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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호

말 따로 행동 따로…플라스틱 규제 거꾸로 간 윤 정부

표지이야기

말 따로 행동 따로…플라스틱 규제 거꾸로 간 윤 정부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유통,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규제하는 첫 국제협약을 제정하기 위해 전 세계 177개국이 참여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024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진행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정부 간 협상위원회’ 제5차 회의(INC-5)다.플라스틱 규제에 대한 국제협약을 만들기로 한 것은 2022년 3월이다.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회원국들이 더 이상 플라스틱 오염을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2024년까지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도출하기로 정했다. 전 세계의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200만t에서 2019년 4억6000만t으로 230배 급증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목표 온도를 명시한 파리기후협약 이후 가장 의미 있는 협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핵심 쟁점인 ‘생산 규제’에 반대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회의 개최국인 한국 정부는 대외...

  • [취재 후] 다만 ‘연대’와 함께하소서
    [취재 후] 다만 ‘연대’와 함께하소서

    취재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 중 가장 인상 깊은 사람들은 대개 활동가들이다. 노조나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 거의 항상 가용 자원이 제한되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헌신적인 노력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기자라는 직업은 이들의 이름 없는 헌신에 무임승차하는 경우가 많다.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상당수 활동가는 일을 대하는 태도만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놀라움을 준다. 현실이나 한계를 잘 알면서도 미래와 이상을 이야기한다. 활동가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연대’ 같은 말이 그렇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부서지기 쉬운 개개인들의 연대를 활동가들은 믿는다.지난 몇 년간의 사회상을 지켜보면서 활동가들이, 더욱 정확하게는 시민사회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시민사회는 진영논리에 쉽게 휘말렸고, ‘운동권’으로 싸잡아 매도되는 일이 잦아졌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새로운 구상을 거의 말하지 못했다. 노골적인 노조 탄압 등에 수세적인 반대를 하기에 급급했기 ...

    2025.01.01 06:00

  • [우정 이야기] 우체국, 시중은행 ‘빈자리’ 채운다
    [우정 이야기] 우체국, 시중은행 ‘빈자리’ 채운다

    혜성처럼 등장한 인터넷뱅킹이 자리 잡은 이후 시민의 금융 접근성이 커졌다. 이제는 신분증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앉은 자리에서 5분 안에 계좌를 개설해 거래까지 마칠 수 있다. 겨울철이면 노점에서 붕어빵 등을 사기 위해 현금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도시 곳곳에 놓인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면 큰 문제는 없다.그렇지만 여전히 은행이 절실한 계층도 있다.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지 않은 노년층에게 송금과 현금 입·출금은 장벽으로 작용한다. 도시에 거주한다면 그나마 은행을 흔히 볼 수 있겠지만, 도시 밖에서는 은행 찾기가 쉽지 않다. 자동화기기 역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이 같은 금융 취약계층이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2024년 12월 18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광화문우체국에서 SC제일은행, 금융결제원과 ‘우체국 창구망 공동이용 업무 제휴’ 협약을 맺고 SC제일은행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2025.01.01 06:00

  • [시네프리뷰]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고전의 향수 불러일으키는 범죄 누아르
    [시네프리뷰]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고전의 향수 불러일으키는 범죄 누아르

    이 영화는 요즘 영화들이 구사하는 화려함이나 속도, 드센 감정을 욕심내지 않고 정통적인 드라마에 충실해지려 한다. 그래서 이런 분위기가 투박해 보일 수도, 다소 시대에 뒤떨어져 보일 수도 있다.제목: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Bogota: City of the Lost)제작연도: 2024제작국: 한국상영시간: 106분장르: 범죄, 드라마감독: 김성제출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조현철, 김종수개봉: 2024년 12월 31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2024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진 한국 영화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한 해의 막바지에 다다른 현재까지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를 맞은 극장가는 급격히 얼어붙었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져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제작 기획 자체가 소극적으로 변했고, 전화위복으로 성장세를 기록한 IPTV와 OTT 시장의 기형적 확장은 영화계 인력의 누수까지 가중했다.코로...

    2025.01.01 06:00

  • [신간]이 시대 공정노동은 누가 만드는가
    [신간]이 시대 공정노동은 누가 만드는가

    지불되지 않는 사회김관욱 지음·인물과사상사·1만8000원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프면 쉬는 게 당연한데 그렇지 못했고, 이제라도 그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감염병 유행에 힘입어 새삼 높아졌다. 감염병 유행이 끝난 지금은 어떤가. 여전히 한국에서 노동의 무게는 무겁다. 다수의 노동자는 아파도 일을 계속해야 하고, 일의 강도는 너무 세며, 함께 일하는 사람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다치기도 하고 다쳤으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수도 있다.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인 저자는 ‘우리는 과연 우리가 하는 노동에 대해 합당한 지불을 받는 것인가’라 질문하고, 그렇지 못한 사회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책에 담았다. 그는 우리 사회가 능력을 초월해 일해도 제대로 지불되지 않는 사회라고 말한다. 삶이, 삶을 위한 노동이 신체와 정신, 나아가 영혼까지 병들게 하는 사회라고 진단한다.먼저 한국의 노동 현...

    2025.01.01 06:00

  • [신간] 지금 여기의 헌법은 왜 위기인가
    [신간] 지금 여기의 헌법은 왜 위기인가

    헌법의 탄생차병직 지음·바다출판사·2만8000원헌법을 안다고 하면, ‘그 나라의 정신을 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출간돼 주목받은 <지금 다시, 헌법> 공저자 중 한 명인 차병직 변호사가 쓴 <헌법의 탄생>은 세계사의 맥락으로 헌법을 짚어본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인권’이라는 말이 처음 헌법에 어떻게 등장했는지, 왜 현재 일본은 헌법의 자위권 해석을 두고 세계와 오랫동안 싸우고 있는지,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서는 종교에 따라 헌법의 해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세계 각국의 헌법 탄생 과정을 살펴본다. 저자는 “헌법은 특정 국가의 발명품이 아닌 오랜 세월에 걸친 인류 공동체와 민족, 국가, 사회 공동체의 역사와 함께 서서히 형성되었다”라며 “시민들의 피와 저항으로 헌법의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헌법의 가치가 위협받고 있는 현시점에서 해방 이후 한반도의 굴곡진 역사 속 지금 우리 헌법의 의미를 톺아...

    2025.01.01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59) 태국 시밀란 해역-바닷속 살아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59) 태국 시밀란 해역-바닷속 살아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태국 시밀란 해역 깊은 수심에서 다이빙을 마친 뒤 얕은 수심에서 감압(몸에 용해된 압축된 기체를 제거하는 과정)하던 중 ‘크리스마스트리 웜’을 만났다. 거리를 두고 조용히 바라보니 아름다운 아가미 깃털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트리 웜이 아가미 깃털을 활짝 펼친 모습을 보고 있으니 형형색색 장신구로 꾸며진 크리스마스트리가 연상됐다.사실 크리스마스트리 웜의 ‘정체’는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분류학상 지렁이와 같은 환형동물로 꽃갯지렁이류에 속한다. 꽃갯지렁이류는 석회관갯지렁이류보다 아가미 깃털이 화려하고 예쁜 편이라 ‘꽃’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었다. 환형동물은 전 세계적으로 8000여 종, 우리나라에는 30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환형동물이라는 이름은 생김이 ‘고리’ 모양인 데서 유래한다. 크게 다모류(多毛類)와 빈모류(貧毛類)로 나뉜다. 낚시 미끼로 사용하는 길쭉한 모양의 갯...

    2025.01.01 06:00

  • [독자의 소리] 1609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609호를 읽고

    “당신 때문에 밤 지새워…대통령이 사과해야죠”국민 그만 좀 고생시켜라. 지긋지긋하다. 젊은 사람들에게 미안해 죽겠다._네이버 tlad****사죄와 성찰은 없다. 저만 살겠다고 변호인을 꾸리는 모습이라니._네이버 letm****본인이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타협했어야지. 자존심 부리라고 국민이 뽑아줬냐?_네이버 nam7****딸들이 지켰다, 우리 동네 광장외면하고 등 돌려왔던 것들을 끌어올리고 함께해 우리 사회가 더 넓은 ‘우리’가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면 좋겠습니다._네이버 fray****윤석열 내란 이후, 어디서 이렇게 보석 같은 목소리들이 한 번에 터져 나왔는지…. 함께 목소리 내고 연대해준 시민들 너무 아름답습니다._네이버 skys****수많은 개인이 광장에 서면서 서로 다른 존재를 만나 포용하고 용납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번 일로 탄핵보다 연대를 얻을지도 모르겠습니다._네이버 mika****계엄의 밤, 숨겨진 진...

    2025.01.01 06:00

  • [편집실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기후위기
    [편집실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기후위기

    난데없는 비상계엄 탓이었을까요. 정말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지난여름이 얼마나 더웠는지, 얼마나 많은 이상기후로 고통을 받았는지도 말입니다. 심지어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일주일 전쯤에도 ‘11월 폭설’로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는 사실까지도요.주간경향에 ‘기후환경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 정봉석 JBS 수환경 R&C 대표가 보낸 원고를 보고 퍼뜩 기억이 돌아왔습니다. ‘아, 그랬지. 무도한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만큼 기후위기를 막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라고 말입니다.저처럼 지난여름의 고통과 공포를 잊은 독자님들을 위해 정봉석 대표의 글에서 내용을 조금 끌어오겠습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62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각국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설정한 기온 상승 ...

    2025.01.01 06:00

  • [렌즈로 본 세상]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렌즈로 본 세상]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빨강, 노랑, 파랑, 초록.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입니다. 대통령이 한밤에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열이틀째가 되던 지난 12월 14일,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청년들을 비롯한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손에 쥔 응원봉을 높이 들고 국회를 향한 외침은 단 하나 ‘탄핵’입니다. 국회의원들의 무기명 투표가 시작되고 1시간이 지난 오후 5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은 가결.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립니다. 여의도 하늘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해도 자리를 지키며 목청껏 노래를 부릅니다.“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계엄’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에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유와 행복, 꿈과 희망 등 일상의 소중한 가치들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여의도를 거쳐 이제 광화문을 밝히고 있는 시민들이 ‘다시 ...

    2024.12.31 06:00

  • [주간 舌전] “앉아 있을 자리가 아닙니다”
    [주간 舌전] “앉아 있을 자리가 아닙니다”

    “본인이 앉아 있을 자리가 아닙니다. 웃음이 나오세요?”지난 12월 2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사흘 뒤인 12월 6일 박 위원장이 임명된 것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란 주범의 보은용 인사는 있어서도 안 되고 용인해서도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정형식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박 위원장의 매제이기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대비용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신정훈 국회 행안위 위원장은 “지금 탄핵 절차와 소추가 진행되고 있고, 진실화해위 위원장의 처신과 절차적 하자에 대한 문제를 들어서 당분간은 진실화해위 위원장을 상임위에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존중해서 퇴장을 명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어색한 웃음을 띠며 버텼다. 용 의원이 목소리를 높인 이유다. 신 위원...

    2024.12.30 06:00

  • 리더 부재 시대…양궁 정의선 회장 ‘착한 6연임’
    리더 부재 시대…양궁 정의선 회장 ‘착한 6연임’

    “따뜻하고 예의가 바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아낀다.”“재벌이지만 상대를 깔보고 얕보는 게 없다. 그러니 누구나 곁에 있으려 한다.”“현대가 장자로서 가업을 성공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척 강하다.”“격식과 의전을 싫어한다. 단순하고 분명한 걸 좋아한다.”“소통을 잘하고 의견을 많이 듣는다. 피드백이 무척 빠르다.”“상당히 똑똑하다. 뭉개고 미루는 법이 없다. 판단은 단호하면서도 분명하다.”“미래를 향한 선도적인 방향을 결정하면 뚝심 있게 밀고 나간다. 사람을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농구, 테니스, 골프를 아주 잘한다. 어릴 때 살던 집 지하에 농구장도 있었다.”“거짓말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54)을 적잖은 기간 옆에서 지켜보거나 가까이 함께한 사람들의 반응이다.이기흥·정몽규 회장과는 대조적정 회장은 최근 제14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에 당선되며 6선 연임을 확정했다. 정 회장은 단독으로 ...

    2024.12.30 06:00

  • 권한대행 권한은 어디까지
    권한대행 권한은 어디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을 놓고 헌법을 서로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정쟁이 너무 소모적이다.”(더불어민주당 A씨) “고건·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이어 한덕수 권한대행이 세 번째다. 이참에 대행에 대한 권한을 법률로 명확하게 규정하는 게 옳다.”(민주당 B씨)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법률안 재의요구권 행사,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권 행사 등을 놓고 여야 간 논란이 불거지자, 정치권에서는 향후 이런 정쟁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는 것이 옳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쟁점이 돼왔기 때문이다. 원인은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한 권한대행의 역할이 헌법에서는 두루뭉술하게 나온 데서 비롯된다.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에게 특검법안 등 법률안 재의요구권은 적극적인 행사를, 국회 선출 헌법재판관의 임명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권한 행사를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유리하게 권한대행의 권한을 요리조리 꿰...

    2024.12.30 06:00

  • 대한민국 권력은 왜 무속에 중독됐나
    대한민국 권력은 왜 무속에 중독됐나

    “이 나라가 무속 공화국이 돼선 안 된다.” 2024년 12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그는 이날 ‘폭탄 발언’을 내놓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저와 막역한 친구지만 인간적 갈등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국가를 위해 이 말씀을 드린다. 영부인 대행(한 총리의 부인 최아영씨)도 무속의 지대한 전문가다. 미술계의 큰손으로 김건희·최은순 여사와 그 무속 속에서 살고 있다. 한덕수 총리가 이러한 역술인들의 이야기를 믿고 그런 오만방자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무속의 세계에 사는 사람에게 이 나라를 맡기면 안 되니까” 우정을 버리고 애국 차원에서 폭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최씨가 무속에 심취해 있다는 것은 주변 지인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관상·풍수 전문가인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는 2014년 8월 11일 조선일보 연재코너 ‘조용헌 살롱’에 기고한 ‘官運(관운)과 先Š...

    2024.12.30 06:00

  • “산재 인정은 기적”…이주노동자 유족의 지난한 2년
    “산재 인정은 기적”…이주노동자 유족의 지난한 2년

    “좀더 버텨볼게. 혈압이 떨어지는지 눈앞이 빙빙 돌고 힘이 하나도 없네.”(즈엉 반 응웬)“이번 일 끝나면 힘들지 않은 일당 자리를 찾자.”(김윤정씨)김윤정씨(35)가 남편 즈엉 반 응웬과 나눈 대화는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2022년 11월 18일, 두 사람이 문자메시지를 나눈 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응웬은 일터에서 쓰러졌고, 이내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심장사. 당시 응웬은 32세였고, 아이는 첫돌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아이 때문에, 아이를 위해서, 아이가 있어서 힘을 냈어요.”지난 2년간 윤정씨는 응웬의 죽음이 산업재해였음을 인정받기 위해 싸웠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싸움이었다. 애초에 돌연사는 한 해에 산재로 인정되는 사례가 17건(2022년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산재 인정이 드물게 이뤄진다. 더구나 응웬은 불법 하도급이 만연한 건설업에서 일했다. 그가 일한 시간을 증명할 서류는 형식적으로만 작성돼 있었고, ...

    2024.12.30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여전히 공은 광장에 있다
    [오늘을 생각한다] 여전히 공은 광장에 있다

    2024년 12월 21일 서울 광화문에는 다시 수십만의 시민이 모였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탄핵소추안 가결은 시작일 뿐’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오직 거리에 나선 시민들의 외침만이 뒷걸음질 치는 것만 같은 세상을 뒤흔들고, 윤석열‘들’을 몰아낼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광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성이, 청소년이, 성소수자가, 투쟁하는 노동자와 농민이 비상계엄 이전부터 이미 ‘계엄 상태’에 놓여 있던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했고, 이런 모순들이 사실은 하나로 연결돼 있었음을 말했다. 그날 밤, 1만여명의 시민은 전국농민회총연맹이 경찰과 대치 중인 남태령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튿날, 더 많은 시민이 남태령으로 모이고 야당 정치인들이 조력하자, 경찰은 트랙터에 길을 터줄 수밖에 없었다. ‘연대’가 만든 승리였다.광장의 시민들은 서로를 가로지르며 앞으로 가고 있는데, 내란을 공모했던 세력은 뒤로 가고 있다. 대통령은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

    2024.12.27 15:40

  • [꼬다리] 2025, 다시 만날 우리
    [꼬다리] 2025, 다시 만날 우리

    토요일 여의도는 진입부터 어려웠습니다. 그 큰 섬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한두 개가 아닌데, 길마다 꽉 들어찼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황당한 내란이 불러낸 거대한 분노였습니다. 넘실대는 인파 속에서 걷다 서기를 백 번쯤 반복한 끝에 겨우 광장 끄트머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우리’라는 단어를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힘 있는 이들이 그 단어를 휘두르는 방식이 싫었습니다. 대패의 칼날처럼 차이를 없애고 존재를 숨죽이게 하는 그 단어는 이 사회에서 자주 폭력이었기에, 웬만해서는 자주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광장에서 저는 우리가 ‘우리’라는 단어를 다시 찾아와도 되겠다고 느꼈습니다. 배제가 아닌 공존의 의미로 ‘우리’가 돌아온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너와 나를 서로 연결하고, 나를 닮은 너와 나와 다른 너를 한 곳에 담는 끝없는 그릇으로서의 ‘우리’가 말입니다.우리는 반짝였습니다. 다양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저기서 모인 응원봉의 빛깔은 레인보우 구슬아이스크림보다 더 ...

    2024.12.27 15:40

  • [메디칼럼] (45) 금연, 또 작심삼일이 안 되려면
    [메디칼럼] (45) 금연, 또 작심삼일이 안 되려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면 새해 결심으로 금연을 정하고, 이를 위해 여러 행동을 시도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한 마음을 먹고 시작한 금연의 성공 확률은 4% 정도로 매우 낮다.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기에 담배를 끊고 싶은데 담배와의 이별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금연이 쉽지 않은 이유와 해결 방법을 알아보자.금연 실패의 주된 이유는 니코틴 의존성과 금단증상 때문이다. 담배 연기를 마실 때 이산화탄소, 니코틴, 타르 등이 폐 속으로 들어간다. 이중 니코틴의 4분의 1 정도가 혈액으로 퍼진 뒤 뇌의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α4β2 nicotinic acetylcholine receptor)에 결합한다. 그러면 도파민의 분비가 증가해 행복감, 즐거움, 불안 감소, 식욕 억제 등의 반응이 일어난다. 이 외에도 여러 신경전달물질 분비로 각성 촉진, 기억력 증가, 에너지 증진, 스트레스 감소 등을 느낀다. 흡연자는 이렇게 다양한 보상 효과를 경험함으로써 ...

    2024.12.27 15:40

  •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 (22) 위기의 2024, 정치와 환경이 남긴 교훈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 (22) 위기의 2024, 정치와 환경이 남긴 교훈

    2024년이 막을 내리고 있다. 한 해를 뒤돌아보며,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특히 한국의 정치적 격변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 정권의 취약한 부분이었던 여야 협치와 소통, 사법리스크 등은 임기 내내 삐걱거리다 계엄이라는 극단적 형태로 터져 나왔다. 하지만 국민의 단합된 목소리와 시민 단체들의 즉각적인 행동이 이를 막아냈다. 국회는 국민의 지지를 받아 민주주의의 원칙을 수호했고, 이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아직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남아 있지만, 힘에 의존한 권력 집중과 민주주의의 원칙 훼손을 한국 국민이 더 허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던졌다.2024년 정치적 변화와 함께, 지구도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62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이 20...

    2024.12.27 15:40

  • [이경전의 행복한 AI 읽기] (17) 제약과 한계 돌파하는 AI 에이전트
    [이경전의 행복한 AI 읽기] (17) 제약과 한계 돌파하는 AI 에이전트

    우리는 제약과 한계에 둘러싸여 있다. 숙명적으로 주어지는 한계와 인간 스스로 만드는 제약에. 물론 인간은 그 한계를 계속 깨고 있다. 마라톤 세계최고기록은 42.195㎞를 2시간 35초까지 달리는 데까지 와 있다. 육상 100m 세계기록 역시 9.58초이다. 정말 놀랍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9.9초 정도가 세계기록이었던 것 같은데 그사이에 많이 줄었다. 인간은 1969년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뎠다. 화성엔 아직 인간이 착륙 못 했지만, 일론 머스크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지구인들을 이주시키겠다고 하고 있다. 인간은 계속 그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한편 인간은 여러 제도에 둘러싸여 있다. 결혼제도, 교육제도, 입시제도, 의료제도, 세금, 연금, 보험, 사회보장, 복지 제도, 이민, 교통, 환경 규제, 노동, 주택 제도 등. 제도는 제약이다. 사실 제약은 좋은 것이다. 불확실성을 없애는 순기능이 있다. 제약이 없으면 너무 많은 선택지를 가지게 ...

    2024.12.27 15:40

  •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1) 안창호가 세운 미주 최초의 코리아타운
    [손호철의 미국사 뒤집어보기] (1) 안창호가 세운 미주 최초의 코리아타운

    트럼프 주의로 상징되는 격동을 겪고 있는 미국. 그 뿌리를 찾아서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가 2024년 말 두 달간 2만9000㎞를 달려 답사한 ‘미국사 뒤집어보기’를 연재한다.(편집자 주)리버사이드. 미국 남캘리포니아의 중심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100㎞쯤 떨어진 작은 도시다. 나는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내려 렌터카를 찾자마자 2시간을 달려 리버사이드로 향했다. 중심가에는 아프리카계 민권운동의 대부인 마틴 루서 킹, 멕시코계 노동운동의 대부인 세사르 차베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길 건너편에도 비폭력저항 운동의 정신적 지주인 인도의 간디 동상이 눈에 띄었다. 세계적인 이들 운동가 사이에 친숙한 중년 남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 옆에는 반갑게도 한글이 보였다. ‘도산 안창호 기념공원’. 동상의 주인공은 안창호(1878~1938)였다. 우리 독립운동가가 킹 목사, 차베스, 간디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한 말의 격동 속에 ‘민족 대이주’, ‘코리아 디아스포...

    2024.12.27 15:4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43) 투자 바람에 춤추는 아세안 데이터센터
    [가깝고도 먼 아세안] (43) 투자 바람에 춤추는 아세안 데이터센터

    최근 아세안 지역의 디지털 경제가 성장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핀테크와 전자상거래,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경제가 확대되면서 아세안이 디지털 경제 허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아세안 경제 발전으로 중산층 증가와 통신 인프라 확충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스마트폰 보급률도 빠르게 늘고 있다. 디지털 친화적인 젊은 인구도 풍부하니 디지털 산업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2024년 11월 발표된 구글의 디지털 경제보고서(E-conomy SEA 2024)에 따르면 2024년 아세안 지역 디지털 경제 규모는 2640억달러(약 385조원)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 대비 15% 늘어난 것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2030년에는 1조달러(약 143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6년 만에 275% 가 성장하는 셈이다. 이러한 급성장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투자 열풍으로 연결되고 있다.그간 아세안 지역 데이터...

    2024.12.27 15:40

  • [IT 칼럼] AI 에이전트의 기만 본능
    [IT 칼럼] AI 에이전트의 기만 본능

    2025년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해가 될 것이라는 데 토를 다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오픈AI의 스웜, 앤트로픽의 클로드 컴퓨터 유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스튜디오, 구글의 제미나이 2.0은 AI 에이전트 시대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이들을 제외하고라도 수많은 스타트업이 AI 에이전트 기반 기술을 선보이며 AI 에이전트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거대언어모델과 대리인의 합성어인 AI 에이전트는 단어 그 자체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인간의 업무를 거대언어모델이 자율성을 갖고 대신 처리해주는 시스템을 뜻한다. 지금도 개별 거대언어모델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이보단 한층 진보된 형태를 AI 에이전트로 분류한다. 이를테면 업무 처리를 위해 인터넷 도구를 자율적으로 활용하는 기능, 분업 체계 아래에서 다른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는 기능들이 연결돼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AI 에이전트라고 부른다. 여행 AI 에이전트를 예로 들자면, ‘겨울철 일본 여행 3박4일 코스를...

    2024.12.27 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