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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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0호

  • [취재 후] 다시 삼성 공화국
    [취재 후] 다시 삼성 공화국

    삼성전자 노조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자 지난 5월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5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다”라며 “연대하고 책임지며 모두 함께 잘사는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했다. 두 사람 모두 ‘함께’를 강조한 것이다.이들이 말하는 ‘함께’를 쉽사리 믿을 수 없었다. IMF 금융위기 때 전 국민이 고통을 같이 짊어졌지만, 불평등은 더욱 심해졌다. 경쟁은 치열해졌고 개인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삼성은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을 이어가다 노조 파괴 공작으로 임원진이 유죄 판결을 받은 뒤에야 노조가 설립됐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편법 활용, 권력과의 유착이 문제 된 적도 있다. 최근 삼성 주가는 계속 올랐지만, 실...

    2026.05.27 06:00

  • [우정 이야기]우편물 3280만통 예상…우체국, 지선 ‘비상근무’
    [우정 이야기]우편물 3280만통 예상…우체국, 지선 ‘비상근무’

    선거가 다가올수록 가장 바쁜 조직 중 하나가 우체국이다. 전 국민에게 투표안내문을 발송하는 것은 물론, 건강이 좋지 않아 현장 투표가 어려운 취약계층 등의 투표권 행사도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 우체국도 선거우편물의 신속·정확한 배송을 위해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5월 12일부터 선거 당일인 6월 3일까지 ‘선거우편물 특별소통’에 착수한 상태다.이번 특별소통 기간 취급될 선거우편물은 선거공보와 투표안내문 약 2449만통, 관외 사전투표용지 회송 우편물 약 261만통을 포함해 총 3280만통에 달할 전망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상당한 양의 선거우편물을 취급하기 위해 인력 확보와 장비·시스템 점검을 진행해왔다.우정사업본부 본사와 각 지방우정청, 전국 우체국엔 ‘선거우편물 특별소통 비상대책본부’가 설치된다. 비상대책본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

    2026.05.27 06:00

  • [문화캘린더] 전시-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양감’은 어떻게 예술이 됐나
    [문화캘린더] 전시-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양감’은 어떻게 예술이 됐나

    [전시]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일시 4월 24일~8월 30일 장소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전관 관람료 일반 2만3000원 청소년 1만8000원 어린이 1만5000원 미취학 아동 1만2000원 48개월 미만 무료“예술에서 양감은 관능이라는 특정한 개념과 맞닿아 있다. 나는 회화가 관대하고, 감각적이고, 육감적이어야 한다고 확신한다.”(페르난도 보테로)콜롬비아 출신의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1932~2023)의 귀환을 알리는 대규모 회고전이 4월 24일부터 열리고 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양감을 미술사에서 유례없는 경지로 끌어올린 작가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한다. 국내 전시는 예술의전당과 씨씨오씨가 주최하며, 창간 80주년을 맞은 경향신문이 후원한다.보테로는 과장된 듯하면서도 균형 잡힌 풍만한 형태, 유머와 아이러니가 어우러진 화면,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정서가 깃든 색채로 자신만의 확고한 사조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는 1970년...

    2026.05.27 06:00

  • [시네프리뷰]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스타워즈’ 시리즈의 ‘새로운 희망?’
    [시네프리뷰]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스타워즈’ 시리즈의 ‘새로운 희망?’

    제목: 만달로리안과 그로구(Star Wars: The Mandalorian and Grogu)제작연도: 2026제작국: 미국상영시간: 132분장르: SF, 모험, 액션감독: 존 파브로출연: 페드로 파스칼, 시고니 위버, 제레미 앨런 화이트개봉: 2026년 5월 27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2012년 10월 루카스 필름을 인수한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본격적인 <스타워즈> 상품화에 총력을 다 한다.조지 루카스가 주로 연출했던 기존 오리지널 6편 시리즈의 뒤를 잇는 새로운 3부작인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 에피소드 8 <라스트 제다이>, 에피소드 9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2년 간격으로 개봉하고, 외전인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까지 공격적으로 만들어 공개했다.하지만 갈수록 원전이 가진 명성의 틀 안에 갇힌 상투적 자기 복제의 한계를 ...

    2026.05.27 06:00

  • [신간] 상식을 뒤집은 농부들
    [신간] 상식을 뒤집은 농부들

    농업 고수가나이 마키 지음·정영희 옮김·상추쌈·1만6000원감귤 농가들은 가지치기할 때 하늘로 뻗은 위쪽 가지를 미리 쳐낸다. 위쪽 가지가 만드는 그늘을 없애야 나무 전체에 햇볕이 골고루 들고, 그래야 귤의 당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오랫동안 상식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도호 마사노리는 일본 농협 직원으로, 감귤 농가에 가지치기 기술을 가르쳐왔다. 교육 때마다 밭과 나무를 바꾼 탓에 농부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에게는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었다. 그가 정석대로 가지치기한 나무는 이듬해 해거리를 하기 일쑤였다. 이를 모르는 농부들은 “역시 도호는 기술이 좋아”라고 칭찬했지만, 그는 자신의 기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내 가지치기 방식, 농협이 권장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밭에 비료와 제초제를 뿌리고, 돌멩이를 골라내고, 여름순을 모조리 따내는 게 만감류 재배의 상식이다. 그러나 도호가 보기에는 그렇게 하지 않은 밭에서 더 좋은 열매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2026.05.27 06:00

  • [신간] 화성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신간] 화성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비커밍 마션스콧 솔로몬 지음·이한음 옮김·세로북스·2만4500원지난 4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가 달 뒷면을 돌아 지구로 안전하게 돌아왔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달과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우주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제 질문이 바뀌었다. ‘우주에 어떻게 갈 것인가’가 아니라 ‘우주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로 말이다.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인간이 화성에 정착하게 됐을 때 겪을 단·장기적 변화를 탐구한다. 희박한 대기, 독성 물질이 포함된 토양, 우주방사선 등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 인간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산소가 부족해 우주복을 평상시에 입어야 한다면, 땀을 흘리는 형질이 도태되고, 그래서 땀샘의 수가 줄어들면 체취가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냄새를 맡는 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우주 인간’으로 ‘진화’하는 것인데, 이 가정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으...

    2026.05.27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94) 제주 서귀포 해역-어렝놀래기 암수의 다정한 동행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94) 제주 서귀포 해역-어렝놀래기 암수의 다정한 동행

    2020년 여름, 제주 서귀포 해역을 찾았을 때였다. 푸른 물결 아래로 흔하게 지나치던 용치놀래기 무리 사이 어렝놀래기 한쌍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컷은 짙은 흑자색 몸 위로 황갈색 반점이 은은하게 번졌고, 암컷은 황갈색과 적갈색에 작은 검은 점을 흩뿌린 듯 품고 있었다. 서로 다른 색을 지녔지만 묘하게 닮은 분위기였다.처음에는 서로의 시선이 부끄러운 듯 일정한 거리를 두고 머뭇거렸다. 그러나 잠시 뒤, 조심스레 몸을 기울이며 같은 방향으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마치 바닷속에서 짧은 눈인사를 나눈 뒤 오래된 약속이라도 확인한 듯했다. 잔잔한 조류 사이를 나란히 가르며 움직이는 모습은 서로를 의지하는 동행처럼 느껴졌다. 제주 바다의 푸른빛 속에서 두 마리가 만들어낸 작은 장면은, 바다에도 다정함이라는 감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주고 있었다. 어렝놀래기는 난류의 영향을 받는 남해와 제주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놀래깃과 어류다. 생활 공간은 용치놀래기와 비슷하며, 암반과 모래가...

    2026.05.27 06:00

  • [독자의 소리] 1679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79호를 읽고

    “회사만 오면 가슴이 아팠다”…삼전 호황에 지워진 청년 연구원의 죽음나도 주주지만, 직원들이 죽어 나가면서 100만 전자 되는 건 원치 않는다._ 경향닷컴 Harrison****삼성전자·하이닉스 때문에 회사원의 99%가 스트레스받는 건 왜 모르나?_ 경향닷컴 별****이런 사람들에게 업적에 따라 주는 것이 성과급이다._ 경향닷컴 케****삼성전자 성과급 논쟁에 빠진 것…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국가 시스템에서 재분배 구조가 확보돼 있는데 또 다른 시스템이 필요한가?_ 다음 야****성과급을 현금으로 주지 말고 전부 주식으로 주시오._경향닷컴 임****삼성 노조 반도체공장에서 백혈병으로 죽은 직원들 사건에는 침묵하더니 고액 성과급에는 파업이라!_germ****‘절윤’ 못한 국민의힘, ‘윤 어게인’ 침투 통로 됐다극우는 국민의힘이라는 숙주에 기생하고, 국민의힘은 국민에 기생하고…._경향닷컴 경향9****장동혁과 그 일당은 역사에 죄를 짓고 있다...

    2026.05.27 06:00

  • [편집실에서] 재래식 언론의 쓸모
    [편집실에서] 재래식 언론의 쓸모

    박근혜 정부 때로 기억한다. 몇몇 지인에게 “기자들은 기자실에서 무얼 하느냐”는 말을 들었다. ‘기자들은 기자실에서 노닥거리며 보도자료나 받아쓰는 게으른 사람들’이라는 의도가 엿보였기에 화가 났던 기억이 난다. 당시 유튜브 이전 팟캐스트 등이 부각되고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불신이 커지던 시기였다.당연히 기자들은 놀고먹는 존재가 아니다. 보도자료만 해도 그대로 베낄 수 없다. 기자들은 보도자료를 받게 되면 각사의 관점을 담아 기사로 만든다. 기사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자료는 버려진다. 현장에서 부실한 기사를 보낼 수도 있으나, 이 경우 데스크에 의해 걸러지거나 다듬어진다. 기자들은 담당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을 납득시키는 기사를 쓸 수 있다. 한가하지도 않다. 기자가 오래 근무했던 정치부의 경우 각종 회의와 만찬 등을 취재하느라 늦은 밤 자주 대기했다.물론 기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할 것이다. 영화 <내부자들>,...

    2026.05.27 06:00

  • 채권자경단의 반격…내 지갑이 위험하다
    채권자경단의 반격…내 지갑이 위험하다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국채 금리 상승세가 주요 국가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0년물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5월 19일(현지시간) 한때 5.2%까지 치솟은 후 5.1% 안팎을 맴돌고 있다. 30년물 금리가 5.2%에 도달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세계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만기 미 국채 금리도 같은 날 4.6%까지 치솟은 후 4.5%대를 유지하고 있다.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저금리 기준 역할을 해왔던 일본의 국채금리도 심상치 않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5월 18일 4%를 돌파했는데, 이는 1999년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 스페인 등의 국채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10년물 금리는 4.2% 안팎의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1년 전 2.7%에서 많이 올랐다.시장에서 30년물 금리 급등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2026.05.26 06:00

  • 전쟁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그 ‘전쟁의 선’이 흔들리고 있다”
    전쟁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그 ‘전쟁의 선’이 흔들리고 있다”

    어지러운 세상이다.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과 무력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어떤 전장에서든 한 가지 분명하게 지켜져야할 원칙이 있다. 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과 이들을 돕는 인도주의 활동가와 의료진은 공격 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전시 민간인 보호는 제네바협약에 뿌리를 둔 국제법상의 원칙이며, 넘지 말아야 할 ‘전쟁의 선’이다.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서울역사박물관이 대한민국의 제네바협약 가입 60주년을 기념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함께 지난 5월 15일 개최한 ‘전쟁에도 선은 있다’ 전시는 전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전쟁의 선’이 형해화됐음을 보여준다.콩고민주공화국의 열 살 소년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후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폭격으로 파괴된 예멘의 건물 잔해 사이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구호활동을 하던 구급차는 수십발의 총탄 세례를 받고 멈춰섰다. ‘전쟁의 선’을 넘은 참상 현장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전쟁의 규칙...

    2026.05.26 06:00

  • “오로지 돈만 쫓는 사회…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
    “오로지 돈만 쫓는 사회…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

    돈과 권력, 명예를 가진 이른바 상류층이 모여산다는 강남.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짙다. 마약, 엘리트들의 잔혹 범죄, 살인으로 이어지는 가족 간 재산 분쟁, 묻지마 살인···. 언론 사회면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강남의 어두운 풍경이다.1995년부터 31년째 강남에서 정신과 의원을 운영 중인 김정일 원장은 5월 14일 인터뷰에서 “강남은 여전히 거대한 정신병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자신의 진료 경험을 담은 에세이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를 냈는데, 3년이 지난 현재 강남의 모습은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김 원장은 “강남 환자들에게 사람을 믿느냐고 물어보면 99.9%가 못 믿는다고 답한다. 사람을 안 믿으면 따뜻할 수가 없다. 그게 바로 정신병동”이라며 “서로 경쟁하고 각축하다 보니 강남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생겼다. 돈에 입각해 판단하는 문화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강북에는 대를 이어 살아온 이웃이 있지만, 강남은 ...

    2026.05.26 06:00

  • [렌즈로 본 세상] 천천히 볼수록 더 아름답다, 백사실계곡의 신록
    [렌즈로 본 세상] 천천히 볼수록 더 아름답다, 백사실계곡의 신록

    봄날 오후, 서울 종로구 백사실계곡. 숲은 멀리서 보면 그저 초록이 짙어진 계절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저마다 다른 빛의 결을 품고 있다. 바위틈 사이로 스며든 햇살은 나뭇잎 위에 잠시 머물다 떠나고, 그 짧은 순간 잎들은 가장 선명한 초록으로 숨을 쉰다. 어떤 잎은 가장자리가 투명하게 빛나고, 어떤 풀잎은 어둠 속에서 홀로 떠오른 듯 선명하다.빛은 모든 초록을 같은 색으로 비추지 않는다. 갓 돋아난 연둣빛 잎에는 어린 생명의 부드러움이 스며 있고, 깊은 그늘에 놓인 잎들은 짙은 녹색으로 고요한 시간을 견디고 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잎맥 위로 흐르는 빛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그 움직임은 마치 숲이 아주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처럼 느껴진다.숲은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천천히 바라볼수록 더 깊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백사실계곡의 신록은 그래서 ‘보는 풍경’이라기보다 오래 들여다보게 되는 풍경에 가깝다. 눈부시게 밝지 않아 더 편안하고, 조용히...

    2026.05.26 06:00

  • [주간 舌전]“어떤 해명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주간 舌전]“어떤 해명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어떤 해명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월 19일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이번 사안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오신 모든 분들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스타벅스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연 ‘탱크데이’는 5·18 광주항쟁을 폄훼하고, ‘책상에 탁!’ 등 박종철 열사 사망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을 사용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특히 인스타그램에 “공산주의가 싫다”고 적고 ‘멸공’ 해시태그(#)를 반복적으로 썼던 정 회장의 과거 전력이 논란이 됐다. 문제의 이벤트가 정용진 기획작품 아니냐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사건이 터진 5월 18일 정 회장이 격노해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회장이 본인이 사과할 일을 마치...

    2026.05.25 06:00

  • 조국과 한동훈의 평행이론…그들은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조국과 한동훈의 평행이론…그들은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6·3 선거가 잠룡 두 사람을 띄우는 선거가 될 것이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점점 더 강화될 것이다. 박민식·한동훈, 김용남·조국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말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큰 이슈 없이 흘러가는 선거가 되는 게 아니냐고 했는데 그게 아니게 된 것이다.”6·3 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최소 3파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주목받은 선거구가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구갑이다. 흥미를 끄는 건 해당 지역구 주인공들이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지만, 현재로서는 전망이 불투명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라는 점이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당선을 확신하고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때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3위로 밀리는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묘하게 닮은 조국·한동훈의 행보비록 진영을 달리하지만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묘하게 닮았다. 조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법무부 장관이었고, 한 후보는 ...

    2026.05.25 06:00

  • “트럼프 정치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고 전략적으로 견뎌야 할 문제”
    “트럼프 정치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고 전략적으로 견뎌야 할 문제”

    미국 내 ‘반트럼프’ 정서가 견고해지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재집권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집권 2기 최저치(34%·4월 28일 발표, 로이터·입소스)를 기록한 이후 대통령 지지율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40%를 밑돌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5월 15~18일 진행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5%. 앞서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5월 11~15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37%이었다.9년 만의 방중(5월 13~15일)이라는 외교적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반등은 없었다.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가 상승 등으로 오히려 반트럼프 여론은 거세지는 분위기다.트럼프 대통령은 언제까지 전쟁을 이어갈까. 최근 한국을 찾은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지난 5월 19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로서는 최소한 6월 초·중순까지는 이 전쟁을 마...

    2026.05.25 06:00

  • [미디어 리빌딩] ‘바윗덩어리’만 기억하는 세상에서…조회수로는 구할 수 없는 삶이 있다
    [미디어 리빌딩] ‘바윗덩어리’만 기억하는 세상에서…조회수로는 구할 수 없는 삶이 있다

    심장병과 청각 장애를 갖고 태어난 하늘이(가명·2)는 홀로 아픔을 토해냈다. 친모는 중증 장애로 하늘이를 돌볼 수 없었고, 병원엔 전담 인력이 없었다. 침대 난간을 붙잡고 울고 있던 하늘이를 처음 본 간병인 양미영씨는 숨이 멎을 듯한 슬픔을 느꼈다. 슬픔의 크기만큼 애정을 쏟기로 했다. 그리고 큰 병원비 부담에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가 데려가자”고 결심했다.하늘이를 돌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양씨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장애아동 돌봄 서비스’의 돌보미 자격증을 땄지만, 주소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 현실적인 한계 앞에서 절망하던 찰나 이설화 강원도민일보 기자를 만났다. 이 기자는 강원도 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추적 취재 중이었다. 아이를 돌보느라 병원 계단을 수천 걸음씩 오르내리던 양씨에게 이 기자가 던진 “운동하시네요?”라는 첫 질문을, 양씨는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진짜 너무 고맙더라고요. 평소엔 나 몰라라 하던 공무원들인데 기사가...

    2026.05.25 06:00

  • [미디어 리빌딩] 자업자득으로…재래식 언론, 긁힌 건 맞습니다만
    [미디어 리빌딩] 자업자득으로…재래식 언론, 긁힌 건 맞습니다만

    레거시 미디어를 향한 ‘재래식 언론’이라는 표현 요즘 자주 쓰인다. 유시민 전 의원이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등에서 “재래식 언론이 갖고 있던 저널리즘 독점권이 깨졌다”고 한 게 발단이 됐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17일 정부 업무 보고에서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을 꺼냈다.“요즘은 ‘재래식 언론’이라고 그러던데 특정 언론이 스크린해서 보여주던 것만 보이던 시대가 있었다. 그럴 때는 소위 게이트키핑(Gatekeeping) 역할을 하면서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고, 필요하면 살짝 왜곡하고, 국민이 그것밖에 못 보니까 많이 휘둘린다. 지금은 실시간으로 보고 있지 않냐. 제가 말하는 이 장면도 최하 수십만명이 직접 보게 될 거다.”재래식이라는 표현은 구식, 낡은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결국 신식, 새것으로 대체돼 없어져야 할 것이라는 함의도 품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로선 멸칭이다. 다만 TV·신문이 유튜브 채널과 경쟁에서 사실상 주도권을 넘겨준 현 미디어시장...

    2026.05.25 06:00

  • [미디어 리빌딩] 재래식이라는 오명에도…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한다
    [미디어 리빌딩] 재래식이라는 오명에도…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종이신문·방송과 같이 전통적인 언론 매체가 제공하는 뉴스를 점차 찾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레거시 미디어를 ‘재래식 언론’으로 규정하고 비판과 비난을 쏟아낸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 또는 정부 정책과 관련한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직접 저격도 했다. 그야말로 레거시 미디어(기성 언론)의 수난 시대다.하지만 ‘레거시 미디어는 사회악, 뉴 미디어는 희망’이라는 이분법 속에서 정작 시민에게 필요한 뉴스는 무엇인지, 좋은 뉴스를 생산하기 위한 구조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2025년 9월 주간경향은 ‘공장장 가라사대-팬덤 권력’ 보도를 통해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논쟁을 다뤘다. 시민들이 왜 레거시 미디어가 아닌 김어준 방송을 듣는지, 김어준 방송이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이번엔 레거시 미디어의 현실이 정말 어떤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레거시 미...

    2026.05.25 06:00

  • [꼬다리] 인기 없는 나무
    [꼬다리] 인기 없는 나무

    최근엔 금요일에도 술을 안 마시려고 한다. 토요일 아침 가벼운 몸으로 산책을 하고 싶어서다. 몇주 전에는 친구들과 김밥을 싸들고 서울 서대문구 백련산에서 만나 북한산 자락까지 이어지는 길을 걸었다. 왕성하게 세력을 뻗친 나무들이 만든 그늘은 한낮에도 서늘했다.걷다 보니 은은하게 달콤한 향기가 났다. 흰 꽃이 주렁주렁 매달린 아까시나무 군락지가 펼쳐졌다. 어렸을 때 아까시나무꽃을 따서 먹은 이야기, 가지에서 이파리를 하나씩 떼어내며 짝사랑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점쳤던 이야기를 한참 떠들었다.며칠 뒤 취재 현장에서도 다시 아까시나무를 만났다. 한강 위에 떠 있는 노들섬에서다. 서울시는 이곳에 ‘노들 글로벌 예술섬’을 조성하는 공사를 추진 중이다. 공중에 떠 있는 꽃잎 모양 정원을 짓느라 섬의 나무 637그루 가운데 326그루(51.2%)를 베어낼 예정이다. 사라지는 나무 중에는 아까시나무가 189그루로 가장 많다. 플라타너스로 알려진 양버즘나무가 28그루로 그...

    2026.05.22 14:49

  • [오늘을 생각한다] 초과이익 성과급은 감춰진 임금이다
    [오늘을 생각한다] 초과이익 성과급은 감춰진 임금이다

    SK하이닉스 노사가 기존의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자, 삼성전자 노동자들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명문화하고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이에 반해 삼성 사측은 기존 초과이익 성과급 산정식의 경제적 부가가치 기준과 연봉 50% 상한선을 고집하면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조선일보나 JTBC, MBC 같은 주류 언론은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노동조합 비난에 열을 올렸고, ‘진보주의자’를 자처하는 단체나 인사들도 한마디씩 보탰다.정말 조선일보나 MBC가 일부 전문가의 말을 선별해 전하는 것처럼 성과급은 임금이 아닐까? 회사는 뭐하러 성과급 체계를 만들었을까? 운 좋게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로 했나?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임금은 노동자가 한 모든 노동에 대한 대가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성과급은 이 착시를 극대화한다. 노동자는 “내가 성과를 더 내서 회사가 이만큼 보너스를 주었다”...

    2026.05.22 14:48

  • [IT 칼럼] 디지털 저장강박, 우리는 왜 못 지울까
    [IT 칼럼] 디지털 저장강박, 우리는 왜 못 지울까

    화면 위로 불길한 팝업창이 떠오른다. “클라우드 저장 공간이 거의 가득 찼습니다.” 이 시대 현대인들이 한번은 마주하는, 그러나 마주하게 되면 묘한 불안감을 자아내는 메시지다. 이 경고문 앞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은 대체로 비슷하다. 무엇을 지울지 고민하는 대신, 더 많은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한다.그렇게 우리는 매월 커피 몇잔 값을 추가로 지불하며 과거의 파편을 다시 한번 유예시킨다. 사진첩에는 초점이 나간 음식 사진, 언젠가 사려고 캡처해둔 정체불명의 상품, 주머니 속에서 잘못 눌려 찍힌 새까만 화면 따위가 가득 쌓여 있다. 우리는 데이터를 버리지 못하고 끝없이 끌어안고 사는 ‘디지털 저장강박’(Digital Hoarding)의 시대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다.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단편소설 ‘기억의 천재 푸네스’에서 사고를 당한 뒤 세상의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사람의 비극을 그렸다. 푸네스는 벽난로 속 불꽃이 타오르고 재...

    2026.05.22 14:47

  • 카리스마? 조용한 골퍼 애런 라이의 동화 같은 ‘인생 퍼팅’
    카리스마? 조용한 골퍼 애런 라이의 동화 같은 ‘인생 퍼팅’

    107년 만의 역사였다. 우승은 누구보다 조용한 방식으로 완성됐다. 잉글랜드 골퍼 애런 라이(31)가 2026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세계 골프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화려한 세리머니도, 감정을 폭발시키는 제스처도 없었다. 대신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과 집요한 집중력이 있었다.라이는 지난 5월 1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아로니밍크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라이는 1919년 짐 반스 이후 무려 107년 만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잉글랜드 선수가 됐다. 동시에 개인 첫 메이저 우승이자 PGA 투어 통산 2번째 우승이었다.세계랭킹 44위였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그를 우승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도박업체들이 평가한 그의 우승 확률은 150 대 1 수준이었다. 2009년 양용은이 ‘골프 황...

    2026.05.22 14:46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13) 흰색 달걀과 갈색 달걀, 뭐가 다를까?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13) 흰색 달걀과 갈색 달걀, 뭐가 다를까?

    달걀은 식탁의 단골손님이다. 달걀프라이, 스크램블, 삶은 달걀까지 조리법도 다양하다. 심지어 라면에도 잘 어울린다. 그런데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고민하게 된다. 흰색 달걀을 고를지, 아니면 갈색 달걀을 선택할지.마켓에서 달걀 한 판을 집어 들 때도 누구나 한번쯤 이런 질문을 던져 봤을 것이다. “흰색 달걀과 갈색 달걀, 뭐가 다를까?”특히 가격표를 보면 그 의문은 더 커진다. 갈색 달걀은 보통 흰색 달걀보다 비싸다. 주변의 얘기도 “갈색 달걀이 더 낫다”, “더 자연적이다”라는 이미지를 덧씌운다. 실제로 흰색 달걀은 어딘지 더 균질해 보이기 때문에 인공적인 느낌도 있다. 그래서 흔히 갈색 달걀이 더 건강에 좋을 것으로 추정한다.여기에 더해 많은 소비자는 이 차이를 직관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조금이라도 더 좋으니까 더 비싼 거 아닐까?”껍데기 색은 무엇이 결정하나달걀 껍데기 색은 어떻게 정해질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영양 상태에 따라 색이 다르게...

    2026.05.22 14:45

  • “더 이상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전쟁 희생양’ 걸프국, 안보와 중동 질서 재편 나서나
    “더 이상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전쟁 희생양’ 걸프국, 안보와 중동 질서 재편 나서나

    이란과 인접한 걸프 국가들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풍부한 자원과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해상 통로라는 지정학적 위치는 이란의 타격 대상이 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걸프 국가들은 이번 전쟁으로 새로운 방어 체계를 마련하고 역내 질서를 재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과의 거리, 걸프협력회의(GCC) 내 회원국 간의 관계 설정 등 복잡한 역내 안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다시 역내 분쟁의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란, 에너지 시설 때리며 ‘레드라인’ 넘었다걸프 국가들은 전쟁의 여파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보았다. 인접한 이란의 영향력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가 여전히 걸프 국가들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다시 증명한 것이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걸프 국가들의 군사 시설과 에너지 시설까지 타격하면서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지난 2월 ...

    2026.05.22 14:44

  • [한동수의 틈새](13) 검사는 가속페달이 아닌 브레이크를 밟는 사람
    [한동수의 틈새](13) 검사는 가속페달이 아닌 브레이크를 밟는 사람

    ‘대한민국 검사’는 검사들 흉중(胸中)의 언어다. 검사 임관 시 낭독하는 검사선서에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선다”라고 적혀 있다. 현실에서는 자신이나 조직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거나 위기에 몰릴 때 검사들이 외치는 무기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검사는 과연 공익의 대표자로서 경찰의 부패를 막고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사람인가.그러나 국회 청문회, 형사법정에서 보이는 검사들의 실제 모습은 국민과 법 앞에 겸손하지 않고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려 한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오만과 거짓’이 검사들의 직무용 인격(Working Personality) 내지 ‘종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경찰의 부패를 염려하지만, 정작 수사권과 소추권을 모두 가지고 외부의 감시 통제기관이 없는 검찰의 부패가 더욱 심각하고 위험할 수밖에 없다. 정치 검사가 주축이 돼 마침내 검찰 정권을 세우고 내란으로 이어지는 헌법 파괴의 과정을...

    2026.05.22 14:41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9) 흔들리는 남성성과 지식인 여성의 주체성 확보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9) 흔들리는 남성성과 지식인 여성의 주체성 확보

    4·19를 빼놓고 한국 문학사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4·19는 깨어 있는 시민의 등장을 알린 사건이자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집합적 노력이 독재체제를 무너뜨린 역사적 쾌거다. 그러나 4·19는 곧바로 5·16에 의해 고립되고 억압된다. 1960년대에 대한 문화론적 분석을 시도한 권보드래와 천정환은 “4·19는 밥(경제)과 장미(민주주의)를 동시에 문제 삼아야 할 근대혁명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건이었고, 5·16은 그 보충으로서 불가피한 시간이었다”고 진단한다. 무엇보다 “5·16이 돼버린 4·19”를 만든 것은 당대 대중의 욕망과 선택이었다. 당대 대중은 자유 대신 밥을 받아들임으로써 근대 발전의 민족(주의)적 가능성 쪽에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민족(주의)적이면서 열렬히 서구를 추종했고, 경제개발의 이데올로기가 속물과 졸부를 낳았음에도 저항 의식과 인문적 교양이 함께 커가는 이율배반을 보이기도 했다.5·16이 돼버린 4·19가 배경1960년대 한국사회가...

    2026.05.22 14:41

  • [이기환의 사래자(思來者)] “150년간 가야를 함께 다스렸다”…삼국유사가 밝힌 ‘2000년전 한국-인도 공동정권’ 탄생기 영상 컨텐츠
    [이기환의 사래자(思來者)] “150년간 가야를 함께 다스렸다”…삼국유사가 밝힌 ‘2000년전 한국-인도 공동정권’ 탄생기

    ‘사래자(思來者)’는 역사가 사마천이 언급한 ‘술왕사(述往事) 사래자(思來者)’에서 나온 말. ‘과거의 일을 서술하여(술왕사) 앞날을 생각한다(사래자)는 것으로 역사책을 쓰는 자세를 의미한다.“파도가 두려워 항해를 포기했다면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 “더 많은 파사석탑을 쌓아가자.”얼마전 인도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양국 경제인들이 만난 자리에서 특별히 언급한 유물이 ‘파사석탑’이다. ‘파사석탑’(경남도 유형문화유산)은 경남 김해 구산동 수로왕비릉 경내에 놓여있다.이 대통령의 발언을 곱씹어보자. “인도의 해양 문명은 2000년 전 한반도에도 와 닿았다. 고대 가야국 김수로왕과 인도 야유타국 허황옥(허황후)가 인연을 맺었다…허황옥의 배가 거센 풍랑을 만났을 때 배에 싣고 온 파사석탑이 파도를 잠재우고 길을 열어줬다…”그러면서 이대통령은 “만약 파도가 두렵다고 항해를 포기했다면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2026.05.22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