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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3호

질문하는 자가 살아남는다…AI 시대, 인문학의 쓸모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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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자가 살아남는다…AI 시대, 인문학의 쓸모에 관하여

“인공지능(AI)이 인문학 일자리를 파괴할 것입니다.”올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말했다. 하버드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 로스쿨을 거쳐 독일 괴테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카프의 이력을 봤을 때, 그의 발언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프 자신의 경험상 기존 대학 학위 중심의 인문학 전공자들이 기술을 모를 때 일자리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였다. 반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다니엘라 아모데이 앤트로픽 사장은 지난 2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문학 공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비판적 사고 능력과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은 미래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외환위기를 거쳐 신자유주의 물살이 급격히 밀려오던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선 “인문학 위기 선언”(고려대 문과대 교수진 및 출판인들의 ‘인문학 위기...

  • “주적은 누구냐” 선거 때면 되살아나는 편가르기…청년 극우의 놀이가 된 ‘주적 챌린지’
    “주적은 누구냐” 선거 때면 되살아나는 편가르기…청년 극우의 놀이가 된 ‘주적 챌린지’

    지난 5월 말 고려대학교 축젯날이었다. 홍희진 진보당 성북구청장 후보(진보당 공동대표)는 안암역을 찾았다. 축제를 마치고 뒤풀이를 하러 가는 학생들에게 인사하기 위해서다. 2번 출구인지 3번 출구인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인도가 좁아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혼자 최대한 도로 쪽에 붙어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 함께 선거운동을 하던 이는 건너편에 있었다.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성 셋이 지나가면서 여러 번 돌아봤다. ‘어, 왜 그러지?’라고 생각할 때 ‘야, 물어봐. 물어봐’라고 하는 말이 들렸다. 잠시 머뭇거리던 남성들이 홍희진 후보 쪽으로 돌아섰다. 2명이 앞으로 다가왔다. 홍 후보 오른쪽에는 변압기처럼 생긴 설비가 있었고, 왼쪽에는 자전거 거치대가 있어서 갑자기 갇힌 모양새가 됐다. 남은 1명은 옆에서 카메라 조명을 켜고 촬영을 시작했다.남성들이 물었다. “아, 요즘 유행하고 있는 게 있는데 뭔지 아세요.” 젊은 남성들이 자당 후보들에게 ‘주적이 누구냐’고 물어보고 다...

    2026.06.17 06:00

  • 더 깊어진 박해영 월드…‘버려진 존재’를 향한 환대의 기록
    더 깊어진 박해영 월드…‘버려진 존재’를 향한 환대의 기록

    박해영 작가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의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24일 종영됐지만, 시청자들은 무가치함과 싸우는 극중 황동만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나의 아저씨>에서 <나의 해방일지>를 건너 다시 <모자무싸>로 이어지는 동안, 매번 새로워지는 표면 아래에는 세 작품을 떠받치는 골격이 있다. 세상의 기준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봐 주며 끝내 존엄을 건져올린다는 믿음이다. 이 믿음이 주는 위안은 크다.박해영의 세계는 늘 버려진 사람들에서 출발한다. 빚과 과거에 짓눌린 이지안(아이유 분), 죄책감과 알코올에 스스로를 가둔 구씨(손석구 분), 20년째 영화감독 데뷔를 못 한 황동만(구교환 분)이 그렇다. 세상의 잣대로는 무가치해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속 깊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서로의 오점을 비난하지 않고 존재 그대로 인정한다. 나를 알...

    2026.06.17 06:00

  • 차영훈 감독 “‘모자무싸’는 너만 후진 게 아니니까 그냥 살아보라는 얘기”
    차영훈 감독 “‘모자무싸’는 너만 후진 게 아니니까 그냥 살아보라는 얘기”

    <동백꽃 필 무렵>, <웰컴투 삼달리>처럼 따뜻한 동네 사람들을 그려온 차영훈 감독에게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는 낯선 도전이었다. 어둡고 무거운 도시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그것도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 등 명작을 쓴 박해영 작가와 처음 호흡을 맞춰 뛰어들었다. 쉬어가는 장면 하나 없이 신마다 감정이 격렬해 매번 전력을 다해야 했다.6월 6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에서 만난 차 감독은 “박해영의 깊이에 차영훈의 대중성을 더해보자. 그런 욕심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자무싸)는 행복이란 완성된 무엇이 아니라 불행하지 않은 상태라는 얘기”라며 “톱배우 오정희(배종옥 분)도, 큰 제작사 최동현 대표(최원영 분)도, 20년째 영화 한 편 못 만든 황동만(구교환 분)이도, 매일 죽으려는 황진만(박해준 분)도 모두 자기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너만 후진 게 아니니까 그냥 살아...

    2026.06.17 06:00

  • [우정 이야기] 우체국도 ‘포용적 금융’…금융 취약계층의 삶 부축
    [우정 이야기] 우체국도 ‘포용적 금융’…금융 취약계층의 삶 부축

    “포용 금융은 금융기관의 의무 중 하나다. 그런데 돈 버는 걸 존립 목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ㄷ”(5월 6일), “본질이 돈놀이니 금융이 원래 좀 잔인하기는 하지만 정도가 있다.”(5월 12일)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연달아 금융권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직격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포용적 금융’을 강조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취약차주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융권에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신용 잠정치를 보면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조원 늘었다. 이중 가계 대출 잔액은 1865조8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은 낮아졌지만, 차주 수 기준 취약차주 비중은 6.4%에서 6.7%로 되레 증가했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층인 경우를 말한다.금융권도 포용 금융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은 2030년까지 1...

    2026.06.17 06:00

  • [문화캘린더]뮤지컬-해몽가-정조, 불면의 이유
    [문화캘린더]뮤지컬-해몽가-정조, 불면의 이유

    [뮤지컬] 해몽가일시 6월 25일~9월 13일 장소 예스24스테이지 1관 관람료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정조가 불면증에 시달렸다는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허구의 인물 ‘유견’을 더해 상상력으로 완성한 사극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다. 불면을 단순한 증상이 아닌 심리적 트라우마와 정치적 불안이 얽힌 문제로 풀어내며, 왕세손 ‘이산’이 이를 극복하고 진정한 왕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마주한 왕세손 ‘이산’과 해몽가 ‘유견’,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깊은 공감과 여운을 전한다.영화진흥위원회의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 선정작인 영화 <잠의 왕(가제)> 시나리오를 각색해 무대화한 뮤지컬 <해몽가>는 지난해 시범 공연을 통해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 라이브 연주로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사와 주요 넘버를 보강하고 새로운 무대와 연출을 더해 더욱 높은 완성도로 관객을 만난다.1776년...

    2026.06.17 06:00

  • [정태겸의 풍경](114) 전북 남원 산내면-노려보는 듯 미소짓는 묘한 얼굴
    [정태겸의 풍경](114) 전북 남원 산내면-노려보는 듯 미소짓는 묘한 얼굴

    식문화 운동을 하는 분을 만나러 전북 남원에 간 길이었다. 몇번을 찾아뵙고 우리의 식문화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떤 것을 어떻게 만들어가는 게 좋을지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마다 많은 생각을 했다. 식탁에서 ‘밥’의 의미를 곱씹곤 했다. 그래서 그분을 만나러 가는 길은 늘 설렜다. 이번에는 일과 관련해서 그분을 만나러 갔다. 전처럼 깊은 이야기를 듣진 못했지만, 손수 지은 밥과 반찬을 곁들여 함께 식사했다. 공장에서 맛의 밸런스를 잡고 예쁘게 포장해 내놓은 음식에선 좀처럼 느끼지 못한 쓰고 시고 짭짤한 식재료의 맛이 오롯이 살아 있었다. ‘살아 있는 밥상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근처에 있는 실상사에 들르기로 했다. 걸어가는 길, 절로 들어가는 길가에 늘어선 장승이 보였다. 아, 장승이라는 걸 본 게 얼마 만인가. 사라져가는 물건이 그곳에 툭툭 놓여 있는 게 그리도 반가웠다. 무심한 듯 깎아 만든 투박한 외양. 그 장승의 행렬 한쪽에는 돌로 만든 석장승도 있었다. 코...

    2026.06.17 06:00

  • [독자의 소리] 1682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82호를 읽고

    “여긴 선거운동 하러도 안 와”…선거철 ‘투명도시’의 민낯경기 동탄에서는 부동산보다 교통 문제를 강조했는데, 이런 경우가 있는 걸 처음 알았네요._네이버 star****복수주소제는 신중히 생각해야 하지만, 선거 관련한 생활인구 문제를 잘 짚었네요._네이버 gu30****서울 구로구와 금천구는 교통도 불편하고, 주거환경은 좋지 않다. 주민들이 떠난 자리에 외국인들이 자리 잡고 있다._다음 h****추미애, 유리천장 깼지만…여성 기초단체장은 3.9%뿐여성 지도력이 없는 게 아니다. 유능한 여성 지도자는 많은데 남성 위주의 생태를 담합하고 협잡하는 거다._네이버 nana****추미애 경기도지사 잘하고 있다. 실력도 있고 강단도 있으니 공약한 사항 잘 밀고 나갈 거다._다음 시****자꾸 ‘여성, 여성’ 하는데, 오히려 여성들이 여성 후보를 더 무시하고 안 찍던데?_경향닷컴 13****더 어릴 때부터, 점점 고액으로 “해도 너무한 선행학습 사교육”공립...

    2026.06.17 06:00

  • [편집실에서] AI 시대 인문학의 가치
    [편집실에서] AI 시대 인문학의 가치

    요즘 세대는 믿기 어렵겠지만 기자의 고등학교 시절엔 문과가 이과보다 문턱이 높았다. 기자는 이른바 ‘응팔’세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성적이 부족하면 이과에 가라. 문과에 가면 잘하는 애들이 많아서 대학 가기 힘들다.” 정년퇴직을 앞둔 그 선생님은 자기 반 학생들의 이름도 모를 정도로 학습지도에 무관심했지만, 이 원칙만은 확고했다. 그는 성적이 애매한 학생들은 성향과 무관하게 이과로 내몰았다. 그가 드물게 보였던 열의였다.대학 역시 문과 전성시대였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등장으로 없어졌지만, 서울대 법대는 지금의 서울대 의대 못지않았다. 경영·경제학은 그때나 지금이나 인기학과였지만 사회학과, 철학과, 사학과, 국문학, 영문학 등 순수 인문계열 학과의 위상도 나쁘지 않았다. 이런 학과들이 소속된 문과대는 어느 대학이든 역사와 전통을 자랑했다. 문과대 전공자가 아닌 기자는 모교에서 가장 고풍스럽고 멋진 건물로 문과대학을 꼽았다. 학교 앞에는 ...

    2026.06.16 06:00

  • [취재 후] 부동산이 또 이겼다
    [취재 후] 부동산이 또 이겼다

    부동산이 또 이겼다.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의 희비를 가른 건 결국 부동산 민심이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0개 서울 자치구 중 8곳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의 득표율이 높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 시가총액(평균 시세 합계) 순으로 정렬해도 ‘오세훈 우세’ 경향이 뚜렷했다. 시가총액 상위 5개구는 강남·송파·서초·양천·강동구(2025년 12월 기준)다. 서울에선 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가 내란 심판·정권 안정론보다 더 강하게 결집한 것이다.불과 1년 전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 21곳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비교해보면 더욱 실감 나는 변화다. 이는 지선이 대선·총선보다 유권자들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이 결정되는 선거라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지선 직전 만난 서울 유권자들은 후보 결정 시 12·3 불법 계엄이나 이념보다 ‘내 삶에 얼마나 도움이...

    2026.06.16 06:00

  • [렌즈로 본 세상]빛으로 담은 간절한 마음…어둠 속의 고백
    [렌즈로 본 세상]빛으로 담은 간절한 마음…어둠 속의 고백

    충남 아산 송악저수지에 어둠이 내려앉으면, 풀숲 사이에서 작은 빛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반딧불이입니다. 빛 한 점이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르면, 또 다른 빛이 그 뒤를 따릅니다. 저수지 수면에는 그 빛들이 번져 어둠과 빛이 함께 출렁였습니다.반딧불이는 깨끗한 물과 오염되지 않은 풀밭에서만 삽니다. 그 작은 생명이 켜지기 위해서는 한 계절의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알에서 깨어나 애벌레로 살다가 번데기를 거쳐 마침내 빛을 얻기까지, 길게는 두 해를 땅속에서 보냅니다. 날개를 달고 빛을 내 날아다니는 시간은 고작 보름 남짓입니다.반딧불이의 빛은 사랑을 찾는 신호입니다. 누군가에게 닿고 싶어 온 힘을 다해 빛을 내고, 어둠 속에서 응답을 기다리는 것. 저수지의 밤은 그 간절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2026.06.16 06:00

  • [신간] 전력이 합리적 상품이라고? 에너지 전환의 뼈아픈 진실
    [신간] 전력이 합리적 상품이라고? 에너지 전환의 뼈아픈 진실

    가격이라는 함정브렛 크리스토퍼스 지음·이동구 옮김·여문책·3만8000원재생에너지가 저렴해지면 기후위기가 해결될까.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화석연료보다 낮아지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에너지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현실은 냉혹하다.세계 전력 생산의 60% 이상은 여전히 화석연료가 지배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속도도 터무니없이 느리다. 발전 비용이 낮아진다고 해서 투자 주체가 얻는 상업적 이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통해 기후 문제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경제성 자체가 여전히 중요한 장애물”이라며 “문제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수익성과 예측 가능성에 있다”고 말한다.저자는 전력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합리적인 상품’이라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진단한다. 전력은 공급과 수요가 실시간으로 일치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고, 저장 비용도 비싸 시장의 힘만으로는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흔히...

    2026.06.15 06:00

  • [신간] “사람들이여 ‘선한 야망’을 가져라”…세상을 바꿀 도발적 제안
    [신간] “사람들이여 ‘선한 야망’을 가져라”…세상을 바꿀 도발적 제안

    모럴 앰비션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이정민 옮김·인플루엔셜·2만2000원‘야망’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무엇을 이뤄보겠다는 희망’이다. 현대사회에서 사람이 품은 야망은 주로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부를 향할 때 따라붙는다. 고학력, 고소득자라고 해도 내 발등의 불에만 집중한다. 당연한 것 같지만, 다른 선택지도 가능하다. 공동체를 위해 무언가 애쓰는 사람, 한 명이라도 떠오르지 않는가. 네덜란드의 젊은 사상가인 저자는 다른 행동이 ‘선한 야망’에서 비롯된다고 본다.전작 <휴먼카인드>에서 “위기의 순간에 인간의 선한 본성이 발현된다”고 주장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는 각자의 능력을 높은 연봉이나 안정적인 경력을 추구하는 데 쓰지 말고 기후위기, 불평등, 빈곤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평범한 사람 누구라도 자신과 상관없는 질병 퇴치를 위한 자선사업에 앞장설 수 있다는 생각이고, 실제 그런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선한 야망을 품는 것에서 ...

    2026.06.15 06:00

  • [주간 舌전] “김 총리 다른 역할 맡는 게 적정”
    [주간 舌전] “김 총리 다른 역할 맡는 게 적정”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여 역할을 바꾸게 됐다.”이재명 대통령이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표명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칭찬하면서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의 정말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고 말했다.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나서려는 김 총리가 이 대통령이 지원하는 ‘친명 후보’임을 인증한 것이다.이 대통령은 “국가 운명을 놓고 수천만명이 고민하는 이 상황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죽을힘을 다하는 것과 딴마음 먹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때 전북 지키기에 올인하는 등 선거 유세를 전대 운동으로 삼았다는 비판을 받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정 대표의 연임 도전에 제동을 건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이 대통령은 “집 안에 들어온 사람에게 ‘원래 우리 색깔은 이거야’, ‘너 언제든지 나가서 배신할 거...

    2026.06.15 06:00

  • ‘K젠슨’ 신드롬 가고 ‘엔비디아 세금’ 온다
    ‘K젠슨’ 신드롬 가고 ‘엔비디아 세금’ 온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월 5~9일 방한하는 동안 한국은 곳곳이 들썩였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뿌리였던 게임 업계 방문을 시작으로 은둔의 대기업 총수들을 대중 앞에 내세우며 구름 인파를 몰고 다녔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삼겹살과 소주, 치킨으로 ‘먹방 세일즈’를 하며 스스로를 ‘K젠슨’으로 불러달라고 했다.그는 이번 방한을 통해 남는 장사를 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AI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기업에 확약을 얻었고, 수요 측면에서는 피지컬 AI와 AI 인프라라는 미래 먹거리까지 알뜰히 챙겼다. 이 과정에서 황 CEO는 엔비디아의 최신 ‘풀스택’(Full-stack· 칩과 소프트웨어 등을 함께 묶은 AI 인프라 패키지)을 한국의 대기업들이 채택하게 만들면서 영업의 저변을 넓혔다.한국도 AI 산업의 핵심 거점 기지로 눈도장을 찍었다. 황 CEO가 방문한 국내 기업들은 엔비디아와 파트너가 됐다는 ...

    2026.06.15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올림픽공원’ 윤어게인이 주도하도록 놔둬선 안된다
    [오늘을 생각한다] ‘올림픽공원’ 윤어게인이 주도하도록 놔둬선 안된다

    ‘재선거’가 ‘부정선거 재선거’로 바뀌더니, 이젠 ‘당일 투표 수개표’까지 덧붙여졌다. 지금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외쳐지고 있는 구호다. 평일 낮에도 천 단위의 사람이 모여 연사 한 사람 없이 이 구호만 쉬지 않고 외친다. 저녁 무렵이 되면 퇴근하고 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둘 더해지기 시작한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참가자가 많이 줄었다. 동력도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현장 분위기가 힘이 빠지거나 처지는 느낌은 아니다.올림픽공원은 거점화돼 가고 있는 모양새다. 자원봉사자들이 체계를 이뤄 동선을 관리하고, 푸드트럭과 냉난방 버스와 피켓 제작 부스가 저마다의 자리에 배치돼 있으며, 구호와 주장이 적힌 자보가 줄지어 부착된 게시판도 곳곳에 형성돼 있다.나는 극단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고립돼 집회가 사그라질 것이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번 형성된 물리적 거점에는 규모의 증감과 무관하게 체계와 논리가 생긴다. 그런 장소에선 사람의 생각...

    2026.06.12 15:14

  • [꼬다리] 깔깔메이트를 찾아서
    [꼬다리] 깔깔메이트를 찾아서

    지난 4월 말부터 출입처를 떠나 디지털 플랫폼 기반 콘텐츠를 생산하는 부서에서 일하는 중이다. 마지막 내근이 2021년 6월이었으니 약 5년 만에 회사로 들어왔다. 업무가 완전히 손에 익은 건 아니지만, 좋은 동료들을 만나 내 몫을 찾아가며 일하고 있다. 다만 신문사에서 신문을 안 만드는 기자로 산다는 건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숏폼이 대세가 된 시대에 ‘노잼’은 유죄다. 지면과 포털 밖 제3지대에서 팔리는 콘텐츠는 재미 추구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다. 사회부, 정치부를 거치며 머리가 굳을 대로 굳은 내게 유일한 희망은 회사 내 ‘깔깔메이트’의 존재다. 가깝게는 유튜브팀, 뉴스레터팀 동료들이 있는데 나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콘텐츠를 고민해온 이들이다. 그런 그들과 수다를 떨며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게 그나마 비빌 언덕이다.깔깔메이트는 말 그대로 함께 있으면 깔깔 웃게 되는 친구나 동료, 지인을 뜻하는 신조어다. SNS나 커뮤니티엔...

    2026.06.12 15:13

  • [IT 칼럼] 무한 스크롤의 덫
    [IT 칼럼] 무한 스크롤의 덫

    ‘무한 스크롤’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라이브 이미지 검색팀이 관련 특허를 출원하면서였다. 그때만 해도 그들은 이것이 인류의 뇌 구조를 뒤흔들 디지털 시대의 판도라 상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사용자가 ‘다음 페이지’ 버튼을 누르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고안된 이 우아하고 매끄러운 기술은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라는 숏폼 콘텐츠와 결합하면서 현대인의 집중력을 갉아먹는 완벽한 덫으로 진화했다.끝이 없다는 것은 곧 멈출 명분과 신호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거나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느끼는 자연스러운 종료의 감각을 빼앗긴 채, 영원히 지속하는 알고리즘의 쳇바퀴 속에 갇혀버렸다.이 덫이 이토록 치명적인 이유는 우리의 뇌가 가진 원초적인 신경화학적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타격하기 때문이다. 15초에서 60초 남짓한 짧은 영상들은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극한으로 쥐어짠다. 스크...

    2026.06.12 15:12

  • “하나의 시대가 저문다”…‘20년 쌍두마차’ 메시와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
    “하나의 시대가 저문다”…‘20년 쌍두마차’ 메시와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

    2007년 스위스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그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는 훗날 세계 축구사를 바꿔 놓을 3명이 있었다. 수상자는 카카(브라질)였다. 그러나 지금도 더 강렬하게 회자하고 있는 장면은 그에 앞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당시 2위는 ‘아르헨티나의 젊은 공격수’ 리오넬 메시, 3위는 ‘포르투갈의 신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시상자로 나선 브라질 축구의 전설 펠레가 실수로 호날두에게 2위 트로피를 건넸다. 당시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곧바로 개입해 두 선수에게 트로피를 바꾸도록 했다. 메시와 호날두는 모두 썩 달갑지 않은 표정이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최근 “그 짧고 어색한 순간은 이후 20년 가까이 세계 축구를 지배하게 될 세기의 라이벌 관계를 알리는 상징적 장면”이라며 “그때만 해도 두 선수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높이, 얼마나 집요하게 축구계를 양분할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전했다.그때부터 10년 동안 발롱도르와 FIFA 올해...

    2026.06.12 15:12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74) 서로에게 뮤즈인 사람들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74) 서로에게 뮤즈인 사람들

    서브병이 시작됐다. 주인공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 같은 서브, 즉 조연들의 활약상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경북 칠곡 할머니들의 문해 과정을 다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과 러시아 혁명 이후 파리로 망명한 여성 화가의 삶을 그린 <렘피카>, 1980년대 영국 광산촌 소년의 성장담 <빌리 엘리어트>, 그리고 판소리의 비극적 계승을 다룬 <서편제> 등이 대표적이다. 국적도 시대도 다르지만, 작품들은 격변하는 근현대를 살아낸 인물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예술로 승화해 목소리를 찾는지 보여준다. 곁에서 응답하며 이들의 영감을 끌어낸 뮤즈들이 있기에 가능한 성장이다.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김재환 원작, 김하진 극작, 오경택 연출, 김혜성 작곡, 신선호 안무, 이엄지 무대, 원유섭 조명, 박상연 영상)은 실제 칠곡군 문해 학교 할머니들 이야기를 모티브로 무대화한 작품이다. 팔순 전후 네 할머니는 세상 두려울 게 없다. ...

    2026.06.12 15:11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62) 인간을 고용하지 마라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62) 인간을 고용하지 마라

    지난 화에서는 삼성전자 성과급 투쟁을 다뤘습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에 이르는 약 45조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고, 사측은 100조원의 손실을 경고했으며, 주주들은 인건비가 치솟는 현실에 격분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버스 승차장 앞에는 이 갈등을 단번에 끝내겠다는 듯한 광고판이 서 있었습니다. “인간을 고용하지 마라(Stop Hiring Humans).”광고를 내건 AI 스타트업 ‘아티잔(Artisan)’의 메시지는 노골적입니다. “아티잔은 워라밸을 불평하지 않는다”, “HR 면담을 요구하지 않는다”, “숙취로 출근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AI 직원은 파업하지 않고, 성과급을 요구하지 않으며, 노동조합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창업자는 의도된 도발이었다고 했지만, 그 한 문장은 지금 노동시장의 흐름에 대한 가장 솔직한 자백이기도 합니다.로봇은 파업하지 않는다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사측과 주주가 도달하는 결...

    2026.06.12 15:10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 (14) It’s me, 루카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 (14) It’s me, 루카

    우리는 모두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의 처음은 어떤 모습일까?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조상은 같을까? 깊은 바다의 검은 굴뚝 같은 열수구에서 뜨거운 물이 솟구친다. 햇빛은 닿지 않고, 산소도 거의 없으며, 주변은 금속과 황 성분이 뒤섞인 낯선 세계다. 그런데 바로 이런 장소가 지구 생명의 가장 오래된 기억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 인간, 고래, 소나무, 버섯, 대장균까지 오늘날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거꾸로 추적하면 어느 순간 조상이 되는 한 생명체에 닿게 된다. 과학자들은 그 존재를 루카(LUCA·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루카는 정말 지구 최초의 생명체였을까, 아니면 수많은 실패와 소멸 뒤에 살아남은 단 하나의 계통이었을까?우리의 조상은 누구인가?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하나의 가계도로 그리면,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운 친척들 사이에 살고 있다. 인간은 침팬지와 약 600만~700만년 전 공통 조상을 공유한다. 더 거슬러 ...

    2026.06.12 15:09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37) 샌타모니카, 종착지에서 ‘트럼프주의’를 생각한다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37) 샌타모니카, 종착지에서 ‘트럼프주의’를 생각한다

    ‘루트 66’. 유학 시절 박사과정을 끝내고 논문을 쓰기 위해 로스앤젤레스(LA)에 살면서 미주한국일보 기자로 일한 적이 있다. 그때 가끔 머리를 식히러 들렀던 곳이 LA 서쪽 끝 바닷가에 있는 샌타모니카다. 샌타모니카 부두에 올라가자, 많은 상점과 인파 사이로 한 간판이 나타났다. 시카고에서 출발해 LA에서 끝나는 미국 최초의 대륙 횡단도로 ‘루트 66’의 종착지라는 표시다. 루트 66은 이제 사라졌고, 나는 이 도로를 타고 오지 않았다. 하지만 루트 66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미국 답사를 이곳에서 끝내기로 했다.‘돌아선 자유의 여신’. 두 달간의 여행을 통해 느낀 미국의 현주소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내가 찍은 사진처럼, 돌아선 자유의 여신이라고 답하고 싶다. 물론 원주민 학살, 노예제 등이 있지만 미국은 자유의 여신상이 상징하는 것처럼, 어느 정도는 ‘자유의 나라’, ‘이민자의 나라’, ‘기회의 땅’이었다. 이제 미국은 그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뉴욕 한가운데 울...

    2026.06.12 15:09

  • [박성진의 국방 B컷](59) 합참에는 왜 ‘지상작전과’가 없을까…최전방에서 ‘손에 손잡고’ 경계하는 이유
    [박성진의 국방 B컷](59) 합참에는 왜 ‘지상작전과’가 없을까…최전방에서 ‘손에 손잡고’ 경계하는 이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최전방 일반전초(GOP) 경계병력을 2만2000여명에서 60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경계작전 방식을 ‘선형 개념’에서 인공지능(AI) 기반 감시 체계 도입과 함께 ‘지역 벨트 개념’으로 바꿔 최전방 경계병력을 지금보다 73%가량 줄이겠다는 내용이었다.당장 보수 진영은 “경계병력 감축은 이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가 자진해서 최전방 경계병력을 줄이겠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선택이냐? 휴전 상태의 한반도에 맞지 않는 궤변일 뿐”이라며 비판했다. 일부 보수 언론도 가세했다. 그러자 안 장관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6000명’은 단계별 작전성 검토를 거쳐 2040년쯤 계획 중인 목표치”라고 해명성 설명을 내놓았다. 안 장관은 “2027년까지 과학화 시스템 성능개량과 시범운용을 거쳐 1단계(2031년), 2단계(2035년)를 거쳐 미래 경계 체제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

    2026.06.12 15:08

  • [구정은의 수상한 GPS](32) “알바니아는 판매용이 아니다”…트럼프 사위 리조트에 맞선 ‘플라밍고’
    [구정은의 수상한 GPS](32) “알바니아는 판매용이 아니다”…트럼프 사위 리조트에 맞선 ‘플라밍고’

    동유럽의 알바니아. 조용하던 이 나라에 정부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 시끄럽다.발단은 지중해에 면한 즈베르네츠, 나르타의 해안지대에서 추진되는 초호화 개발 프로젝트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플라밍고와 바다거북 서식지를 침범한다며 반발했다. 5월 30일(현지시간) 개발업체가 철조망을 둘러치고 통행을 막자 시위가 시작됐다. 개발업체 사설 경비원들이 복면을 쓰고 환경운동가들과 충돌했는데, 경찰은 보고도 방관해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시위는 수도 티라나로 번졌다. 플라밍고 모양의 피켓을 든 시위대가 연일 거리에 나와서 개발 중단과 외국인 투자 폐지, 에디 라마 총리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40억유로 개발에 낀 트럼프 사위“알바니아는 판매용이 아니다.” 시위대의 슬로건이다. 출발점은 환경 문제였지만, 그 뒤에는 정부가 외국자본과 결탁해 땅장사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있다. 정부는 2024년 환경 관련 법률을 고쳐 보호구역 규제를 풀어줬다.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40억유로...

    2026.06.12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