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전남 강진 다산초당-고요한 숲속 다산의 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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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겸의 풍경] (77) 전남 강진 다산초당-고요한 숲속 다산의 거처

바람은 차가웠지만, 숲 안쪽은 견딜 만했다. 나무 사이를 걸어 만덕산 기슭을 넘어가자 먼발치에 집 하나가 놓였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을 보냈던 거처다. 그는 강진에서만 18년을 보냈는데, 그중 10년을 여기서 머물렀다. 긴 세월을 머물렀으니 남긴 것도 많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우리에게 낯익은 수많은 책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무려 600여 권에 달하는 조선 후기 실학이 여기서 집대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산초당에 오르면 눈여겨봐야 할 게 또 있다. 현판이다. 이 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친필을 집자해서 모각한 것이지만, 추사만의 기품이 오롯이 배어 있다.

이곳을 찾은 건 고요함에 머무르고 싶어서였다. 숲길 안쪽 깊숙한 이곳은 시끄러운 세상일에서 잠시 떠나 있기에 안성맞춤이다. 가만히 앉아 있자니 새소리만 가득하게 차올라온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사그락거리는 나무의 소리도 반가웠다. 집 주위를 가득 메운 자연이 주는 선물로도 충분히 좋았지만, 여기서 생을 보냈던 인물이 정약용이어서 더 좋았다. 그가 일생에 걸쳐 남기고자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다산의 그 뜻이 무겁게 다가오는 연말. 이 숲의 거처가 그 어느 곳보다 의미 있게 다가오는 오후였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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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총리 한덕수씨에게 드리는 질문
오늘을 생각한다
전 총리 한덕수씨에게 드리는 질문
관료 출신으로 경제와 통상의 요직을 두루 거쳐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다 21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사퇴해 공직에서 물러난 자연인 한덕수씨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묻는다. 2007년 첫 총리 지명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2002~2003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재직 시절 외환은행 매각 사태(론스타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첫 총리직과 주미대사를 역임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12년부터 3년간 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급여 19억5000만원과 퇴직금 4억원, 2017년부터 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18억원, 2021년 3월부터 1년간 에스오일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8000만원 등 퇴직 전관 자격으로 총합 42억3000만원의 재산을 불린 일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은 지금도 그대로인가? 이처럼 전관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다시 윤석열 정부의 총리 제안을 수락해 공직으로 복귀한 것 역시 관료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문제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