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재판을 취재하면서 기억에 남은 게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재판장이 한 말이다. 당시 재판장은 ‘이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많은 중요사건이다. 우리 재판부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죄 없는 사람을 막무가내로 처벌해선 안 되기 때문에 심리할 때 피고인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함과 동시에,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 죄 있는 사람을 놓치지 않고 처벌해야 한다는 사법의 역할을 언급한 것이다.이 재판장은 ‘사건 당사자들은 발언할 때 법정의 맨 뒤에 앉은 방청객에게도 잘 들릴 정도로 마이크를 잘 이용해주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역사적 의미, 시민의 알권리를 고려한 것이다. 심리 도중 박 전 대통령이 재판 거부를 선언하고 지지자들이 소란을 벌이는 등 여러 일이 있었지만, 이 재판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큰 문제 ...
2026.03.1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