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강언덕 너머| 내 다음 생(生)에는| 가끔 술도 대취하고| 아이낳고 살림도 살아보고| 바람따라 훌쩍 떠돌기도 하고| 거침없이 호연지기도 부려보며| 사람좋은 얼굴로 인자하게 살고 싶어라|...| 이번 생이 너무 처절하다| 내가 몸받은 시대가 너무 가파르고| 내게 지워진 업이 너무 크고| 남은 길이 너무 가파르다|...| 나 다음 생에는| 풀꽃이어도 좋고| 짐승몸 받아도 좋으니| 다정다감하게 살고 싶어라" -박노해의 시 '`내 다음 생에는' 중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이승의 삶이 고달프고 팍팍할수록 다음 생에는 좀더 좋은 팔자를 타고 나서 한번쯤 사람답게 살아보겠다는 꿈을 가꾸게 마련이다. 굳이 내세(來世)까지 끌어대지 않더라도 우선 내 자식만이라도 이런 고생은 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은 모든 부모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꿈이자 희망이다. 없는 집일수록 자식 교육에 온 가족이 나서서 '올인'하는 것도 자식이라도 한번 여봐란 듯이 살게 하겠다는 한맺힌 생각 때문...
611호2005.02.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