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건 정치인이건 아래로 내려가야죠” 정년퇴임 맞은 ‘감옥’과 ‘사색’의 지성인… 다투지 않고 낮게 흐르는 ‘물의 철학’ 강조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 형벌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말초감각에 의해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 혐오에 있습니다.”징그러울 만큼 무덥던 올 여름, 신영복 교수(성공회대)가 무기수로 수감생활 중 가족에게 보낸 편지글을 떠올리며 더위를 참았다는 이가 많다. 그동안 이 글이 실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비롯, 대부분 글과 책, 강의내용으로만 등장하던 신영...
690호2006.09.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