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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5호

여성학 연구자들은 왜 ‘여성학과 지키기’ 나섰나

표지이야기

여성학 연구자들은 왜 ‘여성학과 지키기’ 나섰나

최근 10년간 페미니즘은 한국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다. ‘페미니즘 리부트(재부흥)’라고 할 정도로 페미니즘에 대한 2030 여성들의 관심이 컸다. 여성 혐오 범죄, 권력형 성폭력, 불법 촬영 등 의제도 많았다. 그러나 동시에 백래시(반동)도 심했다. 대학도 그 백래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총여학생회가 줄줄이 폐지됐고, 여성학 강의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최근 대구에 있는 계명대학교 여성학 연구자들이 ‘독립된 여성학과 운영’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학교 측이 정책대학원을 폐지하면서 독립된 학과로서의 여성학과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학생과 동문, 시민사회단체 등이 결합한 ‘계명대 여성학과 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엔 전국의 여성학 연구자 등 936명이 계명대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여성학과 개설을 지지한다는 연대서명을 발표했다.지방 소멸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경제성 논리로 지역대학의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이 존폐 기로...

  • [취재 후] “경향 기사 공유하지 말아 주세요”
    [취재 후] “경향 기사 공유하지 말아 주세요”

    기사가 나간 뒤 한 취재원이 흥미로운 반응을 카톡으로 보내왔습니다. 이 취재원은 같이 모임을 하는 분에게 제가 쓴 지난주 표지 기사 링크를 보내니 돌아온 반응은 이랬습니다.“딴지일보, 경향신문, MBC 뉴스 공유하지 마세요. 그래서 허위 선동 전문가들이 하는 말이 선동됐다고 하는 겁니다.” 계속해 이어진 이 인사의 주장입니다.“저는 제 목에 칼이 들어오고,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도 다시는 좌파가 하는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 집회 자체가 ‘자유대학’이라는 곳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잘못이죠? 이재명이 방탄조끼 입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인간적입니다.”신문 온라인판에 출고된 기사에 탄핵심판이 인용된 뒤 관저에서 퇴거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학 점퍼를 입은 학생들과 포옹하는 사진을 추가로 붙였는데, 그것을 두고 하는 말인 듯싶습니다.취재원에 따르면 1980년대생인 이분과는 과거에 뜻이 맞아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해왔고, ...

    2025.04.23 06:00

  • [우정 이야기] 키오스크 겁내지 마세요…노년층 디지털 교육
    [우정 이야기] 키오스크 겁내지 마세요…노년층 디지털 교육

    60대 주부 A씨는 최근 지인과 함께 간 아이스크림 판매장에서 키오스크를 앞에 두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주문을 할 수 있었지만, 주눅이 들었다. 키오스크 주문법을 알려주는 유튜브 영상도 찾아봤다. 별 소용이 없었다. A씨는 “영상을 봐도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하겠더라”고 했다. A씨는 이후로 늘 가던 매장만 간다.우체국이 이런 노년층을 위한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을 시작한다. 키오스크와 모바일 뱅킹, ATM(현금인출기) 기기 사용 방법 등이 교육 내용이다. 최근 노년층을 대상으로 급증한 보이스피싱 예방법도 알려준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4월 7일부터 부산과 강원, 충청 등 농어촌 지역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모바일 앱 이용법 등을 알려주는 ‘우체국 디지털 교육’을 시범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는 전국 농어촌으로 대상이 확대된다.고령층 중에는 키오스크, 모바일 앱 등 디지털 기기의 이...

    2025.04.23 06:00

  • [문화캘린더] 화이트래빗 레드래빗-‘33인33색’의 독특한 1인극
    [문화캘린더] 화이트래빗 레드래빗-‘33인33색’의 독특한 1인극

    [연극] 화이트래빗 레드래빗(WHITE RABBIT RED RABBIT)일시 4월 30일~5월 25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관람료 전석 6만원리허설도, 감독도 없이 단 한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처음 대본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연극이 시작된다.이란 출신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의 실험적 연극 <화이트래빗 레드래빗>이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자국의 검열을 피해 만들어진 이 작품은 2011년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토론토 섬머워크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이후 32개국 이상, 30개 이상의 언어로 공연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2023년에는 영국 웨스트엔드의 최신 공연장 ‘소호플레이스’에서 무대가 펼쳐지며 평단과 언론의 전폭적인 찬사를 받았다.이번 한국 공연에는 박정자, 박상원, 남명렬, 송옥숙, 김경일, 이건명, 이석준, 박호산, 오용, 홍경민, 하도권, 박기영, 지현준, 김동완, 김다현, 최영준, 임강성, 이시언, 박혜나, 이엘 등 총 33...

    2025.04.23 06:00

  • [정태겸의 풍경](85) 대전 엑스포아파트-이 시대의 마을숲
    [정태겸의 풍경](85) 대전 엑스포아파트-이 시대의 마을숲

    몇 년 전부터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료를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2012년 특별상까지 받았다는 아파트숲. 대체 어떤 모습일까. 우리에게 익숙한 아파트와는 어떤 면이 다를까.차량의 내비게이션이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릴 때,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 유심히 살펴봤다. 겉보기에 보통의 아파트와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유독 눈에 띄었던 건 나무의 키였다. 아파트의 담장 대신 솟아오른 메타세쿼이아와 전나무가 남달랐다. 아파트 안으로 걸어들어가 산책하듯 걸으며 주위를 살펴보니 알 것 같았다. 51개동 4000세대가 사는 아파트단지이고, 1994년에 지어진 걸 감안하면 나무가 많았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아파트라는 주거양식을 생각하면 이런 형태의 숲이 아주 잘 설계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무도 종류가 다양하다. 튤립나무, 느티나무, 고욤나무, 엄나무, 벚나무 등. 봄이어서...

    2025.04.23 06:00

  • [독자의 소리] 1624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24호를 읽고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손절할 수 있을까윤석열이 점지한 사람이 대선후보 되고 나면 정신 차리고 살길 찾아 흩어지겠지._경향닷컴 plmq****윤석열-심우정, 검찰-국힘 이렇게 목줄이 물린 관계라서 그냥 같이 침몰하는 것 말곤 미래가 안 보인다._경향닷컴 IIll****손절하면 안 되고 운명을 같이해야지. 그것이 윤석열의 가장 큰 업적이 될 것이니._네이버 heod****윤석열 파면으로 본 ‘대통령의 자격’정치·경제·사회·언론 전 분야에서 철저한 분석과 연구와 대책이 공론화돼야 한다. 대한민국을 철저히 해부해보자. 무엇이 문제였나._경향닷컴 강****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환자 윤석열은 차치하고 우리나라 정치인 중 진심으로 그리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_네이버 ate8****처음부터 윤석열이 야당 대표와 대화하고 협치했다면 민주당도 저렇게 안 했겠지._네이버 dudd****링거 맞고 코피 쏟고...

    2025.04.23 06:00

  • [편집실에서] 100년 전과 비슷하다는 경고
    [편집실에서] 100년 전과 비슷하다는 경고

    “여러분, 우리는 광대를 고용했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겠다고 밝힌 지난 4월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내용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역 전쟁으로 시장 혼란이 극도로 커지자 트럼프는 갑자기 정책 유턴을 해버렸죠. 자고 나면 바뀌는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식시장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방향성을 잃어버린 채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답답한 현실을 보여주는 듯합니다.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전문가들의 예상과 분석이 별로 들어맞지도 않는 요즘, 자주 회자하고 있는 것이 약 100년 전의 상황입니다. 바로 1929년경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됐던 대공황입니다. 견고하게 성장하던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1930년 미국에서 제조업과 농업 분야를 망라한 2만여개 수입품에 평균 6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스무...

    2025.04.23 06:00

  • [렌즈로 본 세상] 잊히지 않는 그리움, 11번째 봄
    [렌즈로 본 세상] 잊히지 않는 그리움, 11번째 봄

    “오랜만에 학교 주변 벚꽃을 구경하라고 엄마 아빠가 벚꽃을 가져왔어요.”경기 안산에서 온 꽃잎이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 흩날렸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유가족은 올해도 어김없이 참사해역을 찾고 추모식을 열었다. 유가족이 사비로 어선을 빌려 시작했던 선상 추모식은 목포해경의 도움을 받아 3000t급 경비함을 타고 오는 것으로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침몰 시각인 오전 10시 반이면 사고 지점을 표시해둔 노란 부표가 보이는 곳에서 행사가 시작된다.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이름, 단원고 희생자 250명을 1반부터 10반까지 순서대로 호명한다. 이번엔 특별히 국화와 벚꽃을 같이 헌화했다.고 김빛나라양의 어머니 김정화씨는 “4월에 벚꽃에서 사진을 안 찍은 아이들이 없는데 날리는 꽃잎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며 꽃을 챙겨 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처음엔 꼭 이 장소여야 하나 생각했다가 어느 순간 이곳에 오면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돼 ...

    2025.04.22 06:00

  • 2400원 횡령에 ‘장발장 판결’…최고위 법관들이 놓친 것
    2400원 횡령에 ‘장발장 판결’…최고위 법관들이 놓친 것

    2014년 전북 전주에서 2400원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은 버스 기사가 해고됐다. 해고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부당한 해고라는 판단을 받았지만, 2심에서 뒤집혔다. 당시 2심 재판부의 재판장은 최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함상훈 판사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판결’ ‘장발장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왔다.우리는 이런 장면을 처음 보는 것이 아니다. 2022년 오석준 당시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800원을 횡령한 버스 기사의 해고 사건이 화제가 됐다. 2010년 전북 전주에서 각각 800원, 5200원을 착복했다는 이유로 2명의 버스 기사가 해고됐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부당 해고라는 판단을 했는데, 오석준 대법관이 재판장으로 있던 행정법원에서 판단을 뒤집었다. 오석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나름대로 사정을 참작하려 했으나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이 사건들의 문제는 단순한 가혹함이 ...

    2025.04.21 06:00

  • 한덕수 차출설에 김문수 대망론 흔들
    한덕수 차출설에 김문수 대망론 흔들

    대통령 탄핵 인용 전, 국민의힘 한 유력 대선주자를 만났다. 지난 4월 16일, 그는 서류 심사를 통과해 8명이 경합하는 1차 경선 후보가 됐다. “조기 대선에서 범죄자 이재명을 이길 사람은 국민의힘에선 나밖에 없다.” 탄핵심판 진행 중 만난 다른 주자들이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 말을 아꼈던 것과 달리 그는 주저함이 없었다. “(본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만나면) 이렇게 말해주겠다. ‘이제, 명이 다했다’고.”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비틀어 착안한, 운명이 다했다는 취지의 농담이다.난데없는 ‘갑툭튀’ 한덕수 대망론 조기 대선까지 한 달 반도 남지 않았다. 대진표가 확정되고 본격 경선 레이스가 시작됐지만, 국민의힘 경선판은 뒤숭숭하다. 갑자기 튀어나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차출설 때문이다. ‘한덕수 차출론’이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것은 4월 초였다. 불을 붙인 것은 윤석열 파면 뒤에 보인 그의 행보다. 자신이 임명하지 않아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결정을...

    2025.04.21 06:00

  • “산불 난리인데 경북지사가 시장에 왜 오나”
    “산불 난리인데 경북지사가 시장에 왜 오나”

    “임기 안 채우는 사람은 앞으로 출마 자격을 박탈했으면 좋겠습니다.”동대구역에서 만난 김진명씨(59)는 “TK에 뭐 맡겨놓은 것도 아니고 아무나 왔다가 그만둬도 되는 곳이냐”며 혀를 찼다. 옆에 있던 일행도 “홍준표는 저번에도 그러더니, 또 그런다”며 “국회의원이나 하지 왜 시장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거들었다.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된 뒤 광역단체장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4월 16일 기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광역단체장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홍준표 전 대구광역시장,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등 4명이다. 출정식 전날 돌연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김영록 전남지사 등 출마를 저울질하다 최종 포기한 이들까지 포함하면 당초 이번 대선에서 출마를 예고했던 광역단체장은 10명 가까이 된다.■대선마다 반복되는 지자체장 출마 러시국민의힘의 경우 유정복 시장과 홍준표 전 시장, 이철우 도지사가 ...

    2025.04.21 06:00

  • 트럼프, 관세 다음 타깃은 환율?
    트럼프, 관세 다음 타깃은 환율?

    최근 국제사회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행보가 ‘환율 전쟁’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세로 이미 전 세계를 뒤흔든 트럼프 정부에게 달러 약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조건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기축통화인 미 달러는 그 수요만큼 고평가되는 게 당연한 이치인데, 만약 트럼프 정부가 이걸 고리로 전 세계를 압박하기 시작한다면 글로벌 금융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미런 보고서가 뭐길래트럼프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참모는 3명으로 압축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그리고 스티븐 미런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다. 이중 미런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허드슨베이 투자사 재직 시절 발간한 41페이지짜리 ‘글로벌 무역 체계 재편을 위한 사용자 지침’(미런 보고서)이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

    2025.04.21 06:00

  • [주간 舌전] 한덕수 노욕의 ‘난가병’ 빠져
    [주간 舌전] 한덕수 노욕의 ‘난가병’ 빠져

    “한덕수 대행 ‘난가병(나인가 병)’에 빠져.”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지난 4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겨냥해 이렇게 말했다. ‘난가병’은 정치인들이 “다음 대통령은 나인가” 하고 착각하는 현상을 꼬집는 말이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내란 후보와 무소속 내란 후보를 합쳐 봐야 똑같은 내란 후보다. 국민은 내란 승계 후보를 거부할 것”이라며 “노욕의 ‘난가병’에 빠져 모호성을 유지하며 어설픈 출마설 언론 플레이를 계속할 거면 오늘 당장 제 발로 그만두길 권한다”고 덧붙였다.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차기 대통령 맞이 준비에 전념해야 할 한 대행이 빈집털이범으로 변모해 나라를 통째로 털어먹으려 하고 있다”며 “내란세력 내에 유행하는 ‘난가병’에 걸려 윤석열 아바타를 꿈꾸는 한 대행은 대선에 기웃거리지 말고, 공정한 대선 관리에 집중하라”고 비판했다.한덕수 권한대행 대선 차출론 또는 추대론과 관련해...

    2025.04.21 06:00

  • [IT 칼럼]사회 항상성 위협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
    [IT 칼럼]사회 항상성 위협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

    바야흐로 대선이다. 예견했듯 허위조작정보의 공세가 시작됐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정도는 심해질 것이다. 이미 딥페이크가 횡행하며 정보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이러한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그 중심에 유튜브가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정치권에서 대응한다고는 하지만, 확산 속도에 비하면 한발 늦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위험한 선거 관련 정보는 은밀하고 조용하게 유권자 인지체계에 침투하는 중이다.허위조작정보의 생산은 더없이 간편해지고 있다. 챗GPT 지브리 스타일 열풍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원본 이미지만 올리면 몇 초 안에 조작된 이미지를 내려받을 수 있다는 걸 많은 시민이 경험해서다. ‘이미지 조작(혹은 변형)이 이렇게 쉬웠나’ 감탄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 덕에 챗GPT 사용자 수는 3~4월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미지 변형이 그저 놀이에 그친다면야 문제 될 게 없겠지만, 악의적 조작의 사용법을 익혔다는 데 우...

    2025.04.18 14:32

  • [오늘을 생각한다] 우리에겐 우리를 지켜줄 ‘우리’가 있나
    [오늘을 생각한다] 우리에겐 우리를 지켜줄 ‘우리’가 있나

    윤석열 파면 선고 이후 과거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했던 말이 회자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에서 문형배는 자신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도운 김장하 선생을 회고하며, “‘선생님께서는 자신은 이 사회에 있는 것을 너에게 주었을 뿐이니, 혹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 사회에 갚으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법관이 돼서도 평균의 삶을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그의 정신적 바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우리의 질문은 꼬리를 잇는다. 문형배는, 김장하는 어떻게 그런 삶을 살게 됐을까? 많은 사람이 ‘형평운동’이라는 뿌리를 잊지 않고 차별 철폐와 불평등 해소, 인권 증진을 위해 평생을 바친 김장하 선생의 삶을 이야기한다. 남김없이 나누고 불평등 해소를 위해 헌신했던 사람을 닮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김장하 개인에 대한 추앙을 넘어 그 이면의 정신이 무엇이었는지 물어야 한다.김장하가 지키고 문형배가 자란 경상남도 진주는 ‘형평운동’이 탄...

    2025.04.18 14:31

  • [메디칼럼](50) 힘겹지만 가야 할, 신장이식의 길
    [메디칼럼](50) 힘겹지만 가야 할, 신장이식의 길

    얼마 전, ‘대한신췌장이식외과 연구회’에 참석했다. 국내 신장·췌장이식 외과 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지견을 나누고 친교를 쌓는 자리다. 벌써 몇 년째 모여 부대끼다 보니 전국에서 유명한 이 분야 이식외과 교수들과 다 친해졌다. 그래서 이 모임에 가는 것이 즐겁고 기다려진다. 이식하는 사람들의 삶은 이식하는 사람들이 알아주기 때문이다.지난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뇌사자 신장이식의 대기기간이 7년이 넘었다. 하지만 서울의 이식외과 선생님들에 따르면 체감 대기기간은 10년이 넘는다. 그것이 통계의 함정이다. 간혹 뇌사자와 조직형이 운 좋게 일치해 1~2년 안에 이식받는 경우가 있어 평균값을 낮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좁은 땅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유전자의 다양성이 다른 나라들보다 적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가끔 존재한다. 그렇게 운 좋은 분들이 뇌사자 대기기간의 평균을 낮추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뇌사자 신장이식을 받는 대부분은 10년에 가까워지...

    2025.04.18 14:31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30) 관계에서 배운다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30) 관계에서 배운다

    신영복 선생은 평생 ‘학생’이었다. 부산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기까지 25년, 감옥에서 20년, 성공회대 교수로 25년간 학교에 다녔다. 부친이 초등학교 교사여서 어린 시절을 학교 관사에서 살았고, 스스로 ‘인간학 교실’이라고 말하는 교도소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후, 성공회대 교수를 끝으로 2016년 삶을 마감했다.선생은 자신이 평생 배우는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교도소에서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값진 배움을 얻었다고 한다.“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피를 팔았습니다. 피를 조금이라도 더 팔기 위해 물을 많이 마셨습니다. 소를 팔기 전에 물을 많이 먹이는 것처럼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양심에 찔렸습니다. 물을 많이 마셔 잔뜩 묽어진 피를 수혈받은 사람에게 정말 죄송했습니다.”교도소에서 만난 청년의 양심고백을 들으며 신영복 선생은 얼마만큼 배워야 이 청년 같은 양심을 지닐 수 있겠는가. 이 젊은이를 보면서 소위 배웠다는 ...

    2025.04.18 14:30

  • [전성인의 난세직필] (37) 윤석열 탄핵의 개운치 않은 뒷맛
    [전성인의 난세직필] (37) 윤석열 탄핵의 개운치 않은 뒷맛

    대통령 윤석열이 드디어 탄핵당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부터 올해 4월 4일 탄핵 인용까지 약 4개월의 기간은 불필요하게 지연된 정의였고, 윤석열의 파면이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이런 뒷맛을 깔끔하게 ‘설거지’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언제 또다시 위협받을지 모른다. 이하에서는 그 찝찝한 뒷맛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첫 번째 뒷맛은 ‘국회 봉쇄의 가공할 위험성’이다. 이번 비상계엄은 비록 ‘3시간 천하’로 막을 내렸지만, 돌이켜보면 그리 만만한 사건이 아니었다. 오히려 기적에 가까웠다. 국회의장 등 의장단이 검거되지 않은 채 본회의를 주재할 수 있었고, 190여명의 국회의원이 신속하게 본회의장으로 집결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만일 국회가 실제로 봉쇄돼 계엄이 해제되지 못했다면 친위 쿠데타 세력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획득했을 수 있다.두 번째 뒷맛은 ‘헌법재판소 체제의 결함’이다. 윤석열...

    2025.04.18 14:3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8) 21세기 상거래의 최전선 시애틀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8) 21세기 상거래의 최전선 시애틀

    <영하의 삶>(Life Below Zero). 알래스카 오지의 삶을 찍은 이 프로그램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말코손바닥사슴 등을 사냥해 식량을 조달하고, 거의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는 에스키모 원주민이나 백인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이들도 눈썰매의 기름값 등 최소한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덫을 놓아 비버, 스라소니 등을 잡아 모피를 손질해 판다.미 서부 북쪽 끝에 있는 시애틀 근처에는 컬럼비아강이 흘러간다. 포틀랜드를 떠나 시애틀 방향으로 2시간을 달려 컬럼비아강 입구에 이르러 좌회전해 20분 정도 가면 포트 니스퀄리(Fort Nisqually)라는 요새가 나타난다. 미 서부의 남쪽인 캘리포니아를 개척시킨 것이 금이었다면, 북쪽인 시애틀 지역과 그 북쪽인 캐나다를 개척시킨 것은 비버, 수달 등 이 지역에 많은 동물 모피였다.17세기부터 유럽에는 상류층 부인들을 중심으로 모피 옷이 인기를 끌었고, 그중 최고로 친 것이 물가에 댐을 만들고 사는 비버였다. 유럽...

    2025.04.18 14:29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 권여선 -자기의 진실 찾는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 전성시대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 권여선 <푸르른 틈새>-자기의 진실 찾는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 전성시대

    권여선의 데뷔작 <푸르른 틈새>(1996)는 1990년대가 ‘우리’라는 집단의 이름에 가려져 소외되거나 무시돼왔던 여성의 경험이 발화되고 해석되기 시작한 1인칭의 시대였음을 보여주는 문제작이다. 소설을 펼치면 반지하 방의 너절한 풍경과 축축한 습기 속에서 명철한 지성과 자조적 농담으로 자기의 역사를 회고하고, “진정한 성숙을 꿈꾸는 자는 늘 미숙한 채로 남아 있게 된다”며 실패는 되레 진정한 성숙의 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영웅이 등장한다. 성녀와 탕녀라는 두 캐릭터가 옥신각신하던 문학의 무대에 실패한 여성 영웅이 등장한 것이다.<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실패는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을 뜻하는 일반 명사로, 실격자란 한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성’의 기준이나 규칙에서 벗어난 자들을 가리킨다. 실격 처리된 자들은 사회적 조롱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실패로 인한 자기 비난까지 이중삼중으로 죄책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

    2025.04.18 14:28

  • [박성진의 국방 B컷](30) 군 장성 인사, ‘대선 전’ vs ‘대선 후’ 충돌
    [박성진의 국방 B컷](30) 군 장성 인사, ‘대선 전’ vs ‘대선 후’ 충돌

    군대에서 진급은 민간 사회의 승진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군인에게 진급이란 민간 기업이나 공무원 조직의 승진과 견주면 그 절실함이 훨씬 크다. 군인에게 진급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취감과 명예, 보람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인에게는 진급 적기라는 게 있어서 그 시기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인사철만 되면 장교들은 진급에 유리한 보직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진급은 전투, 보직은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군대에서 인사철만 되면 국립현충원과 국군교도소까지 들썩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현충원에 묻힌 군인들까지 인사 내용을 궁금해하고, 그 결과를 놓고 왈가왈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국군교도소에 수감된 군인까지 진급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있나 찾아본다는 조크다.매년 4월쯤 단행되는 전반기 정기 장성 인사를 놓고 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올해는 전반기 장군 인사의 실시...

    2025.04.18 14:28

  • [구정은의 수상한 GPS](3) 70년 전 반둥에서 시작된 비동맹운동, 한국의 선택은
    [구정은의 수상한 GPS](3) 70년 전 반둥에서 시작된 비동맹운동, 한국의 선택은

    “반둥의 정신은 살아 있다.”70년 전 인도네시아 자바 서부의 반둥에 세계사의 주역들이 모였다. 1955년 4월 18~24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반둥 회의’로 알려진 역사적인 행사였다.인도네시아, 버마(미얀마), 인도, 실론(스리랑카), 파키스탄이 공동주최하고 인도 외교장관 루슬란 압둘가니가 회의를 이끌었다. 목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협력을 강화하고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29개국 대표는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 양 진영 어느 쪽에도 들어가지 않고 식민주의, 제국주의를 거부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걷겠다며 10개 항의 ‘반둥 선언’을 채택했다. 참여국들 인구를 합치면 총 15억명으로 당시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었다. 당시 참석자들의 사진을 보면 면면이 쟁쟁하다. 중국의 저우언라이 총리, 인도의 자와할랄 네루 총리, 이집트의 가말 압둘 나세르 대통령, 아프리카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가나 초대 대통령 콰메 은크루...

    2025.04.18 14:27

  • [기고] 윤석열 파면 결정문의 빛나는 문장들
    [기고] 윤석열 파면 결정문의 빛나는 문장들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시킬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다. 이는 지난 4월 4일 나온 총 114페이지에 이르는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문 중 가장 빛나는 문장이다.윤석열이 지난해 12월 3일 22시 37분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될 때까지 시민들은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려는 특전사와 공수부대 군인들을 맨몸으로 막았다. 군경은 국회 출입을 통제하고 국회의원을 빨리 끌어내라는 윤석열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소감을 밝힌 한강 작가가 표현한 것처럼 이날은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 날이었다.헌재가 결정문에 쓴 이 명문은 8명의 헌법재판관 중 누군가가 생중계로 본 이 상황을 결정문에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러한 장면이 빠졌다면 비역사적이고 비헌법적이었을 것이다. 헌재의 파면 결정은 마지막 계엄이 선포된 때로부터 약 45년이 ...

    2025.04.18 14:27

  • 아시아쿼터 메가가 V리그에 남긴 것
    아시아쿼터 메가가 V리그에 남긴 것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그날을 잊지 못한다.2023년 4월 21일, 제주 썬호텔에서 열린 2023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고희진 감독은 인도네시아 출신 아포짓스파이커(Opposite Spiker·OP)인 메가를 호명했다.아시아쿼터 제도는 아시아 배구 간 교류 활성화와 팀 전력 상승을 꾀하기 위해 도입됐다.메가는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대표팀에 뛰었던 경력도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배구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는 수준 차이가 난다. 정관장이 메가를 선택했을 당시 인도네시아의 세계랭킹은 59위였다. 한국과 20위 이상 차이 나는 순위다.아포짓스파이커로 선발 ‘모험’게다가 메가의 신장은 185㎝로 엄청나게 큰 키는 아니었다. 또한 아시아쿼터를 아포짓스파이커로 선발하기란 쉽지 않은 모험이었다. 메가가 아포짓스파이커 자리를 채우면 외국인 선수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발해야 한다. 메가...

    2025.04.18 14:26

  • [꼬다리] ‘MZ워싱’, 그 음험한 속내
    [꼬다리] ‘MZ워싱’, 그 음험한 속내

    2년 전 이 지면에 ‘여기도 MZ 저기도 MZ’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노동 분야를 담당하던 때였다. 당시 정부는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이나 ‘노조 탄압’ 같은 정책을 추진하면서 MZ세대를 명분으로 내세우곤 했다. 청년들이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기를 좋아하니 노동시간을 유연화해야 하고, 노조를 싫어하니 노조를 때려잡아야 한다는 논리였다.주장도 황당했지만 가장 동의하기 어려웠던 건 그들이 ‘청년’을 불러내는 방식이었다. 그들은 항상 정부에 쓴소리를 내지 않는, 지금의 생활이 너무나도 행복한 청년만을 선별해 무대에 세웠다. 깔끔한 오피스룩을 입은 수도권 대기업 사무직 젊은이들, 또는 이른바 ‘인서울’ 대학생들만 ‘MZ의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과로와 갑질에 시달리고, 누구보다 노조가 간절했을 대다수 청년은 MZ라 불리지 못했다. 불평등의 흔적이 조금도 드러나지 않는 이들만을 카메라 앞에 세움으로써 세상의 그을음을 말끔히 표백하려는 의도였다고 본다.윤...

    2025.04.18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