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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호

“국가의 2차 가해, 법의 심판 받게 하고 싶었다”

표지이야기

“국가의 2차 가해, 법의 심판 받게 하고 싶었다”

지금으로부터 42년 전인 1983년의 일이다. 대학 입학 2년 뒤 군 복무 중이었던 박만규 목사는 그해 9월 경기 과천 국군보안사령부 분소 인근의 한 아파트에 끌려갔다. 열흘간 고문을 당한 그는 보안사로부터 대학 동아리 동료들의 동향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지속해서 사찰을 당하게 된다. 학생군사교육단(ROTC) 후보생이었던 이종명 목사 역시 충남도청 부근의 보안부대로 끌려가 일주일간 고문을 당하고 같은 일을 겪었다. ‘붉은색을 푸르게 한다’라는 신군부의 이른바 녹화 공작 피해자가 된 것이다. 훗날 ‘대학생 강제징집·프락치 강요 사건’으로 명명된 이 사건에 대해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권위주의 정권이 자행한 대규모 인권침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는다. 박만규·이종명 목사는 2022년 12월 진실화해위로부터 이 사건의 피해자로 인정받았다.이듬해 두 사람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그런데 가해자인 ‘국가’의 태도에 충격을 받...

  • [취재 후] 이태원 참사 땐 왜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취재 후] 이태원 참사 땐 왜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경찰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들을 모욕하는 게시물을 퍼뜨린 이들을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참사 이후 전국 시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악성게시글 전담수사팀을 설치하고 총 118명을 투입했습니다. 지금까지 160여건을 수사해 2명을 검거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작성했다.” 검거된 피의자 한 명은 경찰에서 이렇게 진술했다고 합니다.수사기관이 유족 모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보면서 2022년 10월 29일 일어난 이태원 참사가 떠올랐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족은 제가 아는 한 가장 처절하게 2차 가해를 당했던 유족들입니다. 극우 세력은 “국민에게 슬픔을 강요하지 마라”와 같은 현수막을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앞에 걸었고, 유족에게 시시때때로 다가가 “또 우는소리 하느냐” 등의 막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기사에도 유족 혐오 댓글이 광범위하게 달렸습니다.당시 2차 가해의 ‘논리’를 제시한 것은 고위공직자들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는 ...

    2025.01.15 06:00

  • [우정 이야기] 설 선물, 우체국쇼핑에서 부담 더세요
    [우정 이야기] 설 선물, 우체국쇼핑에서 부담 더세요

    ‘민족의 대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한국사회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가라앉아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경기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갈수록 침체한 경기와 높아지는 먹거리 물가도 서민들에게 근심을 안긴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10.4% 급등해 2010년(13.5%) 이후 14년 만에 최대상승 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후변화의 여파로 신선과실이 17.1%, 신선채소가 8.2% 오르며 농산물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오르며 비교적 안정된 수준을 보였다고 하지만, 실제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에 흔들리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450원을 웃돌면서 이젠 농산물은 물론, 공산품을 비롯한 수입 물가 상승도 걱정하게 됐다.사과와 배 등 성수품의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다 보니 정부 역시 최...

    2025.01.15 06:00

  • [문화캘린더] 요절한 윤상의 서화첩 첫 공개
    [문화캘린더] 요절한 윤상의 서화첩 첫 공개

    [전시]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일시 1월 16일~3월 22일 장소 OCI미술관 관람료 무료마흔 살에 요절하며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잊힌 개인수집가, ‘윤상’의 서화첩이 최초로 공개된다. 윤상은 한국전쟁 후 수집한 한국 현대회화 작품을 모아 1956년 7월 21~29일 서울 중구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화랑에서 ‘제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작품전’을 개최했다. 윤상의 요절로 단 1회에 그친 이 전시에는 고희동, 이상범, 도상봉, 천경자, 김환기, 장욱진 등 당대 유명한 화가 49인의 작품 64점이 출품됐다. 이번에 OCI미술관에서 공개하는 <윤상 서화첩>에는 1956년 당시 전시를 찾았던 출품 화가들과 이를 관람했던 대한민국의 공예가, 서예가, 배우, 문학가, 음악가, 영화감독,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총 104인의 그림과 기록이 남아 있다. 다채롭고 생생한 일종의 방명록이다.<윤상 서화첩>에 한국 동·서양화가들은 윤상의 수염을 강조한 초상화 ...

    2025.01.15 06:00

  • [시네프리뷰] 언데드 다루는 법-살아 있는 시체로 돌아온 나의 사랑이여
    [시네프리뷰] 언데드 다루는 법-살아 있는 시체로 돌아온 나의 사랑이여

    비현실적인 사건과 일상성의 충돌이 빚어내는 기이한 감성을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함으로 차분하고 예민하게 포착해 낸다. 이에 걸맞은 뛰어난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와 협연도 이야기에 깊이를 부여한다.제목: 언데드 다루는 법(Handling the Undead)제작연도: 2024제작국: 노르웨이, 스웨덴, 그리스상영시간: 98분장르: 드라마, 공포감독: 테아 히비스텐달출연: 레나테 레인스베, 앤더스 다니엘슨 리, 바하르 파르스, 비욘 선드퀴스트개봉: 2025년 1월 22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북유럽 영화는 장르를 초월해 공유하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기후환경에 어울리는 왠지 차갑고 건조한 느낌이다. 하물며 공포 영화라면 어떻겠는가?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돼 관객들에게 기억되는 북유럽 공포 영화를 다 끌어모아도 열 손가락 안에 들지 싶다. 일단 영화산업 자체의 규모가 크거나 제작이 활발한 나라들이 아니라는 사실도 기본적으로 주지해야 한다.<...

    2025.01.15 06:00

  • [신간] 세상의 관점 바꾼 혁신적 과학책들
    [신간] 세상의 관점 바꾼 혁신적 과학책들

    책을 쓰는 과학자들 브라이언 클레그 지음·제효영 옮김·을유문화사·2만6000원19세기 헝가리 의사 이그나즈 제멜바이스가 쓴 <산욕열의 원인, 이해·예방>(1861)은 많은 여성의 목숨을 살렸다. 당시 유럽은 여성 열 명 중 네 명이 출산하다 사망할 정도로 산모의 사망률이 높았다. 제멜바이스는 책을 통해 “(산모의 높은 사망률은)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고 산모를 검진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소독제로 손을 씻으면 분만이 안전하게 끝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근거를 제시했다.제멜바이스는 책 출간 당시 비판과 공격을 받아 정신적 문제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하지만 수십 년 뒤 책이 전해지고 그의 제안이 실행되면서 산모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 이렇듯 혁신적인 과학책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놓는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2500년에 걸쳐 인류에 큰 영향을 끼친 과학책들과 그 책을 쓴 과학자들을 조명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책의 죽음을...

    2025.01.15 06:00

  • [신간]제국주의적 폭력의 악순환 고리
    [신간]제국주의적 폭력의 악순환 고리

    전쟁의 문화존 다우어 지음·최파일 옮김·아르테·5만8000원진주만 공격과 히로시마 폭격, 9·11 테러, 이라크 침공 등의 사건을 통해 폭력과 침략이 정당화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책은 현대 전쟁의 제도적·지적·심리적 병리를 중심으로 제국주의 지배 논리인 근대화와 문명화가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역사적 자료로 고찰한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정보 실패와 자기기만이 초래한 선제공격의 비극에서 시작해 테러와 보복으로 이어지는 대량 살상의 그림자를 추적한다. 이어 점령 통치 과정에서 드러나는 민주주의의 역설을 조명하며, 세 가지 측면이 어떻게 제국주의적 폭력의 악순환 고리를 만드는지 밝혀낸다.또 개인과 조직이 보이는 문화적 병리와 비합리적 군국주의, 제왕적 통치자의 모순도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은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긴장과 분단체제 속에 있는 한국에도 시사점을 준다.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해제에서 “19~20세기 내내 독자적 지휘권을 행사하지 못한 한국인에게 미국이 개입한...

    2025.01.15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0) 남극 케이프워싱턴-혹독한 남극서 피어나는 황제펭귄의 사랑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0) 남극 케이프워싱턴-혹독한 남극서 피어나는 황제펭귄의 사랑

    2016년 12월 남위 74도, 황제펭귄 서식지 케이프워싱턴을 찾았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인 케이프워싱턴은 남극 빅토리아랜드 테라노바만 연안에 있는 장보고과학기지에서 15분 정도 헬기를 타고 가면 도착한다. 석양을 배경으로 마주한 황제펭귄 가족의 모습에서 혹독한 남극에서의 평화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황제펭귄은 겨울에 알을 낳고, 태어난 새끼를 키우는 유일한 동물이다. 남극 곳곳에 흩어져 살다가 3월 말~4월 초 집단 번식지에 수천마리가 집단을 형성한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겨울이 시작되는 5월 초~6월 초 알을 낳고, 7월 초~8월 초 알이 부화한다.육아는 수컷의 몫이다. 수컷에게 알을 맡긴 암컷은 먹이를 찾아 바다로 떠난다. 수컷은 암컷이 돌아오기까지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영하 50도의 강추위와 초속 50m 이상의 눈보라 속에서 갓 태어난 새끼를 돌봐야 한다. 육아 중에 수컷은 얼음 조각을 깨어 수분만 섭취할 뿐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암컷이 돌아오면 드디어 수컷이...

    2025.01.15 06:00

  • [독자의 소리] 1611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11호를 읽고

    유족 아픔 오래 함께하며…제대로 된 재난 서사 써야너무나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애도 기간은 피해자가 정하는 것이다.”_네이버 vick****언론은 재난을 보도하는 방식을 성찰해야 하고, 사회는 누구의 책임인가를 따지기보다는 사고가 어떻게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지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_네이버 nami****뉴스에서 전하는 소식과 함께 무거워지는 마음 때문에 일부러 뉴스를 피했는데 사회적 참사를 애도하는 방법에 대해서 잘 다뤄준 기사라서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_네이버 2_ja****2030 남성, 그들은 왜 탄핵 집회에 없었나읽다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각자도생도 국가가 정상적인 상태여야 가능하지 않을까요?_경향닷컴 1234****사회가 이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가 큰 숙제입니다._경향닷컴 비가오****책상 앞에서 연대하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한번은 집회 현장에 나가보길 권한다. 함께 나와 외치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연대라는 개념에 대해 ...

    2025.01.15 06:00

  • [편집실에서] 전화해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
    [편집실에서] 전화해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

    지난주 발간한 주간경향 1611호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기사는 ‘2030 남성, 그들은 왜 탄핵 집회에 없었나’였습니다. 온라인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도 많이 달렸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꽤 회자했습니다. 2030 남성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 눈에 띄었고, 이 기사 역시 ‘성별 갈라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은 마음 아팠습니다.지난 1월 7일에는 사무실에서 2030 남성 당사자라는 독자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많이 화난 목소리였습니다. 독자님은 “왜 2030 남성을 악마화하냐. 우리가 뭘 잘못했냐. 나도 탄핵 촉구 시위에 참석했다”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악마화하지 않았다. 나쁘다고 쓴 대목이 어디냐. 정확하게 말해달라.” 독자님은 같은 말을 반복했고, 저도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지적을 하려면 정확하게 말해라. 기사 어디에 2030 남성을 악마화하고 있냐.” 독자님의 목소리는 ...

    2025.01.15 06:00

  • [렌즈로 본 세상] 겨울 진객의 힘찬 날갯짓
    [렌즈로 본 세상] 겨울 진객의 힘찬 날갯짓

    한강에는 겨울에만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이 있다. 우리가 흔히 ‘백조’로 알고 있는 고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한반도로 내려온다. 우리나라를 찾는 고니류는 큰고니, 고니, 혹고니 등 3종으로 알려져 있다.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아래 산곡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인 당정섬 주변은 큰고니의 대표적인 놀이터다. 이맘때면 제법 많은 수의 고니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조류 사진 마니아들에게는 유명한 출사지이기도 하다.한파가 찾아온 지난 1월 7일 고니 사진을 찍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 수십 마리의 큰고니가 강변에 모여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매서운 날씨 탓인지 고니 떼는 부리를 날개에 파묻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서로의 체온을 통해 혹독한 추위를 이기는 남극의 황제펭귄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차게 비행하는 모습을 찍으려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매서운 강바람에 코끝이 시려 올 때쯤 기회가 찾아왔다. 고니...

    2025.01.14 06:00

  • 중국산 전기차 BYD, 한국서 ‘메기’ 될까
    중국산 전기차 BYD, 한국서 ‘메기’ 될까

    한국 완성차 업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환경부는 지난 1월 2일, ‘2025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지침을 발표했다. ‘더 싸게, 더 멀리, 더 친환경적으로’에 더해 올해는 ‘더 안전하게’까지 추가하며 보조금 지급 기준을 강화했다. 각종 기준은 까다로워지고 보조금 상한선은 줄었다. 환경부가 설정한 기준을 100% 충족 시 받을 수 있는 최대 국가보조금은 중·대형차는 지난해보다 70만원 줄어든 580만원, 소형차는 20만원 적은 530만원으로 결정됐다.강화된 보조금 지급 기준에 맞춰 경쟁력을 높여야 할 시점에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도 시작됐다. 오는 1월 16일 중국 최대 전기차회사 BYD가 한국 판매를 시작한다. 개별 구매뿐만 아니라 렌터카(임대차) 등 관련 업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1월 20일)과도 겹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기차를 두고 “주행거리는 짧은데 가격은 비싸고, 중국에서 생산된다”며 비판적 견해를 밝혀왔...

    2025.01.13 06:41

  • [주간 舌전]“이놈들이 홍으로 가나”
    [주간 舌전]“이놈들이 홍으로 가나”

    “이놈들이 홍(준표)으로 가는 거 아냐?”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경선 기간 정치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씨로부터 미공표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지난 1월 8일 창원지검 검찰 수사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명씨와 윤 대통령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0월 21일 명씨는 텔레그램으로 윤 대통령에게 연락해 “10월 21일 오늘 조사한 국민의힘 당내 경선 당원 5044명의 여론조사 결과 자료다”며 “비공표 여론조사라 보안 유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조사 결과 보고서 21.10.21.pdf’ 파일을 전송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요”라고 답했다. 명씨가 다시 “이재명을 선택한 11%는 이중 당적자로 추정된다. 최소 6만명 정도”라고 하자 윤 대통령이 “이놈들이 홍으로 가는 거 아냐?”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7일 대국민담화에서 “명태균씨한테 무슨 여론조사를 해달라는 얘기를...

    2025.01.13 06:00

  • 보수 몰락 자초하는 검사 출신 정치인들
    보수 몰락 자초하는 검사 출신 정치인들

    “정치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이다.”국민의힘 관계자 A씨는 검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몰락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서 정치라는 게 검사 출신이 처음부터 잘하기 힘든 분야”라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으로 ‘정치의 쓴맛’을 본 인사는 내란죄 혐의로 수사를 받는 윤 대통령뿐만 아니다. 지난해 12월 16일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지난해 4월 총선 참패 이후 두 번째 정치적 시련을 맞이했다.그런데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난파선처럼 기울어가던 여권 권력의 핵심축 역시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채워져 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라는 ‘쌍권’ 지도부가 대표적이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와 주진우 당 법률자문위원장, 유상범 법사위 간사 등 ‘탄핵소추 정국’에서 법률적 정치 행위를 해야 할 인물도 검사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올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큰 홍준표 대구시장과 한...

    2025.01.13 06:00

  • 제7공화국 개헌, 이번에도 미뤄지나
    제7공화국 개헌, 이번에도 미뤄지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의 위중함을 강조하는 분들은 탄핵 후 또는 대선 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개헌을 논의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작금의 헌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탄핵 심판 절차와 함께 개헌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탄핵과 대선 일정의 촉박함에도 불구하고 헌정 위기에서 분출하는 국민의 열망과 절박감으로 추동하지 않으면 또다시 헌법개혁의 동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헌법개정국민행동이라는 단체의 ‘창립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단체의 공동대표들은 미리 배포된 시국선언 기자회견문을 차례로 낭독했다. 중심인물은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그가 노동부 장관을 한 건 참여정부 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단체는 ‘탄핵 심판 절차와 함께 개헌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일정표를 제시하지 않았다.단체에 참가한 인사들의 의중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해를 넘긴 지난 1월 2일, ...

    2025.01.13 06:00

  • ‘가습기 살균제’ SK와 옥시는 정말 공범이 아닐까
    ‘가습기 살균제’ SK와 옥시는 정말 공범이 아닐까

    다시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가 만든 가습기 살균제(편의상 ‘가습기메이트’로 통칭) 얘기다. 대법원은 2024년 12월 26일 가습기메이트를 만든 SK·애경·이마트 임직원들의 형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안전성 검사 없이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의 폐 질환을 유발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기업에 대한 처벌은 또다시 유예됐다.그사이 옥시레킷벤키저 등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의 임직원들은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고, 형기를 채우고 출소하기까지 했다. 여러 가습기 살균제 제품 중 가습기메이트에 대해서만 사법 정의의 실현이 지연된 이유를 짚어 봤다. 대법원은 SK·애경·이마트가 만든 가습기 살균제가 독자적인 제품으로 옥시 등과 공범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진행 경과에 비추면 대법원이 가습기 살균제라는 제품군의 범위를 협소하게 해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SK와 옥시는 ...

    2025.01.13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용산의 역경루
    [오늘을 생각한다] 용산의 역경루

    공손찬은 중국 후한 말 북방민족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화북의 군벌이다. 오늘날 베이징 근처 유주를 근거지로 세력을 키웠던 공손찬은 백마의종이라는 막강한 기병대를 중심으로 황건적과 만리장성 넘어 이민족들을 토벌하며 군세를 넓혀갔다. 탁월한 군사적 재능을 갖췄으나 성품이 포악했던 공손찬은 폭정을 일삼으며 민심을 크게 잃는다. 왕찬이 기록한 <한말영웅기(漢末英雄記)>에 의하면 공손찬은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는 이유로 부하를 죽이는가 하면 유능한 관료들을 쫓아내고 점쟁이를 측근에 등용하는 등 막장 행각을 벌였다. 하루는 백성들 사이에서 덕망 높았던 관리 유우를 저자에 세워놓고 ‘네가 천자가 될 인물이라면 비가 내릴 것이다’라고 말한 뒤 비가 내리지 않자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분개한 수만의 유주 백성들은 유우의 아들과 합세해 공손찬을 공격했고, 라이벌 원소와 이민족들까지 연합해 ...

    2025.01.10 15:30

  • [꼬다리] 애도, 추모 그리고 시작
    [꼬다리] 애도, 추모 그리고 시작

    지금도 눈에 아른거리는 후배가 지난해 12월 29일 참사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곧이어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다.지난해 12월 29일은 여객기 참사로 아침을 시작했다. 사망자 숫자가 늘어나는 속보를 보면서 생존자도 더 늘어나길 그저 바랐다. 참사 희생자 중 지인이 있다는 소식은 누군가에게 머리를 심하게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다. 취업준비생 시절 원하던 바를 이루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준비하던 후배였다. 너무 많은 인원이 타고 있었으니 뭔가 잘못 파악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아직 신원 확인이 되지 않았다는 말에 더욱 그렇게 믿고 싶었다. 후배에게 전화하니 응답은 없고 연결음만 무심히 울렸다. 원하던 바를 이룬 후배와는 일하는 지역이 멀어지면서 어느샌가 안부가 뜸했다. 목소리가 참 듣고 싶었다.신원 확인 등 수습작업 때문에 유족들은 마냥 슬퍼할 수도 없었다. 후배의 신원 확인도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로부터...

    2025.01.10 15:30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0) 산업화·민주화 이후, 길은 어디에 있나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0) 산업화·민주화 이후, 길은 어디에 있나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혼란기, 1960년대 이래로 추진한 국가 주도 산업화 시기, 그리고 1987년을 기점으로 한 민주화 시기를 거쳐왔다. 장기간에 걸쳐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1960년대와 오늘날을 비교해 보자. 인구는 2500만명에서 51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경제 규모는 불변가격 기준 국내총생산(GDP)으로 69배 증가했다. 평균 기대수명은 52세에서 83세로 30년 이상 늘었다. 합계출산율은 6.0에서 0.7로 줄었다. 대학진학률을 보면 1960년대에는 고등학교 졸업생 중 5% 미만이 대학에 진학했다. 오늘날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70%를 넘어서는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대학진학이 보편화했다. 이제는 고학력 실업자와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해 경제적 관점에서는 과잉학력의 시대가 됐다.비교 시점을 장기간으로 넓혀 볼수록 한국사회의 전혀 다른 두 모습이 확연하게 대비된다. 장기간에 걸친 이런 변화를 일관해 서술...

    2025.01.10 15:30

  • [가깝고도 먼 아세안](44) 교통사고와의 전쟁…베트남, ‘벌금 폭탄’
    [가깝고도 먼 아세안](44) 교통사고와의 전쟁…베트남, ‘벌금 폭탄’

    2025년 1월 1일, 베트남 정부는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벌금을 대폭 강화했다. 벌금은 기존 벌금액의 2~5배로 늘었고, 일부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최대 50배까지 증폭됐다. 오토바이와 자동차 교통범칙금이 분리됐는데 오토바이 신호 위반을 하면 기존 100만동(약 5만5000원)이던 벌금이 6배나 뛰어오른 600만동(약 34만원)이 됐다. 자동차 운전자가 신호위반을 하면 2000만동(약 115만원)이 부과된다. 베트남 정부는 교통법규 질서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며 교통법규 위반 신고포상제도도 함께 실시했다. 일명 ‘교통 파파라치 제도’가 시행되는 것인데 교통법규 위반 정보를 제공한 개인 또는 단체에 과태료의 10%, 1건당 최대 500만동(약 27만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한다. 베트남 일반 노동자 급여가 약 30만원이니 신호위반 한 번 하면 한 달 급여가 없어지는 셈이다. 과도한 벌금이라는 아우성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항간에는 ‘세수가 부족한 베트남 정부가 벌금 징수를...

    2025.01.10 15:30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1) 어떻게 극우를 제거할 것인가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1) 어떻게 극우를 제거할 것인가

    지난해 12월 3일 내란 사태 직후에는 국민의힘과 주변 세력 모두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석열을 적극 방어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들은 제도 정당이기를 포기하고 내란 세력의 일부가 돼버렸다. 지금 그들이 쏟아내는 말 중 멀쩡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고려할 가치가 없는 사실 왜곡, 거짓, 궤변, 헛소리뿐이다. 국민의힘은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다. 한국 민주주의의 안정화와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들을 제거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 제거란 어떤 의미인가?극우와 보수의 구별일단 보수와 극우를 구별하자. 보수(conservative)는 말 그대로 보존한다는 의미다. 공동체의 기존 질서와 가치를 지키고 유지하려는 정치이념이 보수다. 이는 근대 민주주의와 함께 출현했고, 지금도 세계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주류 이념 중 하나로 작동하고 있다. 반면 극단적 우파 또는 우파 극단주의의 목표는 민주주의의 파괴다. 그것은 파시즘과 나치즘의 유산에서 태어...

    2025.01.10 15:3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2) 농업노동자의 아버지 세사르 차베스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2) 농업노동자의 아버지 세사르 차베스

    “농민들은 한 자루의 감자와 같다.” 농민들이 자기 농지에 매달려 일하는 노동과정의 고립 때문에 한 공장에 모여 일하는 노동자들과 달리 감자처럼 한 자루에 모아놓아도 단결하지 못하고 각각 분리돼 있을 뿐이라는 카를 마르크스의 비판적 평가다. 그러나 중국혁명 등 여러 농민혁명이 보여주듯이 그의 평가는 틀렸다는 지적이 많다.캘리포니아 등 미국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유럽과 아시아 등 소농 위주의 많은 나라와 달리 미국은 안창호가 일했던 리버사이드의 오렌지농장처럼 대농장들이다. 과거 남부의 대농장은 대부분 목화를 생산했고, 아프리카 노예에 의존했다. 대농장들은 노예해방 후에는 농업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다. 농업도 공장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캘리포니아 등 대농장의 노동자들은 멕시코계 등 스페인어권의 히스패닉계와 필리핀계 같은 ‘유색인종’ 이주노동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그런 만큼 열악한 노동조건에도 불구하고 권리의식은 취약하고 이들의 조직화,...

    2025.01.10 15:30

  • [IT 칼럼] 엔비디아의 물리 AI는 허풍일까?
    [IT 칼럼] 엔비디아의 물리 AI는 허풍일까?

    충격적 제품이 등장해 그간의 질서를 재정의하는 순간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아이폰 모멘트’라고 불리던 사건은 모바일 시대를 개막했고, 지금은 ‘챗GPT 모멘트’라고 불리는 사건이 몰고 온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의 한가운데다.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생성형 AI에 이어 ‘물리 AI’가 뜬다며 ‘로봇 공학에서 챗GPT 모멘트’가 지금 곧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면 안에 갇혀 언어의 유희에 그치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자율주행에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우리의 실세계를 이루고 있는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AI가 온다는 것.엔비디아의 전성기는 ‘챗GPT 모멘트’와 함께 시작했다. 불과 3년 전 지금 주가의 10분의 1이었던 시기였다. 엔비디아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그러니까 초대용량 빅데이터를 밀어넣듯 학습시킨 신경망을 가능하게 한 도구였고, 엔비디아의...

    2025.01.10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