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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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6.03.10
  • [취재 후] 쓰레기 기억상실증
    [취재 후] 쓰레기 기억상실증

    우리는 쓰레기를 너무나도 빨리 치우고, 잊는다. 나의 본가는 옛 난지도 동네다. 십수년 전만 해도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으면 거의 허허벌판이었는데, 이제 이곳은 세련된 방송사 건물이며 빌딩, 아파트, 공원으로 가득하다. 하늘공원을 걸을 때면 종종 발밑에 얼마나 막대한 쓰레기가 여전히 묻혀 있을까 생각에 빠져들곤 했다.기사를 작성하며 임태훈의 신간 <쓰레기 기억상실증>을 읽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쓰레기 기억상실증”이란 쓰레기를 일상적으로 생산하고 버리면서도,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누가 그것을 처분하는지는 외면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야 자본주의하에서 소비자들은 더 많은 쓰레기를 생산하면서도 죄책감을 갖지 않고, 계속 ‘새 상품’(빠르게 쓰레기가 될수록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을 노리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기억상실은 대신 대가를 치러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세련된 도시 중산층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수시설, 공장식 축산시설, 살처분, 쓰레기 ...

    1661호2026.01.07 06:00

  • [렌즈로 본 세상] 모두의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
    [렌즈로 본 세상] 모두의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

    백두대간의 호남 산줄기 대둔산의 산세는 거칠었다. 어둠을 헤치고 3시간가량 오르니 정상에 도착했다. 시야가 탁 트이자 탄성이 절로 나왔다. 눈 가는 곳 어디든 깊고 웅장했다. 백두대간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 덕유산 정상 향적봉이 보였다. 그사이 첩첩 산들의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 같았다. 운무는 잔잔한 강물처럼 바람을 타고 천천히 흘렀다. 산 능선과 봉우리가 보일 듯 말 듯 일렁였다. 단단하지만 부드러웠다.전북 완주군과 충남 논산시, 금산군에 걸쳐 산세를 펼치는 대둔산은 화강암 기암괴석이 일품이다. 봉우리마다 절경을 뽐내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렸다. 정상 봉우리 마천대(摩天臺)는 문지를 마(摩), 하늘 천(天)을 써서 ‘하늘에 닿는다’라는 뜻으로 원효대사가 붙인 이름이다. 하늘과 닿아서 그런가? 마천대의 공기는 상쾌했다. 새해의 모든 소망도 하늘에 닿기를!

    1661호2026.01.06 06:00

  • “주말에 10시간은 기본”…‘16세 미만 SNS 금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주말에 10시간은 기본”…‘16세 미만 SNS 금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주말엔 10시간은 기본이고, 어떤 때는 15시간씩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않아요. 거의 인스타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하는 데 시간을 쓰죠. SNS를 안 하는 나로서는 도통 이해가 안 됩니다. 배터리가 꺼질까봐 온종일 충전기를 꽂아둔 채 쓰더라고요. SNS 하면서 ‘인친’이니 ‘덕질’이니 하며 시간 보내는 모습을 보면, 그때마다 휴대전화를 확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40대 A씨는 중학교 2학년 딸아이가 휴대전화에 과도하게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 속이 꽉 막힌 듯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나마 구글의 자녀 보호 기능인 패밀리링크로 사용 시간 제한을 걸어뒀지만, 중2 생일이 지나자 아이가 스스로 이를 풀어버렸다. 이 기능은 만 13세 이후 자녀가 감독 해제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는 아파서 학교를 빠진 날에도 휴대전화는 손에서 놓지 않았다.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터넷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SNS 이용률은 67.6%로 반...

    1661호2026.01.05 06:00

  • 특검 “김건희, 매관매직 일삼으며 시스템 무너뜨려…대통령 비호 아래 처벌 안받아”
    특검 “김건희, 매관매직 일삼으며 시스템 무너뜨려…대통령 비호 아래 처벌 안받아”

    180일간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에 의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영부인이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고 부정부패를 일삼았고, 권력형 비리에도 비호 아래 처벌받지 않았지만 철저한 수사로 결국 실체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특검팀은 29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김 여사는 대통령 배우자 신분을 이용해 고가 금품을 쉽게 수수하고, 현대판 매관매직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각종 인사와 공천에 폭넓게 개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특검팀은 장기간 사회적 논란이 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종결한 것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이 사건은 2020년 4월부터 검찰에서 수사가 개시됐지만 김 여사는 지난해 7월 제3의 장소에서 ‘출장 조사’만 한 차례 받고 10월 무혐의 처분됐다.이후 서울고검의 재수사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 목소리가 담긴 녹취파일 등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확보돼 ...

    2025.12.29 17:34

  • “비싼 학비 내고 더러운 학교 보고싶지 않다”…청소노동자에게 학생들이 다가갔다
    “비싼 학비 내고 더러운 학교 보고싶지 않다”…청소노동자에게 학생들이 다가갔다

    청소해야 할 공간은 그대로인데 청소노동자 수만 줄어든다. 덕성여대 이야기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더 이상 노동자를 줄이지 말라’며 투쟁하고 있다. 일하다 죽거나 다치고, 휴게시설이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은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오래전부터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덕성여대는 최근 몇 년간 퇴직한 청소노동자 자리를 채우지 않고 있다. 노조는 최근 4년간 인원의 20%가 감축돼 기존 노동자들이 부담해야 할 청소량이 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학교 쪽에선 전일제 노동자를 새로 뽑는 대신 파트타임 노동자로 대체하겠다는 말도 나온다.이번 투쟁이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덕성여대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청소노동자들에게 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며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인원 감축 반대 서명운동엔 1400명 넘는 구성원들이 참여했다. 청소노동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투쟁을 응원하는 말이 쏟아졌다. 그 연대의 풍경을 자세히 살펴봤다...

    1660호2025.12.29 06:00

  • “쓰레기 불평등, 일부의 희생 강요하는 식으로 해결해선 안 돼”
    “쓰레기 불평등, 일부의 희생 강요하는 식으로 해결해선 안 돼”

    “환경문제는 불평등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기후위기, 홍수로 인한 피해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요. 폐기물 문제도 마찬가집니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소각 등으로 인한 피해는 다른 지역이 고스란히 받게 되는 거죠.”지난 12월 18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고정근 블루닷 대표는 말했다.공익연구소 블루닷은 2023년 설립, 농촌 지역에 공장 등 기피시설이 몰리는 소외 문제, 폐기물 처리의 불평등 등 환경문제를 지역 격차 차원에서 연구해온 단체다. 지난 2월엔 그간의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앞마당 지표’를 발표했고, 이 지표를 바탕으로 전국 쓰레기 지도(‘웨이스트 아틀라스’)를 제작했다. 그는 “쓰레기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대부분 막연하게는 알고 있지만, 정부 공개 데이터에서도 그런 부분을 명확히 알기 어렵다”며 “반면 지도와 도표로 한눈에 볼 수 있게 되면 불평등을 직감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장...

    1660호2025.12.29 06:00

  • 15년간 주민 105명이 폐암…“서울 쓰레기 왜 여기서 태우나”
    15년간 주민 105명이 폐암…“서울 쓰레기 왜 여기서 태우나”

    “가급적이면 민간(소각)을 활용하고, 정비 기간 중 쓰레기는 일종의 예외사항으로 해서 직매립을 받아주는 것으로 돼 있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지난 12월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 시행 방안과 관련한 대통령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새해 1월 1일부터 서울·인천·경기에선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그간 직매립 방식으로 처분되던 연간 약 51만t의 생활폐기물은 소각 처리해야 한다. 쓰레기를 땅에 묻지 말고 모두 태워야 한다는 의미다.그간 정부와 지자체는 코앞으로 다가온 수도권 직매립 금지의 해결책으로 ‘민간 위탁’ 카드를 공공연히 꺼냈다. 수도권에 공공 소각시설이 부족하니 민간 시설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도권의 민간 소각시설 역시 포화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서울은 민간 소각장이 ‘0곳’이며, 이미 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 이전부터 수도권 소재 민간 소각장을 함께 이용해...

    1660호2025.12.29 06:00

  • [꼬다리] 금연껌에 중독됐다
    [꼬다리] 금연껌에 중독됐다

    “담배를 끊으려고 금연껌을 씹잖아. 금연껌은 뭐로 끊어!” 배우 신현준이 억울한 목소리로 금연껌 중독을 호소하는 짧은 방송 영상을 봤을 때만 해도 나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금연껌을 못 끊는 사람’이 내가 될 줄은.지난 4월부터 시작한 금연이 어느덧 8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금연은 듣던 대로 쉽지 않았지만, 금연껌 덕에 큰 흔들림 없이 다짐을 지켜가고 있다. 문제는 8개월째 금연껌을 못 끊고 있다는 점이다. 금연껌이 다 떨어지면 왠지 담배가 다 떨어졌을 때보다 더 불안하다. 금연껌을 쉴 새 없이 씹어대는 탓에 턱에 쥐가 날 지경이다. 퇴근할 때까지 종일 질겅거리는 내게 한 후배는 ‘사실상 일하면서 담배를 계속 피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물었고, 나는 못 들은 척했다.금연껌 씹기는 사실 완전한 금연이 아니다. 소량이지만 니코틴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금연에 실패했나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지금 담배는 안 피우니까. 게다가 금연껌에는 ...

    1660호2025.12.26 15:31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 (42) 침묵, 존재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언어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 (42) 침묵, 존재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언어

    자주 꾸는 꿈이 있다. 지하철에서 아주머니 가방을 뒤지는 소매치기범과 눈이 마주친다. 내게 조용히 하라는 눈짓을 보내며 씩 웃는다. 마치 ‘너는 소리치지 못할 줄 안다’라는 듯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어붙는다. 도둑을 쫓을 때도 마찬가지다. 발이 내 맘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도둑이야”라고 고함치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꿈을 꿀 때마다 현실처럼 느껴진다. 예닐곱 살 시절 숨바꼭질할 때, 벽장 안에 숨으면 형이 내게 조용히 하라며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댔다. 그때마다 나는 숨을 죽였다. 학교에 가서도 선생님이 “조용!” 하면 말을 멈췄다. 그렇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침묵에 길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나는 이런 때 침묵했다.할 말이 없을 때 입을 닫았다. 내가 할 말이 없는 사람이란 걸 들키기 싫었다. 입이 무거운, 말수가 적은 사람에 머물고 싶었다. 그저 과묵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그건 주효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할 말이 없으면 억지...

    1660호2025.12.26 15:29

  • 정희원 “후회한다, 살려달라”…‘스토킹 신고’ 여성에 문자 보내
    정희원 “후회한다, 살려달라”…‘스토킹 신고’ 여성에 문자 보내

    위촉연구원이었던 여성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한 ‘저속노화’ 전문가 정희원 박사가 이 여성에게 스토킹 신고를 후회한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정 박사에게 고소당한 여성 A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혜석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 박사가 지난 19일 A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혜석에 따르면 정 박사는 A씨에게 “살려주세요”, “저도, 저속노화도, 선생님도”, “다시 일으켜 세우면 안 될까요?”, “10월 20일 일은 정말 후회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문자에서 언급된 지난 10월 20일은 저작권 침해에 항의하기 위해 자택으로 찾아갔던 A씨를 정 박사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 날로 전해졌다.정 박사는 문자를 보내기 전 A씨 부친에게 전화해 10여분간 A씨를 비난하고,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자를 보낸 뒤 답장을 못 받자 전화를 시도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

    2025.12.26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