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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6호

“지금은 ‘차가운 평화’가 최선…남북의 만남에 연연할 필요 없다”

표지이야기

“지금은 ‘차가운 평화’가 최선…남북의 만남에 연연할 필요 없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건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다. 이 우화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방의 길로 나오게 한다는 햇볕정책, 즉 대북 관여정책의 상징이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이 “정권 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를 노린다”고 반발하며 2023년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했다. 이어 지난 3월 헌법에 ‘조국통일 실현’이라는 국가목표를 없애고, 북한 영토를 한반도의 절반으로 규정했다. 한국과 만남은 물론 한국에 의해 체제가 변화될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6월 30일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교류·협력으로 남북연합 단계를 거쳐 통일로 이행한다는 높은 수준의 평화 제도화(따뜻한 평화)는 불가능해졌다”며 “현재는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는 낮은 수준의 제도화(차가운 평화)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과 북이 빈번하게 만나 교류·협력을 해야만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온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 [취재 후] 전세 이후의 집
    [취재 후] 전세 이후의 집

    1~2인 가구와 청년층이 사는 서울 비아파트 방 한칸(원룸)의 평균 전세 보증금이 한 달새 600만원가량 뛰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 조사에 따르면, 5월 기준 서울 연립·다세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전세 보증금이 2억228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599만원(2.8%) 상승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원룸의 평균 월세는 0.8% 오른 70만원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에 따른 전세 수요가 비아파트 시장으로 확산한 것이 전월세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다방은 분석했다.치솟는 전셋값에 내 집 마련에 나선 30대도 있지만, 대다수 청년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다. 대출이나 주식 투자로 서울에서 집을 사는 데 보탬이 될 만큼 돈을 불리려면 종잣돈이 있거나, 부모지원 없이는 쉽지 않다. 전세가 사라진 자리는 반전세나 월세로 채워지고 있다. 그 비용은 임차인에게 주거비로 전가된다. 정부가 뒤늦게 “닥치고 (주택) 공급”을 꺼냈...

    2026.07.08 06:00

  • [우정 이야기] 우편요금 5년 만에 인상…편지 한통 500원
    [우정 이야기] 우편요금 5년 만에 인상…편지 한통 500원

    요즘 ‘서민들의 일상’은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동대문엽기떡볶이 운영사인 핫시즈너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내년 7월부터 모든 제품 판매가를 약 7% 인상하기로 했다. 저가 커피도 원두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줄줄이 오르면서 ‘2000원 아메리카노’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모두 ‘원가 부담’ 때문이다.오랫동안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온 우편요금도 가격을 인상해야 할 처지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국내 통상 우편요금을 규격 25g 기준 430원에서 70원 인상해 5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우편요금 변경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물가가 상승하며 우정사업본부는 그간 우편요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해왔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200원대’였던 우표는 2013년부턴 300원대에 진입했고, 2021년부턴 400원대로 올라섰다. 매번 우편요금이 30~50원 안팎 인상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70원이 올라 인상 폭이 유독 크다.우정사업본부는 우편 물량...

    2026.07.08 06:00

  • [시네프리뷰] 키퍼-‘사랑’이란 맹목적 신뢰와 공포
    [시네프리뷰] 키퍼-‘사랑’이란 맹목적 신뢰와 공포

    흔한 소재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얄팍한 기교나 조급함을 넘어선 오스굿 퍼킨스만의 개성이 뚜렷이 엿보이는 연출은 공포를 빚어내는 장인의 ‘여유로움’마저 느껴지게 한다. 반면 응집력이 부족한 불길한 순간들의 모음이라는 비평가들의 질책도 있었다.제목: 키퍼(Keeper)제작연도: 2025제작국: 캐나다, 미국상영시간: 99분장르: 공포, 미스터리감독: 오스굿 퍼킨스출연: 타티아나 마슬라니, 로시프 서덜랜드개봉: 2026년 7월 8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공포라는 감정을 유발하는 소재는 다양하다. 특히 우리 주변에 익숙한 것일수록 그것의 변질에서 비롯되는 불편함은 공포와 등치되기 쉽다.그래서 가족, 집, 믿음, 신뢰, 고립, 단절 같은 단어는 요즘 유행하는 소위 ‘하이 콘셉트 호러’, ‘엘리베이티드 호러’ 장르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이중에는 당연히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이성조차 마비시키는 사랑이란 이름의 열...

    2026.07.08 06:00

  • [신간] 공감을 모방하는 AI 동반자
    [신간] 공감을 모방하는 AI 동반자

    러브 머신제임스 멀둔 지음·송이루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원AI 챗봇을 말벗 삼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다정함만 전하는 AI에게 어느새 은밀한 내면을 털어놓는다. 몸만 없을 뿐 누구보다 의지하게 되는 동반자, 연인이 된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전작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에서 알고리즘을 지탱하는 노동 착취의 현실을 폭로했다. 이번 책에서는 인간의 감정적 결핍을 파고드는 기술 자본의 최전선을 들여다본다. AI 여자친구에 빠져 현실에서 아이를 입양해 이 AI에게 어머니 역할을 맡겨 가정을 꾸리려 한 미국 청년을 비롯해 AI를 동반자 삼은 100여명을 인터뷰했다.이들이 사랑에 빠진 대상은 기술기업이 만든 합성 페르소나다. 사랑과 슬픔을 학습하고, 공감을 모방한다. 기계임을 알면서도 인간은 인격체로 여기고 마음을 내준다. 저자는 챗봇이 현대사회의 거대한 돌봄 실패, 공동체의 해체를 반영한다고 봤다. AI 파트너가 제공하는 달콤한 ‘서비스형 우정’이 인간관계의 근육...

    2026.07.08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96) 부산시 남구 용암포-바다의 청소부 별불가사리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96) 부산시 남구 용암포-바다의 청소부 별불가사리

    ‘바다의 해적’, ‘천적이 없는 포식자.’사람들은 불가사리에 무시무시한 수식어를 붙였다. 그리고는 불가사리를 백해무익하고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나쁜 종족으로 몰아갔다. 그런데 모든 불가사리가 백해무익하기만 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렇지만은 않다. 사람들은 잘못 알려진 정보로 불가사리에 대해 나쁜 선입관을 가지게 됐다.우리나라 해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은 토착종 별불가사리, 캄차카와 홋카이도 등 추운 지역에서 건너온 아무르불가사리, 바다의 지렁이라 불리는 거미불가사리와 빨강불가사리 등 4종이다. 이중 바다생물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먹어 어민들의 시름을 깊게 만드는 종은 아무르불가사리 한 종에 불과하다. 나머지 종 역시 바다생물을 포식하기는 하지만 바다 오염을 막아주는 순기능도 있다.이중 별불가사리의 경우 조개류를 포식하지만 팔이 짧고 움직임이 둔해 먹이 사냥에 제한적이다. 이러한 핸디캡으로 이들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조개류를 따라잡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충분히 감싸...

    2026.07.08 06:00

  • [독자의 소리] 1685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85호를 읽고

    숨만 쉬어도 105만원…폭주하는 월세에 허리 휜다다주택자 씨를 말리려 하는데 전월세가 남아날 수 있을까? 전월세 공급자가 다주택자다. 서민은 전월세가 없으면 길거리로 쫓겨난다._다음 대****다주택자 보유세 올려야 한다. 이번에 다 잡아야 한다._다음 행****정책적 부작용에 대한 최소화 노력이 없다. 정상화라는 자기 합리화로 방치에 가깝다. 역대 정권마다 부동산 정책 발표 시 서민 주거 임대차 안정 대책이 있었다._네이버 smil****“미·이란 협상 최대 뇌관은 핵…이스라엘 돌발 군사행동 여부도 지켜봐야”이란 체제는 1인 독재가 아니라 분산적·다원적 구조라 버텼다. 대통령, 혁명수비대·정규군 사령관, 사법부 수장, 국회의장 등을 포함한 최고국가안보회의 12인이 최고 의사결정기구다._네이버 jung****이란은 중동에서 패악질하던 여러 테러 단체와 무장단체를 지원한 악의 축이다._네이버 ghdt****전쟁 끝나면 네타냐후 감옥 가야 하니깐 이스라엘에 ...

    2026.07.08 06:00

  • [편집실에서]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
    [편집실에서]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

    “내게도 딸이 있는데, 딸 세대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발언을 꼽는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했다는 이 한마디다. 정상회담 당시 공개되지 않았지만, 뒷이야기처럼 흘러나왔던 이 말은 문 전 대통령이 2024년 5월 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이 무력 도발을 재개하고 온갖 모욕적 언사를 던졌음에도 문 전 대통령이 김 전 위원장의 선의를 믿으려 한 것은 이 말 때문이었는지 모른다.이 일화가 일깨워주는 엄중한 현실이 있다. 남에 살든 북에 살든 우리 모두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1, 2차 북핵 위기를 거치면서 핵 능력을 고도화한 북한은 이제 국제사회에 ‘핵보유국’ 대접을 요구한다. 베이징 6자회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수많은 다자 협상과 외교적 이벤트가 열렸...

    2026.07.08 06:00

  • [렌즈로 본 세상] 산이 사라진 자리, 그곳을 채우는 ‘먹먹한 풍경’
    [렌즈로 본 세상] 산이 사라진 자리, 그곳을 채우는 ‘먹먹한 풍경’

    깊이 100m, 지름 500m의 거대한 구덩이입니다. 두부를 자른 듯한 수직 절벽이 늦은 오후 햇살을 받아 결을 드러내고, 그 아래로 절단 장비와 트럭이 작게 움직입니다. 한때 해발 100m 남짓한 산이었던 자리입니다.전북 익산 황등면의 화강암은 포천석, 거창석과 함께 전국 3대 화강암으로 불렸습니다. 청와대 영빈관의 돌기둥과 국회의사당, 대법원 청사에 이 돌이 쓰였습니다. 1858년부터 170여년 동안 캐낸 돌로 지어진 건물이 전국 곳곳에 서 있는 사이, 산은 조금씩 깎여들어가 마침내 사라지고 거대한 구덩이만 남았습니다. 이제 채석은 3~4년 안에 끝날 예정이고, 그 구덩이는 전망대 카페와 미디어아트, 공연장이 들어설 문화공간으로 다시 채워지는 중입니다.산이 깎여나간 자리에 사람들이 다시 무언가를 채우려 합니다. 사라진 것의 흔적 위에 또 다른 풍경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2026.07.07 06:00

  • [주간 舌전] “정부가 드라마 한편에 흔들려”
    [주간 舌전] “정부가 드라마 한편에 흔들려”

    “정부가 드라마 한편에 흔들리고 있다.”한국아동복지학회와 한국청소년복지학회가 6월 29일 공동성명에서 “촉법소년 기준 조건부 하향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한 말이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는데 이 같은 논의를 멈추라는 것이다.두 학회가 언급한 드라마는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다. 이 드라마에는 13세 이하 촉법소년들이 학교 안에서 마약을 팔고 차량을 훔치는 등 온갖 비행을 저지르지만, 학교나 경찰은 촉법이란 이유로 이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다. 드라마 속 교육부 장관은 “촉법이 벼슬이냐”라고 한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자는 여론에 힘이 실렸다.그러나 두 학회는 성명에서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주장은 오해로, 현행 소년법만으로도 강력한 통제가 가능하다”면서 “13세 아동·청...

    2026.07.06 06:00

  • KAIST 외국인 자치회장 된 나이지리아 청년…“한국 뉴스페이스 시대 주역되고 싶다”
    KAIST 외국인 자치회장 된 나이지리아 청년…“한국 뉴스페이스 시대 주역되고 싶다”

    “한국에 오지 않았으면 제 꿈을 이루지 못했을 거예요. 한국 정부와 한국 사람 덕분에 얻은 이 훌륭한 기회를, 한국사회에 좋은 일로 돌려주고 싶어요.”모하메드 하루나 함자씨(28)는 2017년 고국 나이지리아를 떠나 한국을 향했다.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지금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6월 23일 대전 KAIST에서 만난 하루나씨는 한국에서의 미래 계획을 묻자 ‘정착해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하루나씨는 어릴 적 나이지리아 북부의 작은 도시에서 살았다. 집은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지나가는 길목에 있었다. 오가는 비행기를 보며 자연히 항공우주 분야에 관심이 갔다. 교수이자 대학의 도서관장이었던 아버지는 관련 책들을 빌려와 아들의 지적 욕구를 채워줬다.평온한 삶에 위기가 찾아왔다. 나이지리아 북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습격했다. ‘서구식 교육 금지’라는 뜻을 단체...

    2026.07.06 06:00

  • 1인1표제의 함정
    1인1표제의 함정

    “우리나라 정치학자들이 연구를 잘 안 한다. 당원 주권론이나 정당 경선 과정에 대한 연구나 논의가 필요하다. 단적으로 당원 주권론은 포퓰리즘을 강화한다. 그게 꼭 ‘1인1표제’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정당 내에서 논의하고 도입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1인1표제를 넘어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같이 돼야 하는데 형식적으로 할 거냐 말 거냐 논쟁이 돼버린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말이다. 전체적으로 정당 운영에 대한 논의 수준 자체가 올라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지난 6월 16일 전당대회 중앙위원회에서 정청래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이다. 정 전 대표는 차기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뒤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함께 ‘1인1표제 당원 주권론’을 주장하는 포스팅을 연일 올리고 있다. ‘1인1표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경선에서 1년 임기의 당대표에 ...

    2026.07.06 06:00

  • “3년 안에 1곳 더 터진다”…중앙그룹 부도 사태 심상찮은 이유
    “3년 안에 1곳 더 터진다”…중앙그룹 부도 사태 심상찮은 이유

    “하나의 지주회사 밑에 신문이 있고 방송이 있습니다. 방송 때문에, 또는 신문 때문에 서로가 영향받지 않는 구조입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타임워너가 다 그러합니다. 그 같은 선진형 지배구조를 갖춰야만 우리가 꿈꾸는 원대한 ‘대업’을 이룰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2009년 9월 22일 중앙일보 창간 44주년 기념식)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회장(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2009년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공식화하며 이같이 호언장담했다. 그가 말한 대업은 단순히 종편 출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신문과 방송, 콘텐츠 제작사를 하나의 지주회사 아래 묶어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하는 것을 뜻했다.그러나 17년이 지난 지금, 중앙그룹은 부도 사태를 맞았다. 홍 회장이 본보기로 제시했던 기업들의 운명도 엇갈렸다. 타임워너는 사실상 과거 그룹 체제가 해체됐고, 워싱턴포스트는 기자를 대량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뉴욕타임스만이 디지털 구독 체제로의 전환에 성공해...

    2026.07.06 06:00

  • [IT 칼럼] 똑똑한 바보들의 시대, AI 오버엔지니어링의 함정
    [IT 칼럼] 똑똑한 바보들의 시대, AI 오버엔지니어링의 함정

    생성형 AI 시대가 열린 이후, IT 업계는 이른바 ‘망치를 든 사람 증후군’에 깊게 빠져 있다. 망치를 들면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는 격언처럼, 대형언어모델(LLM)이라는 매혹적인 마법 지팡이를 손에 쥔 개발자들은 세상의 모든 사소한 문제까지 AI로 해결하려 든다. 정규 표현식 몇 줄이면 끝날 텍스트 추출 작업, 가벼운 조건문이나 의사결정 트리로 충분한 작업에 수천억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최신 LLM의 API를 호출한다. 파리를 잡기 위해 엑스칼리버를 휘두르는 격이다. 이를 ‘AI 오버엔지니어링(Over-engineering)’이라 부른다.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우리가 치러야 하는 ‘복잡성의 세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가장 먼저 청구되는 고지서는 바로 경제적·환경적 비용이다. 단순한 텍스트 분류 작업에 고급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매번 엄청난 토큰 비용을 발생시킨다. 기업들은 AI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려 하지만, 정작 AI 청구서를 받아 들고는 경악을 금...

    2026.07.04 06:00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11) 난민촌에서 뉴욕으로, ‘무국적’ 소년의 걸음은 역사가 된다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11) 난민촌에서 뉴욕으로, ‘무국적’ 소년의 걸음은 역사가 된다

    2026년 5월 15일,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외교 공관, 대학,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인사가 모인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한 학생의 뉴욕대학교 졸업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매년 수천명이 졸업하는 뉴욕대학교에서 어째서 이 학생만 이토록 특별한 축하를 받았을까?그 주인공 마웅 사예돌라(Maung Sawyeddollah)는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태어난 로힝야 청년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로힝야를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이라고 부른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들이 1820년대 영국 식민지 시절 유입된 ‘방글라데시 출신 불법 이민자’라며 하루아침에 모든 주민 등록을 말소했고, 그 결과 수백만명이 국적도 신분증도 없는 처지가 됐다. 식민지배 훨씬 전인 ‘라카인 왕국’ 시절부터 이 지역 로힝야 민족에 대한 기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200년 전 선조들의 출신을 핑계로 수세대째 미얀마 땅에서 나고 자란 수백만명의 신분을 일거에 박탈하는 폭거는 세계를 충...

    2026.07.04 06:00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 (15) 우리는 왜 버리지 못하나?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 (15) 우리는 왜 버리지 못하나?

    옷장 한편에는 대학 시절 입던 재킷이 걸려 있고, 책상 서랍에는 충전도 되지 않는 휴대전화가 작은 상자 안에 담겨 있다. 분명 몇년 동안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들이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버릴 수가 없다. 마치 물건을 버리는 일이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는 행동처럼 느껴진다.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미니멀하게 살라”고 말하지만, 인간의 뇌는 오히려 물건과 관계를 맺도록 설계된 듯하다. 왜 어떤 사람은 낡은 티켓 한장조차 버리지 못할까? 그리고 왜 인간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 속에서 여전히 자신의 흔적을 발견하려 하는 걸까?물건은 언제부터 단순한 ‘사물’이 아니었나?인간은 오래전부터 물건에 감정을 부여해왔다. 어린아이가 낡은 인형을 끌어안고 잠드는 모습은 단순한 습관이나 애착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전이 대상(transition object)’이라고 부른다. 아이는 특정 물건을 통해 불안을 조절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 흥...

    2026.07.04 06:00

  • 걸어 다니는 메시, 그래도 여전히 무섭다
    걸어 다니는 메시, 그래도 여전히 무섭다

    이리저리 어슬렁거린다. 공이 없는 순간에는 마치 산책하는 것처럼 보인다. 상대 수비수들이 뛰어다니는 동안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빈 공간을 슬금슬금 찾는다. 그러다 먹잇감이 사정권에 들어오는 순간, 갑자기 시간이 빨라진다. 메시가 달리고, 찌르고, 마무리한다. 예전 메시가 번개였다면 지금 메시는 덫이다. 뛰는 시간은 줄었지만, 한 번 걸리면 끝장난다. 단 한 차례 패스, 단 한 번의 움직임, 이어 한 방으로 승부를 결정한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가 지금 북중미 월드컵에서 보여주고 있는 플레이다. 이처럼 메시는 시대와 나이에 따라 다른 선수로 변신했고, 그때마다 새로운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메시의 첫 번째 역할은 오른쪽 측면을 지배하는 드리블러였다. 메시는 16세였던 2003년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끈 포르투(포르투갈)와의 평가전에서 바르셀로나 1군(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메시는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안쪽으로 파고드는 전형적인 왼발 윙어였다...

    2026.07.03 15:21

  • [꼬다리] 누구나의 취약함
    [꼬다리] 누구나의 취약함

    “무슨 일 해요?” 지현이 테이블 맞은편 인국에게 묻자 “무슨 일 없었죠.” 다소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 그러자 지현은 “카페에서 하거나 노래하거나”라며 일의 예시를 들었고, 인국은 “내가 이렇게 대화한 적이 없어서”라며 멋쩍게 웃는다. 인국은 50분 정도 지나자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다며 자리를 뜬다.SBS <내 마음이 몽글몽글-몽글상담소>에 출연한 발달장애인들 간의 소개팅 장면이다. 주로 집과 수영장만을 오간다는 인국은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불안해진다. 어쩌면 50분이 밖에 나와 타인과 대화해 본 최장 시간이었으리라. 그는 소개팅 전, 자신을 소개하는 법과 상대와 어떻게 대화를 할지 예행연습도 해갔다.지현은 또 다른 소개팅 자리에서 “제가 지적장애를 갖고 있어서 시간·돈 계산도 약하고, 교통이 너무 어려워서… 연애한다면 교통 같이해줄 수 있을까요?” 묻는다. 준혁은 “저도 같은 지적장애이긴 한데, 남들하고는 다르지만 더 연습하고 있어요.” 답하며 자신의 ...

    2026.07.03 14:45

  • [오늘을 생각한다] 여기가 마지노선이다
    [오늘을 생각한다] 여기가 마지노선이다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선수들이 광주의 어느 고등학교 야구부를 조롱하는 응원가를 불렀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5월 18일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내건 ‘탱크데이’ 광고로 거센 불매운동에 직면한 직후였다. 영상 속 학생들은 광주 학생들을 겨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를 외쳤다. 그 영상을 보며 나는 십수년 전 어느 날이 떠올랐다.2009년 5월 25일이었다. 이틀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채 몸을 힘겹게 일으켜 강의실로 향했다. 학생들이 둘러앉아 한국 문학에 관해 토론하는 인문대 전공 수업이었고, 상당히 유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평소와 달리, 어두운 기운과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내게 교수가 무슨 일이 있느냐며 말을 건네왔다. 나는 나라에 큰일이 있으니 당연히 마음이 무겁다고 대답했다.은밀하게 소비되던 온라인의 혐오 문화는 선을 스멀스멀 넘어와 오프라인의 영역까지 잠식하고 있다. ...

    2026.07.03 14:44

  • [가장 급진적인 로컬, 동네서점] (9) 안심에서 자란다, 대구 책방아이
    [가장 급진적인 로컬, 동네서점] (9) 안심에서 자란다, 대구 책방아이

    나는 대구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이 도시를 삶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문학 연구자다. ‘대구에 산다’는 말은 종종 개인의 삶이나 연구를 하나의 정치적 이미지로 환원시키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 도시는 오랫동안 보수의 상징으로 호출돼왔지만, 이러한 단일한 이미지는 대구라는 공간에서 실제로 이루어져 온 삶의 다양성과 시간의 결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 정치적 수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호명되는 대구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사이에는 언제나 간극이 존재해왔다.외부에서 덧씌워진 이미지와 달리, 대구 안에서 살아가는 감각은 훨씬 복합적이다. 대구는 국채보상운동, 10월 항쟁, 2·28 학생운동 등 한국 근현대사의 전환점마다 변혁의 불씨가 됐던 도시이기도 하다. 최근의 시간 또한 이를 다시 확인시킨다. 12·3 내란의 국면에서 ‘보수의 심장’이라 불려온 도시의 거리로 나온 TK의 딸들은 대구의 로컬리티가 단일한 정치적 색깔로 환원될 수 없음을 분명히 드러냈다.그럼에도 이러한 ...

    2026.07.03 14:43

  • “여성 일왕 탄생 막아라” 자민당의 역주행…일본에서 여성은 왕이 되면 안되나요
    “여성 일왕 탄생 막아라” 자민당의 역주행…일본에서 여성은 왕이 되면 안되나요

    일본이 시끄럽다. 왕위 계승 논란 때문이다. 왕족 수 부족 우려를 해소하고 왕위 계승을 안정화하기 위해 시작한 논의가 결국 집권 자민당의 ‘여성 일왕 막기 총력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첫 여왕 탄생을 염원하는 대다수 일본 국민의 바람과 달리 정치권에서는 현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대신 80년 전 왕족 신분을 박탈당한 옛 왕족의 후손 남성을 양자로 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논의가 일본 정치권의 낡은 젠더 의식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대 끊길까’ 걱정에도 ‘먼 길 돌아가기’1일 요미우리·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왕실의 구성과 왕위 계승 등을 규정하는 황실전범(皇室典範) 개정안을 전날 임시 각의에서 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다.개정 황실전범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여성 왕족이 결혼 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전후 왕족 신분을 박탈당한 구 왕족 가문의 남계 남성을 양자로 ...

    2026.07.03 14:41

  • [임진모의 K팝 이야기] (1) 음악과 세대 갈등…“이게 왜 좋아?” 코르티스에 갈린 부모와 자식
    [임진모의 K팝 이야기] (1) 음악과 세대 갈등…“이게 왜 좋아?” 코르티스에 갈린 부모와 자식

    음악은 그중에서도 다수가 듣는 대중가요는 세대 통합 아니면 세대 소통에 기여한다고 하지만 그 기본 기능이 잘 작동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모든 것이 갈라져 있는 현실에서 그런 갈등과 경계를 풀고 서로를 조화롭게 묶을 수 있는 것은 이제 음악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도 있지만, 과연 실제로 음악이 그렇다고 동의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음악도 젊은이들과 그들의 부모 세대 차가 고스란히 적용되면서 모두가 함께 들어야 할 음악이 ‘어른 따로, 자식 따로’의 분리 양상이 굳어지고 있다.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와중에 성격이 전혀 다른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 열풍이 터졌다. BTS와 블랙핑크의 K팝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주는 게 고맙긴 해도 어른들은 자신들의 감성과 맞는 트로트 프로그램, 임영웅·송가인의 노래가 가슴에 당기고 반가운 것이다.이 신(新)트로트를 10대와 20대도 즐긴다는 일부 분석에도 불구하고, 여...

    2026.07.03 14:40

  • [이기환의 사래자(思來者)]궁예가 휴전선에 누워있다…풍운의 군주가 꿈꾼 ‘영원한 평등·평화 세계’ 영상 컨텐츠
    [이기환의 사래자(思來者)]궁예가 휴전선에 누워있다…풍운의 군주가 꿈꾼 ‘영원한 평등·평화 세계’

    얼마 전 필자는 한국전쟁 때 미국이 ‘핵무기 투하’를 구상했고, 그 핵심지역으로 ‘철의 삼각지대’(철원-평강-김화)을 꼽았다는 기사를 썼다. 미국은 왜 이 ‘철의 삼각지대’에 한때 6~10발이나 되는 핵무기를 투하할 생각을 했을까.철의 삼각지대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전방지역 고지가 아니다. 삼각형의 북쪽 꼭짓점인 평강 오리산(해발 453m)에서 10여 차례 분출한 용암이 흘러나와 평강(해발 330m)과 철원·김화(해발 220m)에 2억 평이 넘는 드넓은 평원을 이룬 곳이다.그러니 그 평원을 둘러싸고 있는 오성산(1062m)·고암산(780m·김일성고지) 등과 백마고지·피의500능선·낙타고지 등은 빼앗고 빼앗기는 혈투의 장이 되었다. 그 결과는 무승부였다. 혈투 끝에 ‘철의 삼각지대’는 남(철원·김화)과 북(평강)이 대략 반가량씩 나눠 가졌다.군사분계선을 반으로 가르는 도성이 ‘철의 삼각지대’엔 한국전쟁만큼이나 극적인 이야기가 하나 더 숨어 있다. 1100여 ...

    2026.07.03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