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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호

[극우 대해부] “반지성주의 병리적 증상에 응답한 젊은 폭도들에 주목해야”

표지이야기

[극우 대해부] “반지성주의 병리적 증상에 응답한 젊은 폭도들에 주목해야”

김왕배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지구와사람 대표)가 지난해 7월 출간한 <도덕감정의 사회학>(한울아카데미)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극우의 부상을 들여다보는 창이다. 지금 상황을 진단한 책 같다. 김 교수는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보수 자리에 극우, 언론 자리에 유튜브 요설꾼, 종교 자리에 사이비 교주, 정치 자리에 선동과 거짓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들이 자리 잡았다”고 했다. 이들 반지성주의 동맹의 병리적 증상에 한 무리가 응답한 게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라며 ‘젊은 폭도’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젊은 세대의 극우화 문제를 두고 추가로 e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극우주의의 속성은.“강렬한 인종주의나 민족주의 혹은 국가주의 표명, 적과 동지의 이분법에 의한 세계관, 이에 따른 전자의 악마화와 폭력 동원, 공격성이다. 자신의 세계관에 대한 맹목적이고 절대적인 순종도 빼놓을 수 없다. 극단주의와도 이어진다. 극좌든 극우든 이분법에 따라...

  • [시네프리뷰]콘클라베-품격과 재미를 겸비한 반전 스릴러
    [시네프리뷰]콘클라베-품격과 재미를 겸비한 반전 스릴러

    영화 <콘클라베>의 가장 큰 매력은 ‘영화제 영화는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통쾌하게 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콘클라베라는 소재의 태생적 고풍스러움과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기묘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제목: 콘클라베(Conclave)제작연도: 2024제작국: 영국, 미국상영시간: 120분장르: 드라마, 스릴러감독: 에드바르트 베르거출연: 랄프 파인즈, 스탠리 투치, 존 리스고, 이사벨라 로셀리니개봉: 2025년 3월 5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원작은 영국 작가 로버트 해리스가 2016년 출간한 동명의 장편소설이다. 로버트 해리스는 소설가 이전에 다양한 매체에서 리포터, 정치담당 기자, 칼럼니스트로 활약했던 인물로 국내에도 출간된 <이니그마>, <폼페이>, <유령 작가> 등 다수의 작품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다.소설 <콘클라베>는 ...

    2025.03.05 06:00

  • [문화캘린더] 비인간의 시선으로 본 ‘인간’
    [문화캘린더] 비인간의 시선으로 본 ‘인간’

    [뮤지컬] 라이카일시 3월 14일~5월 18일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관람료 R석 9만원, S석 7만원최초의 우주 탐사견 라이카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라이카>가 초연된다. 냉전 시대 소련이 스푸트니크 2호에 우주 탐사견 라이카를 태워 보낸 실화를 바탕으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재해석해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다.1957년 소련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며 미국을 제치고 우주 경쟁에서 앞서나갔다. 이에 고무된 소련은 두 번째 인공위성 개발에 돌입했고, 이번에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살아있는 생명체를 탑승시키기로 했다. 우주 탐사의 역사적인 임무를 맡게 된 생명체는 다름 아닌 개, ‘라이카’였다.‘스푸트니크 2호’를 타고 우주로 향한 라이카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지구가 아닌 낯선 행성, B612에 불시착한다. 그곳에서 라이카는 외계 생명체인 왕자, 장미, 바오밥을 만난다. 이들은 라이...

    2025.03.05 06:00

  • [우정 이야기] 중고거래, 간편한 우체국 ‘준등기 선납’ 어때요
    [우정 이야기] 중고거래, 간편한 우체국 ‘준등기 선납’ 어때요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자주 중고거래를 하는 A씨는 택배 같은 비대면 거래를 선호한다. 직접 대면으로 거래하기엔 혹시나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지만, 직장 근무로 거래 시간과 장소를 조율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비용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보통 2000~3000원 수준인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지만, 매번 직접 종이 상자를 구해와야 해 번거롭다는 점도 고민이다. A씨는 “매번 택배가 올 때마다 상자를 보관하거나 분리수거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작은 상자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A씨는 요즘 이런 고민을 덜었다고 한다. 2㎏ 이내의 소형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전국에 보낼 수 있는 우체국 ‘준등기 선납’ 서비스가 출시됐기 때문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월 17일부터 우체국 준등기 선납봉투 서비스를 시험 시행하고 있다. 우체국에 방문하지 않아도 이미 구매한 준등기 선납봉투에 소형물품을 넣어 우체통에서 발송할 수 있다. 일반 등기우편...

    2025.03.05 06:00

  • [취재 후] 이재명의 보라색 넥타이
    [취재 후] 이재명의 보라색 넥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20일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하면서 보라색 넥타이를 맸다. 이날 민주당은 전국여성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X(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여성의 권리를 상징하는 보라색 넥타이를 착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 후) 새벽마다 국회 정문을 밤새워 지키는 여성분들을 봤다”, “깨어 있는 시민의 주축이 바로 우리 여성들”이라며 여성을 치켜세웠다.한 X 이용자가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의 보라색 넥타이 착용이 감동이라는 취지의 글을 썼다. 그런데 다른 X 이용자들 반응은 싸늘했다. “왜 감동을 받는 것이냐. 바뀐 건 아무것도 없는데”, “보라색 넥타이 맸다고 여성 인권이 나아지냐”, “보라색 넥타이에 감읍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여성정책을 내는지 봐야 한다”, “그거 맬 정신머리 있으면 법안이나 좀 바꾸고 범죄 형량 늘려달라”, “넥타이보다 더 원하는 건 실질적인 정책과 행동”. 비판의 말이 쏟아졌다....

    2025.03.05 06:00

  • [신간] 페미니즘이 학교 필수 교과라면?
    [신간] 페미니즘이 학교 필수 교과라면?

    국어, 수학, 페미니즘!이임주 지음·봄알람·1만7000원제주의 대안교육기관 ‘동백작은학교’의 교장인 저자가 페미니즘을 필수 교과로 가르치며 느끼게 된 경험담을 담은 책이다. 동백작은학교는 나의 언어, 내 몸, 나다운 페미니즘, 피임·임신·양육, 연애, 성폭력, 성 상품화 등의 주제로 주 1회 약 2시간씩 1년간 18차례에 걸쳐 페미니즘 수업을 진행한다.저자는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페미니즘을 국어, 수학처럼 당연한 교과목으로 배운다면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페미니즘이 주요 교과가 될 때 이 교육이 학교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학교 공동체 구성원인 교사, 학생, 양육자들의 삶이 성평등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했다”고 말한다.이 책의 장점은 ‘페미니즘 수업’을 접한 학교 구성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는 점이다. 16세 여성인 학생 희수는 “되게 겁나고 만지면 안 될 것 같았던” 콘돔 사용법을 배운 뒤 “콘돔이 안전하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2025.03.05 06:00

  • [신간] 이 시대에 날 일으키는 자기 대화의 힘
    [신간] 이 시대에 날 일으키는 자기 대화의 힘

    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다니가와 요시히로 지음·지소연 옮김·RHK·2만1000원우리는 늘 분주하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휴대전화를 스크롤링하며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보내기 일쑤다. 말 그대로 ‘상시 접속 사회’인데 이 속에 사는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외롭다.일본 교토에 사는 젊은 철학자인 저자는 고립과 고독할 시간을 잃어버리면서 사람들이 외로워졌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과 분리돼 무언가 집중하고,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상태를 잃어버린 것이다. 따분함을 견디지 못하고 자극에 끌려다니는 우리는 홀로 보내야만 알 수 있는 ‘자기 대화’를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저자는 프리드리히 니체, 오르테가, 한나 아렌트 같은 철학자의 입을 빌려 우리 상태를 진단한다. 니체는 ‘그대들은 자신을 제대로 견디지 못한다’고 쓴소리했고, 아렌트는 고독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고는 나와 나 자신의 대화라며 그 길로 초대했다. 결국 필요한 건 고독과 철학...

    2025.03.05 06:00

  • [독자의 소리] 1617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17호를 읽고

    말살되는 여성정책…비동의 강간죄 검토 철회 전말이상한 정권에서 고생하는 사람이 너무 많네. 놀고 있는 부처가 이렇게 많으니 국가가 돌아가겠나._경향닷컴 edi****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강간이지. 한데 관련자들을 감찰하고 징계를 주냐?_경향닷컴 젊은****단순히 ‘비동의 주장’만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무고 사례 통계는 극히 예외적이고, 그에 비해 성범죄가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에서 내 가족, 내 동료를 위해서 당연히 마련돼야 하는 법안입니다._네이버 buku****동맹 흔들며 팽창하는 트럼프…한·미동맹은 괜찮나미국은 더 이상 자국민을 희생해가며 한국을 지켜주지 않는다._네이버 audg****한·미동맹은 절대 문제없다._네이버 etma****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미국이 국제 협조체제를 파괴하고 있다. 결국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아군은 등 돌릴 거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_네이버 sjs7****...

    2025.03.05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3) 부산 기장군-겨울바다 속 색의 향연, 미역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3) 부산 기장군-겨울바다 속 색의 향연, 미역

    10년도 더 된 일이다. 겨울바다에서 자라는 미역이 보고 싶었다. 미역양식장이 있는 부산 기장군 어촌마을로 향했다. 어민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자 흔쾌히 응하며 배도 한 척 내어주겠다고 한다. 태양고도가 낮아 줄에 달린 미역들이 태양빛을 머금을 수 있는 오전 이른 시간을 촬영 시점으로 잡았다. 일출에 맞춰 미역양식장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맑고 푸른 바다 속에서 올려다본 미역 엽상체들이 고운 햇살을 받아 아름다운 색채를 선보였다.미역은 우리 민족과 친숙한 해산물이다. 출산이나 생일상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 미역일 것이다. 미역은 아이오딘(요오드)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아이오딘은 몸속의 굳은 혈액을 풀어주고 몸이 붓는 것을 예방한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산모의 갑상선 호르몬이 상당량 태아에게 가고, 산모의 몸이 붓는다. 몸이 붓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갑상선 호르몬에 속하는 방향족 아미노산인 티록신이 필요한데 티록신은 아이오딘이 있어야만 생성되기에 산모가 미역...

    2025.03.05 06:00

  • [편집실에서] 극단사회의 영웅, 캡틴 아메리카
    [편집실에서] 극단사회의 영웅, 캡틴 아메리카

    요즘 극장가에선 미국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흥행 중인가 봅니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시원한 액션신이 볼 만하다는데요. 개인적으로 제 취향은 아닌데,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서울시내에 등장한 ‘캡틴 아메리카’ 복장의 남성 때문입니다.중국대사관과 경찰서 난입을 시도하다 붙잡힌 이 남성은 자신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블랙요원이자 미군 예비역이라 주장했습니다. ‘계엄 당일 계엄군이 선관위 연수원에서 중국인 99명을 체포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매체의 취재원이 자신이라고도 했습니다.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 보도’는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과정에서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거론하기도 했죠. 주한미군이 해당 보도에 대해 “모두 거짓”이라고 공식 부인한 내용을 대통령 변호인단이 언급한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미국 국적도 아니며,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고 하네요.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

    2025.03.05 06:00

  • [렌즈로 본 세상] 봄은 어떻게 생겼을까
    [렌즈로 본 세상] 봄은 어떻게 생겼을까

    외지인이 드문 동네에 큰 카메라를 메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신기했던 주민들이 뭐하냐고 물었다. “봄을 찾으러 왔는데요. 봄이 안 보여요.”봄을 찾으러 왔다는 말은 왠지 낭만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푸릇푸릇한 무언가를 기대하며 남쪽 땅끝까지 간 것이 무색하게 봄이 꼭꼭 숨어버렸을 때의 기분이란…. 봄은 도대체 어디 있을까? 봄은 초록색일까? 꽃일까? 햇볕일까? 봄이 어떻게 생겼을지 고민하며 지난 2월 26일부터 이틀 동안 남도를 돌아다녔다.영 잘 몰라 보이는 기자를 도와주고 싶었던 주민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는데, 비가 오고 나면 봄이 오겠지”, “입춘이 지났으니까 봄은 봄이야”, “아직 추우니까 한 2주는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모내기할 때는 돼야 봄이지. 아직 꽃도 하나도 안 폈어.”꽃이 하나도 없다고 실망하는 나에게 한 주민은 말했다.“꽃 좀 안 피면 어때? 햇볕이 이렇게 따뜻하잖아요. 이번 주에 안 폈으면 ...

    2025.03.04 06:00

  • [주간 舌전]이재명 “개 눈에는 뭐만 보여”
    [주간 舌전]이재명 “개 눈에는 뭐만 보여”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끝난 후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취재진으로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서전에 이 대표가 (본인의) 유죄를 막으려고 계엄할 수도 있다고 했다’는 질문을 받자 내놓은 답변이다. 한 전 대표는 앞서 이날 출간된 자신의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이 대표”라며 “이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 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 탄생을 막기 위해서 계엄의 바다를 건너자”고 적었다.이 대표의 발언이 공개된 후 한 전 대표는 즉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재반박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저는 기꺼이 국민을 지키는 개가 되겠다”며 “재판이나 잘 받으라”고 밝혔다. 이날은 이 대표의 주요 사법리스크로 ...

    2025.03.03 0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47) 인도네시아 무상급식, 군부 권력 강화 신호탄인가
    [가깝고도 먼 아세안] (47) 인도네시아 무상급식, 군부 권력 강화 신호탄인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당선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챙긴 정책은 전국적인 무상급식 프로그램이다. 프라보워는 대선 기간에 영유아부터 초·중·고등학생까지 8000만명에게 무료급식과 우유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2025년 3월까지 300만명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1947만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029년까지는 8000만명 급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농무부는 무상급식에 신선한 우유와 육류 공급을 위해 2029년까지 살아 있는 소 200만 마리를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무상급식 예산으로 171조루피아(약 15조원)를 배정했다. 이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인도네시아 재정 불안정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가부채에 대담해지겠다고 맞받아쳤다.프라보워 대통령이 무상급식을 강력히 추진하는 배경에는 인도네시아의 심각한 식량 불균형 문제가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인도네시아...

    2025.02.28 15:00

  • [오늘을 생각한다] 계엄군이 피해자인가?
    [오늘을 생각한다] 계엄군이 피해자인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6일이 지난 2024년 12월 9일, 한 군인이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현태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과 부하들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이용당한 ‘피해자’라 규정하며 울먹였다. 그가 지휘했던 707특임단은 12월 3일 밤 국회의사당 창문을 깨고 안으로 진입한 부대다. 많은 이들이 김 단장을 진실을 얘기하는 용기 있는 군인, 참군인이라 추켜세웠고 공익제보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그로부터 2개월이 지난 뒤 김현태 단장이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그는 몇몇 국민의힘 의원과 보조를 맞춰 자신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야당에 의해 이용당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국회 안에서 소화기를 뿌려가며 계엄군을 막았던 야당 보좌진들을 두고 “마치 저희를 이용해 폭동을 일으키려는 느낌을 받았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번에도 그는 ‘피해자’였다. 가해자가 김용현에서 야당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2025.02.28 15:00

  • [꼬다리] “저는 계몽됐습니다(I’m Gyemonged)”
    [꼬다리] “저는 계몽됐습니다(I’m Gyemonged)”

    아무래도 김계리 변호사는 내란 피의자 윤석열의 ‘X맨’이 분명했던 것 같다. 느닷없이 헌법재판관과 기싸움을 벌여 윤석열이 오히려 말리는가 하면, 지난 2월 25일 최종변론에서는 “저는 계몽되었습니다”라는 강렬한 발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했다. 가히 이날 최고의 펀치라인이 아니었을까.최대 피해자는 윤석열이다. 그는 최종변론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구치소에서 무려 77장의 원고를 썼고, 67분간 일장 연설을 하는 등 엄청 노력했다. 하지만 이른바 ‘어그로’에서는 김 변호사가 몇 수 앞섰다. 노래는 열심히 불렀는데 킬링파트는 남 줘버린 꼴이다. 정치권의 튀는 워딩을 사석에서 ‘밈’처럼 활용하는 이 업계에서도 김 변호사의 ‘I’m Gyemonged’는 오래 회자할 듯하다.발언 자체도 강렬했지만 가장 큰 파괴력은 어긋난 ‘TPO’에 있었다. 계몽 선언은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은 변호사의 변론이라기보다는, 열기 넘치는 대형교회 예배에서 들을 법한 간증의 언어였다. 떨리...

    2025.02.28 15:00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53) 팩트체크가 무의미한 시대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53) 팩트체크가 무의미한 시대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나 요즘 한국 상황에 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가 요즘엔 팩트체크가 무의미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거짓과 진실의 구별이 중요치 않은 시절을 살고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믿는다’ 혹은 ‘나는 내가 믿고 싶은 정보를 나 스스로 창조한다’가 이 시대의 규칙이다. 그게 거짓인지 진실인지는 별 상관이 없다. 생각해 보면 충격적인 일이지만, 우리는 이미 이 새로운 규칙에 익숙해지는 중이다.이른바 ‘레거시 언론의 위기’는 이미 식상한 이야기가 됐다. 우리는 ‘위기’ 이전의 시대를 기억하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지난 10년간 팩트체크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거짓을 규탄하고 진실을 밝히는 일의 가치를 부정할 수는 없고, 바로 여기에 언론의 첫 번째 존재 이유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부정할 수 없다고 믿었던 가치마저 노골적으로 부정당하고 있다. 언론의 위기는 또 다른 위기로 대체되고 있...

    2025.02.28 15:00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 (28) 나는 비교를 거부한다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 (28) 나는 비교를 거부한다

    인류는 비교를 통해 생존하고 번성했다.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적과 동지를 구분하고, 보다 나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비교하면서 발전해왔다. 비교하기 위해 갈래를 나눴고, 이렇게 분류된 것에 서열을 매겨 나은 것을 선택했다. 서열은 또한 경쟁을 낳았고, 남보다 더 가지려는 경쟁은 발전의 촉매제가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비교에 민감하다. 타인에 대해 유난히 관심이 많고, 남과 비교하는 걸 즐긴다. 친구 자녀와 자기 자식을 비교한다. 아파트 평수와 자동차 크기를 비교한다. 심지어 마트에 가서도 다른 사람의 카트를 유심히 본다.비교의 폐해는 크다.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피폐해진다. 비교에서 오는 감정은 크게 세 가지다. 열등감과 상대적 박탈감, 우월의식과 교만함, 시기와 질투심이다. 이 모두 하등 도움이 안 된다. 불행의 구렁텅이로 빠트릴 뿐이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우리 인생은 지옥이 된다.우리는 평생을 비교의 재물로 살아불만이란 감정도 비교에서 비...

    2025.02.28 15:00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42)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할까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42)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한 달여 동안 72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임 바이든 대통령이 32개, 트럼프 1기에는 12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에 비하면 현저하게 많은 숫자다. 오바마 대통령도 취임 초기에 서명한 행정명령은 100일 동안 19개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중에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내세운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관세도 포함된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발효 직전에 유예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중국에 대한 관세는 중국의 보복 관세를 불러왔다.트럼프 대통령의 행정조치는 대내적으로도 갈등을 부르고 있다. 미국에서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기존 법의 한도 내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법에 대한 해석은 최종적으로 연방법원의 판단에 근거한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현지시간)로 최소한 연방법원의 29개 판결이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조치를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을 내린 연방법원의 상급법원에 ...

    2025.02.28 15:00

  • [IT 칼럼] 양자컴퓨터 도래는 수년 내? 수십 년 내?
    [IT 칼럼] 양자컴퓨터 도래는 수년 내? 수십 년 내?

    엔비디아의 수장이 양자컴퓨터는 당분간 오지 않을 거라 말해 관련주가 폭락하더니, 지난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혁신적인 양자컴퓨터 칩을 발표했다고 시끄럽다. 양자컴퓨터 뉴스는 주기적으로 나오지만 결국 어느 것도 지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없어 여전히 가능성의 영역을 벗어나고 있지 못한다.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세계는 양자 말고 전자, 그냥 비트로 충분하기 때문이라서다. 비트란 0과 1의 스위치. 이 스위치, 바로 트랜지스터는 요즈음 CPU, GPU라면 수십, 수백억개씩 들어 있다. 우리가 흔히 64비트 컴퓨터라고 말하는 건 그 비트를 한 번에 얼마나 많이 다룰 수 있는지 그 역량을 나타낸다. 예컨대 32비트 컴퓨터 시절에는 메모리를 4GB밖에 쓰지 못했다.한 번에 다룬다고 말해도 실은 순차적이다. 2비트라고 하면 00, 01, 10, 11로 2의 2승으로 4번, 4비트라고 하면 2의 4승인 16번을 반복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 12...

    2025.02.28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