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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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0호

“쓰레기 불평등, 일부의 희생 강요하는 식으로 해결해선 안 돼”

표지이야기

“쓰레기 불평등, 일부의 희생 강요하는 식으로 해결해선 안 돼”

“환경문제는 불평등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기후위기, 홍수로 인한 피해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요. 폐기물 문제도 마찬가집니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소각 등으로 인한 피해는 다른 지역이 고스란히 받게 되는 거죠.”지난 12월 18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고정근 블루닷 대표는 말했다.공익연구소 블루닷은 2023년 설립, 농촌 지역에 공장 등 기피시설이 몰리는 소외 문제, 폐기물 처리의 불평등 등 환경문제를 지역 격차 차원에서 연구해온 단체다. 지난 2월엔 그간의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앞마당 지표’를 발표했고, 이 지표를 바탕으로 전국 쓰레기 지도(‘웨이스트 아틀라스’)를 제작했다. 그는 “쓰레기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대부분 막연하게는 알고 있지만, 정부 공개 데이터에서도 그런 부분을 명확히 알기 어렵다”며 “반면 지도와 도표로 한눈에 볼 수 있게 되면 불평등을 직감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장...

  • [취재 후] ‘노동자의 몫’에 봄은 오려나
    [취재 후] ‘노동자의 몫’에 봄은 오려나

    임금이 깎이고, 공사 기간은 줄고, 위험은 아래로 내려간다. 그 틈에서 숙련은 빠지고, 고용은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로 이동한다. 건설 현장의 불법·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반복적인 공사비 삭감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안전, 품질, 고용 환경 전반을 동시에 저하시킨다.만약 단가 후려치기 대신 ‘적정임금’이 지급된다면 건설 현장은 어떻게 변할까.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발주한 한 건설 현장은 적정임금제가 적용된 사례다. 이 현장을 연구해온 심규범 건설고용컨설팅 대표는 공사비 삭감이 건설 현장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진단한다. 단가가 반복 삭감되고, 공기 단축과 속도 압박이 가해지면서 안전과 품질이 동시에 저하된다는 것이다. 그는 적정임금제가 적용될 경우 임금 하한선이 설정돼 단가 후려치기와 하도급 단계에서의 삭감 여지가 줄어들고 숙련 인력 이탈이 줄어들며 시공 품질과 안전 대응이 개선된다고 분석했다.적정임금제는 일부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시행하고 있으나 대개는...

    2025.12.31 06:00

  • [우정 이야기] 지역사랑상품권, 우체국 체크카드로 쉽게 쓰세요
    [우정 이야기] 지역사랑상품권, 우체국 체크카드로 쉽게 쓰세요

    거주지에서 장을 볼 때, 혹은 카페에 갈 때 지역사랑상품권을 쓰는 게 일상이 됐다. 현금이나 카드 결제를 할 때보다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거나 음료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가령, 서울시에선 2025년 초에 설을 앞두고 서울시의 지역사랑상품권인 ‘서울사랑상품권’을 5%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일부 자치구는 여기에 더해 최대 5%의 페이백도 제공해 최대 10%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지역사랑상품권만으로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할인 혜택에 상응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지난 10월 기준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 지자체는 총 194개(광역 11개·기초 183개)였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안에서만 써야 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을 통해 자본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고 지역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지자체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서울시의 서울페이처럼 자체적인 결제 플랫...

    2025.12.31 06:00

  • [문화캘린더]연극 ‘더 드레서’-다시 마주한 예술과 삶의 의미
    [문화캘린더]연극 ‘더 드레서’-다시 마주한 예술과 삶의 의미

    [연극] 더 드레서일시 12월 27일~2026년 3월 1일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관람료 R석 8만8000원 S석 6만6000원1942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이어지던 시기, 영국의 한 지방 극장. 227번째 <리어왕> 공연을 앞둔 노년의 배우 ‘선생님’은 점차 무대 위에서 균형을 잃어간다. 대사는 잦아들고, 공연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짙어진다. 오랜 시간 곁을 지켜온 드레서 노먼은 배우 부족과 공연 취소를 권하는 주변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막을 올리겠다고 판단한다. 혼선 속에서 공연은 계획대로 시작되고, 무대 위와 무대 뒤는 동시에 흔들린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예술을 계속한다는 것, 무대를 떠나지 않는 선택이 갖는 의미를 다시 마주한다.이 작품은 작가 로널드 하우드가 연극배우의 의상 담당으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쓴 희곡이다. 1980년 영국에서 초연된 이후 연극뿐 아니라 영화와 TV 시리즈로도 제작되며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무대 위 ...

    2025.12.31 06:00

  • [시네프리뷰] 영생인: 페이크 다큐가 지녀야 할 기본자세
    [시네프리뷰] 영생인: 페이크 다큐가 지녀야 할 기본자세

    제목: 영생인(Immortal)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상영시간: 79분장르: 미스터리, 스릴러감독: 김상훈출연: 강서하, 안주영개봉: 2025년 12월 24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제작: 라이픽쳐스배급: 픽처하우스영화를 보기 몇 주 전, 한 영화평론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참신한 시도 아닐까. 한국 독립영화에서 그간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려고 했으니. 뱀파이어 이야기라는 시놉시스만 접한 상태에서 나눈 이야기였다.영화는 유튜브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진짜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같은 형식을 띠고 있다. 대부분 일본 민영방송 같은 곳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인데, 보다 보면 진짜로 있었던 이야기가 아니라 연출한 게 티가 나는 외주 제작 프로그램. 보통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영상을 찍은 PD의 내레이션이다.한국 독립영화의 색다른 시도영화는 ‘메이지 TV’라는 곳에서 2022년 방영한 TV 프로그램이라는 자막을 띄우며 ...

    2025.12.31 06:00

  • [신간] 한국사 뒤편의 삭제된 존재들 복원
    [신간] 한국사 뒤편의 삭제된 존재들 복원

    유령 연구그레이스 M. 조 지음·성원 옮김·동녘·2만5000원저자의 아버지는 미국 상선 선원(Merchant Marines)으로 1960년대 한국에 머물렀고, 한 여성을 기지촌에서 만나 그를 낳았다. 아버지의 고향에서 저자와 그의 어머니는 이질적인 존재였고, 어머니는 한국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저자가 성인이 되고 몇 년이 지나서야 어머니가 ‘양공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머니는 그에게 “누가 너한테 그 뜻을 알려주던?”이라고 물었다. 한국계 미국인 사회학자로서 그는 한인 디아스포라 내 존재하는 ‘양공주’의 흔적을 쫓으며, 국가폭력과 트라우마, 디아스포라에 관한 연구에 매달렸다.한·미관계와 한국계 미국인에 관한 공식 담론에서 ‘양공주’는 없는 존재였다. 전직 기지촌 여성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숨기거나 속였다. 미군과 미국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한 이들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정신질환으로 온전한 서사를 구사하지 못하는 이도 많았다. 그들은 ‘유령’...

    2025.12.31 06:00

  • [편집실에서] ‘재래식 언론’이란 말에 긁?
    [편집실에서] ‘재래식 언론’이란 말에 긁?

    요즘 ‘재래식 언론’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쓰이기 시작한 이 표현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성향의 ‘빅 스피커’들이 많이 쓰더니 이재명 대통령도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표현을 꺼냈다. 그는 “요즘은 ‘재래식 언론’이라고 그러던데 특정 언론이 스크린해서 보여주는 것만 보이던 시대가 있었다. 그럴 때는 소위 게이트키핑 역할을 하면서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고, 필요하면 살짝 왜곡하고, 국민이 그것밖에 못 보니까 많이 휘둘린다”면서 “지금은 실시간으로 보고 있지 않냐. 제가 말하는 이 장면도 최하 수십만명이 직접 보게 될 거다”라고 했다. 언론의 게이트키핑 기능을 못 믿겠으니 생중계를 통해 국민에게 다이렉트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다.‘기성 언론’이나 ‘레거시 미디어’를 대신하는 표현이지만, ‘재래식’이라는 단어의 뉘앙스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재래식 화장실, 푸세식 같은 연상을 불러일으키며, 낡고 곧 사라져야 할 무엇...

    2025.12.31 06:00

  • [신간] 로봇을 통해서 읽는 ‘일본’
    [신간] 로봇을 통해서 읽는 ‘일본’

    로보 사피엔스 재패니쿠스제니퍼 로버트슨 지음·이수영 옮김·눌민·3만2000원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06년 처음 총리로 선출된 이후 ‘이노베이션 25 전략위원회’를 조성했다. 당시 관련 책자엔 로봇과 함께하는 행복하고 발전된 미래를 그린 ‘이노베 가족의 하루’가 소개됐다. 이노베 가족의 아버지(가장)는 중견기업 관리자로 일하다가 은퇴했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현재는 봉사 활동과 꽃꽂이를 한다. 첨단기술의 시대를 사는 이노베 가족의 하루는 오히려 미래지향적이기보다는 보수적·과거지향적이다. 저자 제니퍼 로버트슨은 일본 사회에서 로봇 담론은 가부장을 중심으로 하는 ‘정상가족’을 지탱하기 위한 하나의 프로파간다로서 작용해왔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로봇은 성별화를 통해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이주민들을 배격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이는 로봇이 인간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로봇은 어떤 존재이며 어떤 권리를 가져야 하는가?” 오...

    2025.12.31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4) 제주 서귀포 해역-독은 없지만 날카로운 가시복의 경고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4) 제주 서귀포 해역-독은 없지만 날카로운 가시복의 경고

    복어는 몸놀림이 민첩하지 못해 적을 따돌리기 쉽지 않다. 위협을 느끼면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열심히 파닥거려 보지만, 몸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지느러미로는 위기를 벗어나기 어렵다. 한계에 부닥친 복어는 입으로 물을 마셔 위장 아랫부분에 있는 ‘확장낭’이라는 신축성 있는 주머니에 물을 채운 후 식도 근육을 수축해 물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 몸을 서너 배까지 부풀린다. 분명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잡아먹으면 복어는 껍질과 내장, 생식소 등에 포함된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 성분으로 포식자에게 치명상을 입힌다.전 세계에 분포하는 120~130종의 복어 모두에 독이 있는 건 아니다. 독이 없는 복어 중 가장 특이하게 생긴 것이 가시복이다. 가시복은 포식자에게 쫓기면 여느 복어처럼 몸을 부풀리는데, 이때 평소 옆으로 누워 있던 가시를 곧추세운다. 포식자가 놀랄 수밖에 없다. 몸이 부풀어 커진 데다 가시까지 돋아 있으니 한입에 삼킬 수도, 물어뜯을 수도 없다.2020년 ...

    2025.12.31 06:00

  • [독자의 소리] 1659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59호를 읽고

    노임 바로잡자 달라진 현장…적정임금제 안착할까하청에 하청 시스템과 인력 장사 시스템 때문에 노동자에게 30만원 갈 임금이 20만원으로 떨어진다. 이런 시스템 바꾸면 노동자 임금은 정상 회복한다._주간경향닷컴 선진****이 금액만큼 받는 인원이 나올까? 아직도 건설 쪽은 똥떼기(업체 팀장 등이 임금을 가로채는 것)가 남아 있다._경향닷컴 효니****적정임금에 공감한다. 안전도 비용 문제다. 결국 안전비용을 높여야 사고도 줄어드는 거지._네이버 jare****재판 개입해도 무죄라는 법원…앞으로도 계속할 건가오히려 사법부가 오랫동안 삼권분립을 깨온 거지._주간경향닷컴 곰선****사법 독립 운운하는 것들이 정작 재판 독립은 뒷전이다._네이버 blue****권한이 없는 자가 재판에 개입하면 권한이 없음으로 처벌 사항이 아니다? 이걸 판결문에 기록하다니. 판사들은 도대체 법을 어디까지 왜곡할 수 있는 걸까._네이버 qxyg****정치권 쿠팡 혼내기? “시늉에...

    2025.12.31 06:00

  • [렌즈로 본 세상] 중요한 건 공간이 아니라 소통 의지다
    [렌즈로 본 세상] 중요한 건 공간이 아니라 소통 의지다

    지난 12월 29일 0시 청와대에 봉황기가 게양됐다. 3년 7개월여 만이다. 청와대는 정부가 수립된 1948년부터 대통령 집무 공간이었지만,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 10일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자가 머물던 공간에 대한 호기심은 뜨거웠다. 이재명 정부가 대통령실 복귀 준비를 위해 관람을 중단할 때까지 852만명이 청와대를 구경했다.청와대 부속건물인 춘추관의 복귀는 일주일 빨랐다. 지난 21일 막바지 점검 중인 춘추관 브리핑룸에는 청와대 업무표장도 다시 나타났다. 브리핑룸 천장의 방패연을 보니 지난해 겨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떠올랐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브리핑룸을 걸어 잠갔던 것. 언론을 적대시했던 그는 불법 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기자들과의 소통공간인 브리핑룸을 먼저 장악했던 것이다.지난 22일부터 브리핑은 이곳에서 열렸다. 대변인실은 “1990년 완공...

    2025.12.30 06:00

  • [주간 舌전] “송구하다, 그런데 상처에 소금 뿌리나”
    [주간 舌전] “송구하다, 그런데 상처에 소금 뿌리나”

    “상처에 소금 뿌리나.”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2024년 11월 대한항공에서 받은 호텔 숙박권으로 2박3일 동안 160만원 상당의 객실과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김 원내대표는 당시 대한항공 관련 현안이 논의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었다.김 원내대표는 관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직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유 불문 적절하지 못했다. 앞으로 처신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숙박 비용은 즉각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소속 의원 단체 대화방에도 “제 불찰이고, 송구하다”고 메시지를 올리며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나 관련 의혹에 대한 언론의 추가 취재에 “상처에다가 소금을 뿌리고 싶냐”, “적절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냐, 맞다, 됐냐”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이와 관련 한동...

    2025.12.29 06:00

  • “비싼 학비 내고 더러운 학교 보고싶지 않다”…청소노동자에게 학생들이 다가갔다
    “비싼 학비 내고 더러운 학교 보고싶지 않다”…청소노동자에게 학생들이 다가갔다

    청소해야 할 공간은 그대로인데 청소노동자 수만 줄어든다. 덕성여대 이야기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더 이상 노동자를 줄이지 말라’며 투쟁하고 있다. 일하다 죽거나 다치고, 휴게시설이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은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오래전부터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덕성여대는 최근 몇 년간 퇴직한 청소노동자 자리를 채우지 않고 있다. 노조는 최근 4년간 인원의 20%가 감축돼 기존 노동자들이 부담해야 할 청소량이 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학교 쪽에선 전일제 노동자를 새로 뽑는 대신 파트타임 노동자로 대체하겠다는 말도 나온다.이번 투쟁이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덕성여대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청소노동자들에게 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며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인원 감축 반대 서명운동엔 1400명 넘는 구성원들이 참여했다. 청소노동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투쟁을 응원하는 말이 쏟아졌다. 그 연대의 풍경을 자세히 살펴봤다...

    2025.12.29 06:00

  • 집 구할 때 면접도 보라고? ‘임차인 면접제’ 갑론을박
    집 구할 때 면접도 보라고? ‘임차인 면접제’ 갑론을박

    ‘주차등록 1대, 애완동물·흡연 금지, 시설·물품 변경·파손 원상복구, 퇴거 시 청소 책임, 건물 매매 시 조건 없이 명도, 특약 미이행 시 퇴거.’지난가을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형 오피스텔을 계약한 직장인 A씨는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10개가 넘는 특약사항에 동의했다. A씨는 “집주인이 특약 종이를 가져와서 하나하나 다 읽고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계약서에 추가했다”면서 “또 전에 살던 곳은 어디인지, 보통 얼마나 늦게 들어오는지까지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집주인이 책임감 있어서 관리를 잘하는 거다’라고 해서 지나갔는데, 나중에 보니 이런 게 임차인 면접인가 싶었다”고 덧붙였다.집을 빌릴 때 집주인이 세입자의 면접을 보고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이른바 ‘임차인 면접’이 국내에도 도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차인 면접을 법제화해달라는 국회 청원이 등장하고, 임대인 협회 등에서는 별도의 ‘스크리닝(선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

    2025.12.29 06:00

  • 미국은 12·3 계엄 정말 몰랐을까
    미국은 12·3 계엄 정말 몰랐을까

    “The situation is fluid(상황은 유동적이다).”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 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3일, 국제관계 전문가인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미국 동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주한 미국대사관의 X(옛 트위터) 공지를 실시간으로 캡처했다.“사건 발발 직후부터 쭉 그렇게 쓰여 있었다. 그러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를 의결한 다음부터 논조가 바뀐다. 상식적인 경우라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쿠데타는 민주주의를 해치고 한·미가 공유하는 공동가치에 어긋난다고 얘기했을 텐데 처음에는 일언반구도 없었다.”최근 MBC와 인터뷰한 필립 골드버그 당시 주한 미 대사가 “쿠데타 당일 관저에서 막 잠이 들어” 계엄 선포를 몰랐다고 밝힌 것에 대한 이 교수의 주장이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MBC에 “갑자기 대사관에서 유선전화로 저를 찾는 전화가 걸려 와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 휴대전화를 열어보니 각종 부재중 전화가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잠들어 몰랐...

    2025.12.29 06:00

  • 성심당 케이크에 들어가는 딸기는 어디서 올까…‘크리스마스’에 딸기 농가들이 사는 법
    성심당 케이크에 들어가는 딸기는 어디서 올까…‘크리스마스’에 딸기 농가들이 사는 법

    지난 12월 18일 오전 11시 충남 논산시 연무읍 연무농협 산지유통센터(APC). 연무읍 일대의 농산물을 모아 선별·포장한 뒤 대형마트 물류센터 등으로 내보내는 곳이다. 봉동리에 사는 농부 황금철씨(67)가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새벽부터 이른 아침까지 딴 딸기를 트럭에 싣고 왔다. 트럭 화물칸의 천막을 젖히자 달큰한 향내가 확 퍼졌다. 화물칸에는 딸기가 가득 담긴 녹색 플라스틱 상자, 이른바 ‘콘티’가 빼곡히 쌓여 있었다.연무농협 직원들이 콘티를 내려 딸기 상태를 살폈다. 크기대로 잘 분류됐는지, 모양이 예쁜지, 상처나 짓무른 곳은 없는지 거르는 1차 단계다. 68개 콘티에 담긴 딸기는 대체로 품질이 고르고 깔끔했다. 직원들은 알이 잘은 딸기가 담긴 콘티 6개는 따로 빼 팔레트 위에 올리고, 나머지 62개는 선별·포장 작업이 이뤄지는 공동선별장으로 옮겼다. 양보승 센터장이 팔레트 위 콘티들을 가리키며 “성심당으로 들어가는 딸기”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40㎞...

    2025.12.29 06:00

  • [꼬다리] 금연껌에 중독됐다
    [꼬다리] 금연껌에 중독됐다

    “담배를 끊으려고 금연껌을 씹잖아. 금연껌은 뭐로 끊어!” 배우 신현준이 억울한 목소리로 금연껌 중독을 호소하는 짧은 방송 영상을 봤을 때만 해도 나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금연껌을 못 끊는 사람’이 내가 될 줄은.지난 4월부터 시작한 금연이 어느덧 8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금연은 듣던 대로 쉽지 않았지만, 금연껌 덕에 큰 흔들림 없이 다짐을 지켜가고 있다. 문제는 8개월째 금연껌을 못 끊고 있다는 점이다. 금연껌이 다 떨어지면 왠지 담배가 다 떨어졌을 때보다 더 불안하다. 금연껌을 쉴 새 없이 씹어대는 탓에 턱에 쥐가 날 지경이다. 퇴근할 때까지 종일 질겅거리는 내게 한 후배는 ‘사실상 일하면서 담배를 계속 피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물었고, 나는 못 들은 척했다.금연껌 씹기는 사실 완전한 금연이 아니다. 소량이지만 니코틴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금연에 실패했나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지금 담배는 안 피우니까. 게다가 금연껌에는 ...

    2025.12.26 15:31

  • [오늘을 생각한다]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대한 의심
    [오늘을 생각한다]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대한 의심

    지난 12월 16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이하 액션플랜)을 공개했다. 하지만 방대한 분량에 비해 의견 수렴 기간이 3주도 되지 않아 평범한 시민들이 중장기 정책 방향을 면밀히 살펴볼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다.이번 액션플랜 중 핵심 문제는 ‘국가데이터 통합플랫폼을 통한 민간·공공 데이터 자산화’, 즉 시민들의 일상과 사회적 기록을 동의 없이 거대 자본과 국가권력의 자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일상과 공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본래 인간의 보편적 권리와 연관된 산물이지만, 정부는 이를 ‘이윤 증식을 위한 원재료’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면 데이터의 주체인 시민은 일상에 대한 권리를 잃고 ‘빅테크’ 성장을 위해 자원을 공급하는 연료로 전락한다.가령 액션플랜은 보건의료 관련 공공데이터와 민간 의료데이터를 결합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과 연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그간 무수히 많은 국민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

    2025.12.26 15:31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63) 연대가 독선이 될 때, 노동자는 어디로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63) 연대가 독선이 될 때, 노동자는 어디로

    주위에 ‘탈팡’이 대세다. 거대한 물류 시스템이라는 철골 구조물 아래에서 소모되는 노동자들의 비명에 대한 자각이다. 2026년으로 넘어가는 서울의 뮤지컬 무대도 비슷한 감각을 공유한다. 뮤지컬 <에비타>, <프라테르니테>, <매드 해터: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이하 매드 해터)는 화려한 장식 대신 텅 빈 공간에 차가운 철근과 비계, 파이프, 벽체를 내세운다. ‘본질만 남긴 무대’는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낳는다. 이 작품들이 묻는 것은 하나다. 연대가 독선으로 인식되는 순간 노동자는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환호가 장식품인 정치1978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에비타>는 20세기 중반 실존 인물, 아르헨티나 영부인 에바 페론의 삶을 다루지만 업적을 나열하는 전기극은 아니다. 작품이 집요하게 파고드는 질문은 대중의 환호가 권력으로 치환되는 과정이다. 14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 <에비타>(팀 라이스 작, 앤...

    2025.12.26 15:30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19) 냉전 권력의 심부 겨냥하는 여성 작가 출현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19) 냉전 권력의 심부 겨냥하는 여성 작가 출현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 선언은 조선 사람이 자유민임을 실감하며 식민지에서 억눌렸던 꿈을 실현하기 시작한 기점이었다. 해외에 있던 독립운동가들이 귀환하고, 곳곳에서 선언문이 낭독되며 정치 조직이 꾸려졌다. 이렇듯 해방 공간의 역동성은 정치적 주체가 된 남성·청년의 도전과 모험의 서사로 읽히기 쉽지만, 해방은 식민지와 가부장제라는 이중 구속에 놓인 여성들에게 주어진 감격의 모멘텀이었다. “낡아 빠진 인고 속에서 뛰쳐나올 용기가 없다는 것인가. 선구자인 여학생들이 인형의 집을 못 뛰쳐나오면 누가 나올 것인가”(박대룡 ‘여학생과 노라’, 경향신문 1947년 1월 19일)라는 사설은 8·15의 시간성 속에서 여성들이 남자의 팔짱을 끼지 않고도 자립 보행할 수 있는 자율적 개인이 되고자 했음을 보여준다.월남 작가인 박순녀(朴順女·1928~)는 여학생의 가출 서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신여성의 후예를 자처하는 해방 세대 여성들의 존재를 ...

    2025.12.26 15:30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 (42) 침묵, 존재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언어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 (42) 침묵, 존재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언어

    자주 꾸는 꿈이 있다. 지하철에서 아주머니 가방을 뒤지는 소매치기범과 눈이 마주친다. 내게 조용히 하라는 눈짓을 보내며 씩 웃는다. 마치 ‘너는 소리치지 못할 줄 안다’라는 듯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어붙는다. 도둑을 쫓을 때도 마찬가지다. 발이 내 맘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도둑이야”라고 고함치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꿈을 꿀 때마다 현실처럼 느껴진다. 예닐곱 살 시절 숨바꼭질할 때, 벽장 안에 숨으면 형이 내게 조용히 하라며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댔다. 그때마다 나는 숨을 죽였다. 학교에 가서도 선생님이 “조용!” 하면 말을 멈췄다. 그렇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침묵에 길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나는 이런 때 침묵했다.할 말이 없을 때 입을 닫았다. 내가 할 말이 없는 사람이란 걸 들키기 싫었다. 입이 무거운, 말수가 적은 사람에 머물고 싶었다. 그저 과묵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그건 주효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할 말이 없으면 억지...

    2025.12.26 15:29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66) ‘일 잘하는 대통령’이 한국을 구할 수 있을까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66) ‘일 잘하는 대통령’이 한국을 구할 수 있을까

    이재명 정부의 생중계 업무보고가 마무리됐다. 이를 보고 신선함을 느낀 시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관료들의 본모습이 100% 공개되지는 않았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던 논의를 보이는 곳으로 꺼내 놓은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시도였다. 대통령과 공무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박근혜나 윤석열이라면 절대 불가능했을 기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관료 조직의 작동 방식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으며, 자신의 개입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도 정확히 예측한다. 현 정부는 ‘일 잘하는 대통령’의 실제 모습을 각인시킬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일을 잘한다’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일까?‘일 잘하는 대통령’의 의미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는 포괄임금제, 야간노동,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이 논의됐는데 하나하나가 쉽게 손댈 수 없는 복잡한 문제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현실에 존재하면 안 되는 노동 형태다. 노동 제도의 토대 중 하나가 임금 노동자와 비...

    2025.12.26 15:28

  • [김우재의 플라이룸](69) 유행의 과학과 인과관계의 실종
    [김우재의 플라이룸](69) 유행의 과학과 인과관계의 실종

    화려해 보이는 최첨단 현대 생물학의 성공은 이제는 잊힌 낡은 실험실의 퀴퀴한 냄새와 그 안에서 솟아난 엄밀한 논리의 승리 덕분이다. 모건이 뉴욕 컬럼비아대학의 좁고 지저분한 플라이룸에서 초파리와 씨름하며 유전의 염색체 지도를 그려냈을 때, 그를 지탱한 것은 거대한 연구비나 화려한 기기가 아니라 관찰된 현상 이면의 인과관계를 끝까지 파고드는 유전학적 집요함이었다. 그러나 21세기의 과학은 이 ‘플라이룸’의 정신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거대 자본이 투여된 ‘빅 사이언스’의 시대는 데이터의 양으로 질적 엄밀함을 대체하려 하며, 인용지수라는 숫자의 놀음 속에 ‘유행하는 과학’이 학술지의 지면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최근 신경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뉴런’에 발표된 비판적 논평은 지난 10여 년간 생물학계를 휩쓸었던 ‘장내 미생물-자폐증 연결고리’라는 거대한 유행이 얼마나 허술한 인과관계 위에 세워져 있었는지를 서늘하게 폭로한다.장내 미생물 연구의 정치경제학: 자...

    2025.12.26 15:28

  • 무역 흑자 1조달러 시대…세계 지정학의 변수 된 중국의 수출과 경제 개혁
    무역 흑자 1조달러 시대…세계 지정학의 변수 된 중국의 수출과 경제 개혁

    중국은 2025년 사상 첫 ‘1조달러 무역 흑자’를 달성했다. 무역전쟁 여파로 미국 시장에서 크게 후퇴한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막강한 수출 경쟁력은 희토류 수출 통제 등과 더불어 중국이 미국의 관세 압력에 버티는 힘이 됐다.중국 지도부는 웃을 수만은 없다. 중국의 무역 흑자는 상대국의 무역 적자다. 역대급 무역 흑자가 ‘중국 견제론’이란 역풍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상대국의 수요 위축과 보호무역 강화를 부를 수 있다. 중국의 내수와 수출은 내년에도 세계정세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국 상품 무역 흑자는 1조759억달러(약1560억원)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민간연구소 로듐그룹 창립자 다니엘 로젠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는 경기 회복 신호가 아닌 구조적 불균형이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진단했다.올해 미국으로의 수출은 급감했지만 아프리카, 유럽연합(EU), 아세안으로의 수출이 빠르게 ...

    2025.12.26 15:27

  • [IT 칼럼] 메모리 가격은 왜 오르는가
    [IT 칼럼] 메모리 가격은 왜 오르는가

    1년 전에 10만원 남짓이면 살 수 있던 32GB 메모리가 50만원이 됐다. 메모리는 시가로 움직이는 ‘산업의 쌀’이라지만 너무한 수준이다.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용 HBM과 PC용 DDR, 게임 GPU용 GDDR, 스마트폰용 LPDDR 모두 결국 공정과 세대만 다를 뿐 쌀, 그러니까 같은 공장의 웨이퍼를 잘라 만든다. 수익성 좋은 HBM을 떡이라 치면 그 쫄깃함에 맞는 쌀을 고르는 것처럼 최신 공정 대신 안정적인 이전 공정 웨이퍼를 잘라 넣기도 한다.‘비닝’이라고 하여 수확물 품질 선별도 한다. 상품과 하품을 나누는데, 소매시장의 메모리 유통물량은 하품, 하지만 맛에는 이상 없는 ‘못난이’인 경우가 많다.이처럼 맞는 쌀을 고를 뿐, 결국 수확한 쌀로 밥을 짓느냐 떡을 만드느냐의 차이다. 그런데 이 산업의 쌀을 누가 갑자기 창고째 내놓으라 한다면 동네 맛집도, 급식실도 밥걱정으로 난리가 날 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지금까지 떡이라면 사실상 엔비...

    2025.12.26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