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호수 별 보기

1589호

5남매 시골엄마의 버거운 ‘귀갓길’

표지이야기

5남매 시골엄마의 버거운 ‘귀갓길’

초저출생 시대, 다자녀 가구는 어디서나 귀한 존재다. 하루가 다르게 인구가 줄고 있는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 관점에서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 사는 정은라씨(43)는 귀한 사람이다. 셋째 아이가 태어난 직후 다섯 가족이 홍성군으로 귀농했다. 홍성에 뿌리를 내린 뒤로는 두 아이가 더 태어나 일곱 가족이 됐다. 2021년 막내가 태어났을 때는 가족의 소식이 지역언론에 기사로 실리기도 했다. 당시 기사에는 “대단하네요. 다섯째는 홍성에서 집 한 채씩 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댓글도 달렸는데, 가족의 소식은 그만큼 지역주민들이 함께 기뻐할 만한 이야기였다.지금 정은라씨는 지역의 현실을 살고 있다. 아이들의 성장 단계별로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고단함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의 교육·돌봄 기관은 집에서 그리 가깝지 않다. 이동수단도 마땅치 않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눌 또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보다 서서히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 정씨는 “큰 애가...

  • [정태겸의 풍경](70) 경북 울릉도 현포-들판의 보랏빛 파도 ‘그림 같은 꽃밭’
    [정태겸의 풍경](70) 경북 울릉도 현포-들판의 보랏빛 파도 ‘그림 같은 꽃밭’

    차를 몰아 경북 울릉도를 일주할 때였다. 바다를 끼고 달리다 산길로 올라 오르락내리락. 코너를 돌아서 나가던 중 눈이 휘둥그레졌다. 드넓은 들판에 보랏빛 파도가 일렁였다. 평평한 땅이 드문 울릉도에서 보기 힘든 규모의 꽃밭이었다. 귀한 풍경에 차를 멈추었다.울릉도는 화산섬이다. 지형이 가파르고 평지가 드문 건 그래서다. 바위가 많고 척박하다. 야생화가 많고, 여름이면 나리꽃이 여기저기 만발하다. 이렇게 한 종류의 꽃을 무더기로 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심지어 보랏빛이라니. 한쪽에 누군가 꽃의 이름을 적어 두었다. 버들마편초. 본 이름은 숙근버베나라고 부르는 남미 원산의 식물이다. 사진을 찍고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 다른 버베나에 비해 이 종은 키가 크고 줄기가 꼿꼿해 비바람에도 쉬이 꺾이지 않는다고 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바람 많은 울릉도에는 안성맞춤이다.울릉어선안전국 현포중계소가 있던 자리라고 했다. 면적은 3967㎡(약 1200평). 울릉군은 2022년 텅...

    2024.07.31 06:00

  • [신간] 음모론은 왜 살아남을까
    [신간] 음모론은 왜 살아남을까

    페이크와 팩트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 지음·김보은 옮김·디플롯·2만5800원물리학자이자 생물통계학자인 저자가 흑역사의 논리적 오류를 탐색한 책이다. 죽어 변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살인자로 몰린 교황, 19세기 미국 대륙횡단 철도사업 당시 뱀 기름을 만병통치약으로 팔아 억만장자가 된 판매원, 혐오의 생산자이자 범죄 용의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례 등을 통해 우리가 속는 오류를 추적한다.주변을 파악하는 인간의 능력과 호기심은 문명을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본능 때문에 인간은 종종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무작위로 발생한 사건들 사이에서 패턴을 찾거나 자신이 관찰한 결과만을 토대로 추론하는 경향이 생긴 것이다.정치적 상황도 영향을 끼친다. 1950년대 중국 공산당은 참새를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며 기생하는 부르주아의 상징’으로 여기고 중국에서 박멸시킨다. 유일한 천적이던 참새가 사라지자 대륙에는 메뚜기 떼가 들끓었고, 1...

    2024.07.31 06:00

  • [신간] 민주주의, 그 한계 너머의 것들
    [신간] 민주주의, 그 한계 너머의 것들

    민주주의,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애덤 셰보르스키 지음·이기훈, 이지윤 옮김·후마니타스·2만3000원‘평등’을 지향하는 ‘민주주의’를 정치체제로 택한 사회에서 왜 불평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을까. 비교정치학자인 애덤 셰보르스키는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평등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평등하다’는 명제는 시민 각 개인의 특성을 포함한 개념이 아니라 익명성의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셰보르스키는 평등뿐만 아니라 자기 통치(자치), 자유 등 민주주의의 이상적 가치들이 현실에선 한계가 있음을 역사적·현대적 사례와 데이터를 제시하며 설명한다. ‘자치’의 주체인 인민은 단수형이지만, 현실에서 복수의 인민이 추구하는 질서는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 자기 생각과 다른 정권이 집권하는 걸 목도한다.셰보르스키는 민주주의가 ‘할 수 없는 것’, 즉 한계를 아는 것은 도리어 민주주의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또 민주주의의 한계를 알아야 선동·폭력의 정치로...

    2024.07.31 06:00

  • [시네프리뷰] 데드풀과 울버린-데드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원할까
    [시네프리뷰] 데드풀과 울버린-데드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원할까

    극장을 나서면서 이 모든 깨알 같은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인용과 데드풀 자체라고 할 라이언 레이놀즈의 미국식 농담이 팬층을 넘어서 일반 관중에게 소구력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아, 이건 데드풀 영화였지. <데드풀과 울버린>이 시작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이야기 구성은 현란한 싸움 장면을 보여주고 그렇게 이르게 되는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데드풀>(2016)과 같다. <데드풀> 특유의 ‘제4의 벽을 깨는-스크린 너머의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냉소적인 농담과 함께. 영화 제목이 ‘울버린과 데드풀’이 아니라 <데드풀과 울버린>인 이유다. 이 영화가 울버린 영화였다면 ‘울버린 10편’이 됐을 것이다.우리는 <엑스맨> 시리즈를 포함해 울버린/로건의 ‘최후’를 알고 있다. 그래픽 노블 <울버린: 올드맨 로건>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로건>(2017)에서 울버린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소...

    2024.07.31 06:00

  • [문화캘린더]피아노 거장들, 한국에 온다
    [문화캘린더]피아노 거장들, 한국에 온다

    [클래식]2024 SAC 월드스타시리즈-Piano Special일시 8월 30일, 10월 1일, 12월 3일, 12월 11일 장소 예술의전당 음악당(콘서트홀, IBK챔버홀) 관람료 공연별 확인 필요예술의전당이 세계적인 피아노 거장들을 한국으로 불러 모은다. 오는 8월 30일 강렬한 감성의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바바얀을 시작으로 ‘현대 음악의 교과서’로 불리는 피에르로랑 에마르(10월 1일), 스웨덴 출신의 매혹적인 피아니스트 피터 야블론스키(12월 3일), 10년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는 바흐 스페셜리스트 안젤라 휴이트(12월 11일)가 차례로 방한해 연주를 선보인다.시작을 알리는 세르게이 바바얀의 무대는 ‘SONGS’라는 부제로 열린다. 가곡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곡을 작곡한 천재적 음악가들에 대한 오마주를 담고 있다. 대담하고 정교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세르게이 바바얀은 경이로운 음색과 깊은 통찰이 빛나는 독보적인 해석으로 전 세계의 찬사를 ...

    2024.07.31 06:00

  • [우정 이야기] 은행 업무, 수수료 없이 우체국서 해결
    [우정 이야기] 은행 업무, 수수료 없이 우체국서 해결

    최근 만료된 기후동행카드를 충전하기 위해 현금을 찾으려던 대학생 A씨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하철역 인근에 은행은 물론 자동화기기(ATM)도 없었기 때문이다. 주변을 돌아다닌 끝에 A씨는 간신히 편의점에 있는 ATM에서 현금을 찾을 수 있었다.A씨가 은행뿐만 아니라 우체국까지 찾아봤다면 이런 어려움을 줄일 수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1998년 씨티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9개 금융기관의 입·출금과 조회, ATM 서비스를 우체국 금융 창구에서 제공하고 있다. 거래은행이 우체국이 아니어도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서비스는 금융업무를 취급하는 전국 약 2500개 우체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우체국은 온라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지방을 비롯한 소규모 지역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국 일반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905개로 10년 전(5666개)보다 1761개나 줄었다. ATM의 수도 2만308대로 같...

    2024.07.31 06:00

  • [취재 후] 기초연금 10년의 의미
    [취재 후] 기초연금 10년의 의미

    “사실 노후 걱정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내 자신의 앞날을 위해 뭔가 대책을 세울 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어쨌든 내 자신보단 아이들이 먼저였으니까.”국민연금공단이 기초연금 도입 10년을 맞아 지난 3~5월 진행한 ‘국민 참여 공모전’에서 생활수기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한 A씨의 글 일부이다. 기초연금이 노인세대 삶에 무슨 의미일까. 공단으로부터 공모전 당선작 원고를 받아 읽어봤다. 남편 사후 홀로 남매를 기르면서 노후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A씨는 “매달 어김없이 정확한 날짜에 통장에 찍히는 기초연금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고 했다. 우수상 수상자인 B씨는 “수입이 줄어들었다고 쓸 곳이 줄어드는 게 아니어서 늘 빠듯한 생활, 이런 상황에서 기초연금은 생계에 큰 도움을 준다”며 “이따금 자녀들이 나한테 주는 용돈보다 더 많은 웃돈을 얹어서 손주들 손에 쥐여주는 재미도 작지 않은 행복”이라고 썼다.또 다른 우수상 수상자인 C씨는 이렇게 썼다. “기초연금이라는 작은 씨앗...

    2024.07.31 06:00

  • [독자의 소리] 1588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588호를 읽고

    “기초연금에 여유, 든든”…노인빈곤 해소엔 한계65세 이상이면 조건 따지지 말고 다 줘야 한다. 나이 먹어서도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소득 커트라인 걸려서 못 타 먹는다._네이버 12oc****70세인데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나 기초연금은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 어떻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이런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_네이버 choi****세금은 많이 뜯겼는데 혜택은 전혀 못 받는 계층, 열심히 노력했더니 벌 받는 정책. 이래서는 안 된다._네이버 qual****힘 받는 ‘트럼프 2.0’, 힘 빠지는 ‘전기차·배터리’이런 거 보며 외교적으로 적당한 거리를 둘 나라는 중국보다는 미국이 아닌가 싶다. 미국 정치판의 널뛰기는 앞으로 가면 갈수록 격해질 텐데…._네이버 me4w****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한국은 그야말로 최악 중의 최악이다. 윤석열 정부의 외줄 타기 외교로 한국은 그야말로 목숨줄 잡혀 미국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2024.07.31 06:00

  • [편집실에서] 지역의 이동권
    [편집실에서] 지역의 이동권

    지난 7월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큰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68세 운전자가 모는 자동차가 역주행하다 인도까지 침범해 보행자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습니다. 사고 원인을 추측하면서 운전자가 70세에 가까운 고령이라는 것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같은 달 3일에는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앞에서, 6일에는 서울역 인근 인도에서, 7일에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이 사고들의 운전자도 70~80대라는 것이 알려지자 고령 운전에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 절차를 강화하거나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주간경향은 지난 7월 15일 발간한 1587호에 실린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하면 다 해결되나’란 기사로 이 문제를 자세히 살폈습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증가 추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부터 나이를 먹는다고 곧바로 운전능력이 하락하는 건 아...

    2024.07.31 06:00

  • [렌즈로 본 세상] 학폭·왕따…아이 낳기 두려운 세상
    [렌즈로 본 세상] 학폭·왕따…아이 낳기 두려운 세상

    학교폭력 피해 학생 10명 중 6명이 고통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푸른나무재단은 지난 7월 24일 서울 서초구 재단 사무실에서 진행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기자회견에서 학교폭력 피해 학생 대상 고통의 정도를 조사한 결과 64.1%가 고통스러웠다고 응답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17년 동일 문항 조사 이래 역대 최고의 수치로, 피해자의 고통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보호자 인식 조사에서는 피해 학생 보호자의 40.6%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쌍방 신고를 당했다고 응답했으며, 푸른나무재단의 상담 전화 중 법률상담 신청 비율 또한 10년 중 최고치다. 현재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학교 폭력과 미흡한 대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부모가 아이를 낳고 싶어할까?

    2024.07.30 06:00

  • [주간 舌전] 다 잊고…한 대표 잘 도와줘야
    [주간 舌전] 다 잊고…한 대표 잘 도와줘야

    “하나가 돼 우리 한동훈 대표를 잘 도와줘야 된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24일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전날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김민전·인요한·장동혁 최고위원 등과 전당대회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당내 선거는 끝나면 다 잊어버려야 한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잘할까’ 그것만 생각하자”며 “우리는 다 같은 동지라고 생각하고 대통령실 수석들과 바로바로 소통하시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를 향해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포함한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대표는 당선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민심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며 “민심은 해병대원 특검법 통과를 압도적으로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는 “민주당은 ...

    2024.07.29 06:00

  • “남성 파워 강고한 로펌서 유리천장 깨고 할 일이 많다”
    “남성 파워 강고한 로펌서 유리천장 깨고 할 일이 많다”

    “대법관 구성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해온 이유는 여성으로서, 소수자로서, 상대적 약자로서 경험을 해본 사람이 보는 시각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대법원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하고 그렇게 대법원은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곳이어야 한다.”291명 중 19명. 1994년 사법연수원 23기 수료생 중 여성의 수다. 비율로 따지면 6.5%에 불과하지만 10명 남짓이던 그전보다 크게 늘었다며 당시 언론은 “우먼파워의 물결이 밀려든다”고 표현했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여성 법조인 수 자체는 대폭 늘었다.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여성은 43.6%, 전체 변호사 3명 중 1명은 여성이다. 그러나 ‘위’로 올라갈수록 여전히 여성은 부족하다. 대형로펌 대표직을 해본 여성 변호사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임원에 해당하는 파트너 변호사도 여성은 10명 중 1명 수준이다.그런 점에서 법무법인 원이 지난 6월 30일 이유정 변호사(56·사법연수...

    2024.07.29 06:00

  • 한국 청년들은 왜 ‘불안’할까
    한국 청년들은 왜 ‘불안’할까

    ※이 기사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이시열씨(27)는 지난 6월 말 공인회계사시험을 마친 후 영화 <인사이드 아웃 2>를 봤다. 영화를 보며 ‘나는 불안이 생각보다 높은 편이었구나’라고 생각한 그는 “‘불안이’가 미래를 준비하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수험생 입장에선 시험장까지 가는 실력을 꾸준히 키우는 건 불안이가 맞겠다. 그런데 불안이는 실수를 하기도 하므로 정작 실력 발휘를 해주는 건 ‘기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수험생들은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기쁨이가 (감정 본부의) 컨트롤러(제어판)를 잡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대, 30대가 되어 점점 책임감이 커지면서 불안이가 기쁨이를 잡아먹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지난 6월 12일 개봉한 미국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가 지난 7월 25일 기준 관객 813만명을 동원하며...

    2024.07.29 06:00

  • 미국 대선 ‘변곡점’…한국 부담만 늘어나나
    미국 대선 ‘변곡점’…한국 부담만 늘어나나

    ‘미국 대통령선거지만 미국만의 선거는 아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7월 22일 새벽 전해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속보는 해당 명제가 모순이 아님을 보여준다. ‘세계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적합한지와 별개로 ‘미국 대통령이 누구냐’는 진영화·파편화된 국제질서에서도 여전히 최고의 관심거리다. 특히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에 편승한 일부 국가들에는 생존 문제로까지 확장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의 우크라이나, 중동의 이스라엘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한국이다.실제로 한국이 직면한 안보 환경을 ‘종속변수(Dependent Variable)’로 놓으면 북한은 ‘상수(Constant)’, 미국 행정부는 ‘독립변수(Independent Variable)’가 된다. 과거 대북 ‘협상력’을 또 다른 ‘독립변수’로 만든 정부도 있었지만, 적어도 윤석열 정부에선 미국 외의 독립변수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구이고, 어떤 한반도 정책을 쓰느냐...

    2024.07.29 06:00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6) “검찰 독재정권 종식 후 사회권 선진국이 대안”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6) “검찰 독재정권 종식 후 사회권 선진국이 대안”

    “검찰 독재의 조기 종식이 지금 당면과제이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도 될까 말까 하는 문제이니까 그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이후엔 어떻게 할 거냐,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회권 선진국을 말하지만, 더 큰 이야기는 제7공화국을 건설하는 거다.”조국혁신당. 지난 3월 3일 창당했으니 이제 막 4개월을 넘긴 신생 정당이다. 창당 한 달 남짓 후 총선에서 12석을 확보해 원내 3당이 됐으니 돌풍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3년은 너무 길다.” 선거 당시 조국혁신당이 내건 구호다. 조국혁신당이 내건 의제는 크게 둘이다.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조기 종식과 사회권 선진국. 전자는 활발하게 표명되고 있지만 후자가 어떤 주장인지, 그 상에 대해 뚜렷하게 제시한 건 아직 없다.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서울시 서울연구원장과 대전환포럼 등 주로 정책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활동해온 인사다. 창당 때부터 당 정책위 의장을 맡은 그는 지난 4월 28일부터는 당 부설 싱크탱...

    2024.07.29 06:00

  • 이젠 ‘주윤야한’, 미래 권력이 된 한동훈
    이젠 ‘주윤야한’, 미래 권력이 된 한동훈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국힘의힘 당대표 당선은 이미 확실하다. 그다음이 문제일 뿐이다.”7·23 전당대회를 보름 정도 앞두고 한 의원이 내린 전망이다. 이 예측대로 한 대표는 지난 7월 23일 62.84%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결선 없이 당대표에 선출됐다. 당심은 한 대표를 소수 여당의 위기를 헤쳐나갈 적임자로 판단했다. 여론조사로 드러난 민심 역시 당심과 다르지 않았다.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계)에서 친한(친 한동훈 대표)으로 당내 권력 이동은 사전에 감지됐다. 다만 용산 대통령실과 광역지자체장, 현역 의원만이 이 변화를 이번에 눈으로 확인하고 놀랐을 뿐이다.이번 전당대회에서 부산·경남(PK), 대구·경북(TK) 현역 의원이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지 않았다. TK 출신인 김재원 전 의원만이 이 틈을 비집고 나와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현역 의원들이 ‘친윤’으로 낙인찍히기를 두려워해 출마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미 영남에서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과의 거리를 둔...

    2024.07.29 06:00

  • 논이 아닌 여의도서…청년 농민이 말하려던 것들
    논이 아닌 여의도서…청년 농민이 말하려던 것들

    지난 7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한 청년 농민이 이날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이 청년은 경남 진주에서부터 1t 트럭에 빈 농약살포기계를 싣고 왔다.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더는 농사지을 수 없으니 농기계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이 그의 트럭을 에워싸면서 충돌이 빚어졌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7월 19일 재판에 넘겨졌다. 농기계 반납이라는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에서 농사짓는 고통을 얘기하려던 청년 농민 김재영씨(37·전국농민총연맹 부산경남도연맹 사무국장)는 이렇게 구금됐다.이른바 ‘청년 농민’은 스마트팜과 같은 혁신 농법으로 농업의 미래를 이끌 일꾼으로 여겨졌다. 전국의 ‘40세 미만’ 청년 농민은 약 1만2000명(2020년 기준). 정부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청년 농민을 3만명까지 늘리겠다면서 융자 확대, 농지지원, 스마트팜 임대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청년 농민이 왜 농기계 상경투쟁에 ...

    2024.07.29 06:00

  • [꼬다리] 재판 ‘방청’해본 적 있어요?
    [꼬다리] 재판 ‘방청’해본 적 있어요?

    대학에 다닐 때 법학개론 수업을 들었다. 원하는 사건을 알아보고 재판을 직접 방청하는 게 과제로 주어졌다. 어떤 사건을 챙겼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수첩에 손가락이 아프도록 정신없이 판사와 변호사, 검사 말을 기록했던 건 선명하다. 또 기억나는 건 방청석 대부분이 비어 있었다는 거였다. 재판이 끝난 뒤에 들어왔다고 생각할 정도로 한산했다.대학생으로 한 언론사에서 인턴기자로 일할 때 마주한 법정 모습도 기억이 난다. 살인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챙겨야 하는 날이었다. ‘널널한 마음’으로 법정에 갔는데 재판을 보려고 일찌감치 도착한 방청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전에 텅 빈 방청석을 경험했던 터라 줄까지 선 모습이 꽤 생경했다. 이후 알게 된 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는 재판엔 방청객이 몰린다는 거였다.법원을 취재해 기사를 쓰다 보니 이런저런 기억을 소환하게 된다. 최근 이 기억을 조각조각 늘어놓게 된 건 한 판사와의 대화 덕분이다. 정확한 자구까지 복원하기 어렵지만 대략 이런 ...

    2024.07.26 16:00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20) 온라인에서 관계의 지경을 넓히다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20) 온라인에서 관계의 지경을 넓히다

    2001년 여름, 고도원 당시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내게 물었다.“책에서 읽은 글귀에 내 생각과 느낌을 붙여 사람들에게 e메일을 보내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요?”“e메일 받는 사람은 돈을 얼마나 내야 하죠?”“돈은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나는 그런 일을 왜 하려고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그즈음 영상 메시지를 촬영하는 자리에서 고 비서관이 김대중 대통령께 e메일 보내는 일을 하려 한다고 보고하자, 대통령은 ‘잘해보라’며 따뜻하게 격려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이렇게 시작했다. 그로부터 23년이 흐른 지금 아침편지 독자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돈은 받지 않았지만, 400만명과의 관계가 만들어졌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에는 ‘노사모’로 대표되는 네티즌의 역할이 컸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돼서도 인터넷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걸 즐겼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회견한 언론도 인터넷 매체였고, ‘국민께 드리는 글’을 직접 써서 수시로 인터넷에 올렸을 뿐 아니라 인터넷...

    2024.07.26 16:00

  • [오늘을 생각한다] 나 같은 학부모
    [오늘을 생각한다] 나 같은 학부모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총 1641건의 현행 법률 가운데 ‘인간 사회를 널리 이롭게 한다’라는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을 명시한 법률은 교육기본법이 유일하다. 그러나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홍익인간과 인류공영의 가치를 느끼기는 힘들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도, 학부모인 지금도 학교는 모범생과 우등생과 나머지 학생들로 구성된 느낌이다.나는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교육 공동체를 만드는 꿈을 꾼다. 교사들이 학교폭력 사안이나 교육복지를 보이콧하지 말고, 나 같은 학부모들과 함께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

    2024.07.26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34) 인도네시아의 꿈, 수도 이전 좌초 위기
    [가깝고도 먼 아세안](34) 인도네시아의 꿈, 수도 이전 좌초 위기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의 숙원사업인 수도 이전 프로젝트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8월 17일 독립기념일에 맞춰 새 수도 누산타라에서 수도 이전을 공식 선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도 이전을 두 달 앞두고 최고 책임자 2명이 갑작스럽게 사임하더니 별다른 설명 없이 자카르타와 누산타라 두 곳에서 각각 독립기념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정부 발표가 나왔다. 7월 초까지만 해도 조코위는 누산타라의 새 대통령 집무실에서 일할 것이라며 수도 이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싱가포르 언론 CNA는 지난 7월 8일 조코위가 전기, 수도와 같은 기본 인프라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수도 이전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포화상태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3340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심각한 과밀상태다. 해마다 최대 8㎝씩 지반도 침하하고 있다. 게다가 극심한 차량 정체와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오래전부터 수도 이전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핵심...

    2024.07.26 16: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6) ‘365일 근무’ 땐 연차수당 11일치, 366일  땐 26일치?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6) ‘365일 근무’ 땐 연차수당 11일치, 366일 땐 26일치?

    2023년 여름이 될 무렵, 홍 사장은 2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그중 1명인 지훈(가명)은 26세의 청년으로, 열정적이고 성실해 보였습니다. 그는 하루의 휴가도 쓰지 않고 매일 출근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홍 사장은 지훈의 모습을 보며 기특하게 생각했고, 그의 노고를 인정해주기 위해 특별 보너스도 준비했습니다.그런데 지훈은 애초부터 1년+1일 일하고 26일치 연차수당을 받아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2024년 초여름 즈음, 1년이 지나자마자 퇴사 의사를 밝혔습니다. 홍 사장은 당황스러웠지만, 지훈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퇴사 당일, 지훈은 26일치 연차수당을 요구했고, 홍 사장이 지급하지 않자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홍 사장은 노동청을 나서며 “20년 장기 근속한 직원이 퇴직할 때도 이렇게 수당을 많이 받지는 않았는데…”라며 힘겨워했습니다.■1년 차 연차 논쟁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주어야 ...

    2024.07.26 16:00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32) 미국 예외주의는 지속할 수 있을까
    [서중해의 경제망원경](32) 미국 예외주의는 지속할 수 있을까

    올해 7월 들어 미국의 대통령선거 관련 뉴스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총격을 당했지만 살아남았고, 민주당은 후보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민과 낙태, 기후변화 대응, 총기 규제, 사회보장 등에서 서로 대립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과 미국 제조업을 부흥하기 위한 산업정책, 통상정책은 대체로 궤를 같이한다. 다만 트럼프가 재선되면 미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 중심의 외교정책을 더 강하게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정부가 시행한 정책을 뒤집을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폭탄을 예고한 상태다.혼란스러운 미국의 대선 과정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를 선도해온 미국의 국제정치 리더십이 쇠퇴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국내정치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립각을 세우지만, 보호주의 무역을 추진하고 미국 내 산업 육성을 우선시하는 데에서는 양당이 거의...

    2024.07.26 16:00

  • [IT 칼럼] CRWD는 어떻게 세상을 마비시켰나
    [IT 칼럼] CRWD는 어떻게 세상을 마비시켰나

    지난 7월 19일 전 세계 수백만대의 윈도 기반 컴퓨터에서 블루스크린이 발생하며 시스템이 중단돼 공항, 방송사, 은행, 병원 등 수많은 기업과 기관의 서비스가 불능 상태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건의 원인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문제로 밝혀졌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011년 설립된 사이버보안 전문 기업으로, 특히 클라우드 기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해 빠르게 성장한 회사다. 최근 매출액이 30억달러에 달하며 나스닥에도 상장된 기업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다양한 기술 파트너와 협력해 통합된 보안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클라우드 보안 생태계에서 강력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기에 그만큼 피해 규모가 컸다.이번 윈도 컴퓨터 중단 사태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보안 소프트웨어 ‘팰컨(Falcon)’을 업데이트하면서 발생했다. 팰컨은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

    2024.07.26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