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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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 Care Clinic
  • 전체 기사 33
  • 立志傳이 사라진 시대

    "저 강언덕 너머| 내 다음 생(生)에는| 가끔 술도 대취하고| 아이낳고 살림도 살아보고| 바람따라 훌쩍 떠돌기도 하고| 거침없이 호연지기도 부려보며| 사람좋은 얼굴로 인자하게 살고 싶어라|...| 이번 생이 너무 처절하다| 내가 몸받은 시대가 너무 가파르고| 내게 지워진 업이 너무 크고| 남은 길이 너무 가파르다|...| 나 다음 생에는| 풀꽃이어도 좋고| 짐승몸 받아도 좋으니| 다정다감하게 살고 싶어라"  -박노해의 시 '`내 다음 생에는' 중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이승의 삶이 고달프고 팍팍할수록 다음 생에는 좀더 좋은 팔자를 타고 나서 한번쯤 사람답게 살아보겠다는 꿈을 가꾸게 마련이다. 굳이 내세(來世)까지 끌어대지 않더라도 우선 내 자식만이라도 이런 고생은 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은 모든 부모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꿈이자 희망이다. 없는 집일수록 자식 교육에 온 가족이 나서서 '올인'하는 것도 자식이라도 한번 여봐란 듯이 살게 하겠다는 한맺힌 생각 때문...

    611호2005.02.15 00:00

  • "대마초 합법화 반대" 76.1%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대마초를 금지하는 현행 법률이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위배한다며 위헌소송을 제기하자 사회 일각에서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이 대마초 합법화를 촉구하는 선언을 하는가 하면 한국마약범죄학회도 대마초를 마약류관리법에서 별도로 분리해 별도 법률을 제정하라고 건의하는 등 그냥 묻어두기에는 간단치 않은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형편이다.대마초를 합법화하자는 논리의 근거는 대마초가 담배나 술보다 중독성이 덜하고 위험한 행동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검찰에서는 "말도 안 된다"며 강력히 맞서고 있다.그렇다면 여러분은.... 리서치 전문기관 리서치랩(www.relab.net)이 전국 성인 남녀 1,058명을 대상으로 '대마초 합법화'에 대해 물어봤다. 그 결과 합법화에 반대하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76.1%로 합법화에 찬성하는 23.9%보다 월등히 많아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607호2005.01.11 00:00

  • 쫓아다니기보다 찾아내는 뉴스를

    나의 사무실과 자택의 서재에는 책꽂이가 있다. 외국에서 생활을 하는 동안 관리소홀로 많은 책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예전부터 보아왔던 책들이 늘 편안한 장식품이 되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의 보급과 디지털 정보의 홍수로 책을 보는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필자로서는 예전보다 책꽂이를 책으로 채우는 속도가 아주 느려졌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러한 느낌 속에 언제부터인가 필자의 책꽂이에는 [뉴스메이커]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다른 잡지와는 달리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뉴스의 홍수 속에서 건져올린 싱싱하고 활기찬 기사가 나의 눈길을 잡기 때문이다.요즘은 사실 많은 사람이 멀티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본다. 심지어 기차를 타고 가도 텔레비전이 있고 고속버스, 비행기 그리고 택시를 타도 멀티미디어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잡지, 책, 신문은 예전보다 보는 기회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멀티미디...

    605호2004.12.30 00:00

  • 바른 가치관-철학 제시를

    며칠 전 필자가 운영하는 천사운동본부 홈페이지에 충격적인 글이 올라왔다. 동두천에 사는 한 혼혈 여중생이 연료비가 없어 냉방에서 잠을 자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협심증과 허리 디스크로 병석에 누운 어머니를 간호하며 어렵게 살고 있다는 , 한 일간 신문에 보도된 이야기를 퍼온 것이었다.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읽으며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는 즉시 그 여중생의 집에 찾아가 형편을 살펴보고 적절한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이 여중생의 가정뿐이겠는가? 지금 이 나라에서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땅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필요한 자'요, 또 하나는 '준비된 자'다. 이 둘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문제지만 분명히 이 둘은 함께 존재한다. 이 둘을 이어줄 끈과 같은 존재가 필요한 것은 그런  때문이다.나는 [뉴스메이커]가 이런 역할을 감당하는 시사주간지...

    602호2004.12.09 00:00

  • 한-미 인맥 실속이 없다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다.# 장면 1. 지난해 2월 CNN방송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 중계를 지켜보던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초청된 국가원수급 인사들과 나란히 취임식장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 미 국무장관으로서 이례적으로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콜린 파월 장관의 모습은 3번째 줄에 보였다.# 장면 2.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날인 지난해 2월 26일 미 워싱턴의 매사추세츠 애버뉴에 있는 브루킹스 연구소 2층 회의실. 햇볕정책의 열렬한 지지자로 잘 알려진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센터(CIP) 선임 연구원이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권고사항을 담은 '한국의 전환점: 미국의 새로운 위험과 기회'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었다. 청중은 한국 특파원 5명과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 3~4명, 그리고 C...

    599호2004.11.18 00:00

  • 최고가 되는 길

    고대 로마의 몰락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이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지만, 가장 황금기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시기부터 몰락의 전조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의 시각은 시사하는 점이 참으로 크다. 자기 방식이 최상이라는 자만심, 누구보다도 자기가 더 잘 알고 있다는 오만은 진정한 최고의 자리에서 몰락케 하는 씨앗이다. 그리고 이는 의외로 성공의 정점에서 서서히 자라는 경우가 많다. GE가 126년 역사 동안 세계최고 기업의 지위를 유지해 온 대표적인 이유중에 하나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온 것이고, 그러한 변화와 혁신의 배경에는 GE 방식만이 유일한 길이고 더 나아가 최상의 방법이라는 생각과 관점을 갖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다. 오히려 세계 어딘가에는 현재의 GE방식보다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생각이 존재하며, 그러한 사람과 생각을 발견하고 습득함으로써, 매일 매일 더 나은 방식을 실현할 수 있도록 행동에 옮기기를 장려하는 문...

    597호2004.11.04 00:00

  • "개천절 격하는 시대의 비극"

    건국이 아니고 개천(開天)이다. 단군의 나라세움이 건국이 아닌 하늘 열림으로 한 민족의 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 땅에 숱한 나라가 서고 또 사라졌다. 나라마다 그 땅과 백성을 지키겠다고 삶과 죽음을 거듭했다. 때문에 그 땅의 돌부리 하나 풀뿌리 하나에까지 애착이 가지 않는 것이 없다. 향토와 고향땅에 대한 사랑이 애국심의 시작일지 모른다. 하지만 고구려의 건국을, 신라의 일어남을, 혹은 백제, 고려, 이조의 국가탄생을 우린 기념하지 않는다. 그런데 단군의 옛조선 개국을 하늘 문을 열고 이 땅에 내려와 나라를 세웠다고 건국일이 아닌 '개천절'로 기념한다. 숱한 나라들의 일어남이 권력의 옮겨짐에 지나지 않았지만 단군의 개국은 그 이념에 우리의 마음의 고향이 담겨져 있다. 과거의 사건이나 유물이 의미가 부여되지 않을 땐 오늘의 우리에겐 관계가 없다. 지난날의 일들이 공간과 지속적 시간의 흐름 속에 틀이 잡혀 우리를 만들어내는 인자(因子)가 될 때 그것은 우리의 문화, 우리의 ...

    594호2004.10.14 00:00

  • 서기 1000년의 세계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 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 당시에도 새 밀레니엄을 맞는다고 들떴을까. 전 세계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했고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을까. 이 책은 이런 의문들에서 출발한다. 거시적 관점에서 본다면 서기 1000년 당시에는 전 세계가 떠들썩하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시적 관점에서 각 지역을 들여다보면 지역마다 움직임이 매우 활발했으며 문화 또한 다양했다. 비록 전 세계가 오늘날처럼 교통과 통신으로 묶인 '하나의 세계'도 아니었고 대중들의 세상도 아니었지만 지금보다 훨씬 인간적인 세계였다. 이 책은 이슬람, 인도,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서기 1000년 당시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생활방식을 조명한다. 책을 읽다보면 당시 세계의 흐름을 좌지우지했던 것은 동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더불어 현재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서구 문명은 보잘것없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서기 1000년 시대에 세계를 움직인 것은 중...

    591호2004.09.16 00:00

  • 아! 아버지, 그 빛과 그늘

    '역사 바로세우기'가 김영삼 정권의 상표라면 '역사 바로잡기'는 노무현 정권의 브랜드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와의 단절'을 주창한 반면 노 대통령은 "정상적 상태로의 복귀'를 주창한다. 왜곡되고 굴절된 역사를 재평가하고 반면교사로 삼음으로써 민족의 정기를 다시 세운다는 것이다.  일본의 군국주의에 품을 팔았던 세력이 미국 군정에서 다시 집권세력이 됐고, 반공주의로 무장한 우익정권의 기둥이 됐다. 그중에 일부는 또 일본의 끄나풀 역할을 했던 부분들을 정당화했다. 동시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이들은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그 위에 군림해왔다. 이런 것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이를 한마디로 친일-유신 과정에서 비정상적이고 불편부당했던 것을 바로잡겠다는 의미다. 역사 바로잡기는 노 정권 브랜드 그 중심엔 친일청산이 있다. 복원의 대상도 김대중 정권 때 만들어졌던 '친일진상규명법'(약칭 친일법)이다. 이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1998년 제정된 '친일법'은...

    587호2004.08.19 00:00

  • 이헌재 독설의 진실

    여권 내 분배중시론자를 향해 쓴소리를 거침없이 뱉어냈던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불과 3일 만에 그 말을 주어담았다. 이 부총리는 7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밝혔던 '시장 위협론'에 대해 "반어법을 쓸 때는 강한 애착을 표시하는 것인데, 그것을 부정으로 받아들이냐"고 말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기대'의 표현이었다는 얘기다. 이 총리의 이런 행보는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다. 정권의 진보세력에 하고 싶은 말을 다한 만큼 확전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만일 대립각을 지속할 경우 정부 내 보수와 진보세력 간 노선-이념 갈등을 부추기고 금융시장이나 국민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장해 정책수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부총리의 소신 발언 뒤 여권 핵심부로부터 압박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이 부총리가 한 번 내뱉은 '시장중시론' 발언 파장은 그리 쉽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시장은 정책과...

    585호2004.08.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