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리즘’으로 살펴보는 AI 신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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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소위 ‘제2의 전기’라 불릴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이는 인공지능(AI)은 개인의 업무 효율부터 기업의 혁신 전략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AI를 개발하고 도입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오작동으로 인해 기업이 치명적 손상을 입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에 따라 새롭게 주목하기 시작한 분야가 바로 AI 신뢰성, 위험 및 보안 관리를 아우르는 ‘AI 트리즘(TRiSM·Trust, Risk, and Security Management)’이다.

AI 트리즘은 AI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고 위험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접근 방식을 말한다. 이는 AI의 개발부터 배포, 운영, 사후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보안, 법적 규제 준수, 윤리적 투명성·공정성 등을 확보하고 리스크(위험)를 체계적으로 식별·관리하려는 노력을 포괄한다. 예컨대 기업이 서비스에 AI를 도입할 때 모델의 학습 데이터나 알고리즘에 존재하는 편향, 개인정보의 잘못된 사용, 재현성의 문제를 미리 파악해 해결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AI 트리즘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를 포함한다. 첫째,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이다. 설명 가능한 AI를 통해 모델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파악한다. 둘째, AI 모델의 전체 수명주기를 관리하는 체계적인 방법론(ModelOps·Model Operations)이다. 이를 통해 AI 모델의 개발부터 배포, 운영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표준화한다. 셋째, AI 애플리케이션 보안(AppSec·Application Security)이다. 이는 모델 데이터 암호화, AI 시스템 접근 제어, 인프라 및 모델 보호 등을 포함한다. 넷째, 개인정보 보호(Privacy)다. AI 시스템에 필요한 최소 개인정보만 수집하고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를 적용한다.

고도화된 AI일수록 내부 작동 구조가 복잡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입장에서 큰 부담을 초래한다. 신뢰성을 담보하는 장치를 미리 마련하지 않은 채 AI를 활용하면, 예측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기술이 오작동하거나 부작용을 발생시킬 위험이 커진다.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대기업들은 AI 윤리 및 준법을 전담하는 조직을 꾸리고, 아예 AI 개발 단계부터 법무·보안 담당자를 참여시켜 위험 요소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뿐만 아니라 이를 도입해 활용하는 기업 고객들도 앞으로는 비즈니스 안전성 확보를 위해 AI 트리즘 전담팀을 갖춰야 할 것이다.

기술이 빠르게 진화함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위험 또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기업이 AI 트리즘에 부합하는 명확한 관리·감독 체계와 투명성·공정성·보안성을 갖춘 AI 솔루션을 구축한다면, 향후 새로운 시장 기회를 선점하는 데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기술과 관리가 균형을 이룰 때, AI는 사회와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혁을 일으키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제는 단지 기술 혁신의 결과가 아닌, 기술을 다루는 방식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시대다.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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