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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3호

[트럼프와 나] ‘자작나무의 나라’를 지뢰밭으로 내몰다

표지이야기

[트럼프와 나] ‘자작나무의 나라’를 지뢰밭으로 내몰다

3월이지만 여전히 눈 덮인 누크(Nuuk), 흰색과 빨간색 바탕에 동그라미가 교차하는 깃발을 든 사람들이 모여 소박해 보이는 붉은 건물을 에워쌌다. 덴마크의 자치지역 그린란드의 주도인 누크는 면적이 49㎢에 인구는 2만명밖에 안 된다. 올라 욜슨이 주관한 15일의 시위에 무려 3000명이 모였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을 주장하는 것에 분노한 욜슨과 시민들은 미국 영사관을 에워싸고 항의시위를 벌였다.주민 85%, 트럼프 주장에 반대6만명 조금 못 되는 그린란드 주민 대부분이 북극권 원주민인 이누이트 혹은 이누이트와 유럽계의 혼혈이다. 이 섬 사람들은 오랫동안 덴마크 정부와 싸워 자치권을 늘려왔고, 우라늄을 비롯한 광물 자원을 외지인들이 가져가고 환경마저 망치는 것에 저항해왔다. 그런데 느닷없이 미국 대통령이 자기네 땅을 갖겠다 하니 분노한 것이 당연하다. 트럼프의 느닷없는 발언들은 그린란드를...

  • [시네프리뷰] 아마추어-범생이 정보요원이 죽은 아내 복수에 나선 사연
    [시네프리뷰] 아마추어-범생이 정보요원이 죽은 아내 복수에 나선 사연

    제목: 아마추어(The Amateur)제작연도: 2025제작국: 미국상영시간: 122분장르: 액션, 스릴러감독: 제임스 하위스출연: 라미 말렉, 레이첼 브로스나한, 로렌스 피시번, 카이트리오나 발페개봉: 2025년 4월 9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수입/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리뷰를 쓰기 전 2018년 썼던 <보헤미안 랩소디> 리뷰를 다시 찾아 읽었다. 그때도 라미 말렉이 ‘후덕하게 느끼한 중년의’ 프레디 머큐리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살짝 우려했다는 이야기를 썼다. 당시 그런 생각을 했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마이클 잭슨의 일대기나 자신의 노래 ‘Let’s Go Crazy’의 가사처럼 약에 절어 자신의 집 엘리베이터에서 최후를 맞이한 프린스 이야기가 영화화된다면 주연으로 딱 맞을 듯싶다는. 그런데 배우 역시 세월을 비껴갈 수는 없으니 그 기회의 가능성은 사그라드는 듯싶다.추리...

    2025.04.09 06:00

  • [취재 후] 광장에서 묻는 성별
    [취재 후] 광장에서 묻는 성별

    취재할 때 사람의 성별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배웠다. 기사에는 으레 성별이 기재됐다. 예전엔 기사에 등장하는 사람 중 여성에만 성별을 표기했다고 한다. 남성은 ‘김모씨(28)’로 쓰지만, 여성은 ‘김모씨(28·여)’라고 쓰는 것이다. 여직원, 여판사, 여의사 식으로 직업 앞에 ‘여’를 붙이기도 했다. 남성을 기본값으로, 여성을 특별한 사례로 보는 성차별적 인식이 언론에 있었다.이런 성별 표기법은 많이 사라졌는데, 2015년 이후 페미니즘 리부트 속에서 성별 표기는 오히려 필요한 때가 있었다. 성폭력 가해자가 남성이고, 피해자가 여성임을 드러낼 때가 대표적이다. 미투 운동, n번방 텔레그램 사건, 딥페이크 사건 등 때마다 피해를 고발하고 문제를 제기한 주체가 여성이라는 점은 사회현상에 대한 중요한 정보였다. 성소수자는 주변적으로 다뤄졌다. 남성에 대항하는 성별 주체로서의 여성이 강조된 것도 있지만 성별은 남성과 여성, 둘뿐이라는 이분법적 관점도 있었다.성별 ...

    2025.04.09 06:00

  • [우정 이야기] 안정성에 혜택까지 더한…‘우체국 예금’ 출시
    [우정 이야기] 안정성에 혜택까지 더한…‘우체국 예금’ 출시

    우체국이 신한은행과 연계해 최대 연 2.9%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조건을 충족하면 신한은행에서 1.1%포인트의 특별리워드도 받을 수 있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표적 안전상품으로 꼽히는 우체국 예금이 소비자의 발길을 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4월 1일부터 최고 연 2.9%(세전) 금리 혜택에 1.1%포인트의 특별 리워드를 추가로 주는 ‘우체국 럭키 신한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 기한은 오는 10월 말까지다. 정기예금은 19세 이상 실명 개인 1명당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1계좌당 100만~1000만원까지 예금이 가능하다.‘우체국 럭키 신한 정기예금’은 신한카드사와 연계한 제휴 상품으로 우체국 정기예금 기본금리(연 2.4%)에 인터넷 우대금리 연 0.1%포인트와 상품 우대금리 연 0.4%포인트를 추가 적용한다. 우체국 정기예금 첫 거래, 우체국 적금 보유 우대, 신한카드 결제 ...

    2025.04.09 06:00

  • [문화캘린더] 정선아리랑 현대적으로 재해석
    [문화캘린더] 정선아리랑 현대적으로 재해석

    [뮤지컬] 아리아라리일시 4월 25 ~26일 장소 국립국악원 예악당 관람료 전석 3만원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 ‘정선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뮤지컬에 퍼포먼스를 더해 ‘정선아리랑’의 해학과 역동성, 흥겨움을 선사한다.<아리아라리>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강원도 정선의 나루터 아우라지를 사이에 둔 처녀와 총각의 사랑 이야기와 경복궁 중수를 위해 한양으로 떠나는 정선 떼꾼 이야기가 맞물리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의 소중함을 담아낸 작품이다.경복궁 중수를 위해 강원도 정선의 우수한 소나무를 한양으로 보내라는 어명이 떨어진다. 최고의 나무꾼 기목은 사랑하는 아내 정선과 딸 아리를 뒤로 한 채, 뗏목을 몰고 한양으로 떠난다. 뛰어난 실력으로 돈을 많이 번 기목은 경복궁 완공 축하 잔치에서 예상치 못한 함정에 빠져 집에 갈 차비마저 빼앗기고, 기억마저 잃고 만다. 한편 기목이 떠난 후 15년 동안 죽은...

    2025.04.09 06:00

  • [정태겸의 풍경](84) 경북 영천 만불사-이 시대에 전통이란 무엇인가?
    [정태겸의 풍경](84) 경북 영천 만불사-이 시대에 전통이란 무엇인가?

    절 안으로 들어서서야 깨달았다. 한 달 뒤가 부처님 오신 날이라는 걸. 한 달이나 남았지만, 절집은 분주했다. 머리 위로 빼곡하게 색색의 연등이 줄을 맞춰 달려 있고, 겨우내 움츠렸던 경내를 정리하고 바꾸는 공사가 한창이었다.경북 영천의 만불사가 독특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는데, 방문은 처음이었다. 절 안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이곳이 다른 사찰과 매우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전통의 방식을 과감하게 거부하고 이곳만의 미감으로 지어 올렸다는 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손뼉을 쳐주고 싶을 만큼 완성도가 높은 건 아니었다. 중요한 건 이런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전통 사찰은 전통 사찰대로 오래 이어온 풍모를 가꿔야 하지만, 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방식에 도전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는 어쩌면 ‘전통’이라는 단어에 갇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림도, 건축도, 조형물도 ‘옛’이라는 글자가 붙으면 꼼짝을 못 하는 것처럼. 굴레에 갇힌...

    2025.04.09 06:00

  • [독자의 소리] 1622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22호를 읽고

    머리띠 매고, 플루트 불고…“힘 모으면 바뀐다” 잼투투쟁은 너희끼리 뜯던 뼈다귀 쟁반 치우고 우리가 같이 해 먹는 식당을 세우는 일이다. 평생 비리 정치인이랑 재벌들한테 뜯겨놓고도 계속 그러면, 그건 우리 탓이다._경향닷컴 Mindoo****투쟁이 먹을거릴 없앤다니. 광장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서로 먹이는지 모르고 하는 말이죠._경향닷컴 dd****노동자 입장에선 노동인권에 관한 시위가 나쁘지 않다. 그나마 이런 시위도 없다면 암울 자체일 듯._네이버 naba****“폐점 반복에 3년간 세 번 옮겨”···버려지는 홈플러스 노동자들홈플러스에서 장사하다가 나왔다. 5년마다 매장에 점주 부담으로 인테리어 바꾸라고 갑질한다. 솔직히 망해야 한다._네이버 tire****비싸게 사서, 점포를 팔아서 빚을 갚고, 또 빚을 지고. 이건 운영을 한 게 아니라 투기를 한 것인데 왜 세금으로 빚을 탕감해주나?_네이버 jobo****댓글만 보...

    2025.04.09 06:00

  • [편집실에서] 그녀가 말했다
    [편집실에서] 그녀가 말했다

    성폭력 혐의로 수사를 받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죽음은 여러모로 5년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3선 의원 출신으로 여권 내에서도 친윤석열계 핵심 실세로 꼽히던 장 전 의원은 약 10년 전 부산의 한 대학 부총장 시절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됐죠. 경찰에 출석해서도 줄곧 혐의를 부인한 그는 피해자가 증거를 공개하고 기자회견 일정을 잡자 사망했습니다. 서울시장을 세 번이나 지내며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던 박 전 시장 역시 부하 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이틀 뒤 숨진 채 발견됐죠. 박 전 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완주 전 의원, 장 전 의원까지 모두 자신의 비서나 보좌관, 부하 직원을 성범죄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범죄죠. 장 전 의원을 고소한 여성은 2018년 미투 운동(MeToo·나는 고발한다)이 확산했을 당시 말하고 싶었지만, 무서운 마음에 참고 인내할 수 있을 ...

    2025.04.09 06:00

  • [렌즈로 본 세상] 아물지 않은 ‘아픔’이 묻힌 땅
    [렌즈로 본 세상] 아물지 않은 ‘아픔’이 묻힌 땅

    섬이 하나의 큰 무덤이 됐던 때가 있다. 77년 전의 제주도였다. 양민 3만여명이 죽었다. 광기의 피바람이 끝나갈 때쯤 6·25전쟁이 터졌다. 이승만 정부는 인민군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리 잡아둔 예비검속자를 처형하라 지시했다.서귀포시 모슬포 양곡창고에 347명의 양민이 감금돼 있었다. 1950년 8월 20일 밤중이었다. 창고에 있던 250명이 섯알오름 큰 웅덩이로 끌려 나왔다. 총성은 두 차례 울렸다. 해병대와 경찰은 합동으로 새벽 2시와 5시경에 61명, 149명을 총살했다. 가족들은 시신을 수습할 자유마저 빼앗긴 채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 6년 8개월이 지난 1957년에 거의 형체도 알 수 없는 시신 149구의 유골을 수습했다. 132구의 시신은 공동 묘역에 안장했다. 유족들은 묘비를 세워 이곳을 ‘백조일손지묘’라 칭하고 뒷면에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100명도 넘는 사람이 한날 한곳에서 죽임을 당해 같은 곳에 묻혔다. 백조일손은 ‘백 할아버지의...

    2025.04.08 06:00

  • [주간 舌전] 트럼프, 로마 황제처럼 행동
    [주간 舌전] 트럼프, 로마 황제처럼 행동

    “트럼프 대통령이 로마 황제처럼 행동하고 있다.”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지난 3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내놓은 평가다. 이로부터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아리아스 전 대통령의 미국 입국 비자가 취소됐다.그는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산호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부로부터 제 비자가 정지됐다는 e메일을 받았다”며 “(미국 정부가 비자 정지)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쓰는 것에 대한 보복인지도 모르겠다”면서도 “나를 침묵시키려 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단지 미국으로 여행할 수 없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는 불행히도 독재정권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앞서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규모가 작은 국가가 미국 정부와 다른 의견을 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미국 대통령이 로마 황제처럼 상대방에게 명령조로...

    2025.04.07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눈치 볼 것 없는 권력들
    [오늘을 생각한다] 눈치 볼 것 없는 권력들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 중 지난해 12월 3일 밤, 명시적으로 비상계엄 선포에 찬성한 이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한 사람뿐이다. 그들의 진술에 따르면 그렇다. 아마 대통령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걸 막기 위해 몸을 던졌다거나, 읍소하며 말렸다거나, 하다못해 사표를 쓴 사람 역시 아무도 없다. 다들 계엄 치하에서 자기가 할 일을 점검하러 가거나, 집에 갔다.같은 시각 국회에 투입된 특전사 707특임단원들이 사진을 찍은 기자를 케이블타이로 결박하고 제압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그걸 하는 군인들에게서 주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내란에 가담한 군경의 모습이 대개 그랬다. 아마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되는 지휘계선에 따라 분명한 지시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국무위원들도, 내란에 가담한 군인들도 대부분 다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시킨 일인데 어쩌란 말이냐?’ 이들의 반응은 대개 그렇다. 시민...

    2025.04.04 15:30

  • [꼬다리] 어떤 죽음
    [꼬다리] 어떤 죽음

    성폭력 혐의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 31일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가 고민 끝에 9년 만에 형사고소를 한 이후였다. 장 전 의원의 죽음을 두고 여권에선 “그는 이미 죽음으로 그 업보를 감당했기에 누군가는 정치인 장제원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추모를 해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거나, “너무나도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윤석열 대통령)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피의자의 죽음이 권력형 성폭력의 면죄부가 된다는 인식에서 비롯한 발언들로 해석된다. 정치권의 ‘애도사’에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데자뷔로 보인다. 사망한 박 전 시장을 조문한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고인에 대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고 질문한 기자에게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XX자식”이라고 말...

    2025.04.04 15:3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7) 진보와 노동운동의 도시 포틀랜드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7) 진보와 노동운동의 도시 포틀랜드

    “손호철입니다.” “예약 없는데요.” “아니 한 달 전 예약했는데….”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도착해 저가 전국체인인 모텔6 포틀랜드에 들어갔는데 예약이 안 돼 있단다. 휴대전화의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예약 내용을 보여줬다. “아, 이건 메인주 포틀랜드의 모텔6인데요.” 아이고! 그동안 세계 각국을 여행했지만, 메인주에도 포틀랜드가 있는 줄 모르고 멍청한 실수를 하고 말았다. 긴 여행에 경비를 줄이려고 싼 모텔에 예약했다가 생돈을 날리고 말았다.미국 서부가 대체로 그러하지만, 특히 포틀랜드는 매우 ‘진보적’인 도시다. 그런 만큼 찾아갈 데가 여러 곳이다. 첫 목적지에 도착했다. 작은 가정집이었다. 사무실이 아니고 가정집이라는데 실망했다. 그러나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팔레스타인에 연대를’과 같은 각종 피켓, 그리고 창문으로 보이는 ‘IWW’라는 글자가 내 가슴을 뛰게 했다. IWW(Industrial Workers of World·세계산업노동자들)는 한때 세계 노동...

    2025.04.04 15:3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49) 사법 쿠데타, 부정선거론…형제국가 터키와 한국의 닮은꼴
    [가깝고도 먼 아세안] (49) 사법 쿠데타, 부정선거론…형제국가 터키와 한국의 닮은꼴

    튀르키예 최대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2028년 대통령 후보 선출일을 나흘 앞둔 지난 3월 19일, 검찰은 단독 후보였던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부패와 테러 지원 혐의로 구금했다. 국내총생산(GDP) 40%를 차지하는 인구 1600만명의 초거대 도시의 시장이자, 지지율 1위의 야당 대선후보의 갑작스러운 구금 소식에 튀르키예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종합주가지수 급락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고,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이날 최종 주가지수는 8.72% 하락했다. 튀르키예 리라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14.5% 폭락했다. 외환당국은 80억달러(약 11조7000억원)를 투입해 외환 방어를 했지만, 속절없이 무너지는 환율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채시장 역시 튀르키예 정치 불안정을 우려한 외국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하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하루 만에 1.39% 치솟았다. 튀르키예 언론 ‘피에이 튀르키예’는 영국 외환전문거래기업 ‘모넥스 유럽’의 “이마모을루...

    2025.04.04 15:30

  • [김유찬의 실용재정](54) 국가부채를 어떤 시각에서 볼 것인가
    [김유찬의 실용재정](54) 국가부채를 어떤 시각에서 볼 것인가

    국가부채는 기업에 대한 과세의 문제와 함께 재정정책 분야에서 한국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주제다. 우리는 국가부채를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관성적으로 한 방향에 고정된 시각에 의존한 정책은 국민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국가부채와 관련해 자명한 것은 우선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문제라는 것이다. 재정지출에서 이자 부담이 커져 재정 운영이 어려워진다. 다른 한편 낮은 국가부채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억제하면 총수요의 부족으로 생산적 자원의 가동률이 낮아져 성장잠재력을 충분하게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적정한 국가부채비율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재정지출이라는 거시경제적 정책수단의 잠재력을 충분하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나라 여건 따라 적정 국가부채비율 달라어려운 점은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적정한 국가부채비율의 수준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라들의 경제 여건에 따라 다르다. 또 국가부채가 발행국 국내에서 얼마나 소화되...

    2025.04.04 15:30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 한강 의 여성주의적 의미-폭력적 문명 질서에 맞서는 한국의 안티고네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 한강 <채식주의자>의 여성주의적 의미-폭력적 문명 질서에 맞서는 한국의 안티고네

    소설 <채식주의자>는 한강을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려세운 작품이지만, 한국문학의 익숙한 문법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작품이다. 작가 자신도 이 작품이 받아온 “오해의 역사”를 말하려면 긴 논문 한 편을 써야 할 정도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이런 오해는 여주인공이 형부와 성관계를 갖는 ‘부도덕한(?)’ 장면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평균적 도덕을 위반하는 이런 장면이 이 책을 청소년 금지 도서로 지정하도록 만든 우스꽝스러운 이유가 됐던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적지 않은 독자가 불편한 감정을 토로했던 것은 이 작품이 한국문학의 토대를 형성해온 상상력을 뒤흔들기 때문이다. 단순히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을 넘어 ‘거식’을 택함으로써 ‘식물’이 되고자 하는 여성을 작품의 중심인물로 설정한 작가의 도발적 문제 제기는 익숙한 사회적 시각이나 휴머니즘적 발상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음식을 거부하다 결국 식물의 세계로 건너가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역사적 현실에서 퇴각해 자폐...

    2025.04.04 15:3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47) 블랙리스트와 블랙 기업 리스트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47) 블랙리스트와 블랙 기업 리스트

    재판장 “2021고단286호, 피고인 A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40조 위반 혐의 심문을 시작합니다. 검사님, 공소사실 진술해 주시죠.”검사 “피고인은 헬스클럽 대표입니다. 해고된 트레이너 B를 겨냥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엔 B가 등장하고, 그 아래엔 ‘C’, ‘이런 사람 채용하지 마세요’라는 문구, 그리고 해시태그(#)까지 걸어 지역 헬스장 대표들이 볼 수 있도록 배포했습니다. 취업 방해 목적의 통신 행위로서 근로기준법 제40조 위반에 해당합니다.”재판장 “변호인, 변론하세요.”변호인 “네. 재판장님. 피고인은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개인 SNS에 글을 올린 것입니다.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고, 특정인을 공격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취업을 방해할 의도는 없었습니다. 무죄판결을 내려주시기를 바랍니다”재판장 “그러나 피고인의 글엔 ‘이런 사람 채용하지 말라’는 직접적인 문구가 있었고, ‘피해자의 ...

    2025.04.04 15:30

  •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25) 불타는 지구, 속 타는 세계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25) 불타는 지구, 속 타는 세계

    산에 봄이 찾아왔다. 얼었던 흙은 스며드는 햇볕에 녹아내리고, 바람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낮게 웅크렸던 나뭇가지들도 생기를 되찾아 연둣빛 새순을 틔우기 시작했다. 진달래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산길을 따라 오르면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친다. 겨우내 잠잠했던 새들은 다시 지저귀며 숲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다.그러나 이번 3월의 산은 달랐다. 푸르러야 할 능선이 붉은 화염에 휩싸였고, 연기가 하늘을 검게 물들였다. 영남·충청·호남 지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무섭게 번져나갔다. 주민들은 집을 등지고 대피소로 몰려들었고, 소방 헬기와 진화대원들이 연기 속에서 사투를 벌였다. 불길은 도로를 집어삼키고 마을을 향해 위협적으로 다가갔다. 3월 29일 기준으로 산불은 30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2025년 3월 국내에서 발생한 산불은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이자 가장 큰 피해를 남긴 산불이라고 분석된다.기후변화로 가뭄이...

    2025.04.04 15:30

  • [박성진의 국방 B컷](29) ‘하늘의 테슬라’ F-35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뭘까
    [박성진의 국방 B컷](29) ‘하늘의 테슬라’ F-35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뭘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지난 3월 23일(현지시간) 보도한 F-35 전투기 기사를 국내 거의 모든 언론이 전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하는 정책에 대한 동맹국들의 불신이 쌓이면서 현재 서방 측 공군력의 주축인 5세대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인 ‘F-35’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세계 최대 방산업체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F-35는 미 국방부를 비롯해 한국과 영국, 일본, 노르웨이,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 각국이 도입했다.이 신문은 “미국의 안보 우산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바닥났다”며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에 대한 동맹국들의 분노가 커서 ‘F-35가 새로운 테슬라가 될지’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인기를 누리던 전기차 테슬라가 최근 불매운동 대상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동맹국들이 미국 공군과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F-35의 추가 주문을 중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F-35는 지난해 3월부터 생산이 본격화돼 연간...

    2025.04.04 15:30

  • [IT칼럼] 다기능 로봇과 인간-기계 공존의 시대
    [IT칼럼] 다기능 로봇과 인간-기계 공존의 시대

    로봇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공장 깊숙한 곳, 정해진 작업만 반복하는 산업용 로봇 팔은 이제 과거의 유산처럼 느껴진다.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로봇은 인간의 삶 속으로 성큼 들어와, 스스로 환경을 인지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며 심지어 인간과 교감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다기능 로봇(Polyfunctional Robots)’이 있다.특정 작업에만 능숙했던 과거의 로봇들과 달리, 이 새로운 존재들은 설계된 목적을 넘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다. 다기능 로봇의 이러한 능력은 딥러닝, 생성형 AI, 클라우드 등과 같은 여러 핵심 기술의 융합을 통해 실현된다.기존 로봇이 프로그래밍된 규칙에 의존했다면, AI 기반의 다기능 로봇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며 스스로 최적의 행동 방식을 터득한다. 고성능 카메라, 라이다(LiDAR), 촉각 센서 등 정교한 감각기관이 결합해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하고,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2025.04.04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