에 따라 판매액의 10%를 초과하지 않는 경품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 서점들‘만’ 19%의 할인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도서정가제는 신간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출간일로부터 18...

    1003호2012.11.27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