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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호

내란 100여 일, “맘 졸이고 긴장했지만…광장에서 희망을 봤다”

표지이야기

내란 100여 일, “맘 졸이고 긴장했지만…광장에서 희망을 봤다”

강원도 강릉에 사는 대학생 임세경씨(21)는 최근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었지만 모든 일의 발단은 ‘계엄’이다. 대학 신문사 기자인 그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이를 규탄하는 대자보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문사 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누군가는 아직 불법 여부를 알 수 없다고 했고, 누군가는 정 하고 싶으면 혼자 붙이라고 했다. 국회에서 계엄이 해제되기 전이어서 두려움도 컸지만 임씨는 대자보를 썼다. 그러나 그때의 의견 대립은 이후의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학내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대자보를 두고 “중국인이냐”, “북한 간첩이냐”라는 악성 댓글이 달렸다. 계엄이라는 도무지 눈을 뗄 수 없는 이슈에 집중하면서 피로감도 쌓였다. 종종 무기력해졌고, 결국 치료를 받기로 했다. 임씨는 “일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주말에는 서울로 집회를 가고 제대로 쉬지를 못했어요. (계엄이 정당하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뉴스를 보는 게 피로하고 ...

  • [취재 후] 중도를 말하면 ‘수박’일까요
    [취재 후] 중도를 말하면 ‘수박’일까요

    표지 선정부터 난항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뒤 조기 대선 국면이 시작되면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기사였습니다. ‘중도’를 어떻게 형상화해야 할까 고민이 깊었습니다. 현재 정치 구도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대 정당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각 정당의 변천사는 화려합니다. 표지 기사와 함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을 인터뷰했는데, 1988년 당시 통일민주당 노무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가 거쳐 간 ‘민주당계’ 정당의 수를 어림잡아 세어보니 모두 18개더군요. 이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입니다. 링 위에 두 정당을 상징화한 복싱선수가 상대방에게 어퍼컷을 날리고 있고 얼굴 대신 역대 정당의 로고들을 쭉 이어붙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최종 귀착된 표지 디자인은 가운데 인물 형상 인형을 세우고 각 정당 상징색인 빨간색과 파란색의 도미노를 두는 것이었습니다.기사 마감 후 상황 급변은 더 큰 일이었습니다. 잡지 인쇄가 끝난 3월 ...

    2025.03.19 06:00

  • [우정 이야기] 우체국 그린카드, 친환경 실천하고 혜택은 덤
    [우정 이야기] 우체국 그린카드, 친환경 실천하고 혜택은 덤

    마트나 편의점을 가면 환경부의 ‘친환경’이나 ‘무농약’ 마크가 붙어 있는 물품과 식자재를 쉽게 볼 수 있다. 일반 신용·체크카드로만 이들 물품을 구매하던 소비자라면 지금까진 손해 봤을 수 있다. 그린카드를 이용하면 공인된 환경친화적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일종의 ‘페이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2011년 도입된 그린카드는 소비자가 친환경 소비 생활을 하면 경제적 보상을 주도록 설계된 특수 카드다. 그린카드는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BC카드가 손을 모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6월 기준으로 2322만좌가 발급됐다.일반 카드와 차별화된 그린카드의 특징은 ‘에코머니’ 포인트 적립 시스템이다. 녹색 제품 등 환경부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을 그린카드로 구매하면 구매 실적 금액의 적게는 5%부터 많게는 25%까지 에코머니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이왕 제품을 구매한다면 일반 카드보다는 그린카드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해 적립금도 챙기는 것이 유리한 것이다....

    2025.03.19 06:00

  • [시네프리뷰] 플로우-세대와 시대 초월하는 아름다운 우화
    [시네프리뷰] 플로우-세대와 시대 초월하는 아름다운 우화

    감독은 <플로우>가 의미를 찾는 영화가 아니라 경험을 받아들이는 영화로 다가가길 원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진가는 직관적인 황홀한 ‘경험’을 제공함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성찰을 유도하는 ‘의미’에 있다.제목: 플로우(Flow)제작연도: 2024제작국: 라트비아, 벨기에, 프랑스상영시간: 85분장르: 애니메이션감독: 긴츠 질발로디스개봉: 2025년 3월 19일등급: 전체 관람가북유럽 공화국 라트비아의 영화 제작자이자 애니메이터인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은 1994년 화가인 어머니와 조각가 겸 영화 영사기사로 활동한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많은 영화를 접할 수 있었던 그는 자신감 없는 10대를 보내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홀로 표현해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기록에 의하면 여덟 살 때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대학 진학 대신 홀로 단편을 제...

    2025.03.19 06:00

  • [신간] ‘경복궁 동물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신간] ‘경복궁 동물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경복궁 환상 여행 유물시선 지음·위즈덤하우스·1만8000원서울 광화문 앞에는 한 쌍의 해치가 서 있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상상 속 동물이다. 옛 중국의 문헌은 “해치는 바르지 못한 사람을 뿔로 받고 사람이 다툴 때는 옳지 않은 사람을 깨문다”고 했다. 불기운을 막는 의미도 있다.경복궁에는 또 어떤 동물이 숨어 있을까. 광화문에서 근정전으로 향하는 길목에 놓인 다리 영제교에는 천록 네 마리가 산다. 갈기가 있는 사자의 얼굴인데 이마에 기다란 뿔이 달렸고 몸은 비늘로 덮였다.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능력을 지녔다. 근정전 월대에는 용의 아홉 자식 중 둘째로, 불 끄는 능력이 있는 ‘이문’이 서 있고, 월대 양쪽에 놓인 향로에는 불과 연기를 좋아하는 용의 여덟째 아들 ‘산예’가 새겨져 있다. 경회루로 넘어가면 왕이 바른 정치를 할 때 나타난다고 전해지는 ‘추우’를 만날 수 있다.경복궁 주요 전각 지붕 위에는 자그마한 ‘잡상’들이 장식돼 있다. 앞쪽부터 ...

    2025.03.19 06:00

  • [신간] 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
    [신간] 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버트런드 러셀 지음·장석봉 옮김·21세기북스·1만9800원노벨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 에세이 모음집이다. 그는 책에서 “맹목적 믿음은 광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러셀의 통렬한 비판은 특정 정치집단이나 엘리트층만을 겨냥하지 않는다. 그는 책에서 현대 사회의 인간은 이성이 마비됐다고 말한다. 스스로 이성적이라고 믿는 인간은 감정과 선입견, 사회적 압력에 휩쓸려 행동하는 경우가 더 잦다. 이 대목에선 12·3 비상계엄을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맹목적 지지자들이 떠오른다. 책에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적십자사가 ‘흑인의 피를 백인에게 수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등이 예로 제시됐다.러셀은 자기 신념의 확신에 찬 교조주의자들이 사회를 경직시키고, 다양성을 억압하며, 갈등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교조주의에서 벗어날 해법이 있을까. 러셀은 비판적 사고를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1950년 출...

    2025.03.19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4) 경남 진해 연안-‘고등어 사촌’ 전갱이의 반전 매력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4) 경남 진해 연안-‘고등어 사촌’ 전갱이의 반전 매력

    대마도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대마도는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캠핑, 트레킹, 온천욕, 삼림욕, 낚시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2004년 봄 쓰시마부산사무소로부터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를 개척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대마도에는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이즈하라항 인근에서 민숙을 했다. 식사 때면 여러 해산물이 상을 가득 채우는데 그중 담백한 회와 구이가 입맛을 사로잡았다. 무슨 고기인지 물었더니 민숙 주인이 ‘아지’라 답했다. ‘아지’는 일본말로 전갱이로 ‘맛’이란 의미가 있다. 한국 사람들은 전갱이 회를 즐기지 않지만, 일본 사람들은 초밥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전갱이는 고등어와 비슷하지만, 옆줄 뒷부분에 방패비늘(모비늘)이 있어 구별된다. 계절 회유성인 전갱이는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이면 남해안을 주무대로 한국 전 연안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로 인해 부산에서는 매가리, 완도에서는 가라지, 제주에서는 각재기, 전라도에...

    2025.03.19 06:00

  • [독자의 소리]1619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1619호를 읽고

    친명 대 반명의 조기 대선…“중도를 내 품에” 샅바 싸움야당은 이번 조기 대선에서 지난번 대선 과정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책 대결을 해야 이기는 후보도, 지는 후보도 당의 밑거름이 된다._네이버 civi****이재명이 내려오는 것 말고 민주당이 중도 표를 어떻게 얻냐?_네이버 mkso****그래, 얼른 서둘러라. 나라가 빨리 정상을 찾아야지._네이버 cboc****중도보수 민주당? 대선 패배 후 계속 ‘우클릭’했다무슨 소리, 대선 패배 전부터 진보정당이 아니었어._네이버 redc****우리나라는 극우 vs 정상 이 구도다. 진보·중도 다 필요 없고 극우만 박멸하면 된다._네이버 dj****민주당은 표만 따라다닌다. 포퓰리즘이다. 이런 작자들한테 나라 맡기면 망한다._네이버 bbao****12·3 비상계엄, 헌법의 심판만 남았다한덕수의 증언으로 치자면 애초에 ‘정상적인’ 국무회의가 아니었다잖아. 다섯 개 ...

    2025.03.19 06:00

  • [편집실에서] 형사소송법쯤은 알아야 사는 나라
    [편집실에서] 형사소송법쯤은 알아야 사는 나라

    형사재판의 절차상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될 거라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당일 오전까지도 그날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청구 인용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는 보도조차 못 본 것 같습니다. 언론은 물론 유튜브 채널마다 나오는 평론가들, 야당 인사 그 누구도 인용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구속 취소 청구를 제기한 윤 대통령의 변호인들도 설마 이것이 받아들여질 거라 예상했을까 싶네요.하루하루가 상상 그 이상으로 전개됩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엉망진창이 된 한국사회에서 이젠 사법부의 판단조차도 예측 불가의 범주로 들어간 듯합니다. 검찰이 산수를 잘못해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검찰이 즉시항고라는 불복 절차가 있는데도 포기했다, 애초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나선 것부터 잘못이었다 등의 해설과 분석이 쏟아집니다. 웬만한 법 지식 없이는 뉴스를 따라가기조차 버거운 날들이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려면 형사소송법을 ...

    2025.03.19 06:00

  • [렌즈로 본 세상]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
    [렌즈로 본 세상]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

    보랏빛 팬지와 비올라, 노란 양귀비, 분홍빛 제라늄, 하얀 크리산세멈…. 경기 고양시 덕은양묘장의 비닐하우스에서 봄 향기가 코끝에 묻어났다. 비닐하우스 밖의 무채색 풍경과 대비되는 화사한 꽃 빛깔에 눈도 즐거워진다.축구장 4배 크기의 부지에 80여개의 비닐하우스 시설을 갖춘 덕은양묘장은 고양시가 아니라 서울시가 운영한다. 여기서 자란 어린 꽃들이 때가 되면 서울의 곳곳에 옮겨 심어진다. 10명의 직원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다. 잡초를 뽑고, 물을 주고.서울의 봄은 고양시에서 찾아온다.

    2025.03.18 06:00

  • [주간 舌전] 윤, 고비마다 이재명의 흑기사
    [주간 舌전] 윤, 고비마다 이재명의 흑기사

    “이재명의 흑기사는 윤석열.”조응천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지난 3월 11일 채널A 라디오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에 대해 논평하던 조 전 의원은 “지난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런종섭’, ‘대파 875원’, ‘의대 정원’ 등으로 거의 빈사 상태에 빠져 있던 민주당을 총선에서 압승하게 만들어줬다”며 이번 구속 취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그는 “구속 취소 전만 해도 이재명 대표가 ‘검찰과 짜고 내 뒤통수를 쳤다’고 말해 비명계가 집단행동까지 하려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지금 대통령 석방으로 민주당 분란, 오픈 프라이머리, 임기 단축 개헌 등의 말을 꺼내면 역적인 상황이 됐고, 이 대표가 하기 싫어하는 건 다 덮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흑기사가 될 것”이라며 “그러니 그냥 가만히 계시라”고 덧붙였다.법원 결정으로 지난 3월 8일 석방된 윤 대통령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입구와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

    2025.03.17 06:00

  • 일본 ‘레이와 쌀 소동’ 초유의 사태
    일본 ‘레이와 쌀 소동’ 초유의 사태

    일본에서 쌀이 똑 떨어졌다. 생산량은 늘었으나 시장에 나온 쌀이 줄어드는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졌다. 쌀값은 1년 만에 70% 넘게 치솟았다. 쌀 수출 대국에서 일어난 이례적 품귀 현상에 대해 일본인들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레이와(나루히토 현 일왕의 연호)의 쌀 소동’이라고 이름 붙여진 초유의 사태에 일본 정부는 뒤늦게 비축미를 풀기로 했다. 재난·재해가 닥친 긴급상황 이외에 비축미를 방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쌀 20만t 실종 사건주식인 쌀이 부족해지자 일본 시민들의 생활 양식은 바뀌었다. 일본 방송과 유튜브에는 ‘도시락값 아끼는 방법’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유명 패밀리레스토랑 제니즈는 지난해 12월부터 공깃밥 한 그릇 가격을 209엔(약 2050원)에서 253엔(약 2490원)으로 올렸고, ‘밥 무료 추가’ 서비스를 없앴다. 도쿄에 있는 한 라멘 가게는 3월 6일부터 공깃밥 가격을 크기별로 받기 시작했다.일본 언론은 쌀 부...

    2025.03.17 06:00

  • 트럼프 시대, 계산 복잡한 K반도체·배터리
    트럼프 시대, 계산 복잡한 K반도체·배터리

    “반도체법(CHIPS Act)은 돈을 낭비하는 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에 제조시설을 세우면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 법을 없애겠다는 취지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합동회의 연설에서도 “형편없는 법”이라며 폐지하고 남은 예산을 부채 감축 등 다른 곳에 써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면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관세를 피해 미국 내에 생산기지를 지으려 할 텐데 굳이 이들에게 돈을 쥐여줄 필요가 있냐는 얘기다. 트럼프는 반도체에 최소 25% 관세를 매기겠다고도 했다.반도체법 지원금을 받아 미국에 제조시설을 짓기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향후 투자 계획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의 반도체 회사인 TSMC가 미국에 총 1000억달러(약 145조원)를 추가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발...

    2025.03.17 06:00

  • ‘대통령 불소추 특권’ 정치권 공방 재점화
    ‘대통령 불소추 특권’ 정치권 공방 재점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명시한 ‘헌법 제84조’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공직선거법은 대통령 파면 시 60일 이내에 다음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일정과 맞물리며 불소추 범위를 둘러싼 ‘해석’ 논란이 정리되지 않으면서다.한동안 잠잠했던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장본인은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19일 MBC <100분 토론>에 나와 “(대통령에 당선되면 형사 재판은) 정지된다는 것이 다수설”이라고 주장했다.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담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현재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스스로 “소(訴)는 기소를 말하...

    2025.03.17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극우의 자양분
    [오늘을 생각한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극우의 자양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판사와 심우정 검찰총장의 윤석열 구속 취소와 석방 결정으로 정세는 더 혼란스러워졌다. 극우세력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짜뉴스로 혐오와 폭력을 선동하고, 선거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조장한다. 아무리 사실관계를 정정해도 들으려 하지 않으니 소통 불가능한 수준이다.물론 우리 사회에는 그 전부터 극우주의자들이 있었고, 곳곳에서 암약하며 세력화하고 있었다. 동시에 인터넷상의 몇몇 남초 커뮤니티에선 일부 청년 남성의 극우화를 이끌고 있기도 했다. 이 둘이 만나 나쁜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을 벌였고, 여전히 인종주의적이고 극우주의적인 혐오 선동을 유포하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과 민주주의, 평등을 향한 목소리를 죄다 ‘빨갱이’나 ‘친중’으로 규정하고, 가짜뉴스로 조선족에 대한 혐오 선동을 강화하고 있다.우리는 어떻게 극우세력의 선동을 효과적으로 막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까? 단지 사법 ...

    2025.03.14 15:00

  • [꼬다리] 고작 돌멩이
    [꼬다리] 고작 돌멩이

    지난해 가을 직장 동료 집들이 선물을 사러 들린 소품숍에서 반려돌을 구입했다. 공들여 만든 여러 물건 사이에서 하필 돌이라니. 영혼 없는 돌에 눈 하나 대충 그려 넣었을 뿐인데 마치 울먹이는 아이의 얼굴 같아 눈에 밟혔다. 개당 1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결국 돌멩이 하나를 ‘입양’했다. 크리스마스엔 산타 모자도 씌우고, 요리조리 거처를 옮기며 6개월째 함께 살고 있다. 이름은 ‘돌(石)아이’로, 현재는 내가 조립한 에펠탑 블록에 거주 중이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3월 한국의 반려돌 유행을 소개하며 197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펫록(Pet Rock)과 비교했다. 광고회사 마케팅으로 미국에서 짧게 유행하고 사라진 펫록 열풍이 돌연 한국에서 유행한 이유로는 ‘과로’가 꼽혔다. 펫록은 선물 받는 사람을 놀리려는 장난의 일종이었다면, 한국의 반려돌은 고요함과 정적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고 했다. 틀린 해석은 아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반려돌은 식...

    2025.03.14 15:00

  • [김우재의 플라이룸](59) 과학혁명, 학술지 개혁에서 시작하라
    [김우재의 플라이룸](59) 과학혁명, 학술지 개혁에서 시작하라

    윤석열 정부와 트럼프 정부가 보여주는 묘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대규모 연구개발비 삭감이다. 지나친 억측은 삼가야겠지만,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정부를 운영하는 지도자들은 대부분 과학을 무시하거나 경멸하고, 따라서 과학에 대한 지원을 축소한다. 어쩌면 과학이야말로 이 처참한 비상식에 대한 유일한 구원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미국과 한국에서 과학은 유린당하고 있다.학술지 판타지의 붕괴와 한국연구재단 권력의 역설2023년 한 해 동안 한국 연구계는 단 한 곳의 해적 학술지에 1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출판료를 세금으로 지불했다. 한국건설연구원의 경우 전체 논문 43.5%가 부실 학술지에 게재되는 충격적 기록을 세웠다. 이는 단순한 예산 누수 이상의 문제다. 연구자들이 ‘학술지 유통마진’에 목을 매는 구조가 고착화됐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10년 전 가짜학회 스캔들이 재현된 이 현상은 연구계 내부의 자기검열 메커니즘마저 실패했음을 방증한다....

    2025.03.14 15:0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3) 고전 원작 무대 ‘박제냐 재해석이냐’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3) 고전 원작 무대 ‘박제냐 재해석이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영화 제목이 아니다(홍상수 감독의 2015년 제작 영화 제목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이다). 조석변개하는 요즘 시국을 풍자하는 표현 중 하나다. 동시대성이 생명인 공연계에서 고전을 원작으로 한 무대를 기획할 때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연극 <만선>·<세일즈맨의 죽음>, 뮤지컬 <명성황후> 등 한창 상연 중인 작품들이 비근한 예다.연극 <만선>(심재찬 연출·이태섭 무대·신호 조명·김철환 음악)은 ‘한국적 리얼리즘의 정수’로 꼽힌다. 한국전쟁의 상흔 속 산업화에 소외된 1960년대 어촌 서민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천승세 작가가 1964년 발표하며 초연된 이후 연극과 영화로 꾸준히 대중과 만나왔으나 21세기에 들어 뜸했다. 극단적 가부장과 선주(船主)들의 횡포 등은 현대에 공감하기 어려운 설정이니 당연하다. 2020년 들어 윤미현 작...

    2025.03.14 15: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46) ‘7세 고시’에 노동법을 넣자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46) ‘7세 고시’에 노동법을 넣자

    최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올라온 <휴먼페이크다큐 자식이 좋다>에서 ‘Jamie(제이미)’ 엄마(개그우먼 이수지 분)는 자녀의 배변 훈련 성공 소식에도 눈물 글썽이며 “투 섬즈 업!(Two thumbs up)”을 외치고, 넷플릭스 드라마에 제기차기가 나왔다며 제기차기 과외까지 알아봅니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네 살배기 아이를 위해 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이 엄마의 모습은 재미있지만, 우리 교육의 현실을 날카롭게 드러냅니다.이른바 ‘7세 고시’는 대치동에서 시작된 것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이 7세가 되는 해 가을쯤부터 영어학원 ‘톱 3’의 입학 테스트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입시지옥 커리큘럼에서 정작 살면서 가장 중요하지만 빠져 있는 과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노동법 교육입니다.만 15세만 넘으면 법적으로 일할 수 있고, 실제로 많은 청소년이 편의점이나 카페 아르바이트 등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시작해 평생을 혹은 ...

    2025.03.14 15:00

  • [김유찬의 실용재정](53) 우리는 어떤 자유주의를 원하는가
    [김유찬의 실용재정](53) 우리는 어떤 자유주의를 원하는가

    우리는 모두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 자유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그 가치에 높은 의미를 부여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두 자유주의자들이다. 그러나 자유의 개념을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개인의 자유로움은 그가 속한 사회 내에서 실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같이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유의 실체적 의미가 규정되므로 자유주의는 사회적 관계를 보는 시각에 따라 매우 다른 내용을 가진다.‘자유롭다’는 것은 일견 삶의 영역에서 외부적 강제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사회적 존재인 사람이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규범의 도움을 얻어서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또 다른 관점도 있다. 사회적 규범은 개인들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막아주면서 자유의 향유가 비로소 가능하도록 해준다. 국가나 법률이 이러한 사회적 규범에 해당한다.트럼프 등장은 강자들 자유주의의 새 국면자유에 대한 이 두 가지 관점은 공적인 토론의 장에서, 그리고 역사 속에서 경합하며 주...

    2025.03.14 15:00

  • [IT 칼럼] 당신의 생각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다
    [IT 칼럼] 당신의 생각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우리는 기술을 이용해 꾸준히 인간의 신체 능력을 확장해왔다. 이제 그 도전의 최전선이 인간의 두개골 너머 뇌 속으로 향하고 있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Brain-Computer Interface)’가 그 주인공이다.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 등 몇몇 기관은 제한된 환경에서 90%에 이르는 정확도로 사람의 신경 활동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을 공개하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뇌에 이식한 칩이 뇌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용자의 생각을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입력장치를 손 대신 뇌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인지적 능력 자체를 극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최근 고급 BCI 기술을 통해 장애인들이 스스로 컴퓨터를 제어하고 자기 생각을 텍스트로 표현하며, 자율주행 휠체어나 로봇 보조 장비를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

    2025.03.14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