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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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9
  • [꼬다리] 우울에 손 내미는 노래
    [꼬다리] 우울에 손 내미는 노래

    간만에 한국어 가사로 된 노래들이 내 플레이리스트를 채우고 있다. 악뮤(AKMU)와 한로로. 음원 순위에서도 최상단에 있는 이들이니 ‘우리의’ 플레이리스트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악뮤는 정규 4집 <개화>를 발매하면서 슬럼프에 빠진 동생 이수현이 우울과 대인기피증, 폭식증 등을 겪었다는 걸 덤덤히 밝혔다. 이찬혁이 그를 감정의 늪에서 꺼내기 위해 어떻게 함께했는지를 기록한 홈비디오 형식의 미니 다큐멘터리도 공개됐다. 함께 살며, 운동하며, 순례길을 걸으며…. 이수현을 찍는 카메라에는 그가 짜증을 내기보다 웃는 모습이 점점 더 담긴다.우리는 순간 스친 표정 하나로도 사람을 재단해버리곤 한다. 연예인을 평가하기란 더 쉽다. 그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도 마음이 한때 병들었음을, 곁에 있어준 사람들 덕에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음을 이야기하는 이수현의 용감함이 놀랍고 아름답다.이 특별한 남매의 이야기는 우울을 겪고 있거나 겪어낸 사람에게도, 그를 곁에서 지켜본 ...

    1675호2026.04.17 14:55

  • [오늘을 생각한다] 집단학살의 동조자가 되지 않기 위해
    [오늘을 생각한다] 집단학살의 동조자가 되지 않기 위해

    지난 4월 10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X’ 계정에 1년 7개월 전 팔레스타인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건을 촬영한 영상을 공유하며, “위안부 강제, 유대인 학살”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몇 시간 후, 이스라엘 외교부가 ‘가짜뉴스’라 비난하자, 이 대통령은 다시 “시신이라도 이와 같은 처우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이 대통령이 공유한 영상은 2024년 9월 19일 서안지구의 카바티야 마을을 침탈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사살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시신을 옥상에서 떨어뜨리는 모습이다. ‘아이’라고 기재한 것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아이가 아니라 성인, 산 자가 아니라 시신이라면 괜찮은 걸까? 어떤 경우라도 끔찍한 건 사실이다.한데 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2023년 10월 말 가자지구에 대한 집단학살을 시작한 이래 이스라엘은 7만2328명 이상을 죽였고, 여전히 수천여명은 행방불명 상태다. 아마 그들은 이스라엘 미사일이 파괴한 주택과 병원 잔해 속에 파묻혀 있...

    1675호2026.04.17 14:54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70) 독백에서 합창으로, 결핍 메운 씻김
    [이주영의 연뮤덕질기](70) 독백에서 합창으로, 결핍 메운 씻김

    전쟁의 공포와 4월의 상징성 때문일까? 오페라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Va, pensiero)’이 남긴 여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서울시오페라단이 40년 만에 선보인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의 종교적 색채는 이 합창에 이르러 공동체의 ‘씻김’으로 승화됐다. 무대 위 노예로 분한 50여명의 성악가와 무대 아래 촛불을 든 채 객석으로 퍼져나가는 60여명 시민합창단의 목소리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과 융합하며 객석의 싱어롱(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까지 이끌어냈다. 여기서 ‘씻김’은 억울하게 죽은 존재나 차마 말하지 못한 고통의 기억을 위무하는 집단적 수행 행위를 의미한다.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와 4·19 혁명 66주기, 제주 4·3 78주기가 공존하는 4월이다. <나부코>를 비롯해 대표적인 씻김 공연 <홍련>, 기억을 되돌려 자아를 씻어내는 <말벌>과 <인화> 그리고 불안을 넘어 연대로...

    1675호2026.04.17 14:53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33) 샌안토니오, ‘명백한 하나님의 뜻’ 유령이 깃든 ‘돈로주의’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33) 샌안토니오, ‘명백한 하나님의 뜻’ 유령이 깃든 ‘돈로주의’

    한 여인이 아이와 노예를 데리고 양쪽으로 도열한 멕시코군 사이를 지나 폐허가 된 요새를 떠난다. 존 웨인이 주연·감독·제작한 영화 <알라모>(1960)의 마지막 장면이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알라모 전투’는 미국 역사에서 상징적인 전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결정적 전투인 ‘사라토가 전투’처럼 승리한 전투는 아니다. 186명 중 여자와 아이, 노예를 제외하고 183명이 전사한, 처절하게 패배한 전투다. 하지만 그 패배 때문에 텍사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남부지역을 미국이 가질 수 있게 된 중요한 전투다.멕시코를 정복한 스페인은 텍사스에서 캘리포니아에 이르는 지역도 점령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멕시코의 중심지인 멕시코시티와 중부 멕시코로부터 1500~2000㎞가 떨어져 있어 통제가 어려웠다. 스페인은 지역마다 전도소(Mission)를 두고 신부들이 거주하며 행정업무도 담당했다. 알라모도 이중 하나로, 스페인은 이를 ...

    1675호2026.04.17 14:52

  • [전성인의 난세직필] (49) 학술 용병과 대학 개혁
    [전성인의 난세직필] (49) 학술 용병과 대학 개혁

    학술 용병은 대학 교육의 민낯을 보여주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증거일 뿐이다. 이것을 넘어서려면 새로운 제도하에서 대학이 꼼수보다는 정상적인 운영을 하는 것이 스스로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1995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루카스 교수의 업적 중에 루카스 비판(Lucas Critique)이 있다. 제도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행태를 예측하기 위해 그 사람들의 과거 행태를 분석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는 점을 갈파한 보석 같은 업적이다. 왜 그럴까? 과거 행태는 ‘그 당시에 존재했던 특정한 제도에 사람들이 적응한 결과’인데, 제도가 바뀌면 사람들은 ‘새로운 제도에 다시 적응해서 새로운 행태를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제도 변화의 효과를 제대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 경험에 기반을 둔 기존 상식에 성급하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새로운 제도하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는 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1675호2026.04.17 14:52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70) 성매매 논쟁이 보여주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 ③
    [박이대승의 소수관점](70) 성매매 논쟁이 보여주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 ③

    지난 두 번의 칼럼에서 성매매에 접근하는 다양한 제도적 방식을 설명하고, 한국 법의 특징을 분석했다. 이제 왜 이것이 민주주의의 문제인지 살펴보자.대의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민주주의는 선거로 통치자를 뽑는 제도가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따위의 말로 설명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민주주의’라는 말에 관해서는 최근에 나온 책 <공통된 것 없는 공동체-한국 민주주의의 불가능성에 관하여>를 참고해도 좋다). 민주주의는 인민이 인민 자신을 통치하는 정치 체제다. 이러한 자기 통치를 가능케 하는 매개가 바로 법 또는 법국가(Rechtsstaat)다. 인민은 법을 만드는 존재라는 점에서 통치하는 자이고, 그 법에 종속된 존재라는 점에서 통치받는 자이기도 하다.선거는 본질에서 입법자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입법자의 기본 임무는 특정한 윤리적∙이념적 지향을 정치 공동체의 공통 규칙, 즉 법으로 변형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대의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

    1675호2026.04.17 14:46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60) 직장 내 괴롭힘 허위신고자의 최후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60) 직장 내 괴롭힘 허위신고자의 최후

    #인사팀 회의실“김 팀장님, 이번에 우리 팀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조사해보니까, 신고한 직원이 한 말이 사실이 아닌 게 많더라고요.”“이 과장님, 정말요?”“네. 알고 보니까 업무 평가 점수를 낮게 받은 게 불만이었던 거예요. 그걸 ‘상사가 나를 따돌린다’고 해석하고 동료들에게 계속 얘기하고 다녔어요.”“평가 점수 불만을 괴롭힘으로 바꿔 말한 거네요.”“맞아요. 그런데 우리가 이 신고자한테 뭐라고 하기가 너무 조심스러워요. 자칫하면 보복으로 몰릴까 봐서요.”“그 심정 저도 알아요. 우리는 거꾸로 된 케이스가 있었어요.”“어떤 거요?”“한 직원이 팀장님을 신고했는데 ‘사실관계 확인 불가’로 기각이 됐어요. 그러니까 본부장님이 ‘신고가 허위니까 징계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법무팀에서 ‘기각됐다는 사실만으로는 허위라고 단정 못 한다’고 반려됐어요.”“그러면 어디까지가 징계할 수 있는 선이에요?”“그게 진짜 애매해요. 요즘...

    1675호2026.04.17 14:46

  • [구정은의 수상한 GPS](28) 석유 시추서 군사 협력까지 거침없는 구애…튀르키예가 소말리아에 공들이는 까닭은
    [구정은의 수상한 GPS](28) 석유 시추서 군사 협력까지 거침없는 구애…튀르키예가 소말리아에 공들이는 까닭은

    소말리아. 아마도 한국에서 이 단어의 연관검색어는 여전히 ‘해적’일 것 같다. 내전과 극단주의에 시달리던 이 나라, 아직 완전히 평화가 안착하고 개발 궤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조금씩 정부가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요즘 유가 때문에 난리다. 미-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다시피 했는데, 또 다른 세계 경제의 길목인 홍해 아덴만 일대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참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 아덴만, 수에즈로 올라가는 홍해 길목에 있는 소말리아가 이 복잡한 정세 속에 사상 첫 석유 해양 시추작업을 시작했다.기술도, 돈도 없어서 실제 시추작업은 튀르키예가 맡았다. 시추선 차으르 베이호가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항구에 입항했다. 4월 말부터 해안에서 약 370㎞ 떨어진 쿠라드-1 유정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두 나라는 2024년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석유·가스 탐사 협정을 맺었고, 튀르키예 지질조사선이 3개 해역에서 9개월 동...

    1675호2026.04.17 14:44

  • [박성진의 국방 B컷](55) ‘동네북’ 된 육사, 태릉캠퍼스 떠나나
    [박성진의 국방 B컷](55) ‘동네북’ 된 육사, 태릉캠퍼스 떠나나

    육군사관학교(육사)는 오뚝이였다. 육사는 한국 현대사에서 군부 쿠데타를 통해 대통령을 3명(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나 배출했다. 김영삼 정부 탄생 이후에는 정계와 관계에 진출하는 육사 출신 인사가 현저하게 줄었지만, 육사 출신의 군내 영향력은 여전했다. 진보 정권이 육사 카르텔을 깨려고 했으나, 보수 정권이 다시 들어서면 육사 출신들은 오뚝이처럼 재기했다.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육사는 12·3 내란의 여파로 ‘동네북’ 신세다. 이번 정부의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지난 1월 3군 사관학교 통합 권고안을 국방부에 제출했다. (가칭)‘국군사관대학교’ 설치(안)으로, 육·해·공군사관학교 등 8개 교육단위를 단과대학 형태로 포괄하는 종합대학교 구상안이다. 8개 교육단위는 교양대학,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국방의무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교육단, 국방과학기술대학원 등이다. 1~2학년은 통합 캠퍼스에서 기초소양 및 전공...

    1675호2026.04.17 14:38

  • [IT 칼럼]양자컴이 부를 대혼란, Q데이가 밝아올 때
    [IT 칼럼]양자컴이 부를 대혼란, Q데이가 밝아올 때

    양자컴퓨터는 아직도 초창기다. 승자가 없다 보니 그 방식과 종류도 다양하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다들 비슷해 약간만 노력하면 같은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지만, 여전히 양자컴퓨터는 설계 사상에서부터 백가쟁명 중이라 그런 합의도 없는 단계다.동시에 꺼질 수도, 켜질 수도 있다는 스위치를 늘어놓아 회로를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양자 중첩’이나 ‘양자 얽힘’이라는 해설만큼이나 와닿지 않는다. 이처럼 양자라는 자기들도 잘 모르는 미시 세계의 과학에 의존해 공학을 쌓아 올리다 보니 이 스위치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워 계산이 잘 안 된다. 양자컴퓨터를 수십년째 늘 미래 기술로 머물게 한 지긋지긋한 ‘양자 오류’다.일반 컴퓨터의 비트와 달리 큐비트라고 불리는 이 양자 스위치는 그래서 하나하나 만들어 유지하는 데도 힘이 든다. 이 불안한 큐비트들을 얼마나 늘어놓을 수 있는지에 따라 성능이 평가된다. 비트와 달리 큐비트는 중첩되고 얽힌 채 모든 가능성을 탐색하기에 작동만 한다면 그 자릿수...

    1675호2026.04.17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