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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호

‘GPU 26만장’이 불러온 에너지 논쟁···“전력량보다 망이 문제”

표지이야기

‘GPU 26만장’이 불러온 에너지 논쟁···“전력량보다 망이 문제”

국내 도입 예정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이 전력 수급 논쟁으로 이어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월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엔비디아가 주면 뭐 하나. 전력이 있냐”며 “AI 데이터센터 하나 돌리는데 전력이 얼마나 드는지 다 알지 않냐”고 말했다.최신 엔비디아 GPU 블렉웰 72개가 들어가는 AI 플랫폼 GB200 NVL72는 랙(RacK)당 약 120~140㎾의 전력 소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6만장을 도입하면 3600랙 이상이 필요해 총 432㎿ 이상의 전력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의 냉각·전력손실 등을 포함하는 전력 효율지표인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1.2(최근 업계 평균치)를 적용하면 대략 500~600㎿의 규모의 전력량이 필요하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기 전력량(1GW=1000㎿)의 절반을 넘는 수준에 해당한다.하...

  • [시네프리뷰] 위키드: 포 굿-소설서 뮤지컬 그리고 스크린으로 이어진 여정
    [시네프리뷰] 위키드: 포 굿-소설서 뮤지컬 그리고 스크린으로 이어진 여정

    제목: 위키드: 포 굿(Wicked: For Good)제작연도: 2025제작국: 미국상영시간: 137분장르: 판타지, 뮤지컬, 모험감독: 존 추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개봉: 2025년 11월 19일등급: 전체 관람가수입/배급: 유니버설 픽처스옆자리에 앉은 관람객이 훌쩍였다. 뮤지컬 <위키드>의 2막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포 굿(For good)’을 주인공인 엘파바와 글린다가 번갈아 “너를 알게 되면서 나는 바뀌었어, 영원히(Because I Knew you, I have been changed for good)” 대목을 부를 때다. ‘포 굿’은 중의적이다. 사전적인 의미는 ‘영원히’겠지만 어떤 게 바른길인지 몰랐던 주인공들이 상대방 덕분에 선(善·goodness)을 지향하게 됐다는 뜻도 된다.돌이켜보면 2024년 나온 두 작품은 해당 작품들의...

    2025.11.19 08:00

  • [취재 후] 남 일이 아닙니다
    [취재 후] 남 일이 아닙니다

    청소년 도박 문제에 관한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 건 2014년 무렵이다. 이후 10년 넘게 여러 언론사가 잊을 만하면 이 문제를 다뤘다. 기사가 나오면 처방이 나올 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상황이 나아진 것 같진 않다.남 일 보듯 하기 때문이 아닐까. 내 자식에게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모두가 무의식중에 생각하는 게 아닐까. 그러나 청소년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다르다. A씨의 아들은 현재 도박으로 범죄에도 손을 댔지만, 이전에는 동물을 좋아하는 내성적인 아이였다. 중학교 때부터 도박 사이트 총판을 맡아 친구들의 사이트 가입을 독려한 B씨도 “소위 말하는 일진들의 비율이 높긴 하지만, 공부 잘하는 애들이 하는 것도 많이 봤다”고 했다. 교실을 숙주 삼고 있는 이상 누구도 도박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어쩌면 정부도 남 일 보듯 이 문제를 다루는 듯하다. 학교에는 학생들이 도박하다 걸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매뉴얼이 없다. 수사기관은 해외에...

    2025.11.19 06:00

  • [우정 이야기] 우체국, 집배원 한랭질환 예방 나선다
    [우정 이야기] 우체국, 집배원 한랭질환 예방 나선다

    겨울이 되면 가장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 야외 현장 근로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겨울(2024년 12월~2025년 2월) 응급실 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총 334명이었다. 이중 실외에서 한랭질환이 발생한 경우는 전체의 74%(247명)를 차지했다. 야외 근무자는 겨울철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는 등 한랭질환은 물론 낙상 위험도 커지면서 다치기 쉬운 구조에 놓여 있다. 매일 우편과 소포를 배송해야 하는 집배원도 한랭질환의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있다.우정사업본부도 한파가 닥치기 전 종사원의 안전 대책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겨울철 우정사업 종사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내년 2월 말까지 ‘겨울철 안전보건 특별관리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우정사업본부는 특별관리 기간 중 총 7억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의 집배원과 물류 종사원 등에게 핫팩, 방한토시, 넥워머, 마스크 등의 한랭질환 예방용품을 지급할 계획이다.배달 차...

    2025.11.19 06:00

  • [문화캘린더] 공연-라이프 오브 파이-퍼펫과 배우의 합이 만든 경이로움
    [문화캘린더] 공연-라이프 오브 파이-퍼펫과 배우의 합이 만든 경이로움

    [뮤지컬] 라이프 오브 파이일시 11월 29일~2026년 3월 2일 장소 GS아트센터 관람료 VIP석 16만원 파노라마석 16만원 포커스석 14만원 R석 12만원 S석 9만원 A석 6만원소설, 영화에 이어 무대에서도 관객과 만나는 <라이프 오브 파이>가 한국에 상륙했다. 캐나다로 향하던 중 난파 사고를 겪은 소년 파이가 벵골호랑이와 함께 태평양 한가운데 구명보트에 남겨진다는 설정.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인 파이의 증언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며, 무대는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한 연출로 바꾸는 데 집중한다.원작은 얀 마텔의 동명 소설. 2002년 맨부커상을 수상했고, 이후 영화화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연극은 2019년 영국 셰필드에서 초연된 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올리비에상 5관왕, 토니상 3관왕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으로, 오리지널 제작진과 협업해 국내 관객에게 선보인다.극의 핵심은 시각 효과와 퍼펫 조작이다. 파이가 조난당한...

    2025.11.19 06:00

  • [신간] 되묻는 ‘살아 있음’의 의미
    [신간] 되묻는 ‘살아 있음’의 의미

    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았을까?모리오카 마사히로 지음·이원천 옮김·사계절·2만3000원‘이렇게 고통스럽다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았다’, ‘아이를 낳는 건 나쁜 일이다.’그간 이런 ‘반(反)출생주의’적 주장은 한때 젊은 층의 호응을 얻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할 뿐이고 태어나지 않는 게 가장 좋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런 말들을 그저 치기 어린 부적응자의 말로 치부했다.저자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았을까?”라는 질문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파우스트>, <햄릿>, 구약성경, 그노시스 학파 등 먼 과거로부터 계속 진지하게 인류가 붙들어온 질문이라고 강조한다.다만 저자는 ‘태어나지 않는다’는 선택은 현존하는 이가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태어난 것의 긍정’의 문제로 두고 풀어갈 것을 생명철학적인 관점에서 제안한다. 이는 단순히 태어났다는 이유로 삶을 무조건 긍정하는 태도도,...

    2025.11.19 06:00

  • [신간] 인류의 삶 바꿔온 곤충의 능력
    [신간] 인류의 삶 바꿔온 곤충의 능력

    작은 정복자들에리카 맥앨리스터, 에이드리언 워시번 지음·김아림 옮김·곰출판·2만3000원2001년 7월 어느 날 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주차장 쓰레기통 옆에서 노숙자 듀런 베일리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망 추정 시간은 당일 낮이었다. 수사당국은 18세 여성 커스틴 로바토를 1급 살해 혐의로 검거했고, 법원은 그에게 징역 13~45년을 선고했다.그러나 2017년 재심에서 수사당국이 추정한 사망 시간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로바토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결정적 근거는 ‘검정파리’였다. 검정파리는 낮에 활동하며, 사체에 빠르게 알을 낳는다. 하지만 베일리의 시신에서는 파리알이나 유충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재심에서 법 곤충학자들은 “사망 시간은 낮이 아닌, 밤 시간대일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곤충은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니다. 한때 해충으로 인식됐던 아메리카동애등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유기물을 잘게 부수고 분해하는 능력을 지녔다. 학자들은 등에...

    2025.11.19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81) 경북 독도 기점 바위-‘똥여’ 아래 숨겨진 비경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81) 경북 독도 기점 바위-‘똥여’ 아래 숨겨진 비경

    2018년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앞두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연구원들과 함께 한반도와 독도 간 최단 거리(216.8㎞)와 울릉도에서 독도 간 최단 거리(87.4㎞) 기준점을 명확히 하기 위한 공동탐사에 나섰다. 당시 탐사의 목적은 공식 명칭이 지정돼 있지 않은 기점에 대한 명칭을 제안하는 한편 향후 해양과학을 통한 독도 지킴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였다.울릉도와 독도 간 최단 거리 기점 바위는 울릉도 쪽에서는 도동 행남등대 오른편 해상 무인도서인 살구바위(북위 37-29-06.012·동경 130-55-16.243), 독도 쪽에서는 동도 북서쪽 무인도서인 똥여(북위 37-14-36.832·동경 131-51-40.991)다. 살구바위란 이름은 인근 마을 이름이 살구나무가 있다 해서 ‘행남’이라 부른 데서 기인한다. 똥여는 바닷새가 똥을 싸놓은 듯 보인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살구바위와 똥여 수중생태계, 특히 똥여 아래...

    2025.11.19 06:00

  • [독자의 소리] 1653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53호를 읽고

    “저도 캄보디아 갈까 했어요”···도박이 삼켜버린 교실불법도박을 단속하고 관리해야 할 주체들이 손 놓고 있으니 학생들이 빠질 수밖에…._주간경향닷컴 옐로우스****개인의 책임이라 하기엔 미성년자들이 너무 쉽게 도박을 접하고 있다. 미성년자는 책임을 지기에 미숙하다. 어른이 왜 어른인가?_네이버 fly6****학교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더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네. 이건 개개인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_네이버 dkgu****0~5시, 누가 일하고 누가 이익을 얻나···쿠팡은 비껴간 새벽배송 논쟁새벽배송 당사자 중 의미 있는 반대 의견 비율이 나오려면 한 10년 정도 지나야 할 것 같다. 후유증이 광범위하게 나타나야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식할 듯하다._경향닷컴 스타일러****새벽배송이 예외가 돼야 하는데 기본이 됐다. 이는 인간을 갉아먹는 야만 그 자체다._네이버 노종****이 패턴으로밖에 삶을 유지할 수 없는 사람들, 새벽배송이 없던 때...

    2025.11.19 06:00

  • [편집실에서] ‘AI 커닝’ 사태가 던진 질문
    [편집실에서] ‘AI 커닝’ 사태가 던진 질문

    연세대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대규모 부정행위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대학가는 AI로 작성한 과제물·발표물 등이 넘쳐나 전조가 있었죠. 곧 닥칠 일인 줄 알면서도 외면해온 문제가 현실이 됐습니다.“강의 자료를 챗GPT에 학습시키면 예상 문제와 답안까지 제시해줘요.” 한 대학생의 고백입니다. 다른 학생도 “자료 조사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사실상 대부분을 AI가 대신한다”고 털어놨습니다. AI는 이미 학습의 도구를 넘어 학습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대학들도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일부 교수들은 AI 판독기를 도입해 ‘AI 표절’을 적발하려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단어를 치환하거나 일부러 틀린 띄어쓰기를 넣어 생성 흔적을 지우는 우회법이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니까요. 감시의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이를 회피하는 기술도 진화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77%가 ...

    2025.11.19 06:00

  • [렌즈로 본 세상] 딸, 그동안 고생했어
    [렌즈로 본 세상] 딸, 그동안 고생했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1월 13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이번 수능에는 재학생과 졸업생을 합쳐 55만4174명이 지원했다. 2019학년도 이후 가장 많이 응시했다. 출생아 수가 많았던 ‘황금돼지띠’의 영향이 컸다.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장으로 수험생들이 속속 들어가는 가운데, 한 수험생과 어머니가 학교 앞에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입실까지 10분 남짓 남았을 무렵, 아버지가 뛰어와 딸에게 텀블러를 건넸다. 어머니는 딸의 손을 꼭 잡고 교문을 향해 달렸다. “포옹!” 그들을 지켜보던 취재진이 외쳤다. 잠시 머뭇대던 어머니를 딸이 먼저 끌어안았다. 그제야 가족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차가운 아침 공기 속에서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수험생을 응원했다. 그들의 한 해와 이 하루가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2025.11.18 06:00

  • [주간 舌전]“우리가 황교안…뭉쳐 싸우자”
    [주간 舌전]“우리가 황교안…뭉쳐 싸우자”

    “우리가 황교안이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체포된 것에 반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 11월 1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황 전 총리 체포 이야기를 꺼내며 “전쟁이다. 뭉쳐서 싸우자”며 이같이 외쳤다.장 대표는 “이 무도한 정권이 대장동 항소 포기를 덮기 위해서 오늘 황 전 총리를 긴급 체포하고, 지금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이재명 한 사람 때문”이라며 “이재명에 대한 재판이 다시 시작될 때까지, 그리고 우리가 이재명을 탄핵하는 그날까지 함께 뭉쳐서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장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없이 국민의힘은 내란을 옹호하는 정당에서 아직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자신의 SNS에 “우리가 황교안이라니. 그날 밤, 정말 내가 체...

    2025.11.17 06:00

  • 솔솔 나오는 지방선거 연대론, 현실성 있나
    솔솔 나오는 지방선거 연대론, 현실성 있나

    “설익고 무례한 흡수 합당론에 흔들리지 않도록 강철처럼 단단한 정당을 만들겠다.”지난 11월 10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는 혁신당을 “개혁, 민생, 선거에 강한 이기는 강소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합당론에 선을 그은 셈이다.이보다 나흘 앞선 11월 6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개혁신당이 다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과 연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많아지고 있다”며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연대와 같은 산술적 정치 공학보다 국민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당론은 물론 선거연대까지 차단한 독자 행보를 걷겠다는 말이다.유력주자들이 ‘내년 선거’에 관심 갖는 까닭연대론 내지는 정계 재편 전망이 정치권 주변에서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11월 3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조 전 비대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느 선거에 나가서 뭘 할 것...

    2025.11.17 06:00

  • ‘말 못 하는 이들을 위한 녹음’, 주호민 작가만의 문제 아니다
    ‘말 못 하는 이들을 위한 녹음’, 주호민 작가만의 문제 아니다

    “저는 일반 학급에서 일반 아동이 녹음기를 들고 다니는 것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특수학급·요양원처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녹음이 마지막이자 유일한 보호수단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으로 다뤄져 법이 약자의 편에 설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지난 10월 27일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내용이다.2023년 7월 주씨 부부가 자폐성 장애를 가진 9세 아들을 학대한 정황과 관련해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졌다. 검찰은 특수교사를 재판에 넘겼고 법원은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여론은 장애아동의 돌발행동과 수업시간 몰래 녹음에만 초점을 맞췄다. 장애아동 부모와 특수교사의 대립 구도가 주목받으면서 주씨 부부를 향한 비판이 거셌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그리 간단히 볼 수 없다. 제3자의 타인 간 대화 녹음을 전면 금지한 현행법 틀에서 장애아동, 저연령 아동, 중증장애인...

    2025.11.17 06:00

  • “급락한 날, 2천만원 더 넣었다”···4천피에 가려진 역대 최대 ‘빚투’
    “급락한 날, 2천만원 더 넣었다”···4천피에 가려진 역대 최대 ‘빚투’

    직장인 박성준씨(48)는 추석 전 직원 대출로 회사에서 4500만원의 여윳돈을 마련했다. 지난여름부터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 중인 박씨는 코스피지수가 한때 6% 가까이 급락했던 지난 11월 6일 오전 SK하이닉스에 약 2000만원을 추가로 넣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0% 가까이 급락했다가 장 마감 때 전날 가격을 대부분 회복됐다. 그는 “처음부터 투자금이 컸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너무 갑자기 올랐다”면서 “(주가가) 더 간다고 보고 가격이 조정될 때마다 주식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수익률이 100%를 한참 넘었기 때문에 조정이 된다고 해도 큰 부담은 없다”며 “다른 보유자들도 이젠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면서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을 기대하는 개미투자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주가 급등 경험의 자신감에 더해,...

    2025.11.17 06:00

  • [꼬다리] 오래된 극장을 아끼는 마음
    [꼬다리] 오래된 극장을 아끼는 마음

    문화부에 와서는 부쩍 오래 살아남은 공간들에 눈길이 간다. 왜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을까, 고민하고 걱정하는 이들을 숱하게 봐서일까. 땅값과 임대료가 분명 숨통을 조를 텐데도, 가치 있는 공간을 일궈보려는 노력에 마음이 간다.어느 술자리에서 “광주에 극장이 있는데, 내년에 100주년인가 그렇대…”라는 광주광역시 출신 지인의 말이 귀에 꽂힌 건 그래서다. 요즘 같은 시대에 100년이 다 돼가는 극장이 있어? 집에 가는 길에 ‘광주, 극장, 100년’을 검색했다. 어라, 100년은 아니고 올해가 90주년이란다. 지인은 “100주년을 준비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숫자를 착각한 모양이었지만, 뭐. 90년도 이미 귀하다. 극장에 대한 궁금증에 지난 10월 26일 출장을 떠났다. 광주 동구 충장로5가 광주극장으로.생각보다 좁은 골목에 예상보다 큰 건물이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극장이자, 유일하게 남은 단관극장이라는 설명에 걸맞게도 4층짜리 건물은 회칠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

    2025.11.14 14:51

  •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은 물건이 아니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은 물건이 아니다

    헤이그아동탈취법은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적 아동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협약(이하 헤이그 협약)’을 이행하고, 탈취된 아동의 신속한 반환 등 아동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 제정됐다. 헤이그 협약은 한쪽 부모가 자녀를 상거소(常居所)가 아닌 다른 나라로 데리고 가서 돌아오지 않는 경우, 아동의 일상적인 생활 기반이 흔들리고 부모 일방의 면접교섭권을 침해할 때 아동을 원래 살던 곳으로 신속히 되돌려 보내기 위한 국제조약으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어린이는 엄마 또는 아빠의 소유물인가? 면접교섭권이란 게 그렇게 대단한가? 아동에게 잔혹한 트라우마를 입히면서까지 강제 집행하는 것이 법무부식 정의인가?헤이그 협약 전문은 “이 협약의 서명국들은 아동의 양육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 아동의 권익이 가장 중요함을 굳게 확신”한다고 명시하지만, 실제 헤이그 협약에 따른 아동 반환 결정 집행 현장은 아비규환 그 자체다. 정치하는엄마들은 3건의 ...

    2025.11.14 14:5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60) ‘낭만적인 위선’, 보일수록 사라지는 것
    [이주영의 연뮤덕질기](60) ‘낭만적인 위선’, 보일수록 사라지는 것

    9000송이 카네이션으로 가득 채워진 낭만적인 무대. 이브닝드레스와 슈트로 단장한 다양한 언어권의 무용수들이 웅장한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구두 소리를 울리며 의자를 들고 등장한다. 꽃밭 한가운데 그림처럼 앉아 있던 이들은 다시 의자를 들고 퇴장하더니 남녀 모두 근육이 노출된 짧은 드레스 차림으로 네발짐승처럼 카네이션밭을 뛰어다닌다. 경찰들과 서너 마리 셰퍼드가 등장해 이들의 움직임을 감시하더니 한국어로 “여권 보여주세요”라고 단호하게 앞을 가로막는다. 난민이거나 이민자들임을 암시하는 경계와 억압이다.다양한 목소리가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슈(1940~2009)의 철학을 계승한 부퍼탈 탄츠테아터의 대표작인 <카네이션> 첫 장면이다. 압도적이고 스펙터클한 아름다움 속에서 억압과 폭력을 드러내고 해체와 혼종을 반복하며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공간과 시간이 상반된 <카네이션>의 무대 미학은...

    2025.11.14 14:50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6) 가족과 모성에 관한 안티멜로드라마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6) 가족과 모성에 관한 안티멜로드라마

    박완서는 1986년 4월에 시몬느 드 보부아르가 사망하자 <제2의 성>이 있어 “여성들이 자신의 문제를 자신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조서를 발표할 만큼 1980년대에 페미니스트로서 각성한 의식을 보여주었다. 그는 중산층 가족의 속물성을 까발리는가 하면, 중산층 여성을 가부장제로부터 수혜를 받지만, 그 대가로 인간성이 짓눌리는 양가적 존재로 주목했다. 다른 한편으로 박완서는 일제강점기부터(‘엄마의 말뚝 1’) 한국전쟁기를 거쳐(‘엄마의 말뚝 2’) 1990년대 초에서 종결되는(‘엄마의 말뚝 3’) 가족사 연작 <엄마의 말뚝>을 통해 자전소설 창작을 본격화했다. 이 글에서 다루지 못하지만 ‘엄마의 말뚝 2’는 한국전쟁기 오빠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내전의 정치가 친족의 도덕 공동체와 마을 공동체에 위기를 초래함으로써 인간의 영혼과 가족의 삶에 깊은 상처를 드리운 사건으로 그려낸 수작이다.이 글에서 다룰 ‘엄마의 말뚝 1’은 성인이 된 여성 화자가 오...

    2025.11.14 14:49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40) 다름을 견디는 힘이 관계를 완성한다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40) 다름을 견디는 힘이 관계를 완성한다

    아내와 함께한 세월도 어느덧 36년이 넘었다. 아내와는 대화가 잘되는 편이다. 잘된다는 의미는 뭘까. 대화를 많이 한다는 뜻일까? 대화 내용이 살갑다는 말일까? 아니다. 맥락을 공유한다는 뜻이다. 말이 통한다는 의미다. 아내와 나는 공통주제와 관심사가 있다. 아내는 내가 말하지 않은 것까지 알아듣는다. 설명하지 않아도 맥락을 이해한다.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무엇보다 서로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아내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알아” 하며 말을 끊기 일쑤였다. 나는 말을 하고 싶은데 아내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위로받고 싶은데 아내는 “뭘 그딴 걸 갖고 그러느냐”라고 했다. 나는 공감을 원하는데, “나도 힘들어. 내 얘기해 봐?” 하며 시큰둥하게 반응했다.서로의 말에서 가식이 사라지고부터 대화가 자연스러워졌다. 살다 보니 꾸밀 필요가 없어졌다. 꾸며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자기 말을 검열하지 않게 됐고, 상대 말을 판단하는 버릇도 없어졌다. 그러면서 말문이 트였...

    2025.11.14 14:49

  •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3) 소말리아 아이들 생명, 숫자를 넘어 데이터로 잇다
    [이한재의 세계 인권 현장] (3) 소말리아 아이들 생명, 숫자를 넘어 데이터로 잇다

    2011년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소말리아는 한국사회에 오랫동안 내전과 인도적 위기, 불안정의 이미지로만 소비됐다. 지금 소말리아에서 진행 중인 재건과 회복의 과정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소말리아는 2023년 말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채무 탕감을 받으며 국제 금융 시스템에 복귀했고, 2024년에는 동아프리카공동체에 가입했다. 여전히 반정부 무장단체의 위협은 계속되고, 재건 속도는 느리다. 그럼에도 소말리아의 회복과 재건을 응원하는 세계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 ‘오고우 헬스(OGOW Health)’의 칼리드 하시(Khalid Hashi) 대표가 붙잡으려는 것은 이 복잡한 재건 과정에서 조용히 사라져가는 이름 없는 산모와 아이들의 생명이다.내 건강 기록이 ‘A마을 백신 1건’으로만 남을 때소말리아계 캐나다인인 칼리드는 2017년 아픈 할머니를 뵙기 위해 부모의 나라 소말리아를 처음 방문했다. 그가 병원에...

    2025.11.14 14:48

  • [전성인의 난세직필] (44) 정년연장, 졸속 추진 안 된다
    [전성인의 난세직필] (44) 정년연장, 졸속 추진 안 된다

    최근 정치권에서 정년연장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년연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그래서일까?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월 3일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제1차 본위원회의’를 열고 연내 입법을 목표로 활동을 시작했다. 양대 노총도 연내 입법을 재촉하고 있다. 국민 여론도 전체적으로 찬성이 반대보다 높아 보인다.그럼 그냥 빨리빨리 입법하고 시행하면 될 것인가? 아니다. 이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나는 정년연장에 대한 졸속 입법과 조기 시행에 강하게 반대한다. 심지어 정년연장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하에서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밝히고자 한다.우선 정년연장에 대한 찬성 측 주장을 살펴보자. 가장 핵심적인 논거는 ‘퇴직 후 생계비 절벽’에서 60대 초반을 구해내자는 것이다. 현행 정년인 60세에 퇴직한 뒤 국민연금이 지급되는 시기인 63세(나중에는 65세로 늦춰짐)까지...

    2025.11.14 14:47

  • [IT 칼럼] AI 산업의 새 비용 구조, 윤리적 책임? 법적 리스크?
    [IT 칼럼] AI 산업의 새 비용 구조, 윤리적 책임? 법적 리스크?

    우리가 매일 의존하고 있는 다양한 생성형 AI.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로서는 이들이 자신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실존적 불안보다 자신의 글과 그림을 빼앗겼다는, 그러니까 자신들의 과거 작품이 내 미래 작품의 자리를 대신할 무언가를 만들 재료로 쓰이는 상황을 목격했을 때 큰 허탈함을 맛본다.이 울분을 토할 곳은 법원. 전 세계적으로 수도 없는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복제돼 기계 학습된 채 그 자체가 다시 오픈소스 모델들로 유통돼버리고 있는 만큼 쏟아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겠지만, 창작자의 기운을 뺏는 일을 막는다는 면에서 어떤 질서라도 만들어 둬야 할 세기가 된 것만은 확실하다.독일 법원은 최근 오픈AI의 챗GPT가 가사를 무단 사용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독일 법원은 특권 연구 기관이라는 오픈AI의 입장을 기각하고, 법적으로 데이터를 퍼갈 수 있더라도 이것이 기사를 출력하는 걸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또한 덴마크 ...

    2025.11.14 14:47

  • [한동수의 틈새] (7) 대통령 불소추특권 어떻게 봐야 할까
    [한동수의 틈새] (7) 대통령 불소추특권 어떻게 봐야 할까

    대통령 당선 전에 기소된 위증죄, 업무상배임죄,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죄 등 일반 형사 범죄에 대해 형사재판을 진행할 수 있을까?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보장한 것이다.서울고등법원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사건 공판기일을 헌법 제84조에 따라 추후 지정한다고 밝혔다. 다른 법원들의 나머지 사건들도 같은 이유로 공판기일을 추후에 지정키로 했다. 법관들의 법률과 양심에 따른 조치로 이해됐고, 이는 사회질서를 지탱하는 힘이다. 그리고 위의 헌법 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또 대통령 취임 이전의 범죄에도 적용되는지나 이미 기소된 재판에 대해도 위 조항이 적용돼 재판이 중지되는지 해석해달라는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모두 부적법 각하결정을 내렸다.하지만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은 지난 10월 ...

    2025.11.14 14:46

  • 미·중 ‘희토류 전쟁’과 동남아의 선택
    미·중 ‘희토류 전쟁’과 동남아의 선택

    지난 10월 30일 ‘세기의 담판’이라 불린 미·중 정상회담이 부산에서 열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성사된 양국 정상의 대면이었다. 세계의 시선은 양국의 통상 갈등을 해결할 이 ‘물질’에 쏠렸다. 현대 산업을 움직이는 원소, ‘희토류’다.회담에서 중국발 희토류 수출 통제 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됐다. 양국은 ‘확전 자제’라는 뜻을 공유한 듯 상호 무역 압박을 부분적으로 완화했다. 중국은 지난달 8일 발효 예정이었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 유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희토류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급망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편 희토류 매장량으로 미·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동남아시아에서는 ‘환경 파괴 외주화’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중국 기업 주도의 난개발로 심각한 환경 피해를 겪은 미얀마의 선례가 존재한다. 세계 산업의 혈류를 쥔 ‘희토류 전쟁’. 오늘날 동남아는 어떤 선택을 강요받고 있으며, 한국은 어떤...

    2025.11.14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