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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2호

“‘쌤, 꼭 이겨달라’는 말벌 동지들···그래서 포기할 수 없다”

표지이야기

“‘쌤, 꼭 이겨달라’는 말벌 동지들···그래서 포기할 수 없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나타난 말벌 동지들이 연대하는 곳 중 하나는 지혜복 교사(60)의 시위 현장이다. 30년 넘게 중학교 사회과목 교사로 일한 지 교사는 지난해 1월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5일 오전 9시 찾은 서울시교육청 앞의 찬 바닥에서 지 교사는 스티로폼을 깔고 연좌농성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 이 투쟁의 본질이 무엇인지, 말벌 동지들의 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교사가 성폭력 해결 나서면 고립돼”지 교사는 A학교 학생들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접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부당 전보와 해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이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정보를 노출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를 신고했는데, 공익제보자 인정은커녕 기존의 인사 관행과 원칙에 맞지 않게 이동시켰다는 게 지 교사의 주장이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12일 “(지 교사는) 공익제보자도, 부당 전...

  • [취재 후] 디폴트값이 된 ‘내전의 시대’
    [취재 후] 디폴트값이 된 ‘내전의 시대’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에 100% 살아올 것을 확신하시면 두 손 들고 만세. 만약에 만약에 살아오지 아니하면 이건 내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전광훈 목사 3월 23일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또 계엄이 시작될 수 있는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헌재가 선고기일을 미루는 것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중략) 심리적 내전을 넘어 물리적 내전이 예고되는 상황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3월 24일 최고위회의)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측과 반대 측을 각각 대표하는 인물인 이 대표와 전 목사가 모두 ‘내전(內戰)’을 거론했다. 일종의 정치적 수사에 그쳤던 ‘내전’ 이란 용어가 최근에는 사람들을 공포에 질리게 할 만큼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탄핵 국면에서 양극단의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조장하면서 실체적 폭력의 위험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든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폭력 사태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2025.04.02 06:00

  • [우정 이야기] 우표로 만나는, ‘벚꽃 스폿’ 보문관광단지
    [우정 이야기] 우표로 만나는, ‘벚꽃 스폿’ 보문관광단지

    어느새 따뜻해진 날씨에 ‘패딩의 계절’이 끝나고, 봄을 찾아 떠나는 상춘객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 서울숲, 수원 행궁동 등 봄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이미 나들이를 나온 가족과 연인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특히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완연한 벚꽃이다. 벚꽃 명소가 있지만, 도시 곳곳에 벚꽃이 피어 ‘벚꽃의 도시’로 불리는 경상북도 경주는 봄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도시로 여럿 꼽힌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한 번쯤 가봤을 경주 ‘보문관광단지’의 보문호도 대표적인 ‘벚꽃 스폿’으로 꼽힌다.벚꽃 시즌을 맞아 우정사업본부도 4월 4일 보문관광단지의 풍경을 담은 기념우표 48만장을 발행한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의 지정 50주년을 기념해 보문관광단지를 대표하는 ‘육부촌(六部村)’과 ‘보문호’를 우표에 담았다.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1975년 조성된 보문관광단지는 경주 시내로부터 약 10㎞ 떨어진 보...

    2025.04.02 06:00

  • [문화캘린더] 경쾌하게 풀어낸 세상사의 희비
    [문화캘린더] 경쾌하게 풀어낸 세상사의 희비

    [연극] 코믹일시 3월 28일~4월 20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관람료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독일에서 활동한 희극배우이자 극작가 카를 발렌틴은 현실 풍자와 유머를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 세계를 바탕으로 한 서울시극단의 2025년 시즌 개막작 <코믹>은 인간의 어리숙함, 서로 다른 성격이 충돌하는 순간,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터지는 웃음을 통해 세상사의 희비극을 경쾌하게 풀어낸다.이번 공연은 배우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신체극의 대가, 임도완 연출이 맡았다. 임 연출은 <스카팽>, <휴먼코메디>, <보이첵> 등에서 재치 있는 연출과 신체 표현의 극대화로 호평받은 바 있다.공연은 유머와 풍자가 가득한 프롤로그를 포함해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빠른 호흡으로 전개된다. 같은 사건을 두고 사람마다 기억이 제각각인 상황을 그린 ‘이혼 법정’,...

    2025.04.02 06:00

  • [시네프리뷰] 헤레틱-어둠의 세계에서 날아오른 ‘호접지몽’
    [시네프리뷰] 헤레틱-어둠의 세계에서 날아오른 ‘호접지몽’

    영화 <헤레틱>은 꾸준히 공동 각본·연출을 이어가고 있는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 감독의 전작보다 훨씬 묵직하고 섬세한 느낌을 준다. 공포뿐 아니라 드라마적 관점에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제목: 헤레틱(Heretic)제작연도: 2024제작국: 미국상영시간: 111분장르: 공포, 미스터리감독: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출연: 휴 그랜트, 소피 대처, 클로이 이스트개봉: 2025년 4월 2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모르몬교 선교사이자 혈기왕성한 청춘인 반스(소피 대처 분)와 팩스턴(클로이 이스트 분)은 전도하기 위해 외진 숲속에 홀로 있는 리드(휴 그랜트 분)의 집을 방문한다.서글서글하고 친절한 미스터 리드의 환대에 안심한 두 소녀는 집안으로 발을 들이지만 이내 불길한 기운이 엄습하고 꼼짝달싹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이후로 굳게 신뢰하고 있던 믿음을 잠식당한 채 공포에 ...

    2025.04.02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5) 부산 감지해변-바다의 하이에나 용치놀래기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5) 부산 감지해변-바다의 하이에나 용치놀래기

    사투리 ‘술뱅이’로 더 많이 알려진 ‘용치놀래기’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어류다. 용치놀래기는 식탐이 강하다. 무리 지어 다니다 먹잇감을 만나면 틈을 노려 한꺼번에 달려든다. 덩치가 큰 바다동물이 사냥한 먹이까지 가로채는 걸 보고 있으면 백수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가 사냥한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들이 연상된다. 3월 초 꽃샘추위 속 부산시 태종대 감지해변을 찾았다. 바다 속으로 들어서자 언제나 그러하듯 용치놀래기 무리가 따라온다. 아마 이들 눈에는 필자가 덩치 큰 바다동물로 보일 거다. 덩치 큰 바다동물이 먹다 남긴 찌꺼기라도 챙기는 게 용치놀래기로서는 도움이 된다.용치놀래기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큼직한 바위를 들췄다. 바위 밑에 있던 작은 갑각류들이 단박에 노출됐다. 필자 주위를 맴돌며 따라오던 한 무리의 용치놀래기들이 달려들어 잔치가 벌어졌다. 용치놀래기들은 먹이 앞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식탐을 이용해 어촌 아이들은 용치놀래기를 쉽게 잡...

    2025.04.02 06:00

  • [독자의 소리] 1621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21호를 읽고

    극단 정치로 이념 내전 격화…또 다른 ‘분열의 시대’ 예고나라가 6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죽지 못해 살아가는 영세자영업자들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에 눈이 먼 정치꾼들의 작태에 국민의 삶은 절망에 빠졌다._경향닷컴 ksmoon****이건 이념이나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다. 윤석열은 불법 계엄을 위해 전쟁도 불사하고 있다._경향닷컴 김성****이념이 있나? 제 밥그릇 안 뺏기려 발버둥 치는 부패집단이 만들어낸 허상이다._네이버 hky1****박근혜 이어 윤석열···반복되는 보수정당의 몰락말이 좋아 보수지, 대한민국에 보수가 있었나. 박정희가 경상도를 기반으로 기득권을 완성하고, 그 기득권을 지키려 정치권과 경상도가 결탁한 게 바로 ‘보수’의 본 모습이다._경향닷컴 skim10****한반도에 진보, 보수, 좌파, 우파 따위 없다._경향닷컴 onthe****이게 나라냐? 이게 보수냐? 깡패집단이지._네...

    2025.04.02 06:00

  • [편집실에서] 이재명 무죄가 반가운 이유
    [편집실에서] 이재명 무죄가 반가운 이유

    이런 것이 디스토피아가 아니면 무엇일까요. 시뻘건 불길이 거센 바람을 타고 산등성이를 넘나듭니다. 화염으로 가득 찬 산골 마을에서 노인들은 차를 타고 대피하다, 매몰된 집에서 빠져나오다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습니다. 천년 된 고찰이 주저앉고 국립공원도, 세계문화유산도 위협받았습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한반도의 등줄기에 해당하는 경북 북동부지역이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습니다.국가적 재난 상황을 두고 온라인에선 음모론도 화마처럼 퍼졌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 원인을 놓고 간첩과 중국인 소행이네, 무속을 좋아하는 김건희 여사의 ‘호마의식’이네 하는 얘기가 떠도는 걸 보면 그저 참담합니다.서울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왕복 6개 차선 중 4개 차선이 무너지며 땅이 지하 20m 아래로 내려앉는 일이 벌어집니다. 몇 달 전에도 가끔 다니는 도로가 푹 꺼져 차 한 대가 통째로 빠진 장면을 보고 식겁했던 기억이 있는데, 잊...

    2025.04.02 06:00

  • [렌즈로 본 세상] 영남권 덮친 ‘괴물 산불’
    [렌즈로 본 세상] 영남권 덮친 ‘괴물 산불’

    경북 의성군의 한 야산에서 3월 22일 발화된 불길이 이튿날인 23일 오후 어둠에 묻힌 야산을 시뻘겋게 집어삼키고 있다. 화마에 발톱을 달아준 것은 거센 봄바람. 27일 찔끔 내린 비로는 이 괴물 같은 산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괴물은 급기야 하늘을 나는 헬기마저 떨어뜨렸다.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망자가 27명(3월 27일 기준)이라고 밝혔다. 나이가 많아 민첩하지 못한 고령자들의 피해가 컸다. 대피한 주민은 3만7000여명이다. 피해 산림면적은 3만6009㏊로 집계됐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됐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피해면적 2만3794ha를 1만ha 이상을 넘어선 것이다.‘괴물 산불’은 의성군의 천년 고찰 고운사마저 폐허로 만들어버렸다. 영양군의 작은 절 법성사도 덮쳤다. 불에 타 무너진 사찰 건물 안에는 주지 스님이 소사 상태로 발견됐다. 주민들이 “부처 그 자체였던 분”이라던 스님은 연세가 있어 거동이 불편했다고 한...

    2025.04.01 06:00

  • [주간 舌전] “국회의원은 맞으면 더 아픈가”
    [주간 舌전] “국회의원은 맞으면 더 아픈가”

    “국회의원이 맞으면 일반인보다 더 아픈가요?”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월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호텔에서 특강 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일반인이 국회의원을 폭행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법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데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한 전 대표는 “저는 처음 봤다”면서 “직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범위를 넘어선 곳에서 신분 자체를 보호한다는 것이라 국민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국회 회의 방해 금지죄’를 ‘의정활동 방해 금지죄’로 확대 적용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해당 국회법 개정안은 법 적용 대상을 국회 밖까지 넓혀 ‘일체의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목적을 지닌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안 취지에는 지난해 이재명 대표의 부산 가덕도 방문 중 흉기 피습 사건, 지난 3월 20일 민주당 의원들이 탄핵 반대 시위대로부터 상해를 입은 사건이 거론됐...

    2025.03.31 06:00

  • 북극항로 한국에 새로운 기회 열린다?
    북극항로 한국에 새로운 기회 열린다?

    지난 2월 말 인터뷰 당시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의 말이다. “과거에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중국과 수교했다면 이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가까워지는 미국이 탄생하고 있어요. 북극항로가 열리게 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제1 파트너는 한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강점을 지닌 조선·쇄빙선 건조 능력의 도움을 안 받을 수 없고, 현재 물동량이 전부 아시아에 있어요. 베트남 호찌민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있는 배들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쪽으로 가려면 전부 부산 앞바다를 지날 수밖에 없어요. 조선산업, 부산·경남·울산에 새로운 대호황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이어 그는 “북극항로가 열리려면 북한 문제가 정리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했어요?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 사이에 콘도 짓기 좋은 땅이 있다.’ 원산이거든요.”동해안 관광단지 계기 북·미 대화 재개?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

    2025.03.31 06:00

  • EU·미국 ‘빅테크 규제’ 충돌···한국 플랫폼법에도 불똥?
    EU·미국 ‘빅테크 규제’ 충돌···한국 플랫폼법에도 불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빅테크 규제에 ‘관세 보복’을 경고한 가운데, EU가 구글과 애플을 정조준한 강경 제재를 발표하며 양측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EU의 디지털시장법(DMA)을 참고해 플랫폼 규제 법안을 추진해온 한국 역시 미국의 외교·통상적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구글이 검색 결과에서 자사의 항공권 및 호텔 예약 서비스를 우선 노출한 ‘자사 우대’ 행위가 디지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결론지었다. EU는 구글이 구글플레이 내에서 앱 개발자들에게 자사 결제시스템 사용을 강제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와 경쟁 서비스의 선택권을 제한한 점도 문제 삼았다. 애플에 대해서는 아이폰 생태계를 개방해 타사 스마트워치나 헤드폰 등과의 연동이 가능하도록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시정조치는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중대...

    2025.03.31 06:00

  • 여론조사와 조작 사이? 벌써 들썩이는 ‘명태균들’
    여론조사와 조작 사이? 벌써 들썩이는 ‘명태균들’

    지난해 치러진 4·10 총선. 지역구 선거를 준비하던 A선거캠프는 공표용 여론조사 외에 의심스러운 비공표용 여론조사 여러 개가 지역에 돌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비공표용 여론조사가 도는 것이 찜찜했던 캠프는 추적에 나섰고, 경쟁 캠프의 의뢰를 받은 한 여론조사업체가 특정 지역에 10번이 넘는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한 사실을 확인했다.해당 캠프 관계자는 “비공표용 조사가 여러 번 돌면 공표용 여론조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여론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되겠다 싶어서,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여론 왜곡 혐의로 경찰에 해당 업체를 고발했다”고 말했다.선거철만 되면 주르륵 나타났다 사라져검찰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된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명씨와 이들 정치인의 접점이 된 비공표용 여론조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조기 대선 실시 가능성이 높은 올해와 지방선거가 ...

    2025.03.31 06:00

  • “폐점 반복에 3년간 세 번 옮겨”···버려지는 홈플러스 노동자들
    “폐점 반복에 3년간 세 번 옮겨”···버려지는 홈플러스 노동자들

    3월 22일 오후 3시 경기 북수원 홈플러스점. 식품코너가 있는 지상 2층은 주말을 맞아 마트에 온 사람들로 분주했다. 주차장도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물건을 정리하는 직원도, 카트를 정리하는 아르바이트생도 자신이 맡은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다.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는 그런 주말과 같았다. 일하는 사람들의 속내만 빼고 말이다. 홈플러스 건물에 입점한 안경가게 사장 강경모씨는 말했다.“인근에서 오늘 프로야구 개막 경기가 있어서 바빠 보이는 거지, 최근 오는 손님들은 상품권을 소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홈플러스가 지난 3월 4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개시한 지 약 한 달이 됐다. ‘선제적 구조조정’이란 명목하에 법원에 자금 부족 상태를 스스로 알리고 채무를 탕감하거나 조정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한다.홈플러스에 빚이 있는 모든 채권자가 황급히 모였다. 이들 중에는 담보채권(신탁) 약 1조2000억...

    2025.03.31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극우와 친구 되기
    [오늘을 생각한다] 극우와 친구 되기

    스님과 목사가 아웅다웅 장난치는 영상을 보면서 생각한다. 종교전쟁 중이었다면 저들의 우정이 가능했을까. 민주주의는 서로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싸운 끝에 맺어진 평화협정이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대체로 그런 것들이다. 종교전쟁, 이념전쟁, 계급전쟁…. 피 흘리며 싸우다 지쳐 서로가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더 이상 싸울 수 없을 때 관용의 정신이 등장했다. 관용이란 본래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에게 하는 것이다. 온전히 이해하는 것을 관용할 수는 없다.근래 한국사회에서 나타난 극우세력의 발호는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가꿔왔던 관용의 정신에 혼란을 일으켰다.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관용의 정신은 가능한가. 이토록 나의 존재를 적대하는 사람과 같은 지구를 공유할 수 있을까.‘탄핵 불복’을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최근 절친했던 친구가 자기더러 ‘쓰레기’라고 말하고 인연을 끊었다며 인간관계의 고통을 호소했다. 전씨는 연일 상대 진영...

    2025.03.28 14:00

  • [꼬다리] 난세의 파티플래너들
    [꼬다리] 난세의 파티플래너들

    최근 몇 주간 “탄핵 선고 언제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헌법재판소가 오늘 선고 날짜를 발표할 것’이라는 지라시에 속은 것도 여러 번. 마치 끝나지 않는 타임 루프에 걸린 것처럼 ‘이번 주 금요일 선고 유력’이라는 기사를 3주째 보고 있다.심규협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사무국장을 인터뷰하기로 한 것도 탄핵 선고를 기다리다 지쳐버린 마음 때문이었다. 헌법재판소는 어차피 끄떡도 하지 않는데 집회에 나가는 것도, 집회를 취재하는 것도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무력감도 느꼈다. 그 와중에도 꼬박꼬박 대규모 집회를 여는 사람의 정신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했다.비상행동은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열고 있는 단체다. 비상행동 사무국장의 역할이 뭔지 막연하게 추측만 할 뿐이었는데,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내는 것도 집회가 시작되기 전 무대와 음향 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모두 사무국장의 일이었다. 바빠서 인터뷰할 수...

    2025.03.28 14:0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4) 정의가 잠들면, 정의는 취소된다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4) 정의가 잠들면, 정의는 취소된다

    광장은 수개월째 각자의 주장을 다투는 시위로 가득하다. 산야와 주요 문화재들, 수많은 민가가 기록적인 산불에 휩싸였다. 지난 4개월여 겪어낸 수많은 정치적·사회적 사건 사고가 복기된다. 법과 정의를 노래하는 이들의 거듭되는 번복과 보편적이지 않은 행보가 동기화된다. 불신과 공포가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이 혼돈의 시국에 연극 <지킬앤하이드>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장기 상연 중인 것은 어떤 시대적 무의식의 발현일까. 세상의 표리부동을 읽어내려는 시민들의 궁여지책이 통한 것일까.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을 극단적 이중인격으로 표현한 이 작품들은 동시대의 다양한 군상을 떠오르게 한다.원작인 스코틀랜드 출신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의 단편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1886)은 고딕호러물(호러와 로맨스를 결합한 문학장르)의 시조격이다. 발간 직후 큰 반향을 일으키며 근현대 이중인격 서사의 기준...

    2025.03.28 14:00

  • [메디칼럼](49) 건강하게 나이 듦에 대하여
    [메디칼럼](49) 건강하게 나이 듦에 대하여

    40~50년 후 내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 대부분 수개월에서 수년 후를 떠올린다. 노년의 삶은 나에겐 너무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한다. 부모나 나이를 먹은 친인척이 있을지라도 그건 그분들의 경우이지, 내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분들도 젊고 건강할 때는 이러한 노년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노인이 됐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40~5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가상의 나(80세·남자)를 통해 지금까지의 인생을 간략하게 들여다보자.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온 노후청년기의 나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 승진을 했고, 결혼도 해서 가족이 생겼다. 젊고 건강한 나는 일하는 것이 즐거웠고, 내가 번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며 사는 것이 행복했다. 의젓한 어른으로 자란 아이들은 독립해 자신의 인생을 꾸려갔다. 부부만 남은 집은 다소 썰렁했...

    2025.03.28 14:00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4) 어디에서 다시 시작할 것인가?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4) 어디에서 다시 시작할 것인가?

    윤석열의 파면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그가 대통령직에 복귀한다면 예측 불가능한 극단적 정세가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다고 해도 모든 것이 정상화되지는 않는다. 애초에 한국은 ‘정상적’ 상태가 아니었다. 어디에서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을 찾아야 하는가?실천의 출발점그동안 이 칼럼은 해당 시기에 필요한 여러 주제를 다루어왔지만, 모든 글이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었다. 근대 민주주의를 기준으로 삼아 한국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변화의 방향을 제안하는 것이다. 여기서 근대 민주주의란 단순히 선거나 정당 같은 대의 제도와 기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서구에서 만들어진 특정한 정치·사회 모델이며, 개인과 집단의 존재 방식, 언어 형식, 지식 체계 등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고유한 방식으로 규정한다. 그것은 ‘서구에서만 실현 가능한 보편적 모델’이라는 역설적 본성을 가지고 있다. 비서구 지역에 정상적 민주주의가 정...

    2025.03.28 14:00

  • [이경전의 행복한 AI 읽기](20) 구글·네이버·카카오, 왜 인공지능에 적극적이지 않을까
    [이경전의 행복한 AI 읽기](20) 구글·네이버·카카오, 왜 인공지능에 적극적이지 않을까

    이번 글에서는 천기누설을 할 예정이다. 지난 20여 년 이상 지속해왔던 것인데 아직도 잘 모르는 분이 많다. 네이버나 다음, 구글의 검색창에 “꽃배달”을 넣어보자. 네이버와 다음은 공히 “파워링크”라는 제목하에 여러 꽃배달 업체가 나온다. 다음의 경우 오른쪽에는 “스폰서박스”라는 광고가 추가돼 있고, 구글의 경우 “스폰서”라는 이름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여러 꽃배달 업체가 나온다. 여기에 나온 꽃배달 업체를 클릭하면 그 회사 홈페이지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한 번 클릭의 대가로 해당 꽃배달 업체는 얼마 정도를 네이버나 다음, 구글에 지불하게 될까? 아래 문단을 읽기 전에 10초 정도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당신이 꽃배달업체 사장이라면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정답은 대략 한 번의 클릭에 5000원 정도다. 이 가격은 매일 변한다. 꽃배달 업체는 자신이 내고 싶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너무 낮으면 첫 화면에 안 나온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순서대로 위에 표시된다고 생...

    2025.03.28 14:00

  • 131년의 IOC ‘유리천장’ 깨졌다
    131년의 IOC ‘유리천장’ 깨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131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위원장이 탄생했다. 유럽·미국 출신이 아닌 첫 위원장이다. 게다가 역대 최연소다. 주인공은 커스티 코번트리(41·짐바브웨)다.코번트리는 지난 3월 20일 그리스에서 열린 제144차 IOC 총회에서 제10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6월 부임할 코번트리 임기는 2033년까지 8년이다. 한 차례 4년 더 연장할 수 있어 최장 임기는 12년이다.코번트리는 1차 투표에서 전체 97표 중 당선에 필요한 과반인 49표를 얻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65·스페인) IOC 부위원장은 28표를, 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된 세바스티안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68·영국)은 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코번트리는 “여러분이 내린 결정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다”며 “여러분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앞선 IOC 위원장 9명은 모두 남성이었다. 8명은 유럽, 1명은 미국 출신이다. 토마스 바흐 현 위원장은 “우리...

    2025.03.28 14:00

  • 광물에 진심인 트럼프, 현실판 ‘부루마블’ 성공할까
    광물에 진심인 트럼프, 현실판 ‘부루마블’ 성공할까

    우크라이나, 캐나다, 그린란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달 새 보드게임 ‘부루마블’이 떠오를 정도로 이 나라들을 위협하고 찔러댔다. “사겠다”, “편입해라”, “되찾겠다” 등 노골적 언사로 내비친 트럼프 대통령의 야욕은 중구난방 터져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핵심 광물’과 ‘중국 견제’다. 미·중 경쟁 구도 속에 자원 무기화가 가능한 핵심 광물을 확보하는 일이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외교 목표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트럼프 마음속 자리 잡은 ‘핵심 광물’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파국 회담’ 이후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정에 대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강조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칠게 몰아세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받아들게 한 광물 협정은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및 주요 광물 자원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광물 협정...

    2025.03.28 14:00

  • [IT 칼럼]아편 전쟁과 딥시크 그리고 제국주의
    [IT 칼럼]아편 전쟁과 딥시크 그리고 제국주의

    영국이 두 차례의 아편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증기선이었다. 증기엔진 2대와 무쇠 철갑으로 무장한 증기함 네메시스호는 중국 전함을 무력화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네메시스호는 중국 목제 정크선보다 견고했고, 속도도 빨랐다. 오죽하면 중국인들이 네메시스호를 ‘악마의 배’라고 불렀을까. 수군의 현격한 기술 격차를 절감한 중국은 끝내 무릎을 꿇고 불평등 조약을 영국과 맺는 데 합의해야 했다.탄광의 물을 길어올리기 위해 1700년대 민간에서 발명된 증기기관 기술은 이렇듯 약 100년 만에 군사기술로 전용됐다. 무기체계와 결합한 증기기관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네메시스라는 전함을 탄생시켰고, 영국의 제국주의화를 견인했다. 중국뿐 아니라 미얀마 등 동양의 식민지 정복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으로 활용되기까지 했다. 당대 혁신 기술이 제국주의적 야망과 결합할 때 벌어질 수 있는 비극을 아편전쟁은 명징하게 보여줬다. 증기선뿐 아니라 키니네, 맥심 기관총, ...

    2025.03.28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