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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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6.04.21
  • “월 700만원 보장하니 현장이 달라졌다”…노동의 대가 ‘적정임금’ 안착될까
    “월 700만원 보장하니 현장이 달라졌다”…노동의 대가 ‘적정임금’ 안착될까

    “여기는 다른 데보다 임금이 높은 편이에요. 형틀목공 일당이 28만원으로 시중노임단가 수준이고요. 주 5일 꽉 채워 일하면 주휴수당이 추가로 나와요. 한 달에 25일 정도 일하고 주휴수당 4번 받아서 월평균 700만원 정도 받고 있어요. 다른 현장에선 도급(일당이 아니라 ‘물량팀’이 물량을 맡아 가져가는 방식)으로 월 1000만원 넘게 받아본 적도 있지만, 무리하게 속도를 내야 가능한 작업량이죠. 그러다 보면 품질·안전이 흔들릴 위험도 크고요. 여기는 하루 8시간 기준으로 임금이 정해져 있어 노동 강도가 덜하고 주휴수당도 나오니 몸과 안전을 지키면서 일할 수 있어 만족해요. 이직률도 줄었고요. 일요일 작업이 없는 것도 장점이라 이런 방식이면 건설 현장을 떠났던 청년들도 돌아오기 쉬울 거라고 봐요.”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발주 공사 현장의 작업반장 A씨는 적정임금제 적용 이후 임금 지급과 작업 여건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불법 하도급, 임금체불, 부실시...

    1659호2025.12.22 06:00

  • [꼬다리] 떠오르는 얼굴들
    [꼬다리] 떠오르는 얼굴들

    아빠가 일을 그만둔 지 1년이 됐다. 30년 넘게 일하다 처음으로 길게 쉬는 아빠는 그간 산으로 들로 다녔다. 봄에는 두릅을 따고 여름엔 감자를 수확하고 가을엔 밤을 주웠다. 그리고 겨울을 맞아 다시 취업을 준비한다.아빠가 ‘제2의 인생’을 미리 계획한 것 같지는 않다. 하루는 “아빠 뭐 될 거야?” 물으니 “글쎄, 주택관리사 시험 쳐볼까?”라는 답을 들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되려면 주택관리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단다. “경비 일도 고려 중”이라고 하는데 “딴거 하면 안 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빠가 관리사무소나 경비실에서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몇 개의 장면과 수많은 이야기 때문이다. 아빠와의 대화 몇 주 전에도 엄마가 이런 얘기를 해줬다. “경민아, 우리 살던 아파트 있잖아. 최근 젊은 부부랑 초등학생이 이사 왔는데, 애가 첼로를 켜나 봐. 그 애가 첼로 학원 끝나고 다른 학원에 급하게 가야 했는지 경비아저씨한테 첼로를 맡아줄 수 있냐고 물...

    1659호2025.12.19 15:04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56) 퇴사자의 ‘로그아웃’ 확인하셨나요?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56) 퇴사자의 ‘로그아웃’ 확인하셨나요?

    9년 차 반도체 연구원 A씨. 2024년 11월, 피고인석에 선 채 고개를 떨궜습니다. 한때 회사의 핵심 인재였던 그에게 법원이 내린 판결은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었습니다. 엘리트 연구원은 왜 산업 스파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을까요.A씨는 공학 석사 출신으로 입사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연말 승진자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이 서운함은 A씨의 마음속에서 위험한 불꽃으로 변했습니다. 그는 곧장 중국의 경쟁사인 ‘L반도체’로 이직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2022년 6월, 마침내 합격 통보를 받습니다. 그런데 그가 회사에 남길 마지막 인사는 아름다운 이별이 아니라 치명적인 한 방이었습니다.핵심 기술을 들고 떠난 9년 차 연구원이직이 확정된 A씨는 중국 주재원(N Office) 신분이었습니다. 본사 복귀까지 남은 시간은 단 며칠.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 본사의 보안 검색대는 물 샐 틈 없지만, 중국 사무소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1659호2025.12.19 14:52

  • 윤석열, 계엄 사령관들에 “참 미안하다…구치소서 밤늦게까지 기도”
    윤석열, 계엄 사령관들에 “참 미안하다…구치소서 밤늦게까지 기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8일 군사법원에서 12·3 불법계엄 당시 계엄군으로 가담한 주요 사령관들에게 “참 미안하다”며 사과했다.윤 전 대통령은 이날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계엄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윤 전 대통령은 증인석에 앉았고, 피고인석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이 앉았다.윤 전 대통령은 “제가 아는 군 간부들과 경찰 관계자들이 법정에 나오는 것을 보니 참 안타깝다”며 “그들은 제가 내린 결정에 따라 할 일을 한 사람들인데 참 미안하다”고 말했다.이어 “재판이 끝나고 구치소로 돌아가 상당히 밤늦게까지 기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그는 최근 방첩사에 대한 인사 조치에 “과거에 군이 쿠데타를 했다고 해서 군을 없앨 순 없는 것 아닌가. 방첩사는 이번 일에 크게 관여한 것도 없다”며 “그런데 이걸 빌미로 국가안보의 핵심적인 기관들을 무력화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2025.12.18 14:43

  • 의협 “탈모 건보 적용 필요성 의문…중증 질환 급여화가 먼저”
    의협 “탈모 건보 적용 필요성 의문…중증 질환 급여화가 먼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7일 유전적 탈모에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를 두고 “탈모를 우선 급여화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의협은 이날 보건복지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탈모 치료제 급여화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기보다는 중증 질환 급여화를 우선 추진하는 것이 건강보험 원칙에 부합한다”며 이렇게 밝혔다.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열린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요즘은 탈모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탈모약에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검토하라고 주문했다.의협은 또 이 대통령이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필요한 만큼 도입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공단의 무리한 특사경 도입 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 대통령이 특사경을 운영 중인 금융감독원 사례를 언급한 점을 두고는 “건보공단은 금감원과 달리 의료기관과 수가(의료 서비스 대가) 계약을 맺는 당사자로, 진료비를 지급·삭감하는 이해...

    2025.12.17 14:16

  • [렌즈로 본 세상] 바뀐 게 없는 ‘김용균의 7년’
    [렌즈로 본 세상] 바뀐 게 없는 ‘김용균의 7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7주기인 지난 12월 10일, 태안과 서울에서 추모제와 결의대회가 열렸다.김씨가 숨진 태안화력발전소 공장동 앞에서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용균이 동상이라도 세워 발전소의 정문을 지키고 있으면 한국서부발전 경영진들이 각성해 좀더 안전한 현장이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속절없었다. 바로 전날인 지난 9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석탄가스화복합발전 설비 폭발로 노동자 2명이 2도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6월 2일에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충현씨가 작업 중 기계에 끼어 숨지기도 했다.추모제를 마친 이들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이어갔다.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 “죽음의 발전소를 멈춰라!” 인도 위에는 “죽음의 발전소를 끝장내자”라고 크게 적힌 검은 벽처럼 생긴 조형물이 세워졌다. 작은 글씨들도 검은 벽을 빼곡히...

    1658호2025.12.16 06:00

  • “윤석열, 한동훈에 ‘빨갱이’…반대하는 사람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윤석열, 한동훈에 ‘빨갱이’…반대하는 사람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12·3 불법계엄 관련 의혹을 수사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는 15일 “윤석열이 신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거스르거나 반대하는 사람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통해 제거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조 특검은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석열 등이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국회 다수석을 차지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대립하다가 사임한 뒤 ‘거대 의석을 가지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런 시각은 당선해 집권한 후에도 이어졌다.2022년 11월 2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하는 자리에서는 ‘비상대권이 있다. 총살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싹 쓸어버리겠다’라고 발언하는 등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적대감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여당 대표였던 한동훈 전...

    2025.12.15 16:41

  • “김건희, 계엄 뒤 ‘너 때문에 다 망쳤다’며 윤석열과 크게 싸워”
    “김건희, 계엄 뒤 ‘너 때문에 다 망쳤다’며 윤석열과 크게 싸워”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15일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상계엄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다만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을 때 김 여사와 심하게 싸웠으며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당신 때문에 다 망쳤다’며 분노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일 김건희를 보좌한 행정관, 당일 방문한 성형외과 의사 등을 모두 조사해 행적을 확인했고, 작년 8∼11월 관저 모임에 참석한 군인들도 모두 조사했으나 김 여사가 모임에 참석했거나 계엄에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이어 “텔레그램 등에 비춰볼 때 김 여사의 국정 개입이 상당했던 것으로 의심되고, 특검팀도 의혹을 염두에 두고 수사했지만 계엄 당일 행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개입을 증명할 어떤 증거나 진술도 없다”고 덧붙였다.특검팀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2025.12.15 16:20

  • ‘인력’을 불렀는데 ‘사람’이 왔다…지역 비자, 소멸지역 살릴까
    ‘인력’을 불렀는데 ‘사람’이 왔다…지역 비자, 소멸지역 살릴까

    라오스에서 온 이주노동자 A(30)는 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 내에 있는 중소 조선소에서 일한다. 대불공단에 있는 대부분의 이주노동자처럼 그 역시 6년 전 E-9(비전문취업) 비자를 받고 이곳에 취직했다. 한국인 청년들은 목포보다 아래에 있는 이곳 영암의 중소기업에, 그것도 일이 고된 조선업종에 취직하길 꺼린다.영암은 청년들은 떠나고 고령인구는 많은 인구감소지역인데, 지역 경제와 공동체가 버티는 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민 등 이주배경인구 덕분이다. 총 6만명 인구 중 이들 인구가 1만3000명(21.1%)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이주배경인구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대불공단이 있는 삼호읍에 이주노동자들이 밀집해 산다.E-9 비자를 받고 4년 이상 일한 이주노동자들은, 보다 장기체류가 가능한 E-7-4(숙련기능인력) 비자로 전환되기를 희망한다. 비자 전환을 위해서는 300점 만점 중 20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A는 한국어능력시험 2급(50점), 나이(60점)...

    1658호2025.12.15 06:00

  • “의사로서 가장 병이 많은 자리 지키고 싶었다”…25년간 노숙인 치료한 내과의사
    “의사로서 가장 병이 많은 자리 지키고 싶었다”…25년간 노숙인 치료한 내과의사

    “1990년대 이전에는 지금과 아주 달라서 서울 청량리, 남대문에서도 노숙인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지하도에도 노숙인이 가득했고, 동냥하는 아이까지 온 가족이 길에서 지내는 경우도 많았죠. 그들을 보면서 왜 저렇게 지내야 할까, 왜 병이 있는데도 치료받지 못할까, 저 사람들의 병명은 뭘까, 이런 질문을 계속 품어왔던 것 같아요. 그런 질문을 붙들며 어쩌다 보니 25년이 됐네요.”지난 12월 9일 서울 은평구 소재 시립병원인 서북병원 연구실에서 만난 최영아씨는 노숙인, 가난한 사람들을 주로 진료해온 지난 25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내과 전문의 최영아씨의 의사 경력은 항상 낮은 곳을 향했다. 2001년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서울 청량리 인근에 노숙인들 대상의 무료 병원인 ‘다일천사병원’을 2002년 설립해 상주 의사로 근무한 그는 이후 ‘쪽방촌의 슈바이처’라 불린 고 선우경식 원장이 이끈 영등포 쪽방촌 ‘요셉의원’, 서울역 ‘다시서기의원’, 은평구 ‘도티기념병...

    1658호2025.12.1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