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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3호

도박판 기획자서 저승사자로…“한 사람 갱생보다 도박판 박살 내는 게 더 쉽다”

표지이야기

도박판 기획자서 저승사자로…“한 사람 갱생보다 도박판 박살 내는 게 더 쉽다”

“한 사람 도박 끊게 하는 것보다 시장 자체를 박살 내는 게 더 쉽다.”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51)은 도박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 다르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건 수긍이 간다. 그런데 음지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도박 생태계를 박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원천은 그의 이력이다. 그는 현재 인터넷 불법 도박판의 토대를 만든 1세대 기획자였다. 20여년 전 도박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팔았고, 중국 등지에서 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 스스로 “어떻게 보면 내가 제일 나쁜 놈”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청소년 도박 근절을 지향하는 시민단체 대표로서는 이런 이력이 도움이 된다. 도박판의 생리를 알고 사이트의 아킬레스건을 안다. 지금까지 도박 사이트가 사용하는 계좌 4500개, 가상계좌 100만개가량을 동결시켰다. 도박없는학교를 거쳐 간 학생·학부모만 800명에 달한다. 그는 치유와 예방 교육에 방점을 둔 정부 정책 방향이 ...

  • [취재 후] 여전히 ‘혹’ 하는 나이
    [취재 후] 여전히 ‘혹’ 하는 나이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 ‘불혹(不惑)’이 훌쩍 지났는데 여전히 이것저것에 혹한다. ‘강남 부동산 오른다’는 뉴스를 보며, 우리 부부가 ‘영끌’해 마련한 경기 부천의 아파트값도 올랐나 부동산 앱을 켜본다. 각종 학원 전단에 혹해 ‘큰아이 학원 어디를 보내야 할까’ 고민하고, 강남의 부자들은 자녀를 한 달에 수백만원이 드는 영유(영어 유치원)에 보낸다는 기사에 혹해 ‘우리 둘째는 영유가 아니더라도 원어민 있는 영어학원에는 보내야겠다’고 다짐한다.온라인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자동차 계급 피라미드’에서 우리 집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밑에서 두 번째에 있는 것을 보면서 ‘한 단계 더 높은 차를 구매해 ‘품위’를 유지해야 하나’ 잠시 흔들리기도 한다. 10년 전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기 관리에 적극적인 소비 주체인 40대’를 겨냥해 만들어진 조어 ‘영포티’는 이렇게 미혹당하는 나 같은 40대를 간파하고 나온 단어가 아닐까.그런 단어를 이제...

    2025.11.12 06:00

  • [우정 이야기] 김치, 해외서 맛보려면···국제우편 이용하세요
    [우정 이야기] 김치, 해외서 맛보려면···국제우편 이용하세요

    김치는 한국인의 ‘소울 푸드’다. 찬 바람이 부는 날이면 뜨끈한 국밥에 김치를 올려 먹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마침 늦가을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제철’ 김치를 맛보기 좋은 시기다. 그런데 김치를 실컷 맛보다가 문득 해외에 있는 지인이나 가족들이 떠오른다면 어떻게 할까. 그들에게도 제철 김치의 맛을 전해줄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든다면.물론 방법이 있다. 우체국은 김치를 신선한 상태로 해외로 보내기 위한 국제특급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K푸드 열풍을 타고 김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운영 국가도 확대하는 추세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국제특급(EMS)을 통한 김치 발송 가능 국가를 기존 9개국에서 12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국제특급은 이용하면 통관검사를 거칠 필요 없는 우편물의 경우 홍콩, 싱가폴 등 근접 국가는 2~3일, 기타 국가는 3~5일 이내에 배송된다. 김장철을 맞아 해외 가족과 지인에게 김치를 보내는 국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2025.11.12 06:00

  • [시네프리뷰] 프레데터: 죽음의 땅-영웅으로 돌아온 외계 포식자
    [시네프리뷰] 프레데터: 죽음의 땅-영웅으로 돌아온 외계 포식자

    제목: 프레데터: 죽음의 땅(Predator: Badlands)제작연도: 2025제작국: 미국상영시간: 107분장르: SF, 액션, 모험, 판타지감독: 댄 트랙턴버그출연: 엘 패닝, 디미트리우스 슈스터-콜로아마탕기개봉: 2025년 11월 5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한참 전성기를 누리던 근육질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출연하고, 이듬해 <다이하드>를 만들게 되는 존 맥티어넌 감독이 연출한 1987년작 <프레데터>는 액션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며 20세기 폭스사의 중요한 자산이 됐다.오리지널 시리즈 5편, 애니메이션 1편, 번외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란 제목으로 만들어진 크로스오버 작품 2편까지 총 8편의 전작이 있다.제목 그대로 인간을 사냥하는 이 의문의 외계 포식자는 정체와 목적이 불분명해 더 큰 공포를 안겼지만, 인기에 힘입어 시리즈가 이어지고 심지어 20세기 폭스의 또 다른 인기 프랜차이즈인 &l...

    2025.11.12 06:00

  • [정태겸의 풍경] (99) 경기 평택 원평나루-가을은 억새를 흔들며 온다
    [정태겸의 풍경] (99) 경기 평택 원평나루-가을은 억새를 흔들며 온다

    바람이 불 때마다 파도가 일어났다. 억새가 흔들리며 바람의 결이 드러났다. 멀뚱하게 키가 큰 이 풀은 멀리서 보면 하얗게, 가까이에서는 은빛으로 머리를 흔든다. 지금 경기 평택 원평동 군문교 바로 아래는 온통 억새로 가득 차 있다. 원평나루라고 부르는 이곳은 평택의 가을 명소.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입소문을 타고 인근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꽤 많아졌다.곁으로 안성천이 흘러 억새가 자라기에 참 좋은 조건을 갖췄다. 하마터면 우리는 이 억새밭을 잃어버릴 뻔했다. 평택시가 노을유원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군문교 주변 30만㎡에 캠프장, 야구장 등을 조성하려 했다. 다행히 이곳에서 수달의 배설물이 발견되며 사업은 백지화됐다. 누군가에게는 아쉬운 일일지 모르겠으나, 이토록 멋진 자연을 곁에 두고 가을마다 억새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매력적인 일이다.햇살 좋은 가을의 복판, 사람들은 이곳을 거닌다. 나도 그 가운데로 들어가 가을을 느낀다. 돌아 나오는 길, 멀리 ...

    2025.11.12 06:00

  • [신간] 빠른 비판보다 느린 대화가 필요해
    [신간] 빠른 비판보다 느린 대화가 필요해

    동료에게 말 걸기박동수 지음·민음사·1만8000원‘동료’란 무엇인가? 동료란 같은 뜻을 품은 동지와는 달리 “같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말 걸기’ 위해선 “잘” 말해야 한다. 이는 단지 솜씨의 차원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의 말에 일단 귀를 기울이는 일이자 “타인의 말을 제대로 듣기 위해 나를 바꾸는 노력”이다.16년 차 편집자이자 철학책, 독서 모임 등을 통해 대중·연구자 등과 소통해온 저자는 <동료에게 말 걸기>에서 본격적으로 말 걸기의 ‘태도’에 주목한다. 어쩌면 우리는 발화되는 내용보다 태도에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거창한 담론이나 무결해 보이는 주장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누군가를 당연하다는 듯 배제한다면 진정한 앎이 아니라 단지 앎의 포즈와 자기만족만을 남길 뿐인 것이 아닐까?AI가 누군가를 대체한다고 할 때, 돌봄이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이 될 때 저자는 쉽게 문제를 재단하는 대신 책을 경유해 동료들에...

    2025.11.12 06:00

  • [신간] 사랑이라는 전문성을 길어올리다
    [신간] 사랑이라는 전문성을 길어올리다

    오늘의 학교가 마음에 들었다최현희 지음·위고·1만9000원초등학생인 아이가 친구들과 주고받는 말을 듣다 보면 아찔해질 때가 있다. 남자아이들은 욕을 일상어처럼 쓰고, 때론 뜻도 모른 채 혐오 표현을 내뱉기도 한다. 아이와 친구들을 붙들고 “그런 말은 절대 쓰면 안 된다”고 혼을 내고, “욕 안 할게요”라는 다짐까지 받아내지만 그때뿐이다. 아이들은 마냥 순수하거나 착하지 않다. 욕심도 많고 누군가를 질투하고 다투고 사랑을 갈구하기도 한다. 그 마음이 서로 부딪히는 교실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우리 학교엔 페미니스트 교사가 필요합니다”라는 인터뷰 영상으로 잘 알려진 ‘마중물샘’ 최현희 교사가 지난 4년간의 교단 일기를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책에서는 저자가 학생들의 말과 행동을 살피며 수업에 초대하기까지의 ‘고군분투’가 생생하게 담겼다. 그는 “그렇게 수업 중에 학생과 연결되는 것. 나는 이것이 교사의 사랑이고 교사의 전문성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최 교사가 ...

    2025.11.12 06:00

  • [독자의 소리] 1652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52호를 읽고

    조롱을 넘어 멸칭으로…2030은 왜 영포티를 긁나나도 40대인데 젊은이들이 비난하는 건 젊게 입어서가 아니다. 사고방식은 고리타분한데 젊게 보이려 하고,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서는 비겁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보여서다._주간경향닷컴 Wake****이건 뭐 돈 없고, 직장에서 자리 잡지 못한 젊은 세대의 질투와 열등감이구먼._경향닷컴 까치산****굳이 따지자면 40대가 2030에게 ‘MZ세대라 그래’라고 싸잡아 폄하한 것이 먼저죠._경향닷컴 Illi****40대 싸잡고, 여성은 배제···비뚤어진 ‘영포티 밈’어느 세대에나 구린 인간들 있고, 어느 세대에나 존경받을 사람들 있다. 누군가, 또는 어느 집단에서 만든 말장난에 놀아나지 말자._경향닷컴 강성****긁힌 영포티들 넘쳐나네. 핵심은 자기가 젊은 남자보다 낫다고 생각하면서 젊은 여자들한테 추근대는 게 영포티다._네이버 rudy****루저, 찌질이 이대남들이 연애는 하고 싶은데 못 하니까 여혐질하면서 정신승...

    2025.11.12 06:00

  • [편집실에서] 엔비디아가 열어준 문, 들어갈 준비 됐나요
    [편집실에서] 엔비디아가 열어준 문, 들어갈 준비 됐나요

    지난주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기업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공급한다는 소식이 온 나라를 뒤흔들었습니다. 전 세계가 AI 핵심 자원인 GPU 확보에 혈안이 된 가운데, 한국이 우선 공급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습니다. 회장님들과의 ‘깐부 회동’에서 반팔 티셔츠를 입고 치킨 접시를 나르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소탈한 모습은 이번 딜의 극적 효과를 끌어올렸죠. ‘AI 대전환’이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처럼 보였습니다.이 기대는 곧바로 주식시장에 반영됐습니다. 엔비디아가 GPU 생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국내에서 공급받겠다고 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큰 수혜주로 지목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국회 시정연설에서 AI를 28번이나 언급하며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했죠. ‘잿빛’이던 한국 경제 전망도 반전되는 분위기입니다.하지만 장밋빛 기대 뒤에는 불안함도 없지 않습니다. 기업들의 표정이 어딘가 미묘한 걸 보면 ...

    2025.11.12 06:00

  • [렌즈로 본 세상] ‘상처’가 모여 만든 가을
    [렌즈로 본 세상] ‘상처’가 모여 만든 가을

    아무래도 올해 단풍은 조금 멀리 떨어져 봐야겠습니다. 10월까지 이어지는 여름 같은 날씨에 나뭇잎이 제때 옷을 갈아입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잎은 과도한 ‘선텐’으로 테두리가 까맣게 타고 말았습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상처가 보입니다. 구멍 난 잎맥, 부서진 잎살 가장자리…. 여름과 겨울이 뒤섞인 어색한 흔적입니다.멀리서 바라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잎사귀 한 장 한 장은 불완전해도, 전체 풍경은 계절의 무늬를 드러냅니다. 상한 잎도 서로 기대 붉음과 노랑의 하모니를 이룹니다. 단풍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이 ‘멀리서 본 전체’에 있는지도 모릅니다.단풍이 물들려면 추위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올해는 단풍이 늦었습니다. 9월이 여름으로 바뀌는 바람에 설악의 단풍도 2주 미뤄졌습니다. 잎은 광합성을 멈춰야 색을 얻는데, 햇빛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 햇빛이 나뭇잎 속 질서를 흐트러뜨렸습니다. 그래도 계절은 변하게 마련입니다. 많은 잎이 물들기도 전에 떨어졌지만, 남은 잎들은 끝...

    2025.11.11 06:00

  • [주간 舌전] “윤석열, 한동훈 총으로 쏴 죽이겠다 말해”
    [주간 舌전] “윤석열, 한동훈 총으로 쏴 죽이겠다 말해”

    “윤석열, 한동훈 총으로 쏴 죽이겠다 말해.”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한 술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11월 3일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일 열린 국군의 날 행사 뒤 관저에서 가진 술자리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일부 정치인의 이름을 거명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한 8시 넘어서 앉자마자 소맥, 폭탄주를 돌리기 시작하지 않았느냐, 술 많이 먹었다”며 “국군의 날이 군인들의 생일이니 초대를 한 것이지 무슨 시국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에 “식사할 때 국정 전반적인 운영,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들이 주로 원인이 반국가 세력, 종북 세력에 의한 어려움을 토로했다”며 “(한 전 대표를 잡아 오라는) 말 앞뒤로 비상대권을 언급한 기억이 있다”고 반박했다.국민의힘과 그 지지층에서...

    2025.11.10 06:00

  • “서울시장 선거? 민주당 내부서 박수받을 사람만으론 어려워”
    “서울시장 선거? 민주당 내부서 박수받을 사람만으론 어려워”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가 낳은 스타 정치인이다. 20·21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2017년 국회 정무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를 제기해 금융당국의 과세 결정을 끌어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조작 문제를 짚기도 했다.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게 된 이유다. 2018년 교육위원회로 넘어와선 여야 모두 꺼리던 비리유치원 명단을 공개, ‘유치원 3법’을 끌어내기도 했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대표주자로 거론되던 인사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캠프의 국민화합위원장이 그가 마지막으로 맡은 직책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행보는 정중동이다. 인터뷰 요청을 하자 돌아온 말은 “입만 살아 있는 별 의미 없는 정치인에게 무슨 말씀이 듣고 싶은 거냐”였다. 하지만 묻고 싶은 게 많았다.-최근 SNS에 ‘삼성 오너일가를 비판하면서도 삼성전자라는 기업을 응원...

    2025.11.10 06:00

  • 500만 돌파 ‘국중박’ 유료화 갑론을박···“중요한 건 질 높은 전시문화”
    500만 돌파 ‘국중박’ 유료화 갑론을박···“중요한 건 질 높은 전시문화”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을) 유료화하는 게 맞다. 유료화의 필요성과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로 검토 중이다.”지난 10월 22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박물관의 유료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갑작스러운 주장은 아니다. 유 관장은 지난 7월 취임 기자회견은 물론 이전부터 꾸준히 유료화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10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유료화를 위한 사전작업인 ‘고객관리 통합시스템’ 도입 및 사전 예약제 도입을 예고했다. 이렇게 확보한 관람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년 중 공청회를 거쳐 관람료 수준, 도입 시기, 입장료 할인·면제 등을 결정해 본격적인 유료화에 나선다는 것이다.이를 두고 국민 다수의 문화 향유권을 위해 대부분 무료로 운영되는 현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측과 세계적 추세에 맞도록 전시의 수준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유료화를 해야 한다는 측이 대립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이분법으로 접근할 만큼 간단치 않다. 국...

    2025.11.10 06:00

  • 0~5시, 누가 일하고 누가 이익을 얻나···쿠팡은 비껴간 새벽배송 논쟁
    0~5시, 누가 일하고 누가 이익을 얻나···쿠팡은 비껴간 새벽배송 논쟁

    “장애아 어머니들, 노인들, 맞벌이 부부들… 많은 사람이 절실한 이유로 새벽배송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게 2000만명이다.” 지난 11월 3일 CBS라디오에서는 새벽배송을 주제로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토론을 벌였다. 한 전 대표는 ‘소비자 편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벽배송 제한’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새벽배송 논란은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0시부터 5시까지 심야 시간 배송 제한’ 방안을 제안하면서 비롯됐다. 현재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쿠팡은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주간배송 2회, 야간배송 3회 하루 총 5회 반복 배송을 한다. 자정 이후의 심야노동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만큼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심야 3회 배송을 2회로 조정하자는 제안이었다. 택배노조는 “밤 12시까지의 새벽배송과 새벽 5시 이후 배송은 계속된다”라며...

    2025.11.10 06:00

  • [꼬다리] 한국베이글뮤지엄
    [꼬다리] 한국베이글뮤지엄

    오래전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의 콘셉트에 대한 누군가의 비판을 온라인에서 읽은 적이 있다. 런베뮤는 메뉴판을 영어로만 적고 영국 여왕 관련 상품을 팔 만큼 콘셉트에 ‘진심’인데 정확성은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가령 런베뮤는 ‘팁 박스’를 놓지만, 정작 영국엔 팁 문화가 없다고 한다. 베이글은 유대인이 미국 뉴욕에서 유행시킨 음식이라 런던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고도 글쓴이는 덧붙였다. 조금 웃기긴 했지만, 그 자체로 큰 문제인가 싶었다.사망 직전 ‘주 80시간’ 수준의 과로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떠난 20대 노동자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때 그 글이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콘셉트가 어쨌든 런베뮤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뜨거운 ‘핫플’이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저 겉만 번지르르했다.과로사 의혹 보도 이후 ‘쪼개기 계약’과 열악한 노동환경이 직원들의 폭로로 불거졌다. 경쾌한 매장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과도한 감정노동을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측이 산재를 신...

    2025.11.07 15:28

  • [오늘을 생각한다] 경험에 잡아먹힌 마음들
    [오늘을 생각한다] 경험에 잡아먹힌 마음들

    보름 전쯤 친구를 만나 얘길 나눴다. 점심으로 편의점 샌드위치를 먹었다는 내게 그런 거로 밥을 때우냐며 잔소리하는 친구 얘기를 듣고, 요즘 일감이 많지 않아 물류 알바를 지원했다는 친구에겐 그게 참 힘들다던데 다른 일은 어떻겠냐는 걱정을 건넸다. 서로 답 없는 얘기란 건 잘 알아서 곧 웃어넘기고 다른 주제로 화두를 넘겼다.듣는 이도, 말하는 이도 안다. 편의점 음식이 썩 좋은 끼니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게 아니면 밥을 챙길 시간과 사정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친구가 간다던 물류센터가 산재를 많이 낸 일터라는 걸 알면서도 생계를 벌충하려면 요즘 그만한 곳이 없다는 것도. 다만 각자가 살면서 보고, 듣고, 알게 된 범위에서 상대를 근심해줄 뿐이다. 서로 위해주는 관계니까. 우리의 대화엔 ‘네가 알면 뭘 아느냐?’, ‘경험은 해봤느냐?’, ‘자기 일 아니라고 함부로 말한다’는 날 선 말은 없었다. 어떤 마음과 표정으로 얘기하는지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으니까.문제에서 답을...

    2025.11.07 15:27

  • [메디칼럼] (57) 이른 추위에 빨리 온 독감…예방접종 서두르세요
    [메디칼럼] (57) 이른 추위에 빨리 온 독감…예방접종 서두르세요

    올해는 유독 아침 추위가 빨리 찾아왔다.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기간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빨라진 쌀쌀한 날씨로 인해 질병의 유행 기간이 길어질 우려가 있다. 서둘러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 흔히 독감이라고 부르는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이다. 질병의 초기에는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고 우리말로 독감이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조금 센 감기쯤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매년 전 세계 인구의 10%가량이 인플루엔자에 걸리며, 이중 약 50만명이 사망하는 치사율이 높은 질병이다.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네 가지 타입(A-D)이 있는데, 이중 세 가지 타입(A·B·C)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그중에서 A와 B 타입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일으킨다. 이들은 춥고 건조한 날씨에 오래 생존해 겨울철에 주로 질병을 일으켜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고도 부른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많은 수의 아형(subtypes)이 있다...

    2025.11.07 15:27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2) 뉴욕, 트럼프가 ‘돌려세운’ 자유의 여신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22) 뉴욕, 트럼프가 ‘돌려세운’ 자유의 여신

    “이름이 뭐지?”“코를레오네에서 온 비토요.”“아, 비토 코를레오네구나.”세기의 명화 <대부>에는 대부 말론 브랜도가 어린 나이에 홀로 낡은 범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와 뉴욕 엘리스섬에서 입국 심사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탈리아 시칠리섬 중서부의 작은 마을인 코를레오네는 마피아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코를레오네를 마을이 아니라 성으로 잘못 이해한 이민국 직원의 실수로 이름이 ‘비토 코를레오네’가 돼버린 어린 소년이 대기소에서 창밖으로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본다. 이 모습은 ‘이민국가 미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명장면이다.미국은 세계에서 이민자가 제일 많은 ‘세계 제1의 이민국가’다. 미국의 뒤를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이 따르고 있지만 미국과는 비교가 안 된다. 미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4%지만 세계 이민자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나 된다. 2023년 현재 미국 이민자는 4780만명으로 인구의 14.3%를 차지한다. 7명 중 1명은...

    2025.11.07 15:26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64) 투자가 복지인 시대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64) 투자가 복지인 시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흥미로운 것은 주식시장이 이해되는 방식이다. 수많은 개미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일종의 생계 활동으로 간주한다.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것’처럼 ‘먹고살기 위해 투자한다’는 것이다. 주가 상승은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이다. 지난 6월 민주당은 심지어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들 역시 주가 상승을 ‘먹고사는 문제’로 접근한다.20세기 중반 이후, 국가가 다루는 ‘먹고사는 문제’란 무엇보다 두 가지를 의미했다. 하나는 일자리와 노동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보장이다. 이 두 가지의 결합 방식에 따라 복지국가의 유형이 달라진다. 여기에 가장 큰 변화를 불러온 것이 신자유주의였다. 이 개념으로 현재 한국을 설명하려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다른 상황이다.신자유주의 국가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 적극 개입해서 시장화, 상품화, 효율화의 논리를 도입하려 시도한다. 그렇다고 노동과 복지의 중요성이 무시되...

    2025.11.07 15:26

  • [박상영의 경제본색](9) 컨트롤타워는 어디로?···예산·금융 쪼개진 뒤 경제정책 실험
    [박상영의 경제본색](9) 컨트롤타워는 어디로?···예산·금융 쪼개진 뒤 경제정책 실험

    기획재정부가 18년 만에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다시 분리되면서 세종 관가는 술렁이고 있다. 단순히 ‘공룡 부처’를 둘로 쪼개는 조직 개편을 넘어 향후 경제정책의 방향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가 안팎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이 경제 운영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예산 없는 컨트롤타워?…불안한 ‘경제 사령탑’“앞으로는 다른 부처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기재부는 내년부터 재정경제부로 이름이 바뀌지만, 부총리제를 유지하면서 표면적으로는 기재부가 맡아왔던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이어받게 된다. 그러나 예산 기능이 분리된 상황에서 과연 그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구 부총리의 당부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나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부동산 관계장관회의 등을 주...

    2025.11.07 15:25

  • [구정은의 수상한 GPS] (17)볼리비아 좌파 정부는 어쩌다 무너졌나
    [구정은의 수상한 GPS] (17)볼리비아 좌파 정부는 어쩌다 무너졌나

    지난 11월 8일(현지시간) 볼리비아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 10월 19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중도 성향 상원의원 로드리고 파스가 대통령이 됐다. 20년 가까이 에보 모랄레스의 사회주의운동당(MAS)이 지배하던 정국이 막을 내린다.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데, 정치적 변화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남미 정치 지형에는 어떤 변화를 부를지 모든 게 안갯속이다.선거 결과는 충격적이다. 중도파인 기독민주당(PDC) 후보 파스가 55%의 표를 얻어 우파 호르헤 투토 키로가 전 대통령을 10%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이겼다. 모랄레스 측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이 3%에 그쳤다. 8월 대선 1차 투표 때 총선도 함께 치러졌는데 내분과 경제난으로 흔들린 MAS는 ‘역사적인 참패’를 했다. 볼리비아 의회는 하원 130명, 상원 33명으로 구성된다. MAS는 하원 의석이 75석에서 1석으로, 상원은 21석에서 0석으로 추락했다. 파스의 기독민주당이 9개 주 중 6곳에서...

    2025.11.07 15:25

  • [IT 칼럼] 국정자원 화재와 AI 강국 사이의 간극
    [IT 칼럼] 국정자원 화재와 AI 강국 사이의 간극

    지난 9월 26일 저녁,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했다. 이후 정부24, 모바일 신분증, 우편 서비스, 심지어 119 긴급출동 신고 시스템까지 709개의 정부 정보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참사가 예고돼 있었다는 점이다. 2022년 10월 카카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한국사회 전체의 일상적 디지털 소통을 127시간 동안 멈춰 세웠다. 배터리 화재, 이중화 시스템의 부재, 느린 복구 속도. 모든 것이 데자뷔였다. 그런데 3년 후, 정부는 똑같은 실수를 더 큰 규모로 반복했다. 사고가 아니라 방치다.2022년 카카오 화재 당시, 한국사회는 분노했다. 민간 기업 하나의 데이터센터가 국가 전체의 커뮤니케이션과 결제 시스템을 멈출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화재로 카카오 서버의 85%가 영향을 받았고, 이중화 시스템이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는 사과했고, 향후 5년간 투자 금액을 3배...

    2025.11.07 15:24

  • [박성진의 국방 B컷] (44) 대한민국의 핵잠 대장정, 32년간 ‘물밑’에서 멈춘 적이 없다
    [박성진의 국방 B컷] (44) 대한민국의 핵잠 대장정, 32년간 ‘물밑’에서 멈춘 적이 없다

    대한민국의 핵추진(원자력추진) 잠수함 건조가 지난 10월 29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물꼬가 트였다. 그동안 핵추진 잠수함 계획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미국의 반대가 거둬진 것이다.1차 북핵위기가 시발점핵추진 잠수함 계획은 1993년 1차 북핵 위기가 계기였다. 당시 김영삼 정부는 핵을 빌미로 한 북한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군사 수단을 찾았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군 전력증강 사업을 수정해 핵추진 잠수함과 경항모 등 두 가지 사업 계획을 보고했다. 핵추진 잠수함은 ‘비닉’(비밀로 감춤), 경항모는 ‘2급 비밀’로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핵추진 잠수함 사업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인 미국과 중국, 일본을 자극할 수 있는 민감한 사업이었기에 비닉사업으로 지정됐다. 당시 합참은 ‘핵추진 잠수함 3척이면 한반도 전쟁 억지력을 2배로 늘릴 수 있다’고 보고했다.핵추진 잠수함 비닉사업이 첫발을 내디딜 때 군 책임자는 박준호 합참 무기체계 조...

    2025.11.07 15:24

  • [기고]  ‘상암동 사람들’, 방송사 불법 고용 함께 바꿔나가요
    [기고] ‘상암동 사람들’, 방송사 불법 고용 함께 바꿔나가요

    어머니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급히 손수건을 구해 건넸지만, 눈물은 좀체 멈추지 않았다. 딸의 사원증이 담긴 액자를 딸처럼 가슴에 안고 오열했다. “‘MBC 흔들기’ 세력의 준동”이라던 MBC로부터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를 받기까지 걸린 시간 396일, 딸의 엄마가 28일 동안 곡기를 끊고서야 만들어진 지난 10월 15일 조인식 자리였다.“대중은 악플 혹은 개인사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라고 추측하지만, 사실 타의적 자살입니다. 그 배경엔 아무도 몰랐던 기상캐스터의 잔혹한 태움 문화가 숨겨져 있습니다.”지난해 12월 24일 직장갑질119로 온 유족의 e메일이었다. 그해 9월 15일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가 목숨을 끊은 뒤 슬픔에 잠겨 있던 유족들이 유품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증거를 발견했다. 유족은 “유서, 일기, 카톡 메시지, 가해자와의 통화 녹취 등 모든 증거는 다 수집”했다고 했다. 그런데 보수 언론에서 기사가 나갔고, 정치권에 의해 MBC를 공격하는 수단이...

    2025.11.07 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