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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호

“대통령은 뭔가 다른 정보가 있는줄 알았다”···내란 1년, 여전히 남는 의문들

표지이야기

“대통령은 뭔가 다른 정보가 있는줄 알았다”···내란 1년, 여전히 남는 의문들

“심지어 수석들도 계엄 발표 직전까지 몰랐다. 기자들과 식당에서 술 마시다 용산에 들어간 사람도 있었잖나.” 지난해 12월 3일 불법 계엄 당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비서관을 지낸 인사의 말이다.계엄 당일 이 인사는 조금 일찍 퇴근해 잠들었다가 새벽 2시쯤 외국에 체류 중인 딸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와있는 걸 보고 깼다고 했다. “사전에 알았다면 집에 와서 잤겠나. 지금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정진석(당시 비서실장)이나 홍철호(정무수석)에게 조금이라도 운을 뗐다면 아무것도 안 할 사람이었겠냐고.”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었을 것으로 추론했다.“언론 보도를 보면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군 수뇌부 인사들과의 술자리에서 대통령이 자꾸 비상대권이니 계엄이니 이야기하니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간신들이다. 심기 경호 차원에서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하면서 시늉만 냈다는 건데 실질적 준비는 없었던 것 같다....

  • [취재 후] 내가 사랑‘했던’ 동네 책방
    [취재 후] 내가 사랑‘했던’ 동네 책방

    어렸을 적, 집에서 걸어서 30분 거리 큰 길가에 있던 커다란 2층짜리 A책방이 내 삶의 첫 동네 책방이었다. 책방은 ‘문제지 파는 책방’, ‘문제지 말고도 파는 책방’ 정도로 인식했는데 A책방은 후자였다. 당시 집 근처에는 도서관 같은 문화시설이 없었다. 부모님은 한 달에 한두 번씩 나와 동생을 데리고 A책방에 가서 마음에 든 ‘한 권’을 고르게 했다. A책장은 부모님의 서가 대신 내가 접할 수 있었던 바깥 세계의 첫 서가였다. 초등학생 시절 어슐러 K. 르 귄과 오에 겐자부로, 한비야를 만난 곳도 A책방이었다. 뭣도 모르면서 왠지 표지가 멋지게 생겼다는 이유로, 제목이 신기하다는 이유 등으로 중고등학생이 돼서도 읽을 책을 차곡차곡 사 모았다.이번에 동네 책방들을 취재하면서 ‘장소’와 ‘물성’에 대해 여러 번 생각하게 됐다. 공개된 서가에 꽂힌 책들은 훔쳐볼 수 있다. 마치 빵집서 풍기는 고소한 빵 냄새를 마음껏 맡을 수 있는 것처럼. 책을 공짜로 들고 갈 수는 없지만, 책...

    2025.12.03 06:00

  • [우정 이야기] 노후, ‘통 큰’ 우체국연금보험으로 대비하세요
    [우정 이야기] 노후, ‘통 큰’ 우체국연금보험으로 대비하세요

    지난해엔 ‘미장(미국 주식)’, 올해엔 ‘국장(국내 주식)’이 크게 오르면서 개인형 퇴직연금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국민연금만으론 노후보장이 어렵다 보니 주식을 통해 직접 퇴직연금을 굴리는 것이다.그렇지만 바쁜 일상에서 투자자가 매일 직접 투자를 통해 퇴직연금을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상승장에선 지수만 추종해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 자신감이 생기지만, 최근처럼 조정장에 진입할 땐 수익률이 급감하며 퇴직연금에도 손실이 발생하곤 한다.직접 투자보다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적더라도 운용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경우 이런 부담을 다소 덜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1월 25일부터 자산을 운용해 안정적 노후 대비를 돕는 연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무)우체국보너스팡팡연금보험’(팡팡연금보험)은 우체국보험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기본 적립액 외에 두 가지의 보너스(운용·유지)를 추가로 제공하는 등 연금 보장을 대폭 강화했다.‘운용보너스’는 ...

    2025.12.03 06:00

  • [문화캘린더] 연극-태풍-기존 해석과는 다른 긴장과 구도
    [문화캘린더] 연극-태풍-기존 해석과는 다른 긴장과 구도

    [연극] 태풍일시 12월 4~28일 장소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관람료 R석 6만원 S석 4만5000원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극으로 알려진 <태풍>이 2025년 겨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무대는 복수와 용서, 배신과 화해 등 작품 전반에 놓인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원전에 기반한 구조적 해석을 시도한다. 국립극단은 이번 공연에서 극의 중심인물인 프로스페로를 여성인 프로스페라로 재해석하고, 알론조를 알론자로 설정하는 등 인물 구성의 변화를 통해 기존 해석과는 다른 긴장과 구도를 마련했다.밀라노의 공작 프로스페라는 동생의 반역으로 권좌에서 밀려나 딸 미란다와 함께 바다에 떠밀려 무인도로 도착한다. 이후 마법을 익히며 은둔해 온 그는 수년이 지나 자신을 추방했던 이들이 항해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법으로 태풍을 일으켜 그들을 섬으로 불러들인다. 섬에 도착한 인물들은 프로스페라가 설정한 여러 상황과 시험 속에서 관계와 욕망, 후회 등을 마주하게 된다. 그...

    2025.12.03 06:00

  • [시네프리뷰] 바늘을 든 소녀-가부장 권력에 맞선 약자 연대와 자매애의 가능성
    [시네프리뷰] 바늘을 든 소녀-가부장 권력에 맞선 약자 연대와 자매애의 가능성

    제목: 바늘을 든 소녀(The Girl with the Needle)제작연도: 2025제작국: 덴마크상영시간: 123분장르: 드라마감독: 매그너스 본 호른출연: 빅토리아 카르멘 손느, 트리네 뒤르홀름, 베시르 제치리, 요아심 피엘스트루프개봉: 2025년 12월 10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수입/배급: 그린나래미디어㈜‘바늘을 든 소녀’라니, <오디션>(미이케 다카시 감독·1999) 같은 이야기라도 담은 것인가. 제목만 듣고 떠올린 생각이다. <오디션>에서 바늘은 핵심 오브제다. 바늘을 든 주인공이 웃으며 뭔가를 흉내 내며 입으로 ‘끼릭끼릭~’ 소리를 내는 대목이 이 영화의 절정부다. ‘수입 추천 불가’ 판정으로 우여곡절 끝에 영영 극장엔 걸리지 못할 듯싶더니, 2023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한국에서 개봉했다.스웨덴 출신의 덴마크 감독 매그너스 본 호른의 2024년작 <바늘을 든 소녀>도 따지고 보면 미...

    2025.12.03 06:00

  • [신간] ‘고공농성 서른세 곳’의 희망과 기억
    [신간] ‘고공농성 서른세 곳’의 희망과 기억

    등대들, 조용히 빛나는문선희·가망서사·2만8000원“기네스 세계 신기록, 고공농성 408일.” 사진작가인 저자는 2015년 여름, 우연히 한 기사 속 문구를 보고 멈칫했다. 고공농성 ‘신기록’을 돌파한 것이 마치 축하할 일이라도 되는 양 세상은 호들갑이었다. 사진 속 굴뚝을 내려오는 반백의 남자는 스타케미칼 해고 노동자 차광호씨였고, 그가 굴뚝에서 내려오자 기자들은 앞다투어 기네스 기록을 달성한 “소감”을 물었다. 얼마 뒤 저자는 유성기업 해고 노동자들이 259일간 광고탑에서 농성을 했던 옥천에 갔다가 광고탑이 사라진 것을 본다. 동네 주민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그는 말했다. “누가 또 올라가서 시끄럽게 굴면 성가시니까, 진즉에 치웠지.”저자는 2005~2019년 고공농성 장소 서른세 곳의 사진과 그 사연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말한다. “고공농성은 신문고였다. … 목숨을 걸어야만 울릴 수 있는 비통한 북.” 그들이 탑에 올랐던 이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

    2025.12.03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2) 제주 성산포-부지런한 ‘노랑촉수’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2) 제주 성산포-부지런한 ‘노랑촉수’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인 담정 김려 선생의 <우해이어보>에 염고라는 어류가 등장한다. 김려 선생은 생긴 모습이 쏘가리와 비슷하지만, 입 옆에 긴 수염이 있는데 이 수염이 밑으로 처진 것이 마치 염소수염 같다고 묘사했다. 몇몇 학자는 이 어류를 두고 의견을 달리하지만, 필자는 김려 선생이 이야기한 ‘염고’는 제주도뿐 아니라 남해안에서 발견되는 촉숫과의 노랑촉수가 분명하다고 믿고 있다.2022년 여름 제주도 성산포 해역을 찾았을 때, 얕은 수심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노랑촉수를 제대로 관찰했다. 쉴 새 없이 촉수를 움직이며 바닥 면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참 부지런한 물고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랑촉수는 몸이 긴 원통형으로 등은 붉은색이며 배는 흰색이다. 성체의 크기는 20㎝ 정도인데 턱 아래에 한 쌍의 노란색 긴 촉수가 있다. 노랑촉수는 촉수에 있는 감각세포로 펄 아래 사는 게나 새우류 등의 저서동물을 먹는다.담정 선생이 쏘가리와 비슷하다고 한 것은...

    2025.12.03 06:00

  • [독자의 소리] 1655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55호를 읽고

    불 꺼지는 동네 책방의 씁쓸함···‘창비부산’ 폐점이 말해주는 것사람마다 목적과 취향이 다양해 큰 서점에 가면 잡다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동네 서점은 큐레이팅이 있어서 좋다. 그만큼 운영자의 역량이 중요하다._네이버 choi****과거의 유산이나 습관이 스러져간다고 안타까워하는 일을 수없이 봤다. 전통은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전이되는 것이다. 살아남는 것들이 새로운 전통이 된다._네이버 icki****책을 읽지 않는 시대, 책방이 어떻게 지속하겠나. 그나마도 온라인 구매한다. 책의 시대가 저문다는 건 문명이 붕괴한다는 얘기. 이 문명의 노을이나 지켜볼밖에._네이버 hawk****노사·세대 얽힌 고차방정식···공전하는 ‘정년 연장’ 논의국민연금 개시 나이와 정년 나이가 달라서 연금과 정년 차이로 소득 크레바스가 5년 생기는데 그동안 임금 개편과 법안 검토 안 하고 뭐 했는지? 결단이 필요하다._네이버 iyoc****지금 60세 정년이라도 ...

    2025.12.03 06:00

  • [편집실에서] 왔다 갔다 1300억원, 장기 계획은 있나요
    [편집실에서] 왔다 갔다 1300억원, 장기 계획은 있나요

    대통령 집무실이 서울 용산과 청와대를 오가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1300억원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들어가고 국방부가 청사를 다시 용산으로 옮기는 등 연쇄 비용이 발생한 데 따른 것입니다.국방부는 네트워크 구축, 시설 보수 등에 총 238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미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복귀 예산으로 예비비 259억원이 편성됐는데요, 두 금액을 더하면 복귀 비용만 약 500억원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용산으로 옮기는 데 쓴 돈이 832억원이었죠. 대통령실은 집무실과 춘추관은 올해 안에, 관저는 내년 상반기에 청와대로 옮길 예정입니다.3년 만의 원위치지만 이는 단순한 공간 이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정의 최고 의사결정이 얼마나 전략 없이 단기적 판단으로 이뤄졌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 대가는 고스란히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치르게 됩니다.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은 졸속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무속...

    2025.12.03 06:00

  • [렌즈로 본 세상]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는 낙엽
    [렌즈로 본 세상]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는 낙엽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안도현의 시 ‘가을 엽서’처럼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단풍이 땅에서도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한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지난 11월 25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은 시민들은 겨울 채비에 나선 나무가 주는 마지막 선물을 만끽했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은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다. 가을이여, 안녕!

    2025.12.02 06:00

  • [주간 舌전] “당심 70%? 국민의힘 망조 들었다”
    [주간 舌전] “당심 70%? 국민의힘 망조 들었다”

    “국민의힘 망조 들었다.”국민의힘이 내년 6월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 투표 비중을 70%로 높이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이렇게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1월 26일 자신의 정치플랫폼 ‘청년의꿈’에 올라온 관련 질의에 “당은 망해도 기득권은 지키겠다는 흐름”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질문자는 해당 글에서 “정치 성향에 맞게 자기 당을 지지하는 당원들을 챙기면 안 된다는 게 아니다”면서 “가수 시상식 인기투표도 아니고, 당원을 대량 가입시키면 경선에 이기는 구조 아니냐”고 홍 전 시장에게 의견을 물었다.앞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끄는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 투표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하고, 반대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50%에서 30%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경선룰 변경이 민심을 외면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나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조직 기반이 약한 만큼 당 조직력을 국민 속으로 확장하는...

    2025.12.01 06:00

  • “상담받을 권리를 보장하라”…초·중·고생 자살 급증하지만 법은 공백
    “상담받을 권리를 보장하라”…초·중·고생 자살 급증하지만 법은 공백

    학교 내 자살·자해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초·중·고등학생 자살자 수는 221명으로 2019년 140명에 비해 5년 만에 58% 증가했다. 2012년 첫 조사가 시행된 이래 역대 최대치다. 지난 6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4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에 따르면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은 1만8000여명에 육박했다. 검사 대상 학생(165만8715명)의 1.1%에 해당한다.이처럼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가장 먼저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예방·치료 차원에서 진행되는 학교 내 상담과 관련한 법이 공백 상태라 학생들은 제때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상담교사 및 관계자들은 ‘학교상담법’ 제정, 이를 통한 학생들의 상담받을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전문상담교사 규정해둔 법 없어학교에서 위험의 전조를 보이는 학생들이 마주하는 ‘전문가’는 전문상담교사인 경우가 많다. 전문상담교사는 영양사나 보건교사처럼 ...

    2025.12.01 06:00

  • “그 드라마, 웃으면서 못 봐요”···KT의 김 부장들
    “그 드라마, 웃으면서 못 봐요”···KT의 김 부장들

    “형, 내가 이 회사에서 25년 동안 어떻게 일했는지 형이 제일 잘 알잖아.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나 일 잘했잖아. 아니, 잘하잖아. 나 아직 쓸모 있는 놈이라고.”- 드라마 주인공 김낙수 부장의 대사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의 주인공 김낙수 부장은 믿었던 선배 백 상무로부터 좌천을 암시하는 최후통첩을 받는다. 낌새는 있었다. 그래서 백 상무가 말도 꺼내기 어렵게끔 가족이 있는 집으로 초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런 것치고 통보의 순간 김 부장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두서가 없다. 회사에서 밀려나는 순간 그는 열심히 일한 ‘나’를 알지 않느냐고, 아직 ‘쓸모’가 있다고 자신의 존재를 필사적으로 변호한다.이 드라마는 대기업이라는 ‘간판’에 자부심을 품고 살던 50대 김 부장이 사회로 밀려나 다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극 전반에 흐르는 코믹한 분위기, 배우들의 열연으로 ...

    2025.12.01 06:00

  • 편의점 벽에 오려 붙인 기사들···‘옥천 미디어 유니버스’의 비밀
    편의점 벽에 오려 붙인 기사들···‘옥천 미디어 유니버스’의 비밀

    충북 옥천 청산면 지전리에서 편의점을 하는 박철용씨(50)는 매주 금요일 옥천신문이 배달되면, 손님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편의점 취식 공간에 비치한다. 청산면과 인근의 청성면을 다룬 기사는 오려서 편의점 벽면에 붙여두는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붉은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두기도 한다. “어르신들이 우리 가게에서 커피 한 잔씩 드시면서 동네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때론 잘못된 정보를 갖고 얘기하다가 티격태격 다투는 때도 있고요. 그런데 제가 옥천신문에서 읽은 내용은 그게 아니었거든요. 옥천이나 청산·청성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실이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서 기사를 이렇게 붙여둔 거죠.”편의점 한쪽, 작은 ‘공론의 장’박씨가 벽면에 붙인 기사 중에는 편의점이 자리 잡은 지전리 ‘생선국수 거리’에 관한 기사도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마을 앞 보청천에서 잡은 메기, 쏘가리 등 민물고기를 삶아 진하고 얼큰한 국물을 낸 뒤 국수를 말아 판다. 예전에는 ...

    2025.12.01 06:00

  • 질병 잡는 CT가 암을 부른다?
    질병 잡는 CT가 암을 부른다?

    ‘연간 6151만명의 미국인이 받은 9300만건의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부작용으로 약 10만2700건의 암이 발병할 것으로 예측된다.’병원 CT 검사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환자가 이런 정보를 듣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2023년 CT 검사를 받은 6200만명의 미국인 중 10만2700명이 방사선으로 인한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 전문 플랫폼 ‘메드스케이프’와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방송 등이 지난 4월 보도한 내용이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플로리다대, 영국 암연구소(ICR) 등이 공동 진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내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의사협회지 내과학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컴퓨터단층촬영을 의미하는 ‘Computed Tomography’의 약어인 CT는 X-선을 투과시켜 그 흡수 차이를 컴퓨터로 재구성해 인체의 단면영상 또는 3차원적인 입체영상을 얻는 영상진...

    2025.11.28 14:46

  • [꼬다리] 이름에 대한 고민, 두 번째
    [꼬다리] 이름에 대한 고민, 두 번째

    국제 기사를 쓸 때마다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단어가 몇 있다. 러시아 정부·군대가 사용하는 ‘특별군사작전’이 그중 하나다. 침략 전쟁이라는 본질을 흐리는 말 같아 쓸 때마다 조심스러웠다. 그렇다고 내 멋대로 바꿔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 나름 기준을 세웠다. 러시아 측 발언을 전할 때는 작은따옴표(‘’) 안에 넣어 적되, 기사 문장으로 풀어쓸 때는 침략, 침공, 전쟁 등 단어로 바꾸곤 한다.내가 러시아인이라면 이런 타협점을 찾기 어려웠을 것 같다.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 의회는 군대 관련 ‘가짜정보’를 유포한 사람에 대해 최대 15년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이 법을 근거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비판한 야당 정치인 등이 옥살이를 했다. 왜 이리 엄하게 구는가. 전쟁임을 공식 인정했다가 대외 책임 부담이 늘고 내부 비판 여론이 커질까 러시아 정부가 걱정해서란 분석을 나중에야 알았다.일본 기사를 쓸 땐 ‘처리수’와 ‘오염수’ 표현이 고민이다. 처리수는...

    2025.11.28 14:44

  • [오늘을 생각한다] 차세대 글로벌 기후 리더는 누구?
    [오늘을 생각한다] 차세대 글로벌 기후 리더는 누구?

    지정학적 분열로 다자주의가 퇴조하는 현재 상황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다자적 해법은 여전히 유효할까?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얼마 전 폐막했다. COP는 기후변화 분야의 대표적인 다자조약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당사국들이 매년 모여 협약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COP30에서는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로드맵을 만드는 일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는데, 산유국들의 반대로 결국 결정문에 관련 내용을 담지 못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를 사기라고 일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여를 거부하고,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이유로 유럽연합(EU)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194개국이 합의를 도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협력이 건재함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도 있다.기후변화 위기 극복에 강대국의 낡은 리더십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연대와...

    2025.11.28 14:43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61) 다 비워야 채워지는 삶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61) 다 비워야 채워지는 삶

    너무나 고통스러울 때 흔히 토로하는 “다 내려놓았어”는 지극히 사르트르적인 표현이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1905~1980)의 ‘무화(néantisation)’와 ‘초월(transcendance)’ 개념은 스스로 양산하는 고통을 멈추고 새로운 본질을 돌아보는 존재론적인 각성을 의미한다. 연말이어서인지 ‘비워내고 다시 태어날 것’을 제안하는 작품이 다양하다.안무가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인 알렉산더 에크만의 무용극 <해머>는 경쟁과 자본, 기술에 매몰된 현대인들의 현주소를 고난도 무용과 퍼포먼스, 스펙터클한 비주얼 아트로 전시한다. 스웨덴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카트린 할 예술감독)의 다양성과 다국적(20여개국 출신들) 에너지를 바탕으로 에크만이 직조한 에고이즘과 휴머니즘의 경계 넘나들기다. 거울로 뒤덮인 무대 바닥과 곳곳에 비치된 거울 앞에서 30여명의 무용수가 자아도취에 빠진 듯한 퍼포먼스를 각자의 독무에서 군무로 확장한다. 소셜미디어서비스(SNS)...

    2025.11.28 14:43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17) 사막을 건너는 1인칭 레지스탕스 윤리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17) 사막을 건너는 1인칭 레지스탕스 윤리

    서영은의 <먼 그대>는 여성이 가부장적 남성 질서와 맺는 관계가 ‘굴종과 저항’, ‘종속과 해방’의 이분법적 틀로 단순화될 수 없는 기이한 도착성을 띨 수 있다는 점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흔치 않은 소설이다. 1970~1980년대 초남성적 권위주의 국가에 의해 억압적 근대화가 진행돼 온 한국사회에서 국민은 남녀를 가릴 것 없이 사회적으로 거세된 존재나 다름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성들은 억압적 정치체제를 무기력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거세를 부인하기 위해 더욱 강한 남성성으로 재무장하고자 했으며, 여성들은 그 남성성을 보조하는 수동적 위치에 머무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를 찾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여성이 남성 질서에 맞서 싸우는 투쟁의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시 한국사회에서 소수의 해방투사를 제외한 다수의 여성에게 직접 투쟁의 길은 크게 열려 있지 않았다. 이런 사회적 조건에서 서영은 소설의 여성 인물은 마조히즘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한다....

    2025.11.28 14:41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65) 노인을 위한 나라는 누가 만드나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65) 노인을 위한 나라는 누가 만드나

    얼마 전 부모님 휴대전화를 바꾸러 통신사 고객센터를 함께 방문했다. 인터넷 접근이 자유로운 사람은 굳이 매장을 방문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노인들은 아무래도 대면 서비스가 훨씬 편리하다. 방문한 매장은 고객서비스 전체를 담당하는 곳이었는데, 방문자 대부분이 노인이었다. 젊은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한국어가 익숙지 않은 외국인이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 한국사회의 현재와 미래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지금도 오프라인 고객센터는 ‘노인 고객센터’처럼 운영되는 중이고, 앞으로도 대면 서비스는 주로 노인층을 위해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보조 노동의 확대내가 방문했던 센터의 직원들은 노인과의 대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는 남성 노인 고객과 젊은 여성 직원이 격렬하게 대화하고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몇 마디를 듣게 됐다. 고객은 이번 달 통신 요금이 왜 비싸게 나왔는지를 항의하고, 직원은 지난달 요금이 미납돼서 이번에 두 달 치가 한꺼번에 청구됐다고 설명하는 것 ...

    2025.11.28 14:40

  • [김우재의 플라이룸] (68) 수컷의 변신은 생존 전략이다
    [김우재의 플라이룸] (68) 수컷의 변신은 생존 전략이다

    교미를 마친 암컷 초파리가 보여주는 변화는 극적이다. 알을 낳기 시작하고, 더 이상 다른 수컷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식성까지 변한다. 이 모든 과정이 수컷이 넘겨준 정액 단백질에 의해 조종된다는 사실은 20세기 유전학의 쾌거였다. 그에 비해 수컷은 그저 유전자를 배달하고 사라지는 소모품이자, 수컷 초파리의 교미 후 변화는 기껏해야 잠시 지쳐 쉬는 ‘불응기’ 정도로 치부돼왔다.하지만 최근 여러 연구는 겨우 두 달 남짓 살아가는 초파리 수컷조차 교미 후 복잡한 생리학적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컷에게 교미는 끝이 아니다. 그것은 거대한 변신의 시작이다. 교미라는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 수컷의 뇌와 몸은 생존과 다음 번식을 위해 완전히 재설계된다.틴베르헌의 위계와 행동의 재편동물행동학의 거두 니콜라스 틴베르헌은 동물의 행동이 위계적으로 조직돼 있다고 보았다. 배고픔, 성욕, 두려움 같은 본능이 서로 경쟁하며, 상황에 따라 하나의 행동이 선택되면 나머지는 억제된다...

    2025.11.28 14:40

  • [IT 칼럼] 기술 주권의 역설, 왜 소버린 AI를 말하는가?
    [IT 칼럼] 기술 주권의 역설, 왜 소버린 AI를 말하는가?

    우리는 그간 클라우드가 디지털 혁신의 핵심 인프라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정작 그 클라우드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권한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극소수 미국 빅테크 기업이 독점해왔다. 우리의 데이터는 태평양을 건너 그들의 서버로 흘러 들어갔고, 그들의 알고리즘에 의해 재가공돼 우리에게 돌아왔다. 만일 디지털 식민지라는 게 있다면 아마도 이런 형태가 아닐까? 각국 정상이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외치는 배경에는 바로 기술 의존에 대한 강력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소버린 AI란 타국 기업의 AI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자국의 가치관과 법률에 맞춰 설계된 AI로, 기술 주권 확보를 목표로 한다. 소버린 AI를 지지하는 논리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 국가안보다. 국방이나 전력망 같은 국가의 핵심 인프라를 타국의 알고리즘에 맡기는 것은 국가의 뇌를 외부에 아웃소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유사시 외교 관계가 틀어져 상대국이 접속을 차...

    2025.11.28 14:40

  • [박상영의 경제본색] (10) 재벌 숙원 ‘금산분리 완화’,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이유
    [박상영의 경제본색] (10) 재벌 숙원 ‘금산분리 완화’,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이유

    금산분리가 다시 뉴스의 중심이 됐다. 금산분리 완화 논의에 불을 댕긴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10월 1일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에서 “인공지능(AI) 분야에 한해 금산분리 등 일부 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관계부처가 관련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왜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막나?금산분리는 금융과 산업을 엄격히 분리하는 규제다. 즉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같은 산업자본이 은행 같은 금융회사를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제한하는 원칙이다. 이 규제는 대기업이 금융회사를 통해 자금을 부당하게 독점하거나, 금융회사가 특정 기업을 지나치게 지배해 금융 시스템 전체가 위험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예를 들어 한 기업이 은행이나 금융회사를 소유하면 그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은행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는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위험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회사가 특정 기업을 ...

    2025.11.28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