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호수 별 보기

1637호

잊을 만하면 반복된 정책 수사…선 넘은 ‘윤석열 검찰’

표지이야기

잊을 만하면 반복된 정책 수사…선 넘은 ‘윤석열 검찰’

“IMF(국제금융기구) 사태의 책임은 정치적·도의적·행정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며, 정책 선택에 대해 형사책임을 지운다면 고대 그리스법·제도 이후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200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될 것.”1999년 6월 서울지방법원(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른바 ‘환란(換亂)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외환위기가 불거진 1997년 경제부총리였던 강경식씨와 청와대 경제수석 김인호씨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직무유기·직권남용)로 구속기소 됐다. 변호인단은 최후 변론에서 실패한 정책에 대한 형사 처벌이 대의민주주의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수사의 부당함을 강변했다.정책 결정에 대한 검찰 수사의 효시가 된 이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분이 ‘환란 사건’이라는 초유의 수사를 가능케 했다. 외환위기 직후 열린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경...

  • [취재 후]피로감이 큰 기사
    [취재 후]피로감이 큰 기사

    재벌개혁. 이 네 글자는 누군가에겐 생경하고, 누군가에겐 식상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박근혜·문재인 정부 때만 해도 정치권에서 늘 들려왔던 이 네 글자는 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재벌은 개혁의 대상이 아닌 경제 성장의 필수 동반자로만 자리매김했다. ‘정경유착’이란 말이 한물간 용어가 된 것만 같이, 오히려 정·재계가 가깝게 보이기 위해 애를 쓰는 듯한 사진 구도도 여러 번 노출됐다. 대기업 총수들이 2023년 12월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떡볶이를 시식하는 장면, 모두 기억할 것이다.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별다른 재벌개혁을 언급하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을 강력히 추진하긴 했지만, 그 배경도 재벌의 지배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의도보다는 주식시장의 개미들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컸다.삼성생명 일탈 회...

    2025.07.16 06:00

  • [우정 이야기] “멸종위기 동물 지켜요”···바다악어 등 기념우표
    [우정 이야기] “멸종위기 동물 지켜요”···바다악어 등 기념우표

    수달, 수마트라 호랑이, 오랑우탄, 자이언트 판다, 황제펭귄. 이 동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100년 이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생물들이다. ‘귀여운 수달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니, 말도 안 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일부 수달 종은 지난 30년간 개체 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수질 오염 등의 영향이다.사람들도 심각성을 깨닫고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위기 종을 위급종, 위기종, 취약종 세 가지로 나눠 분류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멸종을 막아보겠다는 취지다.가장 위기 등급이 높은 위급종에는 거친우산문어, 팬케이크거북, 뉴질랜드큰짧은꼬리박쥐 등 이름만 들어서는 모습이 잘 떠오르지 않는 종이 주로 포진돼 있다. 사실상 멸종으로 분류된 양쯔강 돌고래와 같은 종도 여기에 포함된다. 해달, 황새, 따오기 등은 2단계인 위기종으로 분류된다. 취약종에는 치타, 기린, 듀공, 바...

    2025.07.16 06:00

  • [문화캘린더]연극-번아웃에 관한 농담- 자본주의 뒤편 노동 착취의 민낯
    [문화캘린더]연극-번아웃에 관한 농담- 자본주의 뒤편 노동 착취의 민낯

    [연극] 번아웃에 관한 농담일시 7월 19일~8월 3일 장소 두산아트센터 Space111 관람료 전석 3만5000원창업 2년 차 스타트업 ‘플랫폼 몬스터(플몬)’는 다양한 분야의 프리랜서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재능마켓’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신생 기업이 흔히 그렇듯, 이곳 역시 명확한 업무 체계는 없고, 낮은 연봉에 2~3명이 해야 할 일을 1명이 도맡는 상황. 그런데도 어찌어찌 회사는 돌아간다.그러던 어느 날, 경영지원팀장이 돌연 잠적하고 그 공백을 메우게 된 대리 유진은 몰려드는 업무에 휘청인다. 한편 플랫폼에는 근거 없는 악성 리뷰가 등장해 프리랜서 회원 제이미의 생계가 위협받고, 제이미는 플랫폼의 무책임한 운영에 분노해 항의 전화를 이어간다. 그 전화를 감당해야 하는 유진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대표 한민은 내년 예정이던 신규 사업 론칭 일정을 두 달 앞으로 앞당긴다.연극 <번아웃에 관한 농담>은 반들거리...

    2025.07.16 06:00

  • [시네프리뷰]구마수녀: 들러붙었구나-수녀나 악령 들린 여자 나오면 다 오컬트 영화일까
    [시네프리뷰]구마수녀: 들러붙었구나-수녀나 악령 들린 여자 나오면 다 오컬트 영화일까

    이야기 구조는 평면적이면서도 난삽하다. 동남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영화는 만들어진 듯싶지만, 한국 배우들의 베트남어 연기를 현지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하다.제목: 구마수녀: 들러붙었구나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상영시간: 111분장르: 공포감독: 노홍진출연: 스테파니 리, 이신성, 김정민, 김미숙, 김태연개봉: 2025년 7월 17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제공: ㈜제이앤씨미디어그룹제작: 영화사고혹, 표범영화사공포 영화라는 장르를 규정하기란 쉽지 않다. 초자연적 대상이나 살인마와 같은 소재나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라고 다 공포 영화일까. <구마수녀: 들러붙었구나>라는 ‘오컬트’ 영화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상념이다. 이 장르의 효시라 라할 수 있는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영화 <엑소시스트>(1973)에서 악령 들린 소녀 리사가 그랬듯 푸른색 토사물을 쏟아내고 신체를...

    2025.07.16 06:00

  • [신간]소설로 풀어낸 경제학의 변곡점들
    [신간]소설로 풀어낸 경제학의 변곡점들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신현호 지음·어바웃어북·2만원경제와 소설. 어쩌면 그사이의 간격은 도무지 메워질 수 없을 만큼 너무 멀 수 있다. 한때 국내 많은 경제학도에게 소설은 한가한 취미생활, 가끔 머리를 비울 때 쓰는 ‘쉬는’ 행위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30여년간 이코노미스트로서 학계와 기업, 국회 등에서 일해온 저자는 “인간을 이해하려는 점에서 소설가와 경제학자는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데이터와 차트를 이용했을 때보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같은 명작으로 자산 불평등을 이해하는 게 더 직관적일 수 있다. 금융시장 큰손들의 탐욕과 그들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한 폐해도 나날이 쏟아지는 파편적 기사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소설이 더 친절한 이해를 돕는다. 책은 40편의 소설로 금융투기의 역사부터 유럽 대륙에서 터진 여러 차례의 버블 사태, 20세기 대공황, 21세기 패권 전쟁 그리고 앞으로 닥칠 AI 시대 등의 중요 변곡점을 풀어낸...

    2025.07.16 06:00

  • [신간] ‘겸사겸사 공존’서 엿본 공유 경제
    [신간] ‘겸사겸사 공존’서 엿본 공유 경제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오가와 사야카 지음·지비원 옮김·갈라파고스·1만8500원홍콩 주룽반도 침사추이에 있는 주상복합건물 ‘청킹맨션’은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의 배경이 된 공간이다. 중국계와 남아시아계 주민들은 시계점, 잡화점, 식당 등을 운영하고, 아프리카계 이주민들은 비자 없이 불법으로 장기간 체류하며 중고차나 중고 가전제품을 자국으로 수출하거나, 아프리카에서 온 상인들을 상대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주민과 학생, 돈 없는 관광객들은 건물 내 싸구려 게스트하우스에 묵는다. 이들은 청킹맨션에서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상태로 서로의 존재에 의지하며 살아간다.일본의 문화인류학자인 저자 역시 청킹맨션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자칭타칭 ‘청킹맨션의 보스’ 카라마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불법 체류 중인 카라마와 아프리카계 주민들은 “세상의 그 누구도 믿어선 안 된다”고 말하지만, 정작 타인을 배제하지도 않고 ‘겸사겸사’ 도우며 살아간다. 낯...

    2025.07.16 06:00

  • [정태겸의 풍경](91) 강원 태백 철암탄광역사촌-1970년대에 멈춰 선 골목 풍경
    [정태겸의 풍경](91) 강원 태백 철암탄광역사촌-1970년대에 멈춰 선 골목 풍경

    강원도 태백의 전성기는 1970년대였다. 길도 멀고 험해서 오지 중 오지였지만, 이 척박한 땅에서 나오는 석탄은 수없이 많은 사람을 그곳으로 이끌었다. 지금의 20~30대는 잘 모를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태백의 철암지역은 석탄 산업의 중심지였다.서울의 명동이나 종로만큼 사람이 북적대던 태백이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건 액화가스가 보편화하면서부터였다. 사람은 사라지고 건물만 덩그러니 남았다. 그랬던 철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번화가였던 건물이 통째로 전시장이 됐고, 백두대간협곡열차라고 부르는 관광열차가 철암까지 이어졌다. 철암의 변화는 입소문을 타고 여행객을 불러들이고 있다.페리카나, 호남슈퍼, 진주성, 봉화식당 그리고 한양다방. 옛 시절 이곳에서 장사하던 가게의 이름이 그대로 전시장의 이름이 됐다. 어떤 곳은 예술가의 전시공간이 됐지만, 어떤 곳은 예전 태백의 기록사진이 상설전시돼 있다. 그중 눈길을 끈 건 탄광회사 사무실의 월급날 풍경이다. 남편들이...

    2025.07.16 06:00

  • [독자의 소리] 1636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36호를 읽고

    보험금으로 ‘삼성 지배권’···이재명은 이재용을 어찌할까초반엔 대통령이 재벌을 잡을 듯하나, 나중엔 재벌이 대통령을 꽉 쥐고 흔든다._네이버 woom****삼성생명은 부정 회계로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히고 부당이득을 취했다. 무책임하다._네이버 game****한국만큼 기형적으로 대기업 서너개에 나라 목숨줄 건 나라가 어디 있나. 이 국제정세에 괜히 건든다고 깝죽거리는 게 미친 짓이지. 그냥 놔둬라, 좀._네이버 cjo-****‘농망법’서 ‘희망법’으로? 양곡법 개정 남은 숙제들누가 고삐를 쥐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달라지는구나._경향닷컴 koreanb****농망법에서 몇 시간 만에 희망법? 배추 농사 월 450만원이냐!_네이버 nosc****농산물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폭락시키는 농정 때문에 농업인들의 불만이 가득하다. 대책 없이 가격안정에만 목매 온 농정과 장관은 근본 대책에 주력하라._네이버 kyc3****...

    2025.07.16 06:00

  • [편집실에서] ‘케데헌’ 열풍과 K팝 산업의 위기
    [편집실에서] ‘케데헌’ 열풍과 K팝 산업의 위기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이 대단합니다. 40여개국에서 1위를 달성했고, 영화 수록곡들은 글로벌 음원 차트에서 최상위권에 올랐습니다.저도 딸아이와 함께 봤는데 줄거리 자체는 단순합니다. 악령들로부터 세상을 지키는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 세계의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와 경쟁하며 악과 맞서 싸우는 과정이 주요 내용입니다. K팝 아이돌이 퇴마를 한다는 독특한 콘셉트, 높은 음악적 완성도, K팝 문화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 등이 흥행 요인으로 꼽히는 것 같습니다. N서울타워가 영화 배경으로 나오고 까치와 호랑이, 단청 문양에 컵라면, 어묵 등 익숙한 음식까지 등장하는데 이런 한국적인 요소들이 K팝 음악들과 자연스럽게 버무려져 나옵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영화 곳곳에 한국어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에요. 노래 중간중간에 한국어 가사가 들리고, ‘사자보이즈’란 이름도 저승사자에서 따왔다고 하니 한국어가 최소한 문화예...

    2025.07.16 06:00

  • [렌즈로 본 세상] “반갑다, 여름” 설레는 휴양도시
    [렌즈로 본 세상] “반갑다, 여름” 설레는 휴양도시

    도시의 여름은 덥다기보다 무섭다. 에어컨 실외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유리창마다 태양빛을 반사하는 빌딩들 사이에서 서울 같은 도시는 인공의 열에 갇힌 큰 섬이 된다. 하지만 여름이 돼야 비로소 진짜 얼굴을 꺼내 보이는 도시도 있다.강원도 속초는 여름이 반갑다. 잘 정돈된 해변과 피서객들, 알록달록한 파라솔과 파도를 가르는 제트스키의 물살 같은 여름의 기세는 이 휴양도시의 풍경을 빠르게 채운다. 해수욕장 옆 관람차는 천천히 돌며 잠시나마 이 여름을 더 오래 보게 한다.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폭염 뉴스조차 이곳에선 왠지 기꺼이 받아들여질 것만 같다.

    2025.07.15 06:00

  • [주간 舌전]“굿바이 윤석열, 다신 보지 말자”
    [주간 舌전]“굿바이 윤석열, 다신 보지 말자”

    “굿바이 윤석열.”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과 관련해 “죄지은 만큼 평생 감옥살이하시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회 탄핵소추위원이었던 정청래 의원은 7월 10일 자신의 SNS에 “세상과의 영원한 격리를 환영한다. 다시는 보지 말자. 그곳에서도 그래도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정 의원은 앞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내가 서울구치소에서 두 번 살아봐서 잘 안다”며 “내 집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그래도 살 만하다”고 말한 바 있다.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새벽 2시쯤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내란 특검팀이 청구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3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풀려난 지 4개월 만의 재구속이다.같은 당 박찬대 의원은 “전 국민이 오늘 이 뉴스만 기다리고 있었다. 사필귀정! 내란범은 감옥으로! 이제부터 진짜 내란 종식”이라는 입장을 내놨고, 김병주 최고위원도 SNS에 “오늘은 ‘정의...

    2025.07.14 06:00

  • 여야 8월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는
    여야 8월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 7월 10일. 4선 정청래 의원은 오전 후보등록 후 유튜브로 10대 공약을 발표하는 온라인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3선 박찬대 의원도 당사 2층 당원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파전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정 의원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지만 직전 원내대표·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았던 박 의원의 추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7월 15일 예비경선을 시작으로 19~20일 충청·영남권, 26~27일 호남·수도권 합동연설회를 거쳐 8월 2일 2차 임시 전국당원대회를 열어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이번 전당대회가 임시대회인 것은 대통령 선출과 국무총리 임명으로 궐석이 된 당대표·최고위원의 보궐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도 8월 19일 충북 청주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계획이다.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이재명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새 진용이 꾸려지는 것이다. 대통...

    2025.07.14 06:00

  • 경기도의 ‘주 4.5일제’ 실험은 성공할까
    경기도의 ‘주 4.5일제’ 실험은 성공할까

    지난 7월 8일 경기 화성 동탄첨단산업지구 내 정보통신(IT)업체인 트웬티온스 사무실. 직원들이 모니터 여러개를 놓고 코딩·디자인 작업을 하거나,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쓴 채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메타버스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오후 5시 20분이 되자 직원들은 헤드셋을 벗고 모니터를 끄는 등 퇴근 준비를 시작했다. 트웬티온스는 6월 2일부터 퇴근시간을 6시 30분에서 5시 30분으로 1시간 당겼다.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하루 7시간(휴게시간 1시간 제외), 주 35시간을 일한다.개발자 출신인 이용석 공동대표(36)는 “퇴근시간쯤 되면 다들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퇴근을 1시간 당기면 그런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도 세 살, 다섯 살인 두 아이와 저녁식사를 함께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경영전략팀의 김우림 대리(29)는 “이전에는 6시 30분에 퇴근해서 집에 가면 밥하고 저녁 먹...

    2025.07.14 06:00

  • “AI 학습, 저작권 침해 아냐” 잇단 판결···저작권 논쟁 새 국면?
    “AI 학습, 저작권 침해 아냐” 잇단 판결···저작권 논쟁 새 국면?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이 저작권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학습한 행위가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공정 이용’은 저작권 소유자의 허가 없이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기술 기업들의 핵심적인 법적 방어 수단이다. 전 세계적으로 AI 학습과 저작권 충돌이 주요 법적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일정 조건을 충족한 AI 학습에 대해 법원이 일단 빅테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언론사 간 저작권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이번 판결이 유사한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미국 법원, AI 학습 ‘공정 이용’ 인정6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저작권이 있는 책을 생성형 AI 모델의 학습에 사용한 행위가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작가 안드레아 바르츠 등 3명은 지난해 8월 거대언어모델(LLM) 클로드를 개발·운영하는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을 상대로 저...

    2025.07.14 06:00

  • [꼬다리]토미
    [꼬다리]토미

    “토미, 가만히 있어!” 무대에 오른 남성은 제멋대로 움직이는 ‘토미’를 타일렀다. 그가 말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토미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무대 위 주인공은 한기명씨. 토미는 그의 팔이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병변 장애인이 된 그는 수년째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있다.지난 6월 13일 금요일 밤, 서촌의 한 서점에서 열린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에서 그는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팔은 그에게 또 하나의 존재, 동료에 가까워 보였다. 그는 자신의 장애에 관해 말했고, 장애를 향한 편견을 비틀어 ‘농담’을 던졌으며, 장애로 말미암아 생긴 일화도 소개했다. 비장애인 중심 한국사회의 차별과 편견의 편린을 무대로 길어 올렸다. 유쾌하고 담담하게.성 정체성이 여성인 한 트랜스젠더는 덩치가 있는 터라 화장실에 갈 때면 몸을 한껏 굽히고 간다고 이야기했다. 중성화한 반려동물에는 “나도 아직 못 했는데···”하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의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2025.07.11 14:03

  • [오늘을 생각한다] ‘이대남’ 난감
    [오늘을 생각한다] ‘이대남’ 난감

    지난 대선 이후 20대 남성들이 사회적 규명 대상으로 지목됐다. 많은 매체와 연구자가 경쟁적으로 ‘이대남’ 해석에 뛰어들었는데 저마다 강조점이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그 세대 남성에게 발견되는 돌출된 특징(극우적 경향)에 주목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들에게 나타나는 복잡성에 주목한다. 말이 무성해질수록 실체가 흐릿해진다. 쫓는 자는 많은데 잡은 자는 없다. 이렇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우선 분석의 주요 도구로 활용되는 ‘극우’라는 개념의 문제다. 기존에 대략적인 합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단이란 말은 어디까지나 정도를 설명하는 말이다. 어디까지가 보수이고 어디서부터 극우인가 하는 문제는, 언제까지가 올챙이이고 언제부터가 개구리인가 하는 문제에 가깝다. 질문이 엄격해질수록 설명력이 떨어진다. 개념으로 대상을 설명하지 못하니 거꾸로 대상으로 개념을 설명하려는 전복적 설명 방식이 등장했다. ‘이대남’의 특성을 바탕으로 ‘극우란 이런 것이다’ 하고 설명한다. 자로 ...

    2025.07.11 14:03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3) 메이데이의 발상지 시카고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13) 메이데이의 발상지 시카고

    위스콘신주 애플턴을 떠나 170㎞를 달리면 ‘미시간호의 도시’ 밀워키를 만난다. 거기서 미시간호를 끼고 남쪽으로 다시 150㎞를 내려가면 나타나는 곳이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시카고다.동부와 서부를 잇는 교통중심지인 시카고는 1926년 만들어진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 고속도로인 루트66의 출발지다. 이제는 노인이 됐을 세대가 젊은 시절 한번쯤 봤을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 창립자 휴 헤프너가 1959년 처음으로 문을 연 ‘플레이보이맨션’이 있는 곳도 시카고다. 내가 시카고를 찾은 것은 다른 이유다. 구체적으로 모든 노동자, 월급쟁이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건을 찾아서다.“8시간! 8시간! 8시간!” 140년 전인 1886년 5월 1일, 파업에 돌입한 4만여명의 노동자 중 1만여명이 시카고 거리로 나와 구호를 외쳤다. 당시 미국은 주 6일 근무에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해 주 60시간이 넘게 일하는 ...

    2025.07.11 14:02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34) 이제 가면을 벗자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34) 이제 가면을 벗자

    몇 해 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본 오페라 <오페라의 유령> 중에 나오는 가면무도회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샹들리에 불빛 아래, 각양각색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화려한 가면 속에 이름도, 직업도, 신분도 숨긴 사람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내려놓고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자유롭게 행동한다.직장생활을 할 때 나는 매일 아침 가면을 쓰고 출근했다.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 ‘일 잘하고 유능한 사람’, ‘예의 바르고 다정한 사람’이란 가면이다. 상사가 돼서는 ‘조직에 충성하고 아래 직원을 사랑하는 사람’이란 탈을 썼다. 그래야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내가 모시고 있던 회장에게 어느 사장을 칭찬했다. 회장께서 “그 사장, 문제가 많구먼”이라고 답했다. 나는 그 사장이 인기도 많고 직원들이 잘 따른다고 얘기했는데, 회장은 “어떻게 인기가 있을 수 있나? 상사의 배역은 악역이야.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책하고 채근하는 자리라고...

    2025.07.11 14:01

  • 게임 도둑맞았다? AI 심판 시대의 혁신과 한계 사이
    게임 도둑맞았다? AI 심판 시대의 혁신과 한계 사이

    지난 7월 6일 윔블던 테니스 센터코트에서는 인간과 기술 사이에 흐르는 긴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발생했다. 소나이 카르탈(영국)이 친 백핸드 공이 라인을 벗어났고,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러시아)는 아웃임을 확신했다. 주심도 그렇게 본 듯했고 TV 리플레이도 이와 비슷했다.그런데 이때 전자 라인콜(ELC·Electronic Line Calling)은 반응이 없었다. 결국 주심은 재경기로 선언했다. 그 포인트에서 파블류첸코바는 실점했다. 경기는 파블류첸코바가 이겼지만, 그 순간 그는 “이번 게임을 도둑맞았다”고 주심에게 항의했다. 전자 라인콜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더 인간적인 실수’였다. 누군가 실수로 라인콜 장치를 꺼버린 것이다. 이틀 후 남자 단식 8강전에서는 서브 ‘폴트’가 잘못 선언됐다. 심판은 전화로 문제를 확인하더니 “시스템 고장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재경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AI 심판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 ...

    2025.07.11 14:01

  • [IT 칼럼]피터 틸이 그리는 기술 독재국가
    [IT 칼럼]피터 틸이 그리는 기술 독재국가

    “1970년대 이후 세상은 정체돼 있다.” 인공지능(AI)의 성장 속도가 인류를 격변으로 몰아넣고 있는 지금 시점에도 그는 이 진단과 신념을 철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멈춰 있었다는 게 아니라 속도가 느려졌다는 주장이다”라고 해명한다. 2025년에도 ‘정체 이론’은 타당하며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산업혁명기와 비교했을 때 21세기 과학기술 발전 속도는 너무 더디기만 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 중심에 미국의 ‘느린’ 민주주의가 존재한다고 분석한다.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은 가디언 기고문에서 ‘인공지능 기업’, ‘미군 투입 기업’, ‘트럼프 돕는 미국 개인정보 수집 기업’, ‘기술 독재 지향 기업’의 공통분모를 찾으면 하나의 기업, 하나의 인물로 수렴된다고 적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와 ‘피터 틸’이다. 한국의 서학개미들이 가장 전도유망하다며 주목하는 회사 중 하나이자 인물이다. 그리고 앞서 정체 이론을 굳게 믿고 있다고 언급한 ‘그’가 바로 피터 틸이다....

    2025.07.11 13:59

  • [박상영의 경제본색](4) “돈 벌 기회 포기도 사업 기회 제공?”
    [박상영의 경제본색](4) “돈 벌 기회 포기도 사업 기회 제공?”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총수 일가가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도록 한 행위가 ‘사업 기회 제공’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대법원이 최근 첫 판단을 내렸다. 이 판결은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업 기회 제공 제재 기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대법원은 지난 6월 26일, 공정위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매입을 ‘사업 기회 제공’으로 보고 최 회장과 SK㈜에 부과한 시정명령과 16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했다. 이번 판결은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의 한 유형인 ‘사업 기회 제공’ 행위가 대법원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 첫 사례다.이번 사건의 핵심은 SK㈜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최 회장이 실트론 지분 29.4%를 매입한 것이 사업 기회 제공에 해당하는지였다. 회사가 총수 일가에 적극적으로 돈을 벌 기회를 제공한 것을 넘어 돈을 벌 기회를 포기한 것도 사업 기회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었다.기업 가치 5배 뛴 ‘실트론’공정위가 그간 ‘사업 기회 제공’ ...

    2025.07.11 13:59

  • [구정은의 수상한 GPS](9) 유럽은 다시 영국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
    [구정은의 수상한 GPS](9) 유럽은 다시 영국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7월 8일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을 받아 영국에 갔다. 브렉시트 이후 첫 영국 방문이다. 유럽연합(EU) 지도자의 첫 국빈방문이기도 하다.세계의 관심은 마크롱의 입에 집중됐다. 유럽은 사면초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럽이 전운에 덮여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유럽을 압박하고, 권위주의 중국과의 무역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을 끌어안고 홀로서기를 해보려는 유럽의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예상대로 마크롱은 프랑스와 영국이 위험한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와 국제 질서를 지켜내고 “유럽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경제와 안보를 강화하면서 “미국과 중국 양측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유럽을 향한 영국의 재선회는 이미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5월 키어 스타머 총리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런던에...

    2025.07.11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