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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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5.11.14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40) 다름을 견디는 힘이 관계를 완성한다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40) 다름을 견디는 힘이 관계를 완성한다

    아내와 함께한 세월도 어느덧 36년이 넘었다. 아내와는 대화가 잘되는 편이다. 잘된다는 의미는 뭘까. 대화를 많이 한다는 뜻일까? 대화 내용이 살갑다는 말일까? 아니다. 맥락을 공유한다는 뜻이다. 말이 통한다는 의미다. 아내와 나는 공통주제와 관심사가 있다. 아내는 내가 말하지 않은 것까지 알아듣는다. 설명하지 않아도 맥락을 이해한다.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무엇보다 서로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아내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알아” 하며 말을 끊기 일쑤였다. 나는 말을 하고 싶은데 아내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위로받고 싶은데 아내는 “뭘 그딴 걸 갖고 그러느냐”라고 했다. 나는 공감을 원하는데, “나도 힘들어. 내 얘기해 봐?” 하며 시큰둥하게 반응했다.서로의 말에서 가식이 사라지고부터 대화가 자연스러워졌다. 살다 보니 꾸밀 필요가 없어졌다. 꾸며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자기 말을 검열하지 않게 됐고, 상대 말을 판단하는 버릇도 없어졌다. 그러면서 말문이 트였...

    1654호5시간 전

  • [한동수의 틈새] (7) 대통령 불소추특권 어떻게 봐야 할까
    [한동수의 틈새] (7) 대통령 불소추특권 어떻게 봐야 할까

    대통령 당선 전에 기소된 위증죄, 업무상배임죄,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죄 등 일반 형사 범죄에 대해 형사재판을 진행할 수 있을까?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보장한 것이다.서울고등법원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사건 공판기일을 헌법 제84조에 따라 추후 지정한다고 밝혔다. 다른 법원들의 나머지 사건들도 같은 이유로 공판기일을 추후에 지정키로 했다. 법관들의 법률과 양심에 따른 조치로 이해됐고, 이는 사회질서를 지탱하는 힘이다. 그리고 위의 헌법 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또 대통령 취임 이전의 범죄에도 적용되는지나 이미 기소된 재판에 대해도 위 조항이 적용돼 재판이 중지되는지 해석해달라는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모두 부적법 각하결정을 내렸다.하지만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은 지난 10월 ...

    1654호5시간 전

  • 박미선, ‘유퀴즈’서 암 투병기 밝혀···“이젠 물 흐르듯 살아보려 해”
    박미선, ‘유퀴즈’서 암 투병기 밝혀···“이젠 물 흐르듯 살아보려 해”

    개그우먼 박미선이 유방암 투병 후 약 1년 만에 방송에 나와 건강한 모습을 선보였다.박미선은 지난 1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생존 신고를 하려고 나왔다”며 유방암 진단과 긴 항암치료 과정에 대해 직접 입을 뗐다.항암치료 때문에 머리를 밀었던 터라 짧은 머리 스타일로 등장한 그는 “파격적인 모습이라 사람들이 놀랄까 했지만 용감하게 나왔다”며 “이탈리아에 유학 다녀온 디자이너 느낌이지 않느냐”고 농담부터 던졌다.그는 “지난해 종합건강검진에서 (유방암이) 발견됐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수술했는데 열어보니 임파선(림프절)에 전이가 됐더라”며 “전이가 되면 무조건 항암을 해야 한다. 방사선 치료를 16번 받았고 현재는 약물치료 중”이라고 말했다.항암치료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했던 순간도 있었다.그는 “살려고 하는 치료인데 죽을 거 같더라”며 “항암을 하니 목소리가 안 나오고, 말초 신경이 마비되면서 손발...

    2025.11.13 10:44

  • “사후 재산 기부하고 싶다” 비중 역대 최저···10대 높고 고령층 낮아
    “사후 재산 기부하고 싶다” 비중 역대 최저···10대 높고 고령층 낮아

    사후에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비중이 22%로 조사돼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1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사회조사(조사 기간 5월 14∼29일)에서 ‘향후 여건이 허락된다면 유산의 일부를 사회에 기부할 의사가 있느냐’는 문항에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22.2%로 집계됐다. 국민 10명 중 2명꼴이다.2년 전 조사(23.2%)보다 1.0%포인트 떨어지며 201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유산 기부 의사 ‘있음’ 비중은 2015년 34.5%였지만 2019년 26.7%로 줄었고 2년·4년 주기 조사마다 계속 감소세다.미래 불확실성 증가와 노후 불안, 사회 신뢰도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유산 기부 의사는 10대(13∼19세)에서 29.0%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에서는 15.5%로 가장 낮았다.20대는 25.7%, 30대는 21.2%, 40대는 25.5%, 50대는 26.3%로 ...

    2025.11.12 10:54

  • ‘황금돼지띠’ 영향에 수능 응시자 7년만에 최다···의대 모집인원 원점에 최상위권 경쟁 치열
    ‘황금돼지띠’ 영향에 수능 응시자 7년만에 최다···의대 모집인원 원점에 최상위권 경쟁 치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수험생 55만여명은 12일 예비 소집에 참석해 수험표를 수령하고 시험 유의 사항 등 각종 안내 사항을 전달받는다.올해는 의대 모집 인원이 다시 원래대로 축소된 데다가 출산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고3으로 수능을 보고, 졸업생인 ‘N수생’ 응시자도 많아 여느 해보다 대입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12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능은 1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일반수험생 기준)까지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이번 수능엔 전년보다 3만1504명(6.0%) 늘어난 총 55만4174명이 지원했다. 총 응시자 수로는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재학생이 37만1897명(67.1%), 졸업생이 15만9922명(28.9%),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가 2만2355명(4.0%)으로 각각 집계됐다.전년보다 재학생은 9.1%, 검정고...

    2025.11.12 10:45

  • [취재 후] 여전히 ‘혹’ 하는 나이
    [취재 후] 여전히 ‘혹’ 하는 나이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 ‘불혹(不惑)’이 훌쩍 지났는데 여전히 이것저것에 혹한다. ‘강남 부동산 오른다’는 뉴스를 보며, 우리 부부가 ‘영끌’해 마련한 경기 부천의 아파트값도 올랐나 부동산 앱을 켜본다. 각종 학원 전단에 혹해 ‘큰아이 학원 어디를 보내야 할까’ 고민하고, 강남의 부자들은 자녀를 한 달에 수백만원이 드는 영유(영어 유치원)에 보낸다는 기사에 혹해 ‘우리 둘째는 영유가 아니더라도 원어민 있는 영어학원에는 보내야겠다’고 다짐한다.온라인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자동차 계급 피라미드’에서 우리 집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밑에서 두 번째에 있는 것을 보면서 ‘한 단계 더 높은 차를 구매해 ‘품위’를 유지해야 하나’ 잠시 흔들리기도 한다. 10년 전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기 관리에 적극적인 소비 주체인 40대’를 겨냥해 만들어진 조어 ‘영포티’는 이렇게 미혹당하는 나 같은 40대를 간파하고 나온 단어가 아닐까.그런 단어를 이제...

    1653호2025.11.12 06:00

  • [렌즈로 본 세상] ‘상처’가 모여 만든 가을
    [렌즈로 본 세상] ‘상처’가 모여 만든 가을

    아무래도 올해 단풍은 조금 멀리 떨어져 봐야겠습니다. 10월까지 이어지는 여름 같은 날씨에 나뭇잎이 제때 옷을 갈아입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잎은 과도한 ‘선텐’으로 테두리가 까맣게 타고 말았습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상처가 보입니다. 구멍 난 잎맥, 부서진 잎살 가장자리…. 여름과 겨울이 뒤섞인 어색한 흔적입니다.멀리서 바라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잎사귀 한 장 한 장은 불완전해도, 전체 풍경은 계절의 무늬를 드러냅니다. 상한 잎도 서로 기대 붉음과 노랑의 하모니를 이룹니다. 단풍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이 ‘멀리서 본 전체’에 있는지도 모릅니다.단풍이 물들려면 추위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올해는 단풍이 늦었습니다. 9월이 여름으로 바뀌는 바람에 설악의 단풍도 2주 미뤄졌습니다. 잎은 광합성을 멈춰야 색을 얻는데, 햇빛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 햇빛이 나뭇잎 속 질서를 흐트러뜨렸습니다. 그래도 계절은 변하게 마련입니다. 많은 잎이 물들기도 전에 떨어졌지만, 남은 잎들은 끝...

    1653호2025.11.11 06:00

  • 연세대 이어 고려대에서도 ‘집단 커닝’···중간고사 무효화
    연세대 이어 고려대에서도 ‘집단 커닝’···중간고사 무효화

    연세대에서 인공지능(AI)을 등을 이용한 집단 부정행위가 발각돼 논란이 된 가운데 고려대의 대형 비대면 교양 과목에서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한 집단 부정행위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사실관계를 파악한 학교 측은 중간고사를 전면 무효화했다.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제가 발생한 수업은 교양과목인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로, 1400여명이 수강하는 비대면 온라인 강의다.이 강의에선 지난달 25일 중간고사를 컴퓨터를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치렀다. 그런데 일부 학생이 시험 시간에 오픈채팅방에 문제 화면을 공유하며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제보로 알려졌다.학교 측은 지난달 27일 ‘중간고사 초유의 사태 발생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명문사학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교수님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학생들에게 밝혔다.또 “도저히 부정행위를 묵과할 수 없으므로 중간고사 전면 무효화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고 말했다.학교 측은 연합뉴...

    2025.11.10 15:40

  • 송미령 “윤, 계엄 뒤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다’ 말해”
    송미령 “윤, 계엄 뒤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다’ 말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 선포 이후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송 장관은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농림 장관을 지냈고, 이재명 정부로 정권교체된 이후에도 연임됐다.송 장관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이후 다시 대통령실 대접견실로 돌아온 상황을 증언하며 “(윤 전 대통령이) 들어오셔서 ‘마실 걸 갖고 와라’ 이런 이야기도 했고, 앉으신 후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유의 말씀도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이어 “한 전 총리에게 본인이 가셔야 할 일정이나 행사를 대신 가달라는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각 부처에 몇 ...

    2025.11.10 15:26

  • 도박판 기획자서 저승사자로…“한 사람 갱생보다 도박판 박살 내는 게 더 쉽다”
    도박판 기획자서 저승사자로…“한 사람 갱생보다 도박판 박살 내는 게 더 쉽다”

    “한 사람 도박 끊게 하는 것보다 시장 자체를 박살 내는 게 더 쉽다.”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51)은 도박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 다르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건 수긍이 간다. 그런데 음지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도박 생태계를 박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원천은 그의 이력이다. 그는 현재 인터넷 불법 도박판의 토대를 만든 1세대 기획자였다. 20여년 전 도박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팔았고, 중국 등지에서 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 스스로 “어떻게 보면 내가 제일 나쁜 놈”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청소년 도박 근절을 지향하는 시민단체 대표로서는 이런 이력이 도움이 된다. 도박판의 생리를 알고 사이트의 아킬레스건을 안다. 지금까지 도박 사이트가 사용하는 계좌 4500개, 가상계좌 100만개가량을 동결시켰다. 도박없는학교를 거쳐 간 학생·학부모만 800명에 달한다. 그는 치유와 예방 교육에 방점을 둔 정부 정책 방향이 ...

    1653호2025.11.1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