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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6호

쉽게 뽑고 쉽게 자르다, ‘병든 제조업’

표지이야기

쉽게 뽑고 쉽게 자르다, ‘병든 제조업’

“저도 제 아들이 그런 데 간다고 하면 안 보내죠.”일손이 필요한 곳에 이주노동자를 보내는 일을 하는 A씨는 그와 거래하는 사업장들을 이같이 평가했다. “가서 보면 대부분이 다 위험해요. 그런 데니까 외국인 쓰지. 아유, 한국 사람들이 위험하고 더럽고 어려운 3D에서 일 안 해요. 거의 안전시설 같은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많이 어렵죠.”A씨에게 이 일은 “용돈벌이” 부업이다. 정식으로 직업소개소 간판을 내건 사무실을 운영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보통 페이스북 등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한국에 들어온 이주민들이 출신 국가별로 만든 네트워크를 통해 구인·구직 광고를 한다.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에 연락이 많이 온다. 그를 취재하게 된 것도 페이스북 구직 광고 글을 보고 나서였다. 그는 “○○(국가명) 여자 5명 있어요. 청소 일 구해요”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게시했다.그는 “저는 가급적이면 불법 안 해요...

  • [꼬다리] 노인만 잘못하는 운전은 없다
    [꼬다리] 노인만 잘못하는 운전은 없다

    영화 <인턴>에서 스타트업 인턴으로 들어간 70세 노인 벤은 차량 운전을 계기로 30대 젊은 CEO 줄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술을 마시거나 허둥대는 이전 운전기사와 달리 벤은 안정적으로 운전하며 길도 잘 안다. 영화 <오토라는 남자>의 은퇴 노인 오토도 발군의 운전 솜씨를 가진 것으로 그려진다.정작 노인이 운전과 관련해 주목받은 영화는 주인공이 교통사고를 내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다. 데이지는 장을 보러 가다가 기어 미숙으로 사고를 내고, 걱정한 아들은 흑인 운전사를 고용한다. 다른 인종인 두 사람이 친구가 되는 과정이 영화의 핵심이지만, 이를 본 미래학자들은 고령 운전의 위험성에 초점을 맞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신드롬’이란 말을 만들었다.지난 7월 1일 60대 운전자가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해 벌인 사고로 ‘노령 운전자’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9명이나 사망한 데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 충격이 컸다. 회사가 근처...

    2024.07.10 06:00

  • [취재 후] 성폭력 피해자들은 더 많이 말해야 한다
    [취재 후] 성폭력 피해자들은 더 많이 말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를 취재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어떤 독자들은 성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가 피해자 관점에 지나치게 치우친 것 아니냐 할지 모른다. 실제론 그렇지 않다. 최대한 사실에 부합하는 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는 피해자에게 피해 본 과정을 세밀하게 묻고, 또 묻는다. 각종 자료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교차 검증도 한다. 피해자로서는 고통스러운 순간을 되뇌어야 하고, 2차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취재에 응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그럼에도 성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는 숨겨지지 말아야 한다는 게 2018년 미투(#MeToo·나는 고발한다) 운동의 취지였다. 이는 각자의 마음속에 담아뒀던 성폭력 피해를 세상으로 끄집어내고 공적인 공간에서 말하면서 함께 해결을 도모하자는 것이었다. 주축은 여성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해 대검찰청 통계 기준 성폭력 범죄자의 96.5%는 남성, 피해자의 87.5%는 여성이었다.여전히 피해는 피해로 다뤄지지 못한다. “검찰은 무리한 기소를 했어요...

    2024.07.10 06:00

  • [우정 이야기] 현금과 경조금 배달…금융 취약층 돕는다
    [우정 이야기] 현금과 경조금 배달…금융 취약층 돕는다

    우체국 집배원이 현금 배달을 한다?우정사업본부는 2018년 6월부터 ‘현금(용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체국 예금 가입자인 고객이 날짜를 지정해 신청하면 집배원이 현금을 찾아 전국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금융기관이 많지 않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몸이 불편한 금융 취약층과 고령자를 위한 상품이다.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신청인이 우체국에서 예금계좌 자동 인출과 현금 배달 약정을 해야 한다. 배달금은 10만원부터 50만원까지 1만원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수취인이 없어 배달하지 못하면 약정계좌로 다시 입금된다. 수수료는 배달액에 따라 2420원부터 5220원까지다.본인에 한해서는 국민, 군인, 공무원, 사학, 별정우체국직원연금 등도 현금 배달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경조금 배달 서비스’도 있다. 집배원이 고객이 요청한 주소지로 경조금과 경조 카드를 함께 배달하는 상품이다. 경조 카드는 결혼, 축하, 위로, 조의 등 4종으로 온라인환(환증서) 또...

    2024.07.10 06:00

  • [신간]사고는 왜 불평등하게 일어날까
    [신간]사고는 왜 불평등하게 일어날까

    사고는 없다제시 싱어 지음·김승진 옮김·위즈덤하우스·2만3000원한 세기 동안 벌어진 사고를 탐구하며 사고의 증가가 구조적 불평등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 역작이다.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교통사고, 산업재해, 재난 등을 통해 ‘사고’라는 말이 어떤 죽음과 손상을 감추고 그것이 반복되게 만드는지 밝혀낸다. 이를 위해 과실, 조건, 위험, 규모, 낙인, 인종주의, 돈, 비난, 예방, 책무라는 10가지 키워드를 연결한 뒤 촘촘하고 풍성한 논의로 확장해 나간다. 논의는 무너진 시스템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예방 가능한 비극에서 벗어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한국에서 반복되는 재난에 무기력감을 느끼는 이들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싶지 않은 이들, 위험 사회의 불안을 비난이나 낙인으로 해소하지 않으려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추천사에서 “때때로 우리는 세계에 대해 생각하던 방식을 바꿔놓는 책을 만난다. 이제까지 ‘사고’라는 단...

    2024.07.10 06:00

  • [시네프리뷰] 러브 라이즈 블리딩-범죄 스릴러 또는 비범한 사랑 이야기
    [시네프리뷰] 러브 라이즈 블리딩-범죄 스릴러 또는 비범한 사랑 이야기

    로즈 글래스 감독은 다양한 감독의 작품을 레퍼런스로 선정해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에게 공유했다고 전해진다. 이 영화가 단순히 특정 시대의 장르영화를 넘어서는 좀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작품으로 읽힐 수 있는 확장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단서다.<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여러 측면에서 독특한 양상을 보이는 개봉작이다.일단 지난 7월 4일 시작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개봉일을 목전에 두고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것은 아예 없지는 않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어쨌든 영화제 티켓은 예매 오픈 19초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는 홍보사의 전언이다.또 다른 특이점은 영화에 조연인 데이지로 출연한 안나 바리시니코프가 초대돼 레드카펫을 밟았고, 이후 영화제 기간 관객과의 대화, 정식 개봉과 관련한 홍보 행사를 병행한다는 점이다. 이 역시 감독이나 주연급 배우들이 홍보를 위해 내한하는 보통의 경우와 비교해 흔치 않은 형태다.연출을 맡은 ...

    2024.07.10 06:00

  • [정태겸의 풍경](69) 강원 양양 남대천-우리가 몰랐던 ‘양양의 풍경’
    [정태겸의 풍경](69) 강원 양양 남대천-우리가 몰랐던 ‘양양의 풍경’

    강원도 양양이 뜨겁다. 적잖은 여행자의 시선이 양양으로 향한다. 대체로 인구해변과 바로 곁의 죽도를 말하지만, 변화 범위가 훨씬 넓고 크다. 위로는 속초에 가까운 곳부터 아래로는 주문진 바로 곁 남애리 일대까지 모든 해변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그러나 내 마음을 움직인 건 바닷가가 아닌 의외의 장소였다. 남대천이다.오해하면 안 된다. 이 하천은 강릉의 남대천이 아니라 양양의 남대천이다. 그러니까 강원도 동쪽의 남대천은 하나가 아닌 둘이다. 강릉 왕산면에서 발원하는 강릉의 것과 달리 양양의 이 물길은 양양 현북면에 가까운 오대산에서 시작한다. 영동지역의 하천 중에서 가장 맑고 길다고 알려져 있는데, 상류 쪽은 강원도에서 가장 물이 맑다는 법수치계곡을 이룬다. 길게 돌고 돌아 흘러 내려온 강은 양양읍 바로 옆에서 바다로 빠져나간다.보는 순간 가슴이 요동친 곳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제법 너른 강폭이 저 멀리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에 맞닿아 더없이...

    2024.07.10 06:00

  • [편집실에서] 한국은 안전한 사회입니까
    [편집실에서] 한국은 안전한 사회입니까

    1년 전쯤 겪은 일입니다. 한 모임에 참석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주제가 한국의 저출생 문제로 옮겨갔습니다. 다들 관심이 많았습니다. 저출생에 관한 대책으로 여러 이야기가 쏟아졌습니다. 그러다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토종 한국인’의 출산만으로는 위기를 막을 수 없으니 한국도 다민족국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참석한 사람들이 대체로 결론에 공감하는 듯했는데 누군가 딴지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민을 받는다고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많이 올까요?”, “한국이 그만큼 인기가 많은 나라인가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잠시 멍해졌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이었습니다. 당연히 한국이 문을 열면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의 사람들은 너도나도 한국으로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임금 수준만 상대적으로 높으면 다른 조건은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 여겼습니다.지난 6월 24일 경기 화성시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화재에서 목숨을 ...

    2024.07.10 06:00

  • [독자의 소리] 1585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585호를 읽고

    ‘법의 빈틈’에…남자친구에게 죽는 여성들출생률 계속 떨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_네이버 kvdi****또 남성들만 이야기해놨네. 여자들은 없더냐?_네이버 pack****가정폭력이나 성범죄처럼 8 대 2, 9 대 1 수준이면 다수인 쪽을 얘기하는 게 당연하지. 가해자에 감정이입해서 남자라 불편하다니._네이버 lune****고시원은 문 닫는데…원생들은 왜 떠나지 않나한없는 사회적 약자를 놓고 벌이는 저급한 담합이다. 그럼에도 건물주 편에서 떠드는 더러운 세상. 이러니 36분에 한 명씩 자살하는 국가가 됐지._네이버 cher****저런 쪽방 소유자들을 조사해보자 세금도 안 내며 매달 수천만 원씩 걷어가는 어둠 속에 숨어있는 더럽고 냄새나는 재력가들._경향닷컴 우****주거환경의 열악함, 법적 보호의 미비, 행정적 지원의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이 문제는 단순히 돈을 더 주고 이사시키는 방식으로 해결될 수 없다._네이버 o061****푸틴 방북...

    2024.07.10 06:00

  • [렌즈로 본 세상] “정부가 한번 키워보소”
    [렌즈로 본 세상] “정부가 한번 키워보소”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우 농가들이 지난 7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우 반납’ 집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에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전국한우협회 회원 1만2000여명은 지속 가능한 한우 산업을 위한 지원법(한우법) 제정과 한우 암소 2만 두 긴급 격리, 사료 가격 즉시 인하, 사료구매자금 상환기한 2년 연장 및 분할상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을 요구했다. 2012년 이후 12년 만에 열린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모형 소를 정부에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는데, 경찰이 설치한 벽에 가로막혔다. 한우 농가 지원을 위한 한우법은 21대 국회 폐회를 앞둔 지난 5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하루 만에 폐기됐다.

    2024.07.09 06:30

  • 낯섦과 익숙함 사이…‘대치동’ 드라마·영화가 늘어난다
    낯섦과 익숙함 사이…‘대치동’ 드라마·영화가 늘어난다

    “대한민국 다 무너져도 저 욕망이 남아 있는 이 동넨 절대 안 무너질 거거든.”지난 6월 30일 종영한 tvN 드라마 <졸업> 1화, 남자 주인공 이준호(위하준 분)와 ‘대치동 친구들’의 술자리. 결혼을 앞둔 한 친구가 강남 밖에 신혼집을 알아본다는 말에 준호의 가까운 친구 최승규(신주협 분)는 ‘안면몰수’하고 부모의 집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라도 대치동에 남아야 한다는 말과 함께 서울대 과점퍼를 입은 이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한다.<졸업>의 공간적 배경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다. 여자 주인공 서혜진(정려원 분)은 대치동 학원의 국어과 강사로 ‘등급 올리는 귀신’이라 불릴 만큼 잘나가는 강사다. 준호는 고등학교 1학년 첫 모의고사에서 8등급을 받았지만, 혜진의 수업을 받으며 1등급까지 오른 ‘기적’적인 인물.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다가 혜진이 있는 학원에 강사로 들어오면서 드라마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주요 이야기로 풀어낸다.“&...

    2024.07.08 06:00

  • [주간 舌전] 왜 25만원 줍니까…100억씩 주지
    [주간 舌전] 왜 25만원 줍니까…100억씩 주지

    “왜 25만원을 줍니까. 국민 1인당 10억씩, 100억씩 줘도 되는 거 아닙니까.”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을 겨냥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그렇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뻔한 것 아니겠느냐”며 “부채라는 개념 없이, 방만한 재정이라는 게 대차대조표에 대변 차변이 일치되는 거라 문제없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단 물가가 상상을 초월하게 오를 뿐 아니라 대외신인도도 완전히 추락해서 대한민국 정부나 대한민국 기업들이 밖에서 활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민주당은 반박에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7월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저열한 조롱은 차치하더라도, 참을 수 없이 가볍고 얕은 대통령의 경제 인식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

    2024.07.08 06:00

  • 미국의 대중국 정책 논쟁이 말해주는 것들
    미국의 대중국 정책 논쟁이 말해주는 것들

    ‘중국과의 경쟁을 관리하는 것이 미국에도 이익이다.’ vs ‘중국에 싸워 이기는 것이 미국에 이익이 된다.’최근 미국 워싱턴 외교가를 달군 대(對)중국 정책 논쟁을 요약하면 이렇다.발단은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5·6월호에 실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기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지낸 매슈 포틴저와 마이크 갤러거 전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공화당)의 기고문이었다. 워싱턴 정가에서 대중 매파로 손꼽히는 두 사람은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을 관리해서는 안 된다.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대화를 통해 ‘데탕트(긴장 완화)’를 추구하는 것이 미국과 글로벌 안보에 오히려 해가 된다고도 주장했다.그러자 바이든 행정부 전직 당국자 등이 중국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박 기고를 실었다. 이어서 포틴저·갤러거도 다시 재반박 기고를 보내면서 논쟁이 달아올랐다....

    2024.07.08 06:00

  • 덴마크, 소·돼지 방귀에 세금 걷는다
    덴마크, 소·돼지 방귀에 세금 걷는다

    지구촌이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가 세계 최초로 ‘농업 분야’에 탄소세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축이 트림·방귀 등으로 배출하는 ‘메탄’에 세금을 부과해 농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메탄은 대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보다 대기에 머무는 기간은 짧지만, 열을 가둬두는 온실효과가 80배 이상 크다. 이번 법안이 연말 의회를 통과하면 덴마크는 농업 분야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앞서 유사한 법안을 준비했다가 농민들의 반발에 부딪힌 다른 국가들이 다시 입법에 나설지 주목된다.CNN과 AP 등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정부는 2030년부터 소와 양, 돼지 등을 키우는 농가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1t당 300크로네(약 6만원)의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지난 6월 26일 발표했다. 농업, 산업, 환경단체 등과 협상해 합의에 이르렀고 2035년부터는 부과 세금을 1t당 750크로네(약 15만원)로 인상할 예정이다.다만 ...

    2024.07.08 06:00

  • “시민조직이 의료권력을 견제·감시해야”
    “시민조직이 의료권력을 견제·감시해야”

    의료공백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확정됐지만 전공의들은 복귀하지 않고(7월 1일 기준, 전공의 출근율 7.9%) 일부 의대 교수들은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92개 환자단체는 지난 7월 4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 휴진 철회와 재발 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1000여명은 “아픈 이에게 의료 공급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을 강요하지 말라”고 외쳤다.의대 증원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까닭은 ‘더 나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런데 출구 없는 대치 속에서 환자들의 ‘일상’은 무너져내렸다.“아픈 사람들은 언제 어떻게 치료를 받을 것인가 하는 치료계획이 있게 마련이고, 그것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입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료라는 자원을 두고 갈등하면서도 정작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보지 않는 것이죠.”조한진희 다른몸들 대표(47)는 말했다. <...

    2024.07.08 06:00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3)“국민이 뽑은 의원, 서로서로 존중해야”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3)“국민이 뽑은 의원, 서로서로 존중해야”

    지난 6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여야 의원 간 한바탕 격전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초선인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말에서 “때로는 상대 의원에게 조금 미운 마음이 들더라도 국민과 대화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노력하겠다”며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여야 격전 사이를 비집고 튀어나온 이 인사는 ‘법사위에서 유일하게 여야가 싸우지 않은 때’로 표현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월 3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난 우 의원은 “국민이 뽑은 의원을 무시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법조인 출신 여당 의원답게 야당 주도 법안을 비판하는 법 논리를 내세웠지만 시종일관 ‘생각한다’, ‘하는 것 같다’라는 식의 겸손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나갔다.-법사위의 첫 인사말은 준비한 것인가.“준비한 것은 아니다. 그날 갑자기 법사위로 배정돼 참석했는데, 첫날 상임위에서 위원들에게 첫인사를 시키는 줄도 몰랐다. 송석준 의원(국민의힘)이 ‘존경하고픈 위원장...

    2024.07.08 06:00

  • 핵무장이 필요한 건…한국 안보인가, 선거 앞둔 정치인인가
    핵무장이 필요한 건…한국 안보인가, 선거 앞둔 정치인인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불가능해 보인 일이 현실이 되고, 당연해 보인 일이 공상이 된다. 정치적 이상, 목표란 이름으로 포장된 ‘가능성’의 영역에서 이성적, 논리적 판단은 후순위로 밀린다. 속고, 속이고, 속아주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설사 불가능해도 지지층이 원하는 대로 말하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비판은 부당한 ‘정치 공세’로 치부한다. 선거 때면 ‘가능성의 예술’ 외엔 설명할 길 없는 공약이 난무하는 것 역시 해당 맥락의 연장선에 있다.이러한 가능성의 영역에 특화된 소재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주기적으로 다시 제기된다는 점, 구체적 계획보다 선언적 수사가 앞선다는 점 등이다. 전제에, 전제에, 전제가 완벽히 맞아떨어져야 실현 가능하다는 것 역시 공통적이다. 역설적으로 이는 매번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나는 소재가 잊을 만하면 부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러 전제 중 하나만 새롭게 충족해도 가능성의 영역에서 다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에서 ...

    2024.07.08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어차피 볼 ‘RE100 시험’이라면
    [오늘을 생각한다] 어차피 볼 ‘RE100 시험’이라면

    최근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일본 정부에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을 60% 이상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 내 공급망 탈탄소화를 위한 244개 기업 연합체인 ‘일본 기후 리더스 파트너십(JCLP)’은 다국적 기업들의 RE100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국제 경쟁력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정부에 목소리를 높였다. RE100 이니셔티브는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는 캠페인으로, 참여 기업에 2030년까지 60% 이상 재생에너지 전환 달성을 요구하고 있다. RE100은 바이오매스, 지열, 태양, 수력 그리고 풍력에서 발전된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간주하고, 원자력은 포함하지 않는다.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지난 6월 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 등 4개 경제단체는 2029년부터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정부에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성 공시는 기업의...

    2024.07.05 16:00

  • [김우재의 플라이룸](52) 초파리는 곤충이다
    [김우재의 플라이룸](52) 초파리는 곤충이다

    초파리가 유전학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유전적 대물림의 비밀이 초파리 염색체를 통해 풀려왔기 때문이다. 염색체에 길게 배열된 띠의 집합이 유전자라는 사실도 초파리에서 밝혀졌고, 염색체 접합과 재조합의 비밀 또한 초파리에서 알려졌다. 미국 뉴욕주의 컬럼비아대학에서 탄생학 초파리 유전학은 실용주의라는 철학적 기반 위에서 탄생했고, 철저히 인간의 건강과 질병 연구에 적용돼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하에 발전해왔다.실용주의와 도브잔스키의 초파리토머스 헌트 모건에서 시작돼 그의 수제자인 스터티번트와 뮬러 등으로 계승된 고전유전학의 전통은 실험실에서 초파리를 인간생물학을 연구하는 도구로 만들어나갔다. 이런 전통에 반기를 든 건 모건의 또 다른 수제자였던 도브잔스키였다. 그는 멘델과 다윈의 이론을 의심하던 철저한 실험주의자 모건과 달리 숭고한 다윈주의의 사도였고, 훗날 그 유명한 진화론의 도그마인 ‘진화의 불빛에 비추지 않고서는 생물학의 그 어떤 것도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언명을 탄생시켰...

    2024.07.05 16:00

  • [이경전의 행복한 AI 읽기](11) AI 에이전트가 만들어낼 새로운 연결
    [이경전의 행복한 AI 읽기](11) AI 에이전트가 만들어낼 새로운 연결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Meta)의 수석 AI 과학자 얀 르쿤은 모든 상호작용이 인공지능(AI)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AI가 모든 것을 연결해주는 시대가 오리라는 것이다. 여러 소개팅을 해봐도 만족스러운 남자친구를 만나지 못한 어떤 여성이 AI에다 말한다. “난 내 남자친구가 이런 사람이면 좋겠고, 저렇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이런 것은 내가 양보할 수 있어” 등. 그러면 AI가 어떤 남자친구 후보를 연결해줄 수도 있다. 그 남자도 AI에게 미리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 “나는 이런 남자친구를 원하는 여성을 만나면 좋겠어. 이런 것은 싫어하는 여성, 이런 것은 없어도 된다는 여성이면 좋겠어.”남녀 매칭은 물론 구직 등도 AI가 ‘척척’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서로 잘 찾고, 원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잘 만나게 해주는 역할을 AI가 하게 될 것이다. 남녀 간의 연결뿐만 아니라 의뢰인이 변호사를 찾거나 환자가 의사와 병원을 찾는 일, 구매자가 판매자와 제조자를, 판매자가...

    2024.07.05 16:00

  • [박성진의 국방 B컷](10) 2015년 북 ‘포격 도발’, 한국군의 ‘뇌피셜’이었다
    [박성진의 국방 B컷](10) 2015년 북 ‘포격 도발’, 한국군의 ‘뇌피셜’이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관계가 심상치 않다.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북·러 조약을 통해 유사시 지체없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서로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진영 대립 구도는 더욱 첨예해졌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대응은 위태롭고 불안해 보인다.남북은 대북전단과 오물풍선을 주고받는 등 그 불씨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다 북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을 일삼고, 한국군은 휴전선 인근에서의 K-9 자주포 사격훈련도 했다.남북은 거칠고 불안한 게임을 하고 있다. 사소한 충돌이 ‘치킨게임’으로 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 하지만 남북 간 적대 행위가 반복되면서 국민은 이런 위험에 둔감해졌다. 오히려 미국 전문가들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경고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6월 9일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수석연구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

    2024.07.05 16:00

  • [서중해의 경제 망원경](31) 곱씹어볼 스웨덴의 ‘인구정책 실험’
    [서중해의 경제 망원경](31) 곱씹어볼 스웨덴의 ‘인구정책 실험’

    정부가 지난 7월 1일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는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신설되는 인구전략기획부는 저출생뿐 아니라 고령사회 대응과 인력, 이민 등 인구정책 전반을 포괄한다. 또 강력한 컨트롤타워로서 ‘전략·기획·조정’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제기획원과 유사한 모델로 설계했다고 한다.인구문제를 전담하는 부총리급 부서를 신설할 정도로 인구문제는 국가적 과제가 됐다. 한국의 총인구는 이미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재같이 낮은 출생률이라면, 2100년 한국 인구는 현 수준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신설되는 인구전략기획부의 책무가 막중하다. 인구문제는 정책을 지금 실행해도 효과는 한 세대 이상의 지체가 발생한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목표와 수단으로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다. 이 점에서 한 세기에 걸친 스웨덴의 인구정책 실험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인구 감소 극복, 사회정책 전환 필요” 1934년 알바 뮈르달과 군나르 뮈르달 부부는...

    2024.07.05 16:00

  • [IT 칼럼] AI, 디지털 재앙이 될 것인가?
    [IT 칼럼] AI, 디지털 재앙이 될 것인가?

    지난 5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AI 기술에 수많은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 다시 한번 ‘AI의 실존적 위험’이 화제가 됐다. AI의 실존적 위험이란 고도로 발전된 AI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을 뜻한다.기술의 진보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인류에게 전례 없는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를 넘어서 윤리적·사회적·경제적 차원의 복합적인 문제를 초래한다.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위험 시나리오 3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악의적인 AI 사용이다. 이는 테러리스트나 적대 국가 등 악한 사람들이 AI를 무기로 사용할 때 발생한다. 둘째, 의도하지 않은 결과다. 이는 AI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작동해 부작용이나 피해를 일으킬 때 발생한다. 셋째, 통제 불능의 초지능(superintelli...

    2024.07.05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