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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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잃어버린 사회

버트런드 러셀 지음·장석봉 옮김·21세기북스·1만9800원

[신간] 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

노벨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 에세이 모음집이다. 그는 책에서 “맹목적 믿음은 광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러셀의 통렬한 비판은 특정 정치집단이나 엘리트층만을 겨냥하지 않는다. 그는 책에서 현대 사회의 인간은 이성이 마비됐다고 말한다. 스스로 이성적이라고 믿는 인간은 감정과 선입견, 사회적 압력에 휩쓸려 행동하는 경우가 더 잦다. 이 대목에선 12·3 비상계엄을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맹목적 지지자들이 떠오른다. 책에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적십자사가 ‘흑인의 피를 백인에게 수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등이 예로 제시됐다.

러셀은 자기 신념의 확신에 찬 교조주의자들이 사회를 경직시키고, 다양성을 억압하며, 갈등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교조주의에서 벗어날 해법이 있을까. 러셀은 비판적 사고를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1950년 출간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책은 탈진실의 시대를 사는 이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깨우침을 준다.

헌법의 힘, 외교의 길

최종건 지음·21세기북스·1만9800원

[신간] 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

국익을 지키는 외교란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을 역임한 저자가 이러한 질문을 품고 써낸 외교 에세이다. 외교 이론을 조명하는 대신 방대한 현장 경험을 들어 ‘외교’가 무엇인지를 쉽게 풀어냈다. 저자는 외교 현장에서 거론되는 ‘국익’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헌법을 배신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저자는 외교에서도 낙제점을 준다. 그간 대한민국이 지켜온 협력외교의 틀을 허물고 특정 국가에 치우친 편향된 외교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 헌법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외교만이 국익을 창출한다고 강조한다.

불온한 영화를 위하여

오동진 지음·썰물과밀물·1만8000원

[신간] 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

저자는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는 ‘탐독할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 등 비교적 최근 영화들이 하필 왜 이 시점에 나와 관객과 독자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했는지를 깊이 있게 살핀다.

확인 강박

샐리 M. 윈스턴, 마틴 N. 세이프 지음·이세진 옮김·교양인·1만8000원

[신간] 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

끊임없이 자기 의심을 하는 ‘확인 강박’. 40여 년간 강박 장애를 치료해온 저자들은 인간이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식과 온갖 두려움의 범주를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회복 방안은 불안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 시설을 나서다

김남희 외 지음·진실의힘·1만8000원

[신간] 탈진실 시대,  내게 필요한 건 뭘까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장애인은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는 통념에 맞서 나온 책이다. 저자들은 시설의 기원, 탈시설화가 이미 진행된 해외 사례,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 대안 등 여러 담론을 두루 다뤘다. 탈시설을 원하는 당사자 목소리도 담겼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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