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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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8호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8) 부산 영도구 동삼동 연안-종도 많고 ‘말’도 많은 망둥이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8) 부산 영도구 동삼동 연안-종도 많고 ‘말’도 많은 망둥이

    농어목 망둑엇과로 분류되는 망둑어류는 적응력이 강하다. 염분이나 수온 변화에 대한 내성이 클 뿐 아니라 식욕이 왕성해 어디서든 쉽게 먹이를 찾아낸다. 이에 걸맞게 망둑어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류 중 종의 수가 가장 많다. 조사 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600여종, 우리나라에는 문절망둑, 풀망둑, 말뚝망둥어, 짱뚱어, 밀어 등 42종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820년 서유구가 저술한 <난호어목지>에는 “눈이 툭 튀어나와 마치 사람이 멀리 바라보려 애쓰는 모양과 같아서 망동어라고 한다”고 기록돼 있다.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데다 생김새도 귀티가 나지 않아서인지 고급어종과는 거리가 있다. 그래서 제 분수를 모르고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것을 비유할 때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라 하고, 쉽게 잡을 수 있어서인지 “바보도 낚는 망둥어”라는 말이 생겨났다.망둥이에 대한 평가는 눈앞의 이익을 좇다가 더 큰 손해를 ...

    2025.05.14 06:00

  • [신간] 에너지와 기후위기, 전기화가 답?
    [신간] 에너지와 기후위기, 전기화가 답?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사울 그리피스 지음·전현우 외 옮김·생각의힘·2만3800원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에너지·기후 정책 고문을 지낸 환경공학자 사울 그리피스의 신간이다. 그는 이 책에서 왜 화석연료로 작동되는 모든 내연기관을 전기 배터리로 전환하는 ‘전면적인 전기화(electrification)’가 필요한지를 설파한다. 저자에 따르면 전기화만 달성하면 냉난방 온도를 낮추지 않아도, 차를 줄이지 않아도 현재 에너지 사용량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환경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전기화를 인류가 ‘잘 먹고, 잘사는’ 과정의 일부로 여겨야 한다는 이야기다.구체적 수치도 있다. 내연기관 차량의 에너지 효율은 20%에 불과한 데 비해 전기차는 72%에 달한다. 게다가 풍력과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은 2010년 이후 급속도로 저렴해졌다. 1970년대 1W당 91.35달러였던 태양광 모듈의 가격은 2000...

    2025.05.14 06:00

  • [취재 후] 그는 왜 반동성애를 신앙화했을까
    [취재 후] 그는 왜 반동성애를 신앙화했을까

    대학 시절 개신교 선교단체에서 활동했다. 돌이켜 보면 그때 나는 매일 성경을 읽었고, 매일 밤 하루를 돌이키며 성경적 가르침과 비교해 나 자신을 반성하고 기도했다. 그런 믿음의 여정에 나침반이 돼준 건 당시 섬기던 교회의 목사였다. 그 목사는 청렴했고, 강직한 성품의 사람이었다.딱 하나 걸리던 것은 그가 주장한 ‘성서무오설’이었다. 성서는 하나님께 영감을 받아 기록된 책이므로 문자적으로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신학적 주장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성경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였다. 지구 나이를 6000년으로 보는 성경의 해석도 그랬다. 그때 나는 더 묻고 따지기보다 의문을 한쪽에 치워두는 쪽을 택했다. 지구 나이 6000년을 그렇게 안일하게 받아들였던 내게, 레위기에서 나오는 ‘동성애 금지’ 구절은 어쩌면 너무나 쉽고 간명한 가르침이었다. 타인을 향한 잣대로도 작용했다. 동성애는 있어선 안 되는 것이다. 아멘.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신앙 활동에 게을러졌...

    2025.05.14 06:00

  • [우정 이야기] 하지 못한 말 ‘편지’로 풀어보는 건 어떨까요
    [우정 이야기] 하지 못한 말 ‘편지’로 풀어보는 건 어떨까요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가 일상화된 시대다. 요즘 학교에서도 디지털기기를 통해 수업하다 보니 종이에 직접 글을 쓰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디지털기기가 없던 시절엔 소중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편지지에 꾹꾹 눌러 담아 전달했지만, 이젠 1초도 안 돼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할 수 있다 보니 모나고 어리숙한 말이 마음과 달리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온라인 소통이 일반적이지만 아날로그 소통만이 가지는 순기능도 있다. 지난 2022년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의 우정문화가치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편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거나 어색한 감정을 정리해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축적된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게 해 관계 내의 의사소통에 긍정적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족 간 편지를 통한 소통 프로그램은 가족 내 자아존중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줬고, 자기 비난과 우울감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어 심리치료에서도 편지쓰기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편지가 인간의 소통과 치유에 긍정적인 ...

    2025.05.14 06:00

  • [문화캘린더] 디 이펙트 - 사랑, 우울…어디까지 진짜일까
    [문화캘린더] 디 이펙트 - 사랑, 우울…어디까지 진짜일까

    [연극] 디 이펙트(THE EFFECT)일시 6월 10일~8월 31일 장소 NOL 서경스퀘어 스콘 2관 관람료 R석 6만6000원 S석 5만5000원새로운 항우울제 임상 테스트에 실험자로 참여한 코니와 트리스탄은 밀폐된 공간과 제한된 환경에서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며 점차 가까워진다. 하지만 코니는 트리스탄과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서로의 감정이 약물에 의한 반응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낯선 감정을 경계한다.한편 임상 테스트를 감독하는 박사 로나와 토비는 항우울제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내세우며 테스트 과정에서 복잡한 갈등을 겪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4명은 불안한 관계와 감정으로 혼란스럽고, 결국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된다.이 작품은 인간 감정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느끼는 사랑이나 우울, 갈망이 과연 어디까지 ‘진짜’라고 할 수 있는지를 집요하게 묻는다. 영국을 대표하는 젊은 극작가 루시 프레블의 희곡으로, 2012년 런...

    2025.05.14 06:00

  • [시네프리뷰] 바이러스 - 이국적 핑크빛으로 물든 ‘청춘극한기’
    [시네프리뷰] 바이러스 - 이국적 핑크빛으로 물든 ‘청춘극한기’

    영화 <바이러스>의 발단과 골격은 원작 소설 <청춘극한기>를 따르지만, 본격적인 전개와 분위기는 다른 노선을 선택한다. 강이관 감독은 자신만의 생경한 유머와 호흡으로 영화를 이끈다.제목: 바이러스(Virus)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상영시간: 98분장르: 코미디, 드라마감독: 강이관출연: 배두나, 김윤석, 장기하, 손석구개봉: 2025년 5월 7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연출을 맡은 강이관 감독의 영화 이력은 꽤 오래됐다. 그러나 시작부터 난관이 많았던 감독이기도 하다. 장편 데뷔작인 <사과>는 문소리, 김태우, 이선균 주연으로 한 리얼리티 멜로드라마로 호평을 받았다.기획부터 많은 연인의 인터뷰를 통해 쓰인 시나리오는 특별히 과장되거나 미화되지 않은 현실적인 상황 전개와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로 큰 지지를 얻어냈다. 2005년 9월 토론토 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

    2025.05.14 06:00

  • [독자의 소리] 1627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27호를 읽고

    극우의 아이콘 된 손현보···믿는다, ‘여의도 우파’ 부활자세히들 들여다보시오, 다 돈돈돈돈돈 때문이오._네이버 lion****모태신앙 개신교도였지만 다니던 교회 목사나 장로들이 불법 계엄 때 윤석열 옹호하는 것 보고 ‘이건 이제 맛이 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얼마 전부터 가톨릭 성당에서 예배를 드린다._네이버 hty7****하나님을 욕보이지 마라. 주님이 정녕 원하시는 게 뭐라 생각하느냐. 지금도 어렵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역하는 목사님들을 응원한다._네이버 sss2****한국 교회는 왜 반동성애 중심에 섰을까반동성애를 외치는 율법주의자보다 그들을 보듬는 사람을 예수님은 기뻐할 것이다._경향닷컴 TAES****동성애 하는 사람이 사회에 무슨 피해를 준다고 이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그냥 남들 다 먹는 새우, 게 못 먹는 알레르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텐데._경향닷컴 Plmq****날 때부터 극우 교회...

    2025.05.14 06:00

  • [편집실에서] 정치 테마주와 가치 투자
    [편집실에서] 정치 테마주와 가치 투자

    550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 중 한 명인 워런 버핏이 1965년 인수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누적 수익률입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죠. 연평균 20%의 수익률을 거둔 셈인데요.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2년 정유회사 주식 3주를 매입한 게 그의 첫 주식 투자로, 당시 나이가 열한 살이었다고 합니다. 일곱 살 때 도서관에서 빌린 <1000달러를 모으는 1000가지 방법>이란 책을 읽은 뒤 투자에 꽂혀 동네에서 콜라와 껌, 신문을 팔며 모은 돈으로 투자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평생 기업보고서, 재무제표를 보는 데에 몰입했다고 하니, 투자의 귀재는 확실히 남다른 면모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세계적인 억만장자이지만 생활 방식은 소박했습니다. 1958년 자신의 고향인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구입한 주택에서 아직도 살고 있고, 아침 식사로 맥도날드 세트 메뉴를 즐긴다고 하네요. 그러면서도 ‘억만장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며 자신이 소유한 버크셔 주...

    2025.05.14 06:00

  • [렌즈로 본 세상] “바쁘다 바빠” 분주한 선관위
    [렌즈로 본 세상] “바쁘다 바빠” 분주한 선관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 이후 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나기까지 사회는 극단적으로 양분돼 혐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헌법의 가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으로 차가운 겨울의 거리를 밤낮없이 지킨 시민들의 노력으로 헌정사상 두 번째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됐다.제21대 대통령선거일은 6월 3일이다. 6월 대선은 사상 처음으로 이를 위한 공식 일정도 숨 가쁘다. 5월 10~11일 양일 간 후보 등록에 이어 12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재외 투표는 20일부터 25일까지, 본투표는 다음 달 3일이다. 차기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위원회 없이 선거 다음 날인 6월 4일 곧바로 임기를 시작한다.지난 5월 8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종로구 사무실에서 홍보 포스터 등 대통령선거 관련 인쇄물을 점검하고 있다.

    2025.05.13 06:00

  • [주간 舌전] 알량한 후보 자리 지키려…정말 한심
    [주간 舌전] 알량한 후보 자리 지키려…정말 한심

    “알량한 후보 자리 지키려…한심.”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자당 대선후보인 김문수 후보의 최근 행보와 관련해 이렇게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5월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저분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온 민주화 투사인지, 국회의원 3번, 경기지사 2번,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우리 당 중견 정치인인지 의심이 들었다.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앞서 김 후보는 이날 아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를 향해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당 지도부 결정에 대해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으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 같은 양측의 대립과 관련해 “(경선 과정에서) 김문수는 ‘김덕수(김문수+한덕수)’라고 말하고 다녔고, 용산과 당 지도부도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

    2025.05.12 06:00

  • “한덕수·최상목 부재 차라리 잘돼···미와 협상 시간 벌었다”
    “한덕수·최상목 부재 차라리 잘돼···미와 협상 시간 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 와중에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 대대대행 체제’가 됐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잇따라 사퇴하며 사실상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도 공석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이달 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경제 컨트롤타워 부재가 오히려 잘된 상황이라고 말한다.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둘러싼 각국의 눈치 싸움이 진행되는 가운데 교섭 당사자의 부재는 대선 전까지 시간을 벌 확실한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 박사, 한국투자금융 투자전략실장, 카카오뱅크 대표 등 실물과 학문을 두루 섭렵한 경제통이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보호무역주의 물결 속에서 한국은 제조업 수출을 다변화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지난 5월 2일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5.05.12 06:00

  • 급식실이 멈추자 일그러진 얼굴이 드러났다
    급식실이 멈추자 일그러진 얼굴이 드러났다

    지난 4월 초 대전 둔산여고에서는 등굣길 학부모들의 피켓 시위가 한동안 이어졌다. 배경은 저녁 급식 중단이다. 급식실 조리실무사(이하 조리사)들의 반나절 파업 이후 이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학교 운영위원회는 저녁 급식 중단을 결정했다. 피켓 시위에 나선 학부모들은 “아이들 볼모로 하는 쟁의행위 철회하라”, “금년 수능 계획 무너졌다. 조리사들은 각성하라”라며 조리사들을 비판했다. 며칠 뒤에는 학교 학생회가 “학생들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행위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학생회는 이 글에 전교생 740여명 중 640명의 서명을 받아 조리사들에게 전달했다. 교사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생들의 급식을 볼모로 한 집단행위가 반복된 데 대해 개탄스럽고,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고 했다.이 사태를 두고 교육의 3주체인 교사·학생·학부모는 일치된 태도를 보였다. 이들에게 최대 피해자는 학생, 원인 제공자는 조리사였다. 무엇보다...

    2025.05.12 06:00

  • 내란의 밤, 대선후보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나
    내란의 밤, 대선후보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나

    “계엄이라고 하니 왠지 장기화할 것 같았다. 옷을 갈아입으려 집에 가서 샤워하고, 택시 타고 국회로 향했는데 노들길부터 쫙 막혀 있는 것이다. 차가 한 10분 막혀 있으니 안 되겠다, 걸어 올라가자 해서 국회 앞에 도착하니 12시 50분쯤이었다.”지난 4월 말 기자를 만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말이다. 그가 계엄 소식을 들은 것은 서울 강남의 한 술자리에서다. 국회 앞에서 경찰에 막혀 경내 진입을 못 한 그는 국회 안에 있던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전화해 의원 집결 상황을 물었다. 처음 157명에서 최종적으로 그가 들은 의원 숫자는 170명이었다. “‘우선 표결은 되겠네. 나는 밖에서 항의할게’라고 답했다. 당시 상황이 국회의원은 저와 안상훈 의원(국민의힘 비례 초선), 그리고 민주당 의원 한 명, 우리 당 이주영 의원 등 넷이었다. 대치 중인 경찰기동대도 다른 의원들은 잘 못 알아봐도 내 얼굴은 알아보는 눈치였다. ‘니네들 다 현행범으로 체포된다’고...

    2025.05.12 06:00

  • [꼬다리] 속기 쉬운 환경을 만든 책임
    [꼬다리] 속기 쉬운 환경을 만든 책임

    얼마 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조문희씨? 여기 전에 방문하셨던 마사지 업소입니다.” 처음 듣는 남자 목소리였다. 010으로 시작하는 걸 보면 멀쩡한 번호인데, 아내와 이따금 가는 마사지숍인가. 짧은 순간에도 남성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제가 지금 전화한 건 무슨 광고를 하려는 게 아니라…”, “저는 마사지 업소를 간 적이 없는데요.” 눈으로 볼 순 없지만 남자가 ‘흠칫’하는 게 느껴졌다. “허, 그렇습니까. 그럼 번호 지워드리겠습니다.”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기도 전에 남성은 전화를 끊었다.받은 편지함에 보낸 사람 이름이 국세청인 e메일이 한 통 있다. 메일 주소는 hometaxadmin@hometax.go.kr. 메일 본문은 사진 파일로, “국세청 전자 세금계산서입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됐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을 누르란다. 홀린 듯 마우스 커서를 가져가던 중 퍼뜩 의심이 들었다. 찾아보니 역시나, 링크를 타고 들어가 로그인하면 계정과 비밀번...

    2025.05.09 14:30

  • [오늘을 생각한다] 전 총리 한덕수씨에게 드리는 질문
    [오늘을 생각한다] 전 총리 한덕수씨에게 드리는 질문

    관료 출신으로 경제와 통상의 요직을 두루 거쳐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다 21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사퇴해 공직에서 물러난 자연인 한덕수씨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묻는다.2007년 첫 총리 지명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2002~2003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재직 시절 외환은행 매각 사태(론스타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첫 총리직과 주미대사를 역임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12년부터 3년간 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급여 19억5000만원과 퇴직금 4억원, 2017년부터 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18억원, 2021년 3월부터 1년간 에스오일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8...

    2025.05.09 14:30

  • [메디칼럼] 요산 높으면 통풍? 심혈관도 아프다
    [메디칼럼] 요산 높으면 통풍? 심혈관도 아프다

    “통풍 있어서 이제 맥주 많이 못 마셔.”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혈중 내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서 생긴 요산염 결정이 관절에 쌓여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약물로 치료하면서 요산 수치를 올리는 식품의 섭취를 제한하는 요법을 병행한다. 요산은 퓨린이 체내에서 분해되며 만들어지는 최종 산물인데, 퓨린이 많이 들어 있는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곱창과 같은 동물의 내장,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생선, 그리고 맥주가 있다. 고퓨린 음식을 많이 먹어 요산 유입이 많아지거나 체외로 요산 배출이 잘되지 않으면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지속되면 통풍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고요산혈증은 통풍 이외에도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대사성질환 그리고 고혈압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인자로 알려져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혈액 내에 요산이 높은 농도로 떠다니면 혈관 내피세포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내피세포의 기능 저하에 영향을 준다. 평소 혈관의 내피세포는 혈관의 긴장성을 적절...

    2025.05.09 14:3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7) ‘늙은 젊음’과 ‘젊은 늙음’ 사이에서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7) ‘늙은 젊음’과 ‘젊은 늙음’ 사이에서

    광개토대왕, 이순신 장군, 리어왕, 돈키호테, 괴벨스.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과거의 인물(혹은 캐릭터)들이 요즘 대학로를 휩쓸고 있다. 불황이 깊어지는 시국인데도 200석 미만의 소극장이 관객으로 가득하다. 떡볶이 장인 고춘자와 올리브오일 장인 소피아 역시 본질을 돌아보게 하는 힐링 캐릭터로 관객몰이 중이다. 이들은 모두 중년부터 노년에 이르는 여러 삶의 파편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이끈다. 시대의 문제적 상황과 ‘노욕’(老慾·나이 들어서도 내려놓지 못한 욕심)을 돌아보고 초심을 일깨우게 한다는 점에서 닿아 있는 작품들이다.현실 해부하는 예술적 시도들<국산군인>(전웅 작·연출, 박성원 드라마터그, 프로젝트W)에는 폭소와 실소가 공존한다. 에너지 넘치는 혼령들의 액션극이라는 점에서 공포물로 볼 수도 있으나 산 자와 죽은 자의 고뇌가 겹쳐지면서 제례와 애도가 동반돼 사유하게 이끈다. 12·3 비상계엄에 동원된 특전사 병욱(장우...

    2025.05.09 14:30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31) 귀향길에 들은 아버지의 인간관계 원칙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31) 귀향길에 들은 아버지의 인간관계 원칙

    아버지를 모시고 삼 형제가 귀향길에 올랐다. 아버지 고향은 전북 고창이다. 나와 형, 동생은 전주에서 태어났다. 고창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아버지가 전주에 있는 대학으로 유학(?)하고 그곳에서 직장을 잡으면서 우리 삼 형제는 전주 출신이 됐다.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그랬다. “고향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직 미숙하다. 모든 곳을 고향으로 삼는 사람은 강하다. 하지만 이 또한 완전하지 않다. 전 세계를 타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누구에게나 고향은 아름답다.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위고는 그런 감상주의를 경계했다. 편협함에 빠져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과거에만 머물며 살지 말자고 당부한다.그보다는 보편적 세계시민을 추구한다. 사는 데가 어디든 그곳에 굳건히 뿌리내리는 강인함을 갖자고 설파한다. 나아가 전 세계를 타향으로 여기는 이방인이 될 것을 주문한다. 언젠가는 본향으로 돌아가야 할, 어차피 영...

    2025.05.09 14:30

  • [가깝고도 먼 아세안](51) 베트남의 관세 협상, 트럼프 당선 직후 시작됐다
    [가깝고도 먼 아세안](51) 베트남의 관세 협상, 트럼프 당선 직후 시작됐다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발표한 베트남에 대한 관세 46%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한국도 충격이었다. 베트남에 진출한 1만여개의 한국 기업 중 베트남을 생산기지화해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곳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캄보디아(49%)와 라오스(48%)가 베트남보다 높은 관세율을 받았지만, 이들 국가의 무역량은 미미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베트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세율을 받은 것과 같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이 친중으로 기울어 트럼프 미 행정부가 보복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한국 주요 언론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멕시코로 이전해야 한다는 보도를 쏟아내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베트남에 대한 이런 우려에는 ‘베트남이 미국과 관세 협상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미국에 대한 대응은 사전에 준비됐고, 행동은 신속했다.발표 전부터 준비된 베트남의 대응 시나리오미국의 관세율 발표 다음...

    2025.05.09 14:30

  • “생물학적 여성만 여성”…스포츠계 파장 본격화
    “생물학적 여성만 여성”…스포츠계 파장 본격화

    영국 대법원이 지난 4월 16일(현지시간) ‘여성의 법적 정의는 생물학적 성(sex)에 근거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스포츠계 트랜스젠더 선수 규정에도 큰 전환점이 형성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최근 “생물학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만이 여성부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고 규정을 변경했다. 시행은 6월 1일부터다.잉글랜드축구협회는 지난 4월 11일 일정한 테스토스테론 수치 기준을 충족한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새 정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불과 3주 만에 대법원판결을 반영해 이를 전면 폐기했다. 협회는 “이번 판결은 스포츠 현장에서 법적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며 “법과 과학, 제도적 환경 변화가 있는 만큼 기존 정책을 재검토하고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여성으로 등록한 트랜스젠더 선수 28명은 출전이 금지됐다. 협회는 이들에게 ‘비밀 보장 정신 상담’ 및 향후 ‘혼성 경기 신설’ 등 대안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2025.05.09 14:30

  • 트럼프 덕? ‘가자 점령’ 공식화, 고삐 풀린 이스라엘
    트럼프 덕? ‘가자 점령’ 공식화, 고삐 풀린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자국의 불법적인 영토 확장을 묵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틈타 팔레스타인 점령을 확대하며 영토 야욕을 노골화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지원 속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하며 ‘땅따먹기’에 속도를 내는가 하면, 급기야는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레드라인’으로 여겨졌던 가자지구 점령 계획까지 승인했다. 한때 ‘극우의 망상’ 정도로 취급됐던 가자 재점령을 공식화하며 전쟁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열흘가량 앞둔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내각은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이곳을 점령하는 계획을 담은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각 의결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들어갔다가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점령을 공식화했다.영토 분할·고립 작전, ‘재점령’ 포석이었나...

    2025.05.09 14:30

  • [IT 칼럼] AI 개발자들의 ‘자기 대체’ 본능
    [IT 칼럼] AI 개발자들의 ‘자기 대체’ 본능

    AI의 일자리 대체 공습이 시작됐다. 그동안 전망은 엇갈렸다. AI가 일부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과 오히려 더 많은 직업을 창출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가 늘 충돌했다. 확고부동한 컨센서스는 정립되지 않았거나 유보된 상태였다. 서로 자신들만의 역사적·합리적 근거를 들이밀며 논리를 확장시키고 사회를 설득해왔다. 하지만 ‘별의 순간’을 돌파한 듯한 징후 하나가 포착됐다. 글로벌 쇼핑몰 구축 스타트업 쇼피파이(Shopify) CEO의 사내 메모 유출 사건이었다. 토비 뤼케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각 팀은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요청하기 전에 왜 AI로 원하는 것을 달성할 수 없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썼다. 신규 직원 채용 요청을 하기 전에 AI가 왜 그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지 먼저 설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쇼피파이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중심 조직인 점을 감안하면 AI보다 코딩을 못하는 인간 개발자를 채용하지 말라는 지시로 해석할 수도 있다. 최근 카카오에서...

    2025.05.09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