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짙어가는 ‘아마존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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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디스토피아

알렉 맥길리스 지음·김승진 옮김·사월의책·2만7000원

[신간]점점 더 짙어가는 ‘아마존의 그늘’

이 책의 원제는 ‘풀필먼트(Fullfillment)’다. 미국 유통 플랫폼 기업 아마존의 물류배송 시스템을 가리키는 용어로 ‘완수’ 또는 ‘일괄처리’를 뜻한다.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의 선임기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아마존의 풀필먼트 시스템이 만들어낸 디스토피아를 고발한다. 저자가 만난 아마존 물류배송 노동자들은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건강을 위협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다. 아마존은 선거자금 후원, 회전문 인사, 로비 등을 통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물류센터·고용증대 등을 내세워 지방정부들에는 조세 혜택을 얻어낸다. 이 전략은 지역적 격차와 불평등을 키운다. 아마존 디스토피아를 막으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22년 아마존에 첫 노조가 결성됐다. 저자는 정부·정치권의 역할을 주문한다. 신자유주의 기치를 내건 기업의 탐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정치적 결단과 민주적 통제뿐이기 때문이다. “아마존 없이 살 수 있겠어?”라는 질문은 “쿠팡 없이 살 수 있겠어?”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작업자의 사전

구구, 서해인 지음·유유히·1만9000원

[신간]점점 더 짙어가는 ‘아마존의 그늘’

독서 커뮤니티 ‘들불’을 운영하는 구구와 대중문화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를 발행하는 서해인은 자신들을 ‘작업자’로 정의한다. 기획자, 에디터, 마케터, 디자이너 등이 하는 ‘다종다양한 노동’을 하지만 정작 그런 명칭들은 자신들의 일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이 책에는 ‘레퍼런스’ ‘콘텐츠’ ‘브랜딩’ ‘핏’ ‘공유 오피스’ 등 작업하는 중에 마주하는 100개 단어에 관한 두 사람의 정의가 담겼다. 제도권 안에서 설명되지 못했던 ‘작업자들의 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수바드라 다스 지음·장한라 옮김·북하우스·2만원

[신간]점점 더 짙어가는 ‘아마존의 그늘’

‘과학’은 이성의 최고 지표이며 ‘교육’은 인간다움을 함양시켜 주고 ‘시간’은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의심해본 적 있는가. 과학철학자인 저자는 서구가 만든 현대 문명의 열 가지 핵심 개념의 생성 과정을 탐구하며 억압·착취의 역사를 살펴본다.

하야부사

쓰다 유이치 지음·서영찬 옮김·동아시아·1만8000원

[신간]점점 더 짙어가는 ‘아마존의 그늘’

2014년 발사돼 소행성 ‘류구’의 물질을 채취한 후 2020년 지구에 도착한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의 우주탐사 대장정을 담았다. 프로젝트 매니저였던 저자가 소행성 탐사의 전 과정을 회고·설명하며 고군분투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친애하는 슐츠 씨

박상현 지음·어크로스·1만9800원

[신간]점점 더 짙어가는 ‘아마존의 그늘’

‘스누피’로 유명한 찰스 슐츠의 만화 <피너츠>에 흑인에 대한 편견을 반박하는 흑인 캐릭터가 등장한 계기는 무엇일까. 책은 특정 젠더나 인종,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이 일상인 세상에 태어났지만 그것에 맞선 사람들의 삶을 다룬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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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