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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5호

‘법의 빈틈’에…남자친구에게 죽는 여성들

표지이야기

‘법의 빈틈’에…남자친구에게 죽는 여성들

‘거제 교제폭력(데이트폭력) 사건’으로 숨진 이효정씨의 어머니가 교제폭력 관련 제도를 개선해 달라며 올린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지난 6월 18일 시민 5만명 동의를 받았다. 이씨의 어머니는 청원글에서 “국회에서 지금 당장 교제폭력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고, 피해자들은 보호받을 수 있는 교제폭력처벌법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잇따르는 교제폭력 사건에 국민의힘은 지난 6월 20일 교제폭력방지법 정책토론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22대 국회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 입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교제폭력이 발생하는 맥락과 특성을 제대로 고려한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보여주기식으로 새로운 법만 추가할 게 아니라 기존의 성폭력 법체계를 정확한 책임 추궁과 피해자 보호 취지에 맞춰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제폭력을 단순 사랑싸움으로 치부해온 수사 관행, 가정폭력을 협소하게 정의하고 가정의 유지에 방점...

  • [꼬다리] 밥 타령과 국가비상사태
    [꼬다리] 밥 타령과 국가비상사태

    “이렇게 서울에 와 있으면 남편 밥은 누가 차려줘?” 지난 6월 11일 모정당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본청 예결위 회의장에서 한 남성 의원이 여성 의원과 악수를 하며 말했다. 질문을 받은 의원은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웅성댄 건 기자들이다. 특히 여성 기자들의 표정엔 당황스러움이 읽혔다. 입에선 “헐” 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어색해진 공기 탓인지 남성 의원은 혼잣말하듯 서둘러 자신의 말을 정정했다. “아이, 말 잘 못 했다. 밥은 알아서 차려 먹으면 되지.”남성 의원을 비방하고자 이 일화를 꺼낸 건 아니다. 70대인 그를 굳이 이해해보자면 친근감을 표현하려다 실수를 한 셈이었다. 말을 정정하기까지 했으니 이만하면 ‘나이스’했다. 다만 괴담처럼 전해오는 ‘남편 밥 타령’을 국회에서, 그것도 여성 의원을 상대로 한다는 점이 충격이긴 했다. 국회의원조차 여성이란 이유로 이런 소릴 듣는데, 내겐 얼마나 많은 오지랖이 쏟아질까 상상만으로 끔찍했다.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2024.07.03 06:00

  • [취재 후] 피해자를 괴롭히지 않았기를
    [취재 후] 피해자를 괴롭히지 않았기를

    ‘사적 제재’를 적었다, 지우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상을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서 하나하나 뜯어볼 때 생기는 괴리감이 문제였습니다. 사회적 분노가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쉬운 방법은 ‘동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적 제재가 괜히 나오겠나. 가해자 처벌하라’는 논리에 편승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선 눈 감아야 하는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유튜버의 폭로에 불안한 ‘피해자의 목소리’였습니다.사회적 ‘분노’의 힘은 대단했습니다. 수십 년 전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데 이어 직·간접적으로 엮인 사건 주체들이 속속 사과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 결과를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것은 ‘이 분노가 누굴 위한 것인지, 그 결과는 무엇을 파괴하고 만든 것인지’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유튜버의 가해자 공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과거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 사실이 나오게 됩니다. 사람들의 호기심은 선의로만 작동하...

    2024.07.03 06:00

  • [우정 이야기] 단양·동해의 ‘하늘 산책로’ 우표로 만난다
    [우정 이야기] 단양·동해의 ‘하늘 산책로’ 우표로 만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하늘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조망시설 ‘하늘 산책로(스카이워크)’를 담은 기념우표 57만6000장을 오는 7월 3일부터 판매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기념우표에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등 2곳의 스카이워크를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을 우표에 담았다.충북 단양에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남한강과 단양 읍내를 굽어보는 산꼭대기 절벽에 들어서 ‘단양팔경’을 비롯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만천하스카이워크란 이름은 ‘만 개의 골짜기와 천 개의 봉우리’란 뜻의 만학천봉에서 따왔다. “천하를 모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소백산, 월악산, 금수산 등 주변 명산이 어우러진 비경과 단양 시내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에는 고강도 삼중 유리 재질로 만들어진 세 손가락 모양의 투명한 하늘길도 있어 남한강 수면 위 80m 높이에서 하늘을 걷는 느낌을 체험할 수 있다.단양이 ‘...

    2024.07.03 06:00

  • [신간] 한국을 들썩이는 ‘수능의 실질’
    [신간] 한국을 들썩이는 ‘수능의 실질’

    수능 해킹문호진, 단요 지음·창비·2만3000원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시행된 지 올해로 31년째. 어느 때라고 관심이 적었겠느냐 마는, 최근엔 내내 화두다. ‘킬러 문항’이나 ‘사교육 카르텔’이 개혁 대상으로 호명되는가 하면 학원가 스타 강사가 연예인처럼 인기를 모은다. 의대 정원 확대 관련 뉴스가 이어질 때마다 입시판도 들썩인다. 수능은 도입 목적에서 변질한 지 오래고 최근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수능 출제방식이 고도화할수록 수험생들이 대형학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도 공고해졌는데, 저자들은 수능에 대처해온 사교육계의 작업을 ‘수능 해킹’이라 부른다. 수능의 진화가 공교육과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실전 모의고사 문제 출제가 어떻게 문화이자 산업으로 자리 잡았는지 과정도 담겼다. 현재 의사로 일하는 문호진과 SF소설 작가인 단요는 사설 모의고사 문제를 내본 경험자들이다. 수험생, N수생, 학원 강사, 조교, 교사 등을 두루 인터뷰해 ‘수능의 실질...

    2024.07.03 06:00

  • [시네프리뷰] 태풍클럽-세월이 흐르니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
    [시네프리뷰] 태풍클럽-세월이 흐르니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

    나이 들어 다시 보니 캐릭터 각자가 폭주하는 이유, 흔들리는 미묘한 감정선에 따라 각각 다른 방향으로 치달아가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영화는 풋풋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10대 중반 소년·소녀들의 불안과 감성을 잘 포착해 놓았다. 여러모로 짙은 울림이 남는 영화다.이 영화가 마침내 한국에서 개봉한다니, 이상야릇한 느낌이다. <태풍클럽>. 이제는 세상을 떠난 소마이 신지 감독의 1985년작 영화다. 주인공은 중학교 3학년 소년·소녀들.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9월 초 목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아이들이 ‘폭주’하는 이야기다. 사실 태풍클럽은 존재하지 않았다. 여러 이유로 집에 가기 싫은 아이들, 그리고 문득 평생 시골 여자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도쿄로 가출한 소녀까지 묶어 표현한 것이다.39년 만에 한국 개봉하는 감독의 대표작 처음 이 영화를 본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서울 홍익대 앞 거리, 엘리베이터가 없어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가야...

    2024.07.03 06:00

  • [독자의 소리] 1584호를 읽고
    [독자의 소리] 1584호를 읽고

    정의구현과 ‘돈벌이’ 사이…사적 제재에 던지는 질문법이 구멍 난 건 맞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의로운 척’에 중독됐다고 볼 수 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3차 가해를 신경 쓰지 않는다._네이버 juli****정의구현이란 말 갖다 붙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사실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다._네이버 myma****공적 제재가 온전하면 사적 제재가 힘쓸 수 있었을까._네이버 zest****“한국 사법절차 공정했다면 사적 제재 나왔겠나…부끄러운 줄 알아야”잘못된 기소나 판결로 물의를 일으킨 판·검사들도 기소 및 수사받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_네이버 summ****법조인을 향한 사적 제재 역시 존재한다. 석궁 사건과 화염병 사건 등에서 보듯이._네이버 king****한국 사법체계가 문제죠. 판사한테 용서를 구하면 판사가 용서하고, 고소나 신고하려면 경찰들이 그런 거로 고소 안 돼요, 하고._네이버 time****혁신인 듯 혁신 아닌 애플 AI, 게임체인저 ...

    2024.07.03 06:00

  • [편집실에서] ‘전원일기’를 다시 보며
    [편집실에서] ‘전원일기’를 다시 보며

    <전원일기>란 드라마를 기억하시나요. 문화방송(MBC)이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간 방송한 역대 최장수 드라마입니다. 농촌의 일상을 잔잔하고 따뜻하게 그려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저도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케이블 채널이 재방송하는 <전원일기>를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당시 본 에피소드는 총 1088회의 <전원일기> 중 206회인 ‘춤바람’ 편인데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영남 엄마(고두심 분)와 종기 엄마(이수나 분) 등 동네 여성 4명이 온천을 다녀옵니다. 읍내에서 점심을 먹고도 시간이 남으니 종기 엄마가 일행에게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읍내에 ‘재밌는 가게’가 있는데 함께 구경을 하러 가자는 것입니다. 그 재밌는 가게의 이름은 ‘은하수 캬바레’입니다. 영남 엄마는 들어갔다가 기겁해 집으로 가버리고 나머지 3명은 맥주를 마시며 춤추는 사람들을 구경합니다. 그러다 그만 ‘방앗간 임씨’와 마주칩니다. 여성 3명...

    2024.07.03 06:00

  • [렌즈로 본 세상] 태극기와 인공기도 기싸움?
    [렌즈로 본 세상] 태극기와 인공기도 기싸움?

    바람 잘 날 없는 남북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지난 6월 23일 접경지역인 경기 파주시 파평산에 올랐다. 해발 500m가 넘지 않건만, 고갯마루의 바람은 지쳐 있었다. 북쪽의 공기도 힘은 없어 보였다. ‘오물 풍선’을 날리기엔 적당한 날이 아니다. 북한의 선전마을인 기정동에는 사람 한 명 얼씬거리지 않았다. 낮잠에서 뒤척이던 휴전선의 바람이 간혹 기지개를 켤 참이면 남북의 대형 깃발이 품고 있던 중심의 문양이 잠시 드러날 뿐이었다.땅은 쪼갤 수 있겠지만, 하늘은 그러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무장지대의 바람 장단은 철조망을 넘지 못한 채 따로따로 불었다. 북쪽 기정동의 인공기가 펼쳐지면, 남쪽 자유의 마을 대성동의 태극기는 깃을 여미었다. 주거니 받거니 기싸움을 하는 것일까? 북한과 러시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재검토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던 터였다.20㎞는 족히 넘는 거리에서 바라본 남과 ...

    2024.07.02 06:27

  • [주간 舌전] 탄핵 청원 20만 넘어…민심 부글부글
    [주간 舌전] 탄핵 청원 20만 넘어…민심 부글부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에 20만명이 넘는 국민께서 참여했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6월 27일 이렇게 말했다. 지난 6월 20일부터 동의를 받기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6월 23일 소관위원회 회부 기준인 동의 5만명을 넘겼다. 이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에 부쳐졌다. 청원인은 탄핵 청원 이유로 해병대 박정훈 전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 명품 뇌물 수수·주가조작·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전쟁 위기 조장, 일본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방조 의혹 등을 들었다.박 당대표 직무대행은 “민심이 그만큼 부글부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며 “(윤 대통령은)해병대원 특검법을 비롯해 국회를 통과하는 법안들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생각하지 말고 전면 수용하고 즉시 공포하겠다고 미리 선언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국회) 임시회에서 눈곱...

    2024.07.01 06:00

  • 혐오와 차별에 무감각해지지 않게
    혐오와 차별에 무감각해지지 않게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예술공간 ‘팩토리2(factory2)’에서 지난 6월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무료 전시 ‘나란 나란 읽는 시대’는, 말하자면 ‘다양성 책방’을 표방한다. 어떤 책을 알리고 팔기 위한 책방이 아닌 책 읽는 행위 자체를, 그 주변에서 번지는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는 것에 의미를 뒀다. 시각예술, 사진, 출판, 건축, 교육, 공연 등 문화예술 분야 작가, 활동가 20명이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꼽은 책 20권을 ‘전시’했다.20권의 책이 천장에서 내려온, 회색 천으로 만든 간이 책꽂이에 꽂혀 있다. 손을 넣어 꺼내 들어야만 책 표지를 볼 수 있다. 김다은 팩토리2 기획자는 “혐오와 차별, 무관심과 적대감은 강렬하고 쉽게 가시화되지만 사랑과 희망, 환대와 연대는 연약하고 여전히 부족한 사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며 “결코 쉽게 얻을 수 없고, 시간과 품을 들여야 자리 잡을 수 있는 이러한 가치와 태도가 전시가 끝나더라도 지속해서 이어졌으면 하는...

    2024.07.01 06:00

  • SK그룹 재편 소용돌이···SK온 ‘심폐소생’할까
    SK그룹 재편 소용돌이···SK온 ‘심폐소생’할까

    ‘서든데스(돌연사)’ 경고등을 울린 SK그룹이 대수술을 앞두고 있다. 배터리 등 주력사업 부진 속 방만한 투자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SK그룹은 작년 기준 차입금이 116조원을 돌파하며 빚이 가장 많은 그룹 1위에 올랐다. 재계 서열 2위인 만큼 향후 진행되는 구조조정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구조조정의 핵심은 계열사 통폐합, 투자 유치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 인적 쇄신 등이다.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과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이 구조조정을 지휘하면서 오너(사주)가의 위기 극복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SK그룹은 경기도 이천 연구소에서 6월 28일에 이어 29일에도 2024년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구조화) 방향을 논의한다.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CEO)이 모두 참석해 끝장 토론식으로 전개된다.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출장 ...

    2024.07.01 06:00

  • [단독] 김건희 여사 수수 의혹 ‘제3 인물’ 누구냐
    [단독] 김건희 여사 수수 의혹 ‘제3 인물’ 누구냐

    “가방 사안 같은 경우는 사실관계는 대부분 드러난 상태에서 법리에 관한 판단만 남은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월 23일 당대표 출마 선언 뒤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의견을 묻자 내놓은 답이다. 이날 한 전 위원장이 밝힌 ‘특검 추진’에 대한 입장은 ‘채 상병 사망 사건 특검은 제3기관 추천을 전제로 한 찬성, 김건희 여사 특검은 반대’로 요약된다.한 전 위원장의 말대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관련 사실관계는 대부분 드러났을까. 예컨대 공개된 김건희 여사 접견 영상을 보면 최재영 목사 다음으로 신라 면세점 가방을 든 신원 불명의 남성과 여성 등 2명이 들어간다.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람은 최 목사만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 사람들은 누구인지 밝혀졌을까.현재 검찰과 경찰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스토...

    2024.07.01 06:00

  • “사람 죽었는데 벌금형? 피해자 탓하는 사측과 끝까지 싸울 것”
    “사람 죽었는데 벌금형? 피해자 탓하는 사측과 끝까지 싸울 것”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후 ‘불과 먼지’라는 단편소설을 썼던 이창동 영화감독은 오래전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 소설을 썼을 때는 뭔가 남겨놓아야 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흔적이 없다는 게 제일 견디기 어려웠거든. 사람의 죽음에는 남이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죽음이 있어요. 예를 들어 5·18의 죽음이 그렇죠. 하지만 어떤 죽음은 아무도 말하지 않아요. 놀랍지 않아요? 나는 놀라웠어요. 인간의 삶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2007년 3월, 씨네21 ‘끈질긴 이야기꾼의 도돌이표, 영화감독 이창동’)우리는 어떤 죽음은 오래도록 얘기하지만 어떤 죽음엔 침묵한다. 2019년 10월 건설현장 산재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정석채씨(39)는 이런 차별에 몸서리치며 5년의 세월을 보냈다. “처음 1년여간은 그 누구도 손잡아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의 아버지 고 정순규씨는 부산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임시가설물(비계)에서 추락사했다. 사망에 이른 사실관계에 대해 사측인 경동건설과 하...

    2024.07.01 06:00

  • 푸틴 방북 이후 한·러, 관리냐 파국이냐
    푸틴 방북 이후 한·러, 관리냐 파국이냐

    ‘제재는 무력화했고, 우방과의 관계는 강화했다.’ 주어를 생략하고 보면, 성공한 외교다. 문제는 이 문장의 주어가 북한이라는 점이다. 지난 6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여러 측면에서 논란이 됐다. 특히 회담 결과물인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의 의미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사실상 군사동맹이라는 주장과 과대 해석이라는 반박, 신냉전의 상징이라는 주장과 이해에 따른 일시적 결속이란 주장이 맞섰다.단순한 관점 차이 같지만 어느 쪽 분석을 따르느냐에 따라 정부 대응이 달라진다는 점이 문제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월 23일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응해오느냐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무기의) 조합이 달라질 것”이라며 “최근 러시아는 조금씩 레드라인...

    2024.07.01 06:00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2) “4년 동안 원외에서 많은 준비를 했다”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2) “4년 동안 원외에서 많은 준비를 했다”

    2022년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선거·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후 우상호 비대위 체제가 그해 6월 들어섰다. 각 선수(選數)당 한 명씩 발탁됐는데, 당시 원외 지역위원장 대표로 중앙 정치 무대인 비대위에 모습을 드러낸 이가 바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이었다. 지난 4월 총선에서는 경기 평택병 지역구에서 3선의 유의동 전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을 물리치고 금배지를 달아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들어갔다. 유 전 의장과는 2020년 21대 총선에 이은 리턴 매치에서 승리했다. 지난 6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4년 동안 원외에서 많은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2022년에는 어떻게 원외 지역위원장 대표로 비대위원이 됐나.“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에서 처음에 사무총장을 했다. 그런데 박수현 회장(현 국회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회장이 됐고, 원외 대표로 비대위원이 됐다.”-원외에서 4년 동안 ...

    2024.07.01 06:00

  • 고시원은 문 닫는데…원생들은 왜 떠나지 않나
    고시원은 문 닫는데…원생들은 왜 떠나지 않나

    지난 6월 24일 오후, 70대 여성 A씨는 서울 중구 회현동 21세기고시원의 비좁은 복도에서 바퀴 달린 가방을 끌고 있었다. 이삿짐을 미리 빼는 중이라고 했다. 이사를 하는 날은 6월 30일인데 이사 갈 방이 마침 비어 있어 짐을 미리 옮겨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이사 비용을 아끼려면 지금부터 하나씩 세간살이를 옮겨야 한다.A씨는 6년을 살던 이 고시원에서 쫓겨나는 중이다. 지난 5월 25일 건물주는 ‘건물 철거 및 리모델링’을 이유로 올해 6월 20일까지 방을 비우라는 공지문을 고시원 내에 붙였다. 공지한 퇴거일 이후로는 전기, 수도,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뜯어보면 문제가 많은 공지였다. 공지문에는 퇴거 예정 기간이 5월 18일부터 6월 20일까지로 적혀 있지만, 실제 공지문은 5월 25일에야 붙었다. 입주민에게 퇴거까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을 준 건 법을 떠나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건물주가 정말로 단전·단수를 감행한다면 형사적으로도 책임을 질 ...

    2024.07.01 06:00

  • [오늘을 생각한다] 변방이면 안 되나요?
    [오늘을 생각한다] 변방이면 안 되나요?

    지난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변방에서 중심으로>라는 외교안보 정책 회고록을 펴냈다. 출판사는 “(문재인 정부 시기 외교안보 정책의) 성공과 실패 요인, 정책에 대한 공과 판단을 솔직하게 기록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책을 펼쳐보면 남북관계 개선의 ‘실패’에 대해서는 그다지 솔직해 보이지 않는다. 이 책에서 문 전 대통령은 강한 국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이것이 ‘이중사고의 모순’을 드러낸다고 비판한다. 한편에선 역대 여느 정권보다 막대한 국방비 예산(5년간 290조원)을 지출하거나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다른 한편에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선전하는 이중성을 지적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군비를 증강하는 상대와 평화군축 협상을 하는 바보는 없다.문재인 정부 참모들은 2019년 2월 하노이에서의 북·미 회담이 ‘노딜’이라는 파국적 상황으로 끝나리라는 것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고, 이에 대한 플랜B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

    2024.06.28 16:00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28) 국가폭력 기억 계승에 고뇌하는 청춘
    [이주영의 연뮤덕질기](28) 국가폭력 기억 계승에 고뇌하는 청춘

    고통스러운 기억을 무대 위에서 재현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포스트 메모리 세대(전쟁이나 국가폭력을 직접 겪지 않고 구전이나 글로 접한 세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근현대사 배경 무대극은 기억과 애도에 머물지 않는다. 연극 <연안지대>·<적벽대전>·<빵야>, 뮤지컬 <사월> 등은 청산하지 못한 국가폭력의 결과물과 이를 짊어지고 사는 동시대 현대인들의 ‘기억 계승’을 다룬다. 후세가 떠안는 무거운 짐들의 ‘뒤처리’에 대한 미학적 변주다. 연극 <미궁의 설계자>·<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기억을 각인하게 돕는 체험에 방점을 둔다. 군부독재 당시 폭력적 현장을 관객들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관객 몰입형 미장센과 동선을 안배했다.연극 <연안지대>(와즈디 무아와드 원작·김정 연출)는 아버지 이스마일(윤상화)을 안장하기 위해 그 시신을 껴안고 세상을 떠도는 아들 윌프리드(이승우) 이야기다. 전...

    2024.06.28 16:00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35) 오죽하면, 20년 전 일로 해고하기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35) 오죽하면, 20년 전 일로 해고하기

    “부장님, 유튜브 보셨어요? 이 과장(가명)이 20년 전 그 사건의 공범이었다고요. 계속 같이 근무할 수 있을까요?” 김 대리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사무실은 일순 조용해졌다.인사부 박 부장은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 우리 회사 규정에 맞는지 확인해봐야겠어.”부장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 범죄로 해고할 수 있는지는 케이스별로 달라. 과거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입사한 경우에도 징계할 수 있다는 판례도 있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과거와 현재의 직무가 연속성이 있어야 하거든.”김 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럼 이 과장의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부장은 답했다. “이 과장이 입사한 후 범죄사실이 밝혀졌다면, 회사 규정에 따라 채용 결격 사유로 해고가 가능할 수도 있어. 우리 회사는 성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후 2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해고가 가능하지.”김 대리는 다시 물었다. “하지만 20년 전 사건이라면 ...

    2024.06.28 16:00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19) 우리는 언제 행복한가?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19) 우리는 언제 행복한가?

    유시민 작가가 오래전에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걸 먹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껴요.” 사람 만나 얘기 나누는 걸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그로선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다.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리고 행복은 탁월함(Arete)을 추구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말한다. 탁월함에는 지적 탁월함(Theoria)과 성격적 탁월함(Praxis)이 있는데 지적 탁월함, 즉 지혜·통찰 같은 것은 배움에서 생기고, 성격적 탁월함, 즉 관용·절제 같은 덕성은 습관에서 얻어진다고 했다.탁월함을 향해 나아갈 때 행복하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왜 인간은 탁월함을 좇으려고 할까. 답을 서은국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의 책 <행복의 기원>에서 찾았다. 사람은 언제 행복한가. 생존에 유리한 환경에서, 또는 생존확률을 높이는 일을 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일 잘하고 관계 좋을수록 생존...

    2024.06.28 16:00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2)러시아를 버리지 못하는 베트남
    [가깝고도 먼 아세안] (32)러시아를 버리지 못하는 베트남

    지난 6월 20일 새벽 2시. 늦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빈 방문이었음에도 2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만 베트남에 머물렀다. 본래 1박2일 일정으로 6월 19일 도착 예정이었던 푸틴의 늦은 방문을 두고 일부 언론은 ‘지각 대장 푸틴’이라고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는 푸틴 초청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강력 반발에 ‘24시간도 머물지 않았다’는 외교적 제스처를 취할 수 있도록 푸틴이 베트남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러시아는 실리를 잔뜩 챙겨갔다. 푸틴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부터 2위 국가주석, 3위 총리, 4위 국회의장까지 각각 별도 회담을 통해 베트남 핵심 지도부 모두를 만나는 큰 환대를 받았다. 빡빡한 일정 속에 베트남과 12개 협력 문서에 서명까지 했다. 미국 주도로 러시아 고립 작전이 한창인데 베트남이 푸틴의 체면을 제대로 살려준 것이다.2023년 3월 국제형사재판소가 푸...

    2024.06.28 16:00

  •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17) PFAS 누구냐, 너는
    [정봉석의 기후환경 이야기](17) PFAS 누구냐, 너는

    아마라 스트랜디(Amara Strande)는 미국 미네소타주 오크데일시에서 프로 뮤지션의 꿈을 키우던 고등학생이었다. 하지만 2017년 15세 때 그의 삶이 바뀌었다. 두통, 메스꺼움, 코피 및 복통으로 고통받았고, 500만명에 한 명꼴로 걸리는 희소간암 판정을 받았다. 5년 동안 20번 이상의 수술을 받았지만, 암을 치료할 수는 없었다.아마라는 주변에서 암으로 고통받는 것이 자신만이 아님을 알았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같은 고등학교 학생 5명이 암으로 숨졌고, 다른 많은 사람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또 지역 어린이의 암 사망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 171%나 높았다. 아마라는 자신을 포함한 주변 친구들이 왜 비슷한 고통을 겪는지 의아했다. 그리고 원인을 알았다. 미네소타에 있는 제조회사 ‘3M’이 과불화화합물(PFAS: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가 포함된 폐기물을 주변 지역에 묻었고, 이것이 지역 지하수를 오염시켰다.아마...

    2024.06.28 16:00

  • [IT 칼럼] ‘짝퉁’ AI 콘텐츠의 습격
    [IT 칼럼] ‘짝퉁’ AI 콘텐츠의 습격

    2022년 출시 이후 2년 만에 1조3000억원 가치로 성장한 AI 기반 검색사이트. 모든 지식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슬로건으로 검색 질서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스타트업. 제프 베이조스 등 빅테크 거물들이 투자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신생 테크기업. 퍼플렉시티를 수식하는 화려한 문장은 지금도 끊임없이 늘어나는 중이다. 물론 구글의 대항마, 오픈AI 출신 창업가라는 문구도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승승장구를 거듭하던 퍼플렉시티의 가도에 최근 제동이 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위 ‘포브스’ 탐사보도 도둑질 논란이다. 발단은 이렇다. 퍼플렉시티가 콘텐츠 데이터 확보를 위해 내놓은 ‘페이지’라는 일종의 블로그 서비스에 ‘포브스’의 탐사 기사를 도용한 한 편의 글이 올라왔다. 퍼플렉시티는 자사 검색에서 이 페이지를 주요한 출처로 인용했다. 정작 첫 원본 기사를 작성했던 ‘포브스’ 기사는 뒤로 밀려났다. 항의를 받자 이번에는 도용된 기사를 바탕으로 제작된 유튜브 영상 링크가 선순...

    2024.06.28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