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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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6.01.14
  • [취재 후] 달콤한 귤, 시큼한 탱자
    [취재 후] 달콤한 귤, 시큼한 탱자

    지방소멸, 수도권 일극화 대응 논리로 나온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취재하면서 지난해 봄 방문한 독일·프랑스 농촌 마을을 떠올렸다. 지역에서 고령인구가 늘고 청년들이 떠나는 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 국가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오죽했으면 독일은 3년마다 ‘우리 마을은 미래가 있다’는 경연대회를 열 정도다. 직전 대회 최고상을 받은 후글핑 마을을 지난해 4월 방문했다. 2864명의 주민이 사는, 우리로 치면 면이나 읍에 해당하는 마을(게마인데)로, 17세 이하의 ‘미래세대’가 575명(20.1%)에 이른다.이 마을은 6년에 한 번씩 주민투표로 뽑는 면장과 마을의회, 주민들이 마을의 대소사를 결정한다. 기차 역사를 사서 1층에 카페와 공유오피스를 만들고, 다락 공간은 난민 가족에게 내줬다. 빈집도 사들여 공공 임대주택으로 쓴다. 인근 마을과 함께 체육시설을 짓고 공동으로 사용한다. 면장이 말했다. “주민들이 마을의 문제를 얘기해주죠. ‘이웃이 차를 잘못 주차해요...

    1662호6시간 전

  •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징역 15년 구형…“윤 친위쿠데타 가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징역 15년 구형…“윤 친위쿠데타 가담”

    12·3 불법 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됐다.내란 특별검사팀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최종 구형 의견을 밝힌 이윤제 특검보는 “이 사건 내란은 군과 경찰이라는 국가 무력 조직을 동원한 친위 쿠데타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쿠데타 계획에서 피고인(이 전 장관)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했다”며 “윤 전 대통령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를 단전·단수하고 친정부적 언론을 이용해 국민의 눈과 귀를 속여 장기 집권하려 했다”고 지적했다.이어 “판사 생활만 15년 한 엘리트 법조인 출신인 피고인이 단전·단수가 언론통제 용도였고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임을 몰랐을 리 없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과 그 대가로 주어진 권...

    2026.01.12 16:53

  • 법이 없는 죄…학교는 하루아침에 불법이 됐다
    법이 없는 죄…학교는 하루아침에 불법이 됐다

    “학생들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선생님도, 부모님도 같이 배우는 공간이에요. 새로 온 가족들, 떠나는 가족들 모두 서로 많이 배우면서 경험을 나누고, 어떻게 보면 모든 주체가 다 같이 꾸려가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곳이 지금 문 닫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프고, 남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얼마나 불안할지….”이민애 학생(18세)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대한 자랑을 한참 동안 늘어놓다 문득 말을 멈췄다. 초등학교 1학년 과정부터 고3 과정까지 12년간 몸담아온 학교가 불법 딱지를 단 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대목에서였다. 그는 “등나무 아래 난로 옆에 둘러앉아 기타를 치며 친구들과 웃고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너무 그리울 것 같다”며 “같은 추억을 후배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나라에서) 학교를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정부에 정식 등록을 마치고 운영 중인 대안학교들이 하루아침에 ‘불법’ 통지를 받고 거리로 내몰릴 위험에 처했다. 법정...

    1662호2026.01.12 06:00

  • ‘다 가져와, 일단 써’…내 정보를 담보로 한 ‘AI 속도전’
    ‘다 가져와, 일단 써’…내 정보를 담보로 한 ‘AI 속도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이하 전략위)가 지난해 12월 15일 ‘대한민국 인공지능(AI) 행동계획(액션플랜)안’을 발표하고 지난 1월 4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 ‘AI 3대 강국 도약’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약 7개월, 전략위가 활동을 시작한 지 100일 만에 AI 관련한 국가 차원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나온 것이다.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전 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AI 전쟁’ 한복판에서 한국도 AI 기술개발을 위한 국가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는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문제는 이번 행동계획안이 AI 기술개발을 위해 규제를 푸는 쪽에만 초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정보와 권리를 보호하는 기존 법과 제도를 뒤집고 허무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지만 그로 인한 파장,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이번 행동계획안은 AI가 일상화된 미래사회에서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고 시민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토대부터 논의한 결...

    1662호2026.01.12 06:00

  • [꼬다리] ‘두쫀쿠’와 두꺼비
    [꼬다리] ‘두쫀쿠’와 두꺼비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를 꼽으라면 ‘두쫀쿠’가 아닐까.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로, 버터에 볶은 카다이프(중동식 면)를 피스타치오 크림에 섞은 뒤 마시멜로 반죽으로 동그랗게 말아낸 디저트다. 쿠키라고 불리지만 오븐에 굽는 과정이 없고 말랑한 피가 특징이라 오히려 떡에 가깝다. 두쫀쿠의 원조 격인 두바이 초콜릿의 유행은 2024년 말 시작됐다. 그땐 높은 가격과 낮은 접근성 탓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그런 나도 지난해 말부터 퍼진 두쫀쿠 유행은 피하지 못했다. 파는 가게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초, 서울 이수역 인근에서 6000원짜리 두쫀쿠를 처음 사봤다.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맛있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고소하고 바삭한 카다이프와 부드럽고 달콤한 피스타치오 크림의 조화는 단번에 처진 기분을 끌어올렸다. 첫입을 떼는 순간 길게 늘어나는 마시멜로 피와 입술에 잔뜩 묻어나는 코코아 가루가 주는 시각적 재미도 있었다. 매일 먹고 싶은 마음은 ...

    1662호2026.01.09 14:59

  • [한동수의 틈새] (9) 베카리아는 법왜곡죄를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할까
    [한동수의 틈새] (9) 베카리아는 법왜곡죄를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할까

    우리 사회 몇 가지 현안은 죄형법정주의의 의미를 다시 묻고 있다.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된 명확성의 원칙, 유추해석 금지원칙과 관련해 법왜곡죄가 불명확한 것인지, 북한을 외환유치죄에 규정된 외국으로 볼 수 있는지, 대통령 당선인을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공무원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이 그것이다.체사레 베카리아는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1764년 저서 <범죄와 형벌>(Dei delitti e delle pene)에서 죄형법정주의, 고문과 잔혹한 형벌 금지, 사형제 폐지, 범죄와 형벌의 비례 등을 주장했다. 이로써 그는 ‘근대형법의 아버지’로 불리게 됐다. 이 책에 적힌 “오직 법률만이 범죄에 대한 형벌을 명할 수 있고, 이 권한은 사회계약을 통해 결합된 사회 전체를 대표하는 입법자에게만 속한다”는 문장은 죄형법정주의의 원형으로 평가받는다. 무엇이 범죄이고, 또한 그 범죄에 대해 어떤 형벌을 가할 것인지는 반드시 의회가 사전에 제정한 법률에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662호2026.01.09 14:54

  • 새벽 국도 한복판에 치매 노인이…사고 막은 육군 부사관 “해야할 일 했을 뿐”
    새벽 국도 한복판에 치매 노인이…사고 막은 육군 부사관 “해야할 일 했을 뿐”

    새벽 시간 홀로 국도 한복판을 걷던 치매 어르신의 사고를 막은 육군 부사관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9일 연합뉴스와 육군 제22보병사단에 따르면 율곡포병여단 소속 오종화 상사는 지난달 7일 오전 1시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학야리 인근 국도를 지나던 중 차로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했다.새벽 시간대라 차량 통행량은 많지 않았지만, 가로등이 없고 속도를 높여 달리는 차들이 오가고 있어 사고 우려가 컸다.이에 오 상사는 즉시 차량을 갓길에 세워 할머니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 뒤 경찰에 신고했다.이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곁을 지키며 2차 사고를 예방했다.해당 할머니는 속초에 거주 중으로, 치매를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오 상사는 노인이 무사히 지구대로 이동하는 모습까지 확인한 뒤에야 안심하고 자리를 떠났다.오종화 상사는 “군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전선의 최북단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2026.01.09 11:42

  • “이런 얼빠진” 이 대통령 분노한 ‘소녀상 모욕’, 경찰 내사 착수
    “이런 얼빠진” 이 대통령 분노한 ‘소녀상 모욕’, 경찰 내사 착수

    경찰이 학교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미신고 불법집회를 연 시민단체 회원들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서울 서초경찰서는 극우 성향 시민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와 복수의 회원들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이들은 지난달 31일 오후 관할 경찰서 신고 없이 서초구 서초고 정문 앞에서 ‘교정에 위안부상 세워두고 매춘 진로지도 하나’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든 혐의를 받는다.김 대표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재물손괴 등 혐의로 고발돼 경남 양산경찰서에서 수사받고 있다.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김 대표가 입건돼 수사받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넷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김 대표의 행위에 대해 “얼빠진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김 대표는 이날 SNS에 “인격체가 아닌 동상에 무슨 놈의 모욕이라는 건지 참 얼빠진 대통령”이라며 “(경찰이) 어떻게 하면 대통령...

    2026.01.07 14:47

  • [취재 후] 쓰레기 기억상실증
    [취재 후] 쓰레기 기억상실증

    우리는 쓰레기를 너무나도 빨리 치우고, 잊는다. 나의 본가는 옛 난지도 동네다. 십수년 전만 해도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으면 거의 허허벌판이었는데, 이제 이곳은 세련된 방송사 건물이며 빌딩, 아파트, 공원으로 가득하다. 하늘공원을 걸을 때면 종종 발밑에 얼마나 막대한 쓰레기가 여전히 묻혀 있을까 생각에 빠져들곤 했다.기사를 작성하며 임태훈의 신간 <쓰레기 기억상실증>을 읽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쓰레기 기억상실증”이란 쓰레기를 일상적으로 생산하고 버리면서도,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누가 그것을 처분하는지는 외면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야 자본주의하에서 소비자들은 더 많은 쓰레기를 생산하면서도 죄책감을 갖지 않고, 계속 ‘새 상품’(빠르게 쓰레기가 될수록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을 노리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기억상실은 대신 대가를 치러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세련된 도시 중산층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수시설, 공장식 축산시설, 살처분, 쓰레기 ...

    1661호2026.01.07 06:00

  • [렌즈로 본 세상] 모두의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
    [렌즈로 본 세상] 모두의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

    백두대간의 호남 산줄기 대둔산의 산세는 거칠었다. 어둠을 헤치고 3시간가량 오르니 정상에 도착했다. 시야가 탁 트이자 탄성이 절로 나왔다. 눈 가는 곳 어디든 깊고 웅장했다. 백두대간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 덕유산 정상 향적봉이 보였다. 그사이 첩첩 산들의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 같았다. 운무는 잔잔한 강물처럼 바람을 타고 천천히 흘렀다. 산 능선과 봉우리가 보일 듯 말 듯 일렁였다. 단단하지만 부드러웠다.전북 완주군과 충남 논산시, 금산군에 걸쳐 산세를 펼치는 대둔산은 화강암 기암괴석이 일품이다. 봉우리마다 절경을 뽐내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렸다. 정상 봉우리 마천대(摩天臺)는 문지를 마(摩), 하늘 천(天)을 써서 ‘하늘에 닿는다’라는 뜻으로 원효대사가 붙인 이름이다. 하늘과 닿아서 그런가? 마천대의 공기는 상쾌했다. 새해의 모든 소망도 하늘에 닿기를!

    1661호2026.01.06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