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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8호

‘폭망’이냐 정면돌파냐…기로에 선 국민의힘

표지이야기

‘폭망’이냐 정면돌파냐…기로에 선 국민의힘

“폭망할 일 없다.” 익명을 요청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한 최측근 인사는 단언했다.“윤석열은 정치적으로 이미 끝났다. 이른바 ‘윤 어게인’ 지지자도 전한길 같은 극단적인 부류를 빼면 대통령 직무 복귀 같은 이야기를 안 한다. 이분들의 생각은 간단하다. 윤석열은 그래도 뭐라도 해보려 했고, 좌파들과 싸우려고 했다. 계엄도 그 연장선이었다고 자신들은 보는 것이다. 윤석열이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까지 가는데 국민의힘 너희는 뭐 했냐는 질문이다.”이 인사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이렇다.“윤석열이 100% 잘했다는 게 아니다. 국민의힘이 더 문제이고, 그런 당원들의 마음이 유일하게 투영되고 있는 사람이 장동혁 대표라는 것이다.”지난 2월 26일 발표된 정당 지지율 수치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최악의 성적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월 23~25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5%, 국...

  • [우정 이야기]공항 뚫려도 우체국서  막는다…마약 2차 검사 확대
    [우정 이야기]공항 뚫려도 우체국서 막는다…마약 2차 검사 확대

    미국의 대표적인 드라마 시리즈인 <브레이킹 배드>, <나르코스>부터 최근 국내 시청자에게 큰 인기를 끈 <메이드 인 코리아>까지. 공통점은 모두 마약왕이 되거나, 마약왕이 되려는 이들의 내용을 담은 드라마라는 점이다.마약이 창작물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지만, 국내에서 실제로 마약이 밀반입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다. 해상을 제외하곤 무역로가 막혀 있는 섬나라에 가까운 데다 과거와 달리 첨단기술의 도입으로 마약 밀반입 탐지시스템이 개선된 만큼 마약이 국내에서 유통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국내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려는 시도는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 밀수 단속 건수는 1256건으로 최근 5년새 가장 높았다.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류는 3318㎏, 적발된 마약류의 시가만 1조2191억원에 달한다. 관세청 외에 검찰과 경찰이 적발한 마약 밀반입을 포함하면 전체 밀반입 시도 금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2026.03.04 06:18

  • [시네프리뷰]다이 마이 러브-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격정적 사랑
    [시네프리뷰]다이 마이 러브-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격정적 사랑

    태생적으로 우울한 스릴러 작품일 수밖에 없지만, 단순히 파국적인 드라마가 아니라 혼란스럽고 정신없는 블랙 코미디라는 점에서 제작·출연진들은 이 영화의 ‘진가’를 확신한다.제목: 다이 마이 러브(Die My Love)제작연도: 2025제작국: 영국, 캐나다, 미국상영시간: 118분장르: 드라마, 코미디감독: 린 램지출연: 제니퍼 로렌스, 로버트 패틴슨, 닉 놀테, 씨씨 스페이식개봉: 2026년 3월 4일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1969년 12월 5일생인 스코틀랜드 출신의 여성 감독 린 램지는 흔들림 없는 뚜렷한 자기 색을 드러내온 감독이다. 1996년 졸업 작품으로 만든 단편 <작은 죽음들>부터 칸 영화제 단편 영화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남다른 시작을 알린 그는 작품마다 관객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충격을 안겨왔다.1973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배경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잡초처럼 거칠게 휘둘리는 소년의 성장을 그린 장편 데뷔작 <...

    2026.03.04 06:17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8) 필리핀 아포섬-코가 길어 유능한 사냥꾼, 롱노즈 호크피시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8) 필리핀 아포섬-코가 길어 유능한 사냥꾼, 롱노즈 호크피시

    산호초는 다양한 해양 생물이 공존하는 터전이자, 바다 생태계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햇빛이 스며드는 얕은 바다에서 다채로운 산호와 물고기가 어우러진 풍경을 마주하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다. 이곳의 생명체는 색과 형태,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해왔다. 2010년 봄, 필리핀 두마게티시티 아포섬 해양보호구역에서 만난 ‘롱노즈 호크피시(Longnose Hawkfish)’ 역시 그러한 진화의 결과를 잘 보여주는 어종이다.롱노즈 호크피시는 이름 그대로 ‘긴 코’를 지닌 매 같은 물고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몸의 형태는 촘촘히 자라난 산호 가지 사이를 오가며 작은 물고기와 새우를 사냥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매가 나뭇가지 사이에 몸을 숨긴 채 먹잇감을 노리듯, 산호 가지와 어우러진 ‘롱노즈 호크피시’는 재빠르게 돌진해 작은 물고기나 새우를 낚아챈다.이들의 매력은 주둥이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몸 전체에 새겨진 선명한 적색 격자무늬 또한 강렬하다. 흰...

    2026.03.04 06:17

  • [취재 후] ‘특별시’가 되면 지역민 삶도 특별해질까요
    [취재 후] ‘특별시’가 되면 지역민 삶도 특별해질까요

    기사 마감 다음 날 아침 일찍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혹시 기사에 인용한 수치 같은 것이 틀린 건 아니었을까.’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지면에 인쇄된 기사든 선출고 기사든 아직 독자에게 당도할 시간대는 아니었습니다. 조심스레 물어보니 ‘혹시 어제 통과된 통합법 대안을 갖고 있는지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더군요. 기자라고 입수할 수 있는 상황은 당연히 아니었습니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소위에 대구·경북, 전남·광주, 충남·대전 통합특별시특별법(이하 통합특별법)이 올라온 것은 2월 12일 낮입니다. 기사를 마감한 밤 심야 전체회의에서 각 법안의 대안이 가결됐습니다. 위원회 심사가 끝나면 체계 자구심사 등을 거칩니다. 본회의 심의를 통과한 뒤 정부 이송 후 공포되면 법이 발효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입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웹페이지에 들어가면 현재 법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일찌...

    2026.03.04 06:16

  • [편집실에서] 금메달도 참사도, 아파트값이 중요한 나라
    [편집실에서] 금메달도 참사도, 아파트값이 중요한 나라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은 척추에 굵은 철심을 박고도 7m 상공을 날아올랐다. 18세의 투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하지만 환호 뒤에선 그의 성취를 깎아내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축하 현수막이 걸린 곳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고가 아파트단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금메달은 어느새 ‘금수저 논란’의 재료가 됐다. 누군가는 “막대한 지원이 있었겠지”라고 했고, 또 누군가는 “있는 집 자식의 성공은 서사가 없다”고 비아냥댔다. 그가 공중에서 900도를 도는 동안 아무도 그를 대신해줄 수 없다는 사실은, 아파트 시세 앞에서 희석됐다.비슷한 장면은 또 있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10대 학생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47년 된 노후 단지의 비극이었다. 그런데 사고 직후 일각에서 “재건축 속도가 빨라질까”, “집값에는 어떤 변수가 될까”라는 기묘한 질문이 고개를 든다. 한 아이의 죽음이 남긴 질문은...

    2026.03.04 06:14

  • [독자의 소리] 1667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67호를 읽고

    출신학교 꼭 써야 할까?…채용 과정 ‘학벌 차별 금지법’ 논쟁학벌 안 보고 인터뷰나 포트폴리오 등으로 역량을 체크할 수 있다. 학벌에 따른 계층 비교가 차단되면 심각한 서열화를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_경향닷컴 유쾌***학벌은 엄연한 실력이다. 채용 후 업무 수행능력을 주시해서 보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는 데 객관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어떻게 인재를 뽑나._경향닷컴 파이****출신 학교를 적지 않으면 기업에서 필기시험을 실시한다. 필기시험 후 상위 10%를 입사시키면 심각한 명문대 치중 현상이 발생한다._네이버 eski****재판 개입 유죄 선언했지만…또 반복된 “양승태는 몰랐다”검찰보다 더 심각한 건 법원이라는 게 최근 들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법 카르텔을 발본색원해야 하고, 법에 따라 유무죄가 뒤바뀐 사례를 모두 찾아내서 고쳐야만 진정한 민주주의가 완성될 것이다._네이버 kyc3****양승태 같은 법비들을 처벌할 수 없다면, 법의 ...

    2026.03.04 06:13

  • [렌즈로 본 세상] ‘영원한 동지’ 룰라 최고 예우
    [렌즈로 본 세상] ‘영원한 동지’ 룰라 최고 예우

    서울 북악산 아래로 펼쳐진 경복궁의 북문 신무문에서 취타 연주가 울려 퍼졌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70여명의 취타대와 의장대가 청와대 정문에 들어서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본관 앞에 멈췄다. 브라질 대통령 내외를 반갑게 맞이한 대통령 내외는 대정원에서 의장대를 사열했다. 청와대 복귀 이후 지난 2월 23일에 처음으로 열렸던 공식 환영식이었다. 청와대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은 의전과 같다”고 전했다.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본관 앞에 나와 룰라 대통령의 차량을 기다렸다. 두 정상의 첫인사는 포옹이었다. 본관에서 방명록을 쓴 뒤 기념촬영을 할 때 룰라 대통령이 먼저 이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공식 만찬 후에는 브라질산 닭고기로 만든 한국 치킨과 브라질 닭요리가 안주로 나오는 치맥 회동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다음과 같은 글을 게시했다. “두 소년공이 대통령이 되어 만났습니다.”...

    2026.03.03 06:00

  • [주간 舌전]“전한길, 거의 미친 수준”
    [주간 舌전]“전한길, 거의 미친 수준”

    “3·1절 행사에 윤 어게인? 전한길 미친 수준.”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가 ‘윤 어게인’ 콘서트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려다 무산된 것과 관련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렇게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2월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평생 공직에 오래 있으면서 공개적으로 남을 폄훼하거나 모욕한 적이 없는데 정말 이번만큼은 조금 험하더라도 말을 해야겠다”며 이렇게 비판했다.김 지사는 “(전씨 쪽이) 대관 목적을 거짓으로 위증했다. 3·1 정신을 기리는 순수한 가족 문화 공연이라고 신청을 했다. ‘윤 어게인’ 집회가 어떻게 순수한 가족 문화 공연이 되겠냐”며 “3·1 정신을 오염시킨 것도 결코 좌시할 수 없고, 전씨는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고 강조했다.앞서 전씨는 3월 2일 킨텍스에서 ‘3·1절 기념 자유음악회’를 열겠다며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김 지사는 킨텍스에 대관 취소를 요청했고, 킨텍스는 행사 성격 허위 고지를 이유를 대관을 취소한 바 있다.전씨는...

    2026.03.02 06:00

  • 무속은 어떻게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나…예능에서 앱까지 접수한 ‘K무속’
    무속은 어떻게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나…예능에서 앱까지 접수한 ‘K무속’

    지난 2월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 중인 <운명전쟁49>는 49인의 운명술사가 모여 다양한 미션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예능이다. 무속을 중심에 두고 서바이벌 프로그램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지만, 최근엔 특정 미션이나 출연자의 부적절한 발언 등이 이어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비극적인 죽음을 점술가 서바이벌의 자극적인 예능 소재로 소비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제작진의 부적절한 만듦새가 자초한 논란으로 콘텐츠 제작의 윤리적 기준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이와 별개로 최근 무속이라는 소재가 콘텐츠의 중심에 서는 현상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케이팝 데몬 헌터스>나 2024년 1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파묘> 역시 무속을 소재로 했다.이런 유행은 비단 콘텐츠 영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젊은 세대 사이 ‘액막이 북어 키링’(민속신앙에서 액운...

    2026.03.02 06:00

  • 설날, 남아돈 전기가 오히려 전력망에 ‘압박’으로···AI 시대, 원전은 정말 필수일까
    설날, 남아돈 전기가 오히려 전력망에 ‘압박’으로···AI 시대, 원전은 정말 필수일까

    지난 설 연휴(2월 14~18일). 공장과 사무실이 문을 닫자 전력 사용량이 뚝 떨어졌다. 2월 평일에 80~90GW를 오르내리던 전력 수요는 50GW 안팎으로 주저앉았다. 반면 화창한 날씨에 태양광발전은 펄펄 끓었다. 설날인 17일 오전 11시 55분, 태양광발전은 23GW까지 치솟았다. 국내 태양광 설비 용량(약 30GW)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대 출력이다. 그 시각 전국에서 사용한 전력의 47.5%를 태양광이 공급했다.전력은 공급과 수요가 실시간으로 일치해야 표준 주파수(60Hz)를 유지한다. 수요는 적은데 전력망에 전력이 밀려들면 주파수가 올라가고, 수요는 많은데 전력이 부족하면 주파수가 떨어진다. 이 균형이 깨지면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설 낮시간에 넘치는 전력을 감당하기 위해 전력당국은 석탄화력(유연탄)과 가스화력(액화천연가스) 발전을 줄였다. 설 새벽에 20GW의 전력을 만들어냈던 가스발전은 한낮에 5GW로, 13GW 전력을 생산하던 석탄발전은 6GW...

    2026.03.02 06:00

  • “신입이요? 중고 신입만 뽑아요”…AI가 앞당긴 ‘청년 취업 빙하기’
    “신입이요? 중고 신입만 뽑아요”…AI가 앞당긴 ‘청년 취업 빙하기’

    대학에서 물리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A씨(27)는 IT(정보통신) 개발자로서 2021년 처음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일반 기업에서 인턴, 스타트업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지금은 인공지능(AI) 개발자로 한 플랫폼 기업에서 단기 인턴으로 일하며 상반기 재취업을 준비한다. A씨가 느끼기에 최근의 취업 시장은 과거보다 더 얼어붙었다.“일자리는 줄고 지원자는 많아졌어요. 처음 취업 준비하던 2021년엔 스타트업에서 경력을 쌓고 대기업으로 가는 루트가 당연했습니다. 지금은 그 당시 입사가 수월하다고 여겼던 스타트업도 들어가기 어려워졌어요. 취업 문턱 자체가 너무 달라진 거죠.”(A씨)올해 8월 대학 졸업 예정인 B씨(25·경영학 전공)는 지난해부터 취업을 시도했다. 홍보·마케팅·기획 업무를 희망하며 여러 기업에 문을 두드렸다. B씨는 “취업 시장이 매우 좋지 않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며 “채용 공고에 지원하고 탈락이 반복되다 보니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는 건 ...

    2026.03.02 06:00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3) 여성의 욕망, 여성의 목소리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3) 여성의 욕망, 여성의 목소리

    김자림(金玆林·1926~1994)은 한국 최초의 여성 극작가다. 물론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나혜석, 박화성, 장덕조 같은 여성 작가가 희곡을 발표한 적은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기본적으로 화가이거나 소설가였지 전문적인 희곡작가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들은 출판한 희곡 작품의 수가 적고 창작활동도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했기에 여성 희곡사에 의미 있는 파장을 남기는 수준에까진 이르지 못했다.한국 여성 희곡사에서 본격적인 여성 희곡작가가 탄생한 것은 1959년이다. 김자림은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돌개바람’이 입선되고, 1961년 ‘유산’이 당선됨으로써 한국문학사에서 여성 극작가 부재의 시대를 종결시킨 최초의 인물이다. 또한 그는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국립극단에 작품을 올린 작가이기도 하다. 1966년 국립극단이 무대에 올린 김자림의 <이민선>(전세권 연출, 백성희·최불암·김금지·고설봉 등 출연)은 국립극단 사상 처음으로...

    2026.02.27 13:12

  • [꼬다리] 리뷰의 선을 고민하는 일
    [꼬다리] 리뷰의 선을 고민하는 일

    나는 느린 관객이었다. 지인들로부터 “그 영화 봤어? 좋더라”는 얘기를 몇 번 들어야 ‘한번 봐볼까?’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건 내가 관대하지 못한 편이어서기도 했다. 캐릭터를 쌓다 말고 갑자기 감정선이 널을 뛰거나, 영화라 쳐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되거나, 감독의 부적절한 여성관이 의심되는 장면이 거슬리거나. 갖가지 이유로 ‘못 만든’ 영화가 (내 기준에) 많았다. 정보 없이 갔다가 2시간 내내 고통받고 싶지 않았다. 평이 좋은 영화를 뒤늦게 골라보는 이유였다.문화부 영화 담당인 지금 나는 누구보다 빠른 관객이다. 언론 시사회는 대부분 영화를 일반에 처음 내놓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일로 영화를 본다는 건 대체로 호사지만, 좋은 것만을 쏙쏙 편식하던 내게는 그 자유를 잃는 일이기도 했다. 취향에 맞지 않는 영화여도 일단 봐야 하니까. ‘제발 의외로 잘 만들었기를.’ 암전되기 전 시사회장에서 남몰래 기도하게 됐다. 꼼짝없이 2시간을 묶여 있을 나를 위해.그런데 희한했다...

    2026.02.27 13:11

  • [오늘을 생각한다] ‘짬뽕잘하는집’의 경쟁력
    [오늘을 생각한다] ‘짬뽕잘하는집’의 경쟁력

    동네에 ‘짬뽕잘하는집’이란 중국집이 있다고 치자. 일요일 아침, 칼칼 시원한 해장짬뽕이 간절해 배달 앱을 켰다. 지난주에도 시켜 먹어보니 꽤 만족스러웠던 ‘짬뽕잘하는집’. 검색창에 뭐라고 쳐야 할까? 여섯 글자를 다 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한번 시켰던 곳이니 ‘짬뽕’ 키워드만 쳐도 상위에 뜨고, ‘짬뽕잘’만 쳐도 금방 찾을 수 있다.그런데 사장님을 위해서는 검색창에 여섯 글자를 다 쳐야 한다. ‘짬뽕잘하는집’이라 검색하면 같은 가게가 차례로 2개 뜬다. 둘 중엔 아래에 뜨는 걸 눌러야 한다. 그래야 매상에서 광고비가 안 빠진다. 위에 있는 걸 누르면 광고 보고 들어온 거로 쳐서 광고비가 빠진다.만약 몇 글자만 떼서 검색하면 보통 맨 위에 ‘짬뽕잘하는집’ 광고가 뜨고 밑으로 다른 중국집들이 한참 나오다가 광고가 안 걸린 ‘짬뽕잘하는집’이 나온다. 소비자는 찾는 집이 있어서 간편하게 키워드를 검색했을 뿐이고, 예전 주문 이력도 있으니 이에 맞춰 상단에 그 집 광고가 ...

    2026.02.27 13:11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30) 몽고메리, ‘기이한 과일’을 추모하다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30) 몽고메리, ‘기이한 과일’을 추모하다

    “아이고, 피곤해.” 1955년 12월 1일 저녁, 백화점 일을 마친 로자 파크스(1913~2005)는 버스를 타자 백인 전용 좌석 뒤에 있는 유색인종 좌석 중 맨 앞자리에 지친 몸을 던졌다. 그날따라 백인 손님이 많아 백인 전용 좌석이 꽉 찼다. 다음 정거장에서 4명의 백인이 탔다.“여봐, 자리 좀 비켜주지!” 백인 운전기사가 유색인종석 첫 줄에 앉은 사람들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3명은 일어났지만, 파크스는 그냥 앉아 있었다. “야, 일어나라니까?”, “싫은데요.” 운전기사는 경찰을 불렀고, 파크스는 체포됐다. 남북전쟁의 첫 수도였을 정도로 인종주의가 심하고 보수적인 ‘인종주의의 심장’ 몽고메리에서 보여준 한 중년 여성의 용기는 역사를 바꿨다. 그의 행동이 1950~1960년대로 이어진 아프리카계 민권투쟁을 격발시킨 것이다.몇 년 전 <그린 북>이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인종 분리 시절 백인 운전사가 유명한 아프리카계 피아니스트를 모시고 남부를 여행하는 이야기다...

    2026.02.27 13:11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9) ‘사랑과 위로’의 초콜릿, 왜 개에겐 ‘조용한 독’일까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9) ‘사랑과 위로’의 초콜릿, 왜 개에겐 ‘조용한 독’일까

    입학 철이 됐지만 아직은 찬 공기에 스산함마저 감도는 날씨다. 이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 설렘과 낯섦의 감정이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긴장감이 있다. 이럴 때 우리의 마음을 조용히 다독여줄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초콜릿’이다.초콜릿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단어가 ‘사랑’이다. 우리 곁에서 초콜릿은 마음을 잔잔하게 흔드는 달콤한 유혹으로 존재해왔다. 수줍은 설렘이 가득 담긴 첫사랑의 고백에서부터, 우울한 날 스스로 건네는 작은 위로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초콜릿이 함께했다. 이 진한 갈색의 조각은 즐거움과 위안의 상징이었기에,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추억의 형태로 초콜릿에 담아왔다.초콜릿은 문학 작품 속에서도 다양한 의미로 나온다. 로알드 달(Roald Dahl)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초콜릿은 ‘유혹과 선택의 상징’으로 그려졌고, 조앤 해리스(Joanne Harris)의 작품...

    2026.02.27 13:1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67) 죽어야 사는 바다, ‘항해’의 역설
    [이주영의 연뮤덕질기](67) 죽어야 사는 바다, ‘항해’의 역설

    아이들을 건사하는 학부모나 학생들과 대면하는 선생에게 3월은 ‘태풍의 눈’ 같다. 새로운 시작을 향한 호기심과 동시에 밀어닥칠 예측 불허의 나날을 상상하며 숨을 크게 들이쉬는, 각오의 시기이기도 하다. 삶의 폭풍우를 헤쳐나가는 여러 형태의 항해가 최근 화제작에 많은 것도 유의미하게 와닿는다. 상상력과 아트 테크놀로지, 연극성이 집약된 항해의 무대화는 바다와 배를 시각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대 위 항해는 주인공의 운명적 전환에서 찾아온다. 떠나지 않으면 죽고, 떠나도 죽은 것과 진배없을 극단의 상황이다. 배에 오르는 순간 작품의 캐릭터들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기대보다 이전의 세계에서 이탈한 고통과 마주한다. 항해는 이동이 아니라 단절의 감각으로 먼저 시작되기 때문이다.<삼국사기> ‘도미 부인’ 설화 모티브한국적인 기개와 비워냄의 정서를 시각화한 <몽유도원>(최인호 원작, 윤호진 연출, 안재승 작, 오상준 작·편곡, 양재선 작사, 서병구 안무, ...

    2026.02.27 13:09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68) 성매매 논쟁이 보여주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 ①
    [박이대승의 소수관점](68) 성매매 논쟁이 보여주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 ①

    얼마 전 한 연예인이 소셜 미디어에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가 거센 비난에 직면한 적이 있다.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광경이다. 주장의 논리는 뻔하고, 그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익숙하다. 하지만 성매매를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는 양상은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법률과 제도의 작동 방식, 국가와 사회의 관계, 공적 논의의 수준 등을 분명한 형태로 드러내는 것 중 하나가 성매매 문제이기 때문이다.선택의 문제인 것과 아닌 것국가의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실행할 때, 선택의 문제인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강제 노동을 금지할 것인가 허용할 것인가?’, ‘독재자의 등장을 차단할 것인가 허용할 것인가?’ 따위는 고려할 필요가 없는 무의미한 질문이다. 근대 규범 체계나 민주주의 원리를 부정하지 않는 이상,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강제 노동을 허용하자는 것은 노예제를 부활시키자는 말이고, 독재자를 인정하는 것은 ...

    2026.02.27 13:09

  • [김우재의 플라이룸](72) 아프리카 모기와 고독한 유전학자들
    [김우재의 플라이룸](72) 아프리카 모기와 고독한 유전학자들

    우리는 종종 첨단 과학기술이 인류 모두의 고통을 평등하게 덜어줄 것이라 낭만적으로 믿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의 과학은 자본과 권력의 지형도를 잔인하리만치 정확하게 반영한다.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말라리아는 여전히 5세 미만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매년 60만명 이상이 사망하지만, 이 질병은 ‘글로벌 북반구’라 불리는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십년 전에 종식된 과거의 질병으로 치부된다. 제약사와 주류 과학계의 투자 우선순위에서 철저히 소외돼온 것이다. 최근 ‘네이처’에는 이 끔찍한 무관심과 생물학적 한계라는 이중의 장벽을 맨몸으로 뚫고 나온 위대한 논문 1편이 실렸다. 영국의 유전학자들과 탄자니아의 현지 과학자들이 20년이 넘는 고독한 사투 끝에, 말라리아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유전자 드라이브(Gene Drive)’ 모기를 아프리카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잊힌 질병과 싸우는 고독한 유전학자들, 그리고 아프리카...

    2026.02.27 13:08

  • [박상영의 경제본색](14) 무역 보복 내세운 쿠팡의 ‘공포 마케팅’
    [박상영의 경제본색](14) 무역 보복 내세운 쿠팡의 ‘공포 마케팅’

    최근 들어 외국계 기업의 경우 정치·경제·기술 패권이 얽힌 복합 전쟁터로 변모하고 있다. 자국의 규제가 통상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 마케팅’이 규제 당국에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2021년 한 포럼에서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쿠팡이 일상 속에서 물건을 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였다.그러나 최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한·미 통상 분쟁으로 비화하면서 ‘쿠팡 없는 세상’은 또 다른 의미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쿠팡에 대한 국내 규제가 외교적 마찰로 번질 경우, 한·미관계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사건의 발단은 기업의 관리 소홀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문제였지만, 쿠팡의 미온적인 대응이 논란의 불씨를 플랫폼 운영 전반의 불공정 행위로 확산시켰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입점 업...

    2026.02.27 13:08

  • [IT 칼럼] 멀티모달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제미나이
    [IT 칼럼] 멀티모달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제미나이

    초기 대형언어모델(LLM)이 인간의 글을 흉내 내는 데 집중했다면, 멀티모달 AI는 세상을 보고 듣는다. 인간의 뇌가 시각, 청각, 촉각 등의 다양한 감각 정보를 융합해 세상을 입체적으로 인지하듯, 멀티모달 AI는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통합해 추론하는 고도의 지능형 기술이다.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등 AI가 처리하는 개별적인 정보 포맷 하나하나를 기술 용어로 ‘모달리티(Modality)’라고 부른다. 멀티모달 모델, 멀티모달 AI처럼 명사 앞에 붙여 쓰는 경우가 많다 보니, ‘멀티모달’이라는 짧은 표현이 업계 전반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AI의 진정한 가치가 인간의 다양한 감각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매끄럽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면, 현시점을 기준으로 가장 앞서 걷고 있는 모델은 제미나이일 것이다. 제미나이 1세대가 네이티브 멀티모달과 긴 컨텍스트 윈도를 처음 도입했다면, 제미나이 2는 추론과 에이전트 기능의 토대를 쌓았으며, ...

    2026.02.27 13:07

  • 시간을 거스르고…밀라노의 신화 쓴 베테랑 3인
    시간을 거스르고…밀라노의 신화 쓴 베테랑 3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은 젊은 스타들의 무대이자, 끝없는 경험과 집념이 만들어낸 드라마의 장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 정상에서 경쟁해온 베테랑 아리아나 폰타나, 미카엘라 시프린, 요한네스 회슬로트 클라에보는 이번에도 시간을 거스르는 초인들처럼 메달을 따냈다.■6회 연속 올림픽 출전, 모두 메달…이탈리아 쇼트트랙 여신 아리아나 폰타나(1990년생)폰타나는 밀라노·코르티나에서는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금메달과 여자 500m와 3000m 계주 은메달을 수확했다. 폰타나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15세 신예로 데뷔했다. 스피드와 순간 판단력이 중요한 쇼트트랙에서 20년에 걸친 6회 연속 동계올림픽 출전 및 메달 획득, 통산 14개 올림픽 메달(금 3·은 6·동 5)은 전례 없는 업적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폰타나는 동·하계 선수 통틀어 최다 올림픽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폰타나는 네 살 때 오빠 알레산드로를 따라 스케이트를 신었다. 처음엔 롤러...

    2026.02.27 13:07

  • 7000자 보고서가 쏘아 올린 ‘AI 파괴론’···미래는 디스토피아일까
    7000자 보고서가 쏘아 올린 ‘AI 파괴론’···미래는 디스토피아일까

    “고성능 인공지능(AI)이 일상 필수품으로 자리 잡는다. AI 혁신 직격탄을 맞은 기업부터 해고 물결이 시작된다. 기업은 노동자를 줄여 실적을 높이고 경제성장률은 순항한다. 현실에선 일터를 잃은 노동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진다. 실업률이 치솟고 소비가 줄자 매출 확보가 시급한 기업들은 AI 투자에 더 몰두한다. 구조조정 열풍은 한층 거세진다. 악순환 속에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못 갚는 노동자들이 생겨난다. 신용 경색, 금융위기가 거론되는 마당에 정부는 손 쓸 길이 마땅치 않다.”지금으로부터 불과 2년 뒤, 2028년 6월자 가상의 ‘거시경제 리포트’ 내용이다. 미국 리서치 업체 ‘시트리니’가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2028 글로벌 지능 위기’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보고서에는 이처럼 AI의 파괴적 혁신이 불러온 섬뜩한 미래 시나리오가 담겼다. 보고서는 SNS 엑스(X)에서 하루 만에 18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월가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미국 뉴욕 3대 ...

    2026.02.27 1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