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없는 날이네.”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기름때를 머리에 맞은 노동자의 푸념은 비극의 전조였다.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는 우연이 아니다. 수차례 반복된 화재, 누적된 위험 신호, 묵살된 개선 요구가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예고된 인재’였다.이 공장에서는 지난 15년간 7차례의 화재로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대부분 원인은 기름때와 분진, 유증기로 동일했다. 그럼에도 작업 환경은 안 바뀌었다. 노동자들은 “유증기가 항상 떠 있었다”, “기름이 바닥과 벽을 뒤덮었다”고 말한다. 언제든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었다.더 심각한 것은 위험을 알면서도 방치했다는 점이다. 기계에 케이지를 씌우자는 건의는 “돈이 든다”는 이유로 묵살됐다. 세척유 드럼통은 지정 장소가 아닌 작업장 곳곳에 방치됐다. 환기와 집진 설비 개선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안전은 비용 앞에서 늘 후순위였다.참사는 ‘한 번에’ 일어나지 않는다. 여러 번의 작은 사고가 쌓이고, 그...
1672호2026.04.0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