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고창 삼태마을숲-탄성 자아내는 ‘나무의 얼굴’](https://img.khan.co.kr/weekly/2025/06/04/news-p.v1.20250526.4f1eabb3411345b987d036e835f0a25c_P1.jpg)
도대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히 내비게이션은 이 근처라고 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숲다운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여느 시골의 개울가 정도로만 보이는 풍경이 있을 뿐. 차에서 내려 물었다. “여기가 삼태마을이 맞나요?”, “여기가 삼태마을 맞습니다.” 경로당 앞에 앉아 있던 어르신 대답을 듣고 고개를 돌려 다시 둘러봤다. 그제야 개울가에 늘어선 왕버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도 오래된, 용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마냥 용틀임하는 듯한 몸체가 기가 막혔다.
삼태마을숲은 지금까지 찾아다닌 여러 숲 중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중 하나였다. 이곳의 버드나무숲 역시 비보림이었다는 설이 있다. 홍수가 잦았고, 그래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또 다른 이야기도 있는데, 19세기 말 정휴탁이라는 군수가 어려운 이에게 소를 빌려줬고, 백중날마다 소를 빌려 간 사람을 불러 잔치를 열었다는 것. 그때 소를 매놓았던 말뚝이 자라 지금의 숲이 됐다는 입소문이다. 또 다른 일화도 있지만,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알기 어렵다. 중요한 건 이곳에 이런 숲이 있다는 사실이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왕버들의 몸체에 감탄만 나온다. 하늘로 비틀어 올라가는 이 모습은 나무의 얼굴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삼태마을의 수호신은 탄성을 자아내는 이런 얼굴을 가졌다. 수호신답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