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바다에서 바닥에 숨어 있는 노랑각시서대를 포착했다. 이 서대는 황갈색 바탕에 흑갈색 가로띠가 예뻐서인지 ‘각시’라는 수식이 붙었다. 보기에는 예쁘지만 다른 서대에 비해 비리고 맛이 떨어져 인기 있는 품종은 아니다.
서대는 가자미목 서대아목에 속하는 박대, 참서대, 개서대, 용서대, 흑대기, 노랑각시서대 등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모두 비슷하게 생긴 데다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에 개인적으로는 통칭인 서대가 정감이 가고 편하다.
서대는 우리말로 ‘셔대’라고도 불렸다. 조선시대 동물백과전서인 <전어지>에는 혀를 닮았다 해서 ‘설어(舌魚)’,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장접(長鰈)’이라 했다. 정약전은 서대를 “몸은 좁고 길며 짙은 맛이 있다. 모양은 마치 가죽신 바닥과 비슷하다. 속명은 ‘혜대어’”라고 했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서대란 이름은 ‘설어(舌魚)’ 또는 ‘셔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서대의 영어명 역시 ‘텅피시(Tonguefish)’인 것도 머리는 둥글고 꼬리 쪽으로 갈수록 뾰족해지는 길쭉한 모양새가 혀를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서대는 넙치류나 가자미류와 달리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꼬리지느러미와 합쳐져 하나로 연결돼 있다. 서대류는 눈이 오른쪽으로 몰려 있는 것을 납서댓과, 눈이 왼쪽으로 몰려 있는 것을 참서댓과로 분류한다. 이들은 가자미, 넙치와 같은 저서성 어류로 바닥에 납작 엎드려 지낸다. 서대는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중서부 지방과 충남 서천, 전북 군산 지방에서 명물로 꼽힌다. ‘서대가 엎드려 있는 개펄도 맛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래서 여수를 중심으로 한 전남 해안가를 방문하면 서대 요리는 꼭 맛을 봐야 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박수현 수중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