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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6호

담배에 관대한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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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에 관대한 시대는 끝났다

흡연에 관대한 시대는 저물었다. 공공장소는 물론 학교 주변, 실내에서의 금연은 철칙이다. 담배는 1600년대 초 일본을 통해 전래해 그 무렵부터 건조한 담뱃잎을 태워 그 연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소비돼왔다. 일제강점기인 1921년 전매제로 담배사업이 시작됐다. 정부 수립 이후에도 국가가 담배사업을 독점 운영하다가 2002년 민영화(한국담배인삼공사→KT&G)했다. 현재는 KT&G와 외국계 회사들이 담배사업을 벌인다.이런 역사 속에 1990년대 중반까지도 담배는 ‘성인이 되면 당연하게 피우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흡연의 건강피해가 널리 알려진 후 1980년대 국내에서도 금연운동이 발화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1984년 금연운동을 시작했고, 1988년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설립됐다. 21세기로 넘어온 후로는 보건당국이 담배규제를 강화했다. 담뱃갑 경고그림·경고문구의 강화, 담뱃값 인상, 금연구역 확대 등의 정책이 추진됐다. 그 결과 흡연율은 크...

  • [신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하는 ‘감시사회’
    [신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하는 ‘감시사회’

    사생활의 역사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안진이 옮김·더퀘스트·1만7500원1341년 영국 런던 방해죄 재판소에 “이웃이 깨진 창문으로 자신의 정원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 조치해 달라”는 한 여성의 고소가 접수됐다. 현장 검증을 마친 재판부는 이웃에게 창문을 수리하라고 판결했다. 사생활의 권리(프라이버시)가 처음 법적으로 인정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책은 중세부터 현대까지 프라이버시의 역사를 살펴보며 사생활이 적극적인 투쟁을 통해 얻어낸 것임을 밝혀낸다. 프라이버시 개념은 다채롭게 변해왔다. 중세부터 근대까지는 프라이버시가 개인을 중심에 둔 문화와 관습의 차원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로는 시민의 권리로 확대됐다. 영국 역사학자인 저자는 프라이버시가 현대사회에서 위기를 맞게 됐다고 우려한다. 컴퓨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술 발달로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수집·활용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저자는 이를 두고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

    2025.02.19 06:00

  • [문화캘린더] 연극 -어부의 비극적 숙명과 시대상
    [문화캘린더] 연극 <만선>-어부의 비극적 숙명과 시대상

    [연극]만선일시 3월 6~30일 장소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관람료 R석 6만원, S석 4만5000원, A석 3만원국립극단이 2025년 첫 번째 작품으로 한국 현대 창작 희곡을 대표하는 작품 <만선>을 선보인다. 1964년 국립극장 희곡 현상공모에 당선된 후, 같은 해 7월 초연한 <만선>은 국립극단 70주년 기념작으로도 선보인 작품이다. 특히 2020년 윤색 작업을 거치며 여성 캐릭터들의 성격을 원작보다 소신 있고 당차게 설정해 조신하고 고분고분한 전통적 여성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성공했다.<만선>은 ‘한국적 사실주의 연극의 정수’로 손꼽히는데 그 내용이 1960년대 산업화 그늘에 가려져 있던 서민들의 무력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남해안 작은 섬마을에서 평생 배 타는 일밖에 몰랐던 ‘곰치’와 그 일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살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 어부의 비극적인 숙명과 시대상을 연결했다. 특히...

    2025.02.19 06:00

  • [시네프리뷰] 퇴마록-첨단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온 과거의 영광
    [시네프리뷰] 퇴마록-첨단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온 과거의 영광

    희미하게 잊히던 <퇴마록>이 난데없이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한다. 반가움과 의아함,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형태적 선택은 원작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대까지 극장으로 흡수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는 포석이라 읽힌다.제목: 퇴마록(Exorcism Chronicles: The Beginning)제작연도: 2025제작국: 한국상영시간: 85분장르: 애니메이션감독: 김동철출연: 최한, 남도형, 정유정, 김연우개봉: 2025년 2월 21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1993년 PC통신 하이텔을 통해 인터넷 소설로 첫선을 보인 이우혁 작가의 <퇴마록>은 1990년대 대중문화를 거론하며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문학과 영화를 위시한 창작 분야에서 아직 판타지 장르가 소외당하던 당시의 문화 토양에서 <퇴마록>이 불러일으킨 인기와 호응이란 대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2025.02.19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62) 남극 빙산-얼음 밑 자연과의 대화, 남극 다이빙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62) 남극 빙산-얼음 밑 자연과의 대화, 남극 다이빙

    한국과학잠수연구소 주최로 지난 2월 7~8일 개최된 ‘동계 수중생물 연구 활동을 위한 얼음 밑 과학잠수 교육 캠프’에서 ‘남극에서의 다이빙’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틀째인 8일에는 영하 16도까지 수은주가 내려간 강원도 춘천 홍천강에서 실습을 진행했다. 얼음 밑 수중 세상을 체험하는 교육생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육상으로 돌아오는 표정에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넘쳐났다. 혹독한 추위에서 수중활동을 한다는 것은 일반인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남극이나 북극 등 극지에서의 수중활동은 완벽한 장비뿐 아니라 강한 체력과 멘탈이 요구된다.필자는 남극 바다에서 30회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생태계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민물과 달리 바닷물은 영하 1.9도에서 얼기 시작한다. 육상 기온이 영하 30~40도까지 곤두박질치고 수면이 2m 두께 이상으로 얼어붙더라도 바닷속은 1년 내내 섭씨 0도 안팎을 유지한다. 남극 바다를 차갑게 만드는 것은 남극 순환 해류 ...

    2025.02.19 06:00

  • [신간] 인간이 문제일 뿐…나쁜 동물은 없다
    [신간] 인간이 문제일 뿐…나쁜 동물은 없다

    나쁜 동물의 탄생베서니 브룩셔 지음·김명남 옮김·북트리거·2만4000원도시에 흔한 ‘바위비둘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을 따라 서식해왔다. 인간은 비둘기를 길들여 먹기도 하고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했다. 비둘기는 우체부 역할도 했고 ‘평화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부터 비둘기는 ‘날개 달린 쥐’로 전락하고 만다. 쓸모가 사라진 데 반해 개체 수는 급격히 늘었고, 비둘기 똥은 미학적·위생적으로 문제로 받아들여졌다. 비둘기뿐만 아니라 코끼리, 뱀, 고양이, 참새 등도 인간의 ‘친구’와 ‘적’ 사이를 오갔다.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동물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이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인간은 통제 밖에 있는 동물을 쉽게 ‘유해 동물’로 간주, 악당 취급을 한다. 인간의 특정 동물 퇴치 활동은 종종 생태계 균형을 깨는 일로 이어진다. 다만 저자는 동물을 일방적으로 애호하는 온정주의와도 거리를 둔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

    2025.02.19 06:00

  • [우정 이야기] 우체국, 저소득 장애인에 ‘암보험 무료 지원’
    [우정 이야기] 우체국, 저소득 장애인에 ‘암보험 무료 지원’

    장애인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보험’이다.지난 2001년에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으로 장애인 전용 보험상품이 출시됐고, 2010년대 후반까지 일반 보험에 가입하려는 장애인은 장애를 이유로 가입이 제한되거나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 2018년 금융당국이 장애인의 보험 청약 시 장애 여부 사전고지를 폐지하고, 보험사가 장애 유무로 보험료율을 차별하지 않도록 보험상품 심사기준에 이를 명시하도록 하면서 그나마 장애인의 보험 가입이 한결 수월해졌다.장애인에 대한 보험 가입 문턱은 낮아졌지만,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소득이 제한적인 장애인의 경우 비싼 보험료도 제약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저소득 장애인도 보험에 가입해 상해와 질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 사회공헌 사업의 목적으로 저소득 장애인에게 ‘우체국 암보험’((무)어깨동무보험(2종)) 무료 가입 지원을 진행한다.가입 지원 대상은 만 19세부터 35세의 기초...

    2025.02.19 06:00

  • [취재 후] 공공개발 반대에 규제 완화로 답한 정부
    [취재 후] 공공개발 반대에 규제 완화로 답한 정부

    “내 말에 틀린 부분 있으면 말해봐요.”쪽방 밀집 지역인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건물을 가지고 있는 A씨는 확신에 차 말했다. 말문이 막혔다. 그의 말이 모두 옳아서가 아니라 기본 전제부터 동의할 수 없어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동네를 토지·건물주들의 뜻대로 민간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021년 쪽방 주민들에게 공공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는 공공개발 계획을 발표하고도, 이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 4년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토지·건물주들의 주장에는 모순이 있다. 이 일대는 1978년부터 개발이 추진됐다. 그럼에도 번번이 개발이 무산된 것은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산 인근으로 고도제한이 있어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없었고, 암반 지대로 공사비 부담도 컸다. 더구나 이 지역은 1960년대부터 도시빈민들이 모여 형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쪽방 밀집 지역이다. 이들에 대한 이주 대책 없이는 개발 과정이 순조로울 ...

    2025.02.19 06:00

  • [독자의 소리] 1615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15호를 읽고

    뒷걸음질 친 동자동의 4년…공공개발 끝내 좌절되나민간자본이 들어가면, 쪽방 주민들 모두 나가라는 소리 아닌가. 그게 쪽방 사업이냐 재건축이지. 명분이 바뀐 주객전도._네이버 loze****집주인들 보상 안 해주는 줄 알겠다. 수십 년 동안 쪽방 임대하면서 주거급여 세금으로 월세 뽑아먹고, 이제 보상할 것 다 해주면서 개발한다는데 돈 더 못 번다고 사유재산 침해란다._네이버 jeri****최저선의 주거 보장을 우선적 가치로 하는 포용 사회로, 도덕적으로 수준 높은 국가로 발전하면 좋겠다._네이버 yuji****양극화 넘어 허위정보 양산 방치하는 유튜브워터게이트 사건에서 알 수 있듯, 거짓말과 위증은 미국 정치인에게 심각한 결격사유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거짓말과 위증이 성공의 지름길이다._경향닷컴 캅****중국·화교 혐오 퍼트리는 짓이 일본 극우가 재일조선인 혐오 퍼트리는 거랑 뭐가 다른가._네이버 knig****언론의 편파 보도...

    2025.02.19 06:00

  • [편집실에서] 요즘 세상에 시사주간지 보는 사람들
    [편집실에서] 요즘 세상에 시사주간지 보는 사람들

    주간경향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새 편집장을 맡은 이주영입니다. 주간경향을 구독하고 계신 독자님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종이신문과 시사주간지는 물론, TV 뉴스도 외면받는 세상에서 여전히 시사주간지를 보는 분들은 대체 어떤 분들일까 궁금합니다.뉴스가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입니다. 기자들이 공들여 쓴 기사가 불과 몇 시간도 되지 않아 포털사이트의 주요 뉴스단에서 사라지고, 속보와 화제성 높은 기사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사실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유튜버들의 영상 콘텐츠가 알고리즘을 통해 확산하고, 팩트를 보도한 기자가 오히려 공격을 받는 시대입니다. 가짜뉴스와 마녀사냥이 여론을 좌지우지하고 객관적인 보도는 독자들의 외면을 받는 일이 다반사입니다.이러한 언론 환경에서 기자들은 어디에 주목하고 무엇을 써야 할까요. 특히 긴 호흡으로 사안의 핵심을 좀더 다른 시각에서 깊이 짚어보는 것이 생명인 시사주간지의 기자들은 무엇을 에너지 삼아 퀄리티...

    2025.02.19 06:00

  • [렌즈로 본 세상] 하늘을 볼 때마다 널 기억할게
    [렌즈로 본 세상] 하늘을 볼 때마다 널 기억할게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1학년 김하늘양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하늘양이 다니던 초등학교를 지난 2월 12일 찾았다. 학교의 담장을 따라 하늘양을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 있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인형, 젤리, 캐릭터 과자, 초콜릿도 있었다. 우유와 과자를 들고 온 학생들이 우유 팩을 열고 과자봉지를 뜯어 조심스럽게 담장 앞에 놓았다. 이날 국화꽃을 들고 분향소를 찾은 중학교 2학년 학생은 눈물을 흘렸다. 학생이 적은 추모의 쪽지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언니지만 하늘을 볼 때마다 기억할게!”하늘양은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쯤 학교 안 시청각실 창고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가해자는 이 학교의 40대 교사 A씨로 확인됐다. A씨는 하늘양을 살해하기 전부터 동료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업무용 컴퓨터를 훼손하는 등 이상징후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 휴직에 들어갔던...

    2025.02.18 06:00

  • [주간 舌전] 홍장원 메모 네 가지…사실과 달라
    [주간 舌전] 홍장원 메모 네 가지…사실과 달라

    “확인해보니 메모는 네 가지가 있다.”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월 13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제8차 변론에 출석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설명한 내용의 뼈대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자신이 쓴 (체포명단) 메모를 보좌관에게 줘서 정서시켰다고 하니 2개가 있는 셈인데 담당 보좌관이 홍 전 차장에게 정서한 메모를 전달했고, 12월 4일 늦은 오후에 홍 전 차장이 다시 한번 기억나는 대로 메모를 작성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며 “이에 보좌관이 갖고 있는 게 없어서 기억을 더듬어 썼는데 이것이 세 번째 메모이고, 12월 4일 오후에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쓴 메모에 가필을 한 버전이 네 번째 메모”라고 말했다. 알려진 홍 전 차장의 메모에는 파란색 글씨로 적힌 이름과 직책이 나와 있는데 조 원장은 이를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적은 세 번째 메모로 규정하고, 이후 누군가 ‘동그라미’를 치거나 ‘1조, 2조’, ‘축차 검거 후...

    2025.02.17 06:00

  • 국경을 넘는 탄압, 국경을 넘는 연대
    국경을 넘는 탄압, 국경을 넘는 연대

    일본 도쿄에 사는 오자와 다카시(尾澤孝司·77)와 부인 오자와 쿠니코(尾澤邦子·74)는 지난해 한 통의 통지서를 받았다. 발신인은 일본 기업 니토덴코의 법률대리인. 니토덴코 측은 오자와 부부가 회사 대표의 자택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했다. 접근금지를 요청한 거리는 무려 자택 반경 1700m. 이 일본인 부부는 무슨 일을 했길래 이례적으로 광범위한 접근금지 신청을 받은 것일까.한국에서 온 해고 노동자들을 도왔다는 게 접근금지 신청이 제기된 이유였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이하 한국옵티칼)의 노동자들은 지난해 6월 한국옵티칼의 모회사인 니토덴코 측과 면담하기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 니토덴코는 면담에 응하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두 차례 회사 대표의 집을 찾았다. 오자와 부부는 일본어를 못 하는 한국인들을 대신해 대표의 집 앞에서...

    2025.02.17 06:00

  • “다이소 모십니다”···마트도 대기업도 러브콜
    “다이소 모십니다”···마트도 대기업도 러브콜

    지난 2월 10일 방문한 서울 양천구 이마트 목동점 다이소에는 저녁 식사 후 마실 나온 방문객들로 붐볐다. 400평 규모의 다이소는 이마트 내부에 숍인숍 형태로 올해 1월 신규 입점했다. 부모와 함께 문구용품을 사러 온 초등학생부터 화장품을 발라보는 청소년, 반려동물용품 등을 구경하는 어르신 등이 매장 안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씨(27)는 다이소에서 장을 보기 위해 이마트를 찾는다고 했다. 이씨는 “요즘 같은 고물가 속 사회초년생인 1인 가구에 (다이소는) 빛과 같은 존재”라며 “소비자원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품질을 검증받은 자취용품을 다이소에서 사고 마트에선 과일 같은 신선식품을 세일할 때 산다”고 말했다. 이마트 쇼핑 후 들른 주부 박모씨(56)는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제품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마트보다 종류가 다양해 쓸 만한 주방·식기 용품이 꽤 많다”며 “생활용품은 쿠팡을 통해 사는데, (쿠팡과 달리) 다이...

    2025.02.17 06:00

  • 광역단체장들 마음은 ‘대선 콩밭’에?
    광역단체장들 마음은 ‘대선 콩밭’에?

    대구·경북(TK) 지역 광역단체장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지난 2월 8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대규모 집회가 열린 동대구역 광장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등장했다. 물론 서울과는 단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대구에서 약 5만명(경찰 추산)이 모인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매우 드문 일이다. 이 지사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된 셈이다.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참석하지 않은 채 아내를 이 집회에 보냈다. 홍 시장은 집회 후 페이스북에 “실상을 알리는 연설을 하고 싶은데, 선거법 위반으로 또 고발할 테고”라며 굳이 불참의 이유를 둘러댔다.이 지역 광역단체장이 대통령 탄핵 국면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잠잠하던 TK 지역 정서가 최근 확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대로 대선에 출마한다면 국민의힘 후보도 조기 대선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이 나오고 있다. 여기...

    2025.02.17 06:00

  • 한동훈 국힘 대선후보? ‘룰과 시간’에 답이 있다
    한동훈 국힘 대선후보? ‘룰과 시간’에 답이 있다

    “등판은 한다. 그러나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주간경향이 접촉한 국민의힘 주변 정치권·정치평론가 대다수가 내놓은 답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다.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거론되는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한동훈은 분명 ‘언더독’(약자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현상) 주자라는 것이 여론조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도 그가 이번 조기 대선에서 출마하려는 의지는 뚜렷해 보인다. 어떤 생각일까.“2말 3초.” 한동훈 측이 제시하는 그의 대선 출마 시점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시점은 아무리 빨라도 3월 초로 예상된다. 탄핵소추가 인용된다는 걸 전제로 거의 인용과 동시에 활동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종인·조갑제·유인태 등 여아를 가리지 않고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라디오 시사 방송에 출연한 언론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

    2025.02.17 06:00

  • 혹독한 ‘공모주 한파’…뻥튀기 상장은 누가 책임지나
    혹독한 ‘공모주 한파’…뻥튀기 상장은 누가 책임지나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A씨는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공모주 투자만 한다. 2023년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이 400%로 확대되며 주가 변동성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 초반 매수세가 몰릴 때, 주식을 팔면 안정적으로 ‘치킨값’ 정도를 버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 A씨의 국내 투자실적은 온통 손실이다. 지난 2월 11일 만난 A씨는 “LG CNS까지 손실이 날 줄은 몰랐다. 이제 치킨값 버는 것도 끝난 것 같다”며 “공모주로 수익을 냈던 것이 지난해 더본코리아 상장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마저도 당일 팔지 않았다면 손실을 볼 뻔했다”고 말했다.예측하기 어려운 주식시장에서 올해 공식이 하나 쓰이고 있다. ‘공모주 투자는 필패’라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12일 기준, 올해 총 9개 기업(코스닥 8개·코스피 1개)이 신규 상장했다. 이중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를 웃돈 경우는 단 두 차례였다. ...

    2025.02.17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미국의 ESG 후퇴, 우리도?
    [오늘을 생각한다] 미국의 ESG 후퇴, 우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후퇴하지 않겠냐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실제로 연일 보도되고 있듯이 미국 행정부의 기조 변화는 상당하다. 먼저 미국 역내에서 기후 공시 제도 약화의 흐름이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자에 대한 공신력 있는 정보 제공을 위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 등을 의무 공시하도록 하는 정보공개 제도인 기후 공시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지난해 3월 SEC가 강화된 기후 공시 의무화 규정을 최종 채택하자, 이를 반대하는 미국 경제단체 등이 다수의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SEC는 그 시행을 보류하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 집권 이후 SEC 위원장 직무대행은 기존의 공시 규정으로도 기후 리스크 공시는 충분히 될 수 있어 새로운 규정 채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앞으로 소송에서 방어도 하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제도의 백지화를 시사하고 있다. 한편 SEC의 기후 공시 의무...

    2025.02.14 15:00

  • [꼬다리]이처럼 사소한 것들
    [꼬다리]이처럼 사소한 것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성소수자가 연단에서 발언하는 것은 “더 큰 것”을 이야기해야 하는 지금, 맞지 않는다고 더불어민주당의 한 국회의원은 말했다. 그는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자들이 불쾌감을 드러내며 집회에 오기 꺼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매번 선거 등 ‘대의’ 앞에 ‘사소한’ 것으로 치부돼 왔다. 대여 투쟁 땐 “함께”를 외치다가 한 국면이 해소될 때쯤 “나중에”를 말한다. 사실 이 의원의 말은 사실관계부터 틀렸다. 이대남 중에 성소수자는 없을까?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0월 종교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처리와 관련해 “지금은 먹고사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차별 때문에 취업, 가족 구성 등 먹고사는 문제가 막힌다”(신경아 한림대 교수)는 지적이 나왔다. 19년째 공전 중인 차별금지법을 관철할 전략도, 대안도 민주당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개별 의원의 추천이라지만 민주당이 노벨평화상에...

    2025.02.14 15:00

  • [김우재의 플라이룸] (58) 과학기술자의 관세
    [김우재의 플라이룸] (58) 과학기술자의 관세

    세계는 정치적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수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과학자의 눈에 가장 잘 띄는 건 과학자 주변의 일이게 마련이다. 미국 과학자들이 절규하기 시작했다.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닥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신음모론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부 장관에 지명했고, 그를 지명하는 과정에서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음모론을 언급했다. 20세기 중반부터 지금까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 의생명과학을 지탱했던 미국립보건원 NIH의 미래가 위태롭다. 트럼프 정부는 며칠 전, NIH가 연구비와 함께 대학에 지급하던 간접비를 대폭 삭감한다고 밝혔다. 미국 과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도 많다. 간접비 삭감으로 미국 과학계의 역량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하버드대학 등이 지나치게 높은 간접비를 챙겨왔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던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 또한 간접비 문제로...

    2025.02.14 15:00

  • [김유찬의 실용재정] (52) 새로운 재정 거버넌스의 길
    [김유찬의 실용재정] (52) 새로운 재정 거버넌스의 길

    문재인 정부에서도, 저물어가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재정 거버넌스는 중요한 이슈였다. 재정 거버넌스는 예산 편성과 심의 및 확정, 집행, 결산에 이르는 전체적인 예산 과정에서 의회와 행정부가 재정 운영과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산이나 재정정책에 관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제도적인 틀과 같다.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헌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의회와 행정부는 재정 운영에 참여하는데, 의회와 행정부의 각 부서 권한은 예산 과정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윤석열 정부에서도 재정 운영과 관련해 의회와 행정부는 의견이 달랐다. 현재처럼 의회가 여소야대인 경우 행정부와 의회의 의견이 크게 달라 예산과 관련된 국가 결정이 파행적으로 흘러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위헌적인 계엄으로 탄핵당할 상황에 처한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 명분으로 야당이 다수당인 국회의 감액예산안 처리를 거론했다.기재부 권한 지나치게 비대 예산 편성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2025.02.14 15: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46) 베트남 ‘제2의 도이머이’…정부 조직 최대로 줄인다
    [가깝고도 먼 아세안] (46) 베트남 ‘제2의 도이머이’…정부 조직 최대로 줄인다

    “정부 조직 20% 감축.”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가 선언된 이후 베트남에서 사상 최대 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2024년 12월 4일, 베트남 내무부 장관은 베트남넷(VietNamNet)과 인터뷰에서 “정부 부처를 30개에서 21개로 줄인다”고 밝혔다. 교통운송부, 농업농촌개발부, 정보통신부, 노동보훈사회부 등 5개 부는 각기 재정부, 건설부, 자연자원환경부, 과학기술부, 내무부로 흡수 통합된다. 이외에도 통신, 정유, 전력 등 핵심 19개 국영기업을 관리하던 국가자본관리위원회는 폐지하고 재정부로 기능을 이관한다. 사회보장청과 강력한 권력 기관인 국세청과 관세청도 20% 조직 축소 대상이다. 국세청은 디지털 세무 시스템을 도입해 인력 감축에 대응해 운영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베트남 정부의 무역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통관 절차를 간소화해 업무량을 줄인다. 해당 정부 조직 축소 개편안은 지난해 11월 25일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승인했고, 국회상임위원회를...

    2025.02.14 15:0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4) 금이 만든 캘리포니아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4) 금이 만든 캘리포니아

    ‘포티나이너스(49ers).’ 전설적인 쿼터백 조 몬태나가 활약하던 인기 있는 샌프란시스코 미식축구팀의 이름이다. 샌프란시스코와 포티나이너스는 무슨 연관이 있는가? 포티나이너스는 미국 역사에서 독특한 의미가 있다. 이는 1849년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때 일확천금을 노리고 서부로 몰려든 사람들을 의미한다. 금을 찾는 포티나이너스야말로 미국 서부 개척의 핵심동력이었다.보스턴 등 동부에서 시작된 백인들의 아메리카대륙 정착은 유럽으로부터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서서히 서부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1800년대 중반까지는 ‘대평원’이라고 불리는 로키산맥 동쪽에 머물러 있었다. 서부 개척을 본격화한 것은 세 가지다. 하나는 종교 탄압에 따른 모르몬교도들의 대이동이다. 미주리와 일리노이에 주로 자리 잡고 있던 모르몬교는 일부다처제 등과 관련, 1844년 자신들의 지도자들이 체포되고 타살당하자 일부가 대대적으로 서부로 이동했다. 이들은 로키산맥을 넘어 솔트레이크시티 등 유타지역에...

    2025.02.14 15:00

  • [IT 칼럼] 직업과 작업, AI의 노동 대체
    [IT 칼럼] 직업과 작업, AI의 노동 대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 한국은행은 ‘AI와 한국경제’라는 제목으로, 인공지능(AI) 플랫폼 앤트로픽은 ‘인공지능과 더불어 수행되는 경제적 작업’이라는 타이틀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두 보고서 모두 AI에 의한 노동 대체 가능성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결론과 전망은 엇갈렸다. 한국은행은 AI에 의한 노동 대체 가능성과 위험에 방점을 찍었지만 앤트로픽은 대체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두 보고서의 결정적 차이는 분석 대상으로 삼은 데이터와 분석 단위였다. 한국은행은 한 사람이 수행하는 직업(일자리) 그 자체를 두고 AI에 의한 대체성을 봤다. 거시 지표를 바탕으로 AI 기술 노출도와 보완성을 모델링해 직종과 연령, 교육 수준에 따라 그 영향을 측정했다. AI 기술에 많이 노출되지만, 기술에 의한 보완 정도가 낮으면 대체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은행은 국내 일자리의 27%가 AI로 인해 대체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

    2025.02.14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