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살아도 등기우편 받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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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는 수취인 부재 시 우편함에 넣는 선택등기 우편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는 수취인 부재 시 우편함에 넣는 선택등기 우편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지난 7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전년보다 32만7000가구(4.4%) 늘어난 782만9000가구였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 혼자 산다’는 것이 이제는 표준이 된 셈이다.

1인 가구로 지내면 편리한 점도 많지만, 불편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등기우편을 받는 것이다. 직장 출근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대리 수령도 불가능하다 보니 놓친 등기우편물을 찾아 점심시간이나 연차를 쓰고 우체국까지 발품을 팔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등 다양하게 변하는 가구의 흐름에 발맞춰 우체국도 주거지 부재로 등기우편물 수령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고객 맞춤형 배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등기우편은 ‘수취인 대면’ 배달이 원칙이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쉽고 편리하게 우편물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2021년부터 우정사업본부가 제공하고 있는 ‘선택등기’ 우편서비스다. 선택등기 우편은 기본적으론 일반등기 우편과 동일하게 취급된다. 다만 우체국 집배원이 2회까지 대면 배달을 시도했음에도 수취인을 만나지 못하면 우편수취함에 우편물을 투함하는 것이 일반등기와 차이다.

우편 발송인이 접수할 때 수취인의 연락처를 제공하면 우체국이 우편물 배달예고를 문자메시지나 스마트폰 알림톡으로 수취인에게 보낸다. 수취인은 이를 받은 뒤 우편수취함에서 우편물을 찾아가면 된다. 선택등기를 이용하면 수취인이 자리를 비워 우편물이 반송되는 일을 막을 수 있고, 미처 수령하지 못한 등기를 찾기 위해 우체국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선택등기 우편은 기존 등기우편처럼 접수부터 배달까지 우편 기록을 정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요금은 물론 손해배상도 10만원(우편수취함 배달 후 분실 등 제외)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 단, 우편함 투함 시 수취인의 수령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준등기’도 우편을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준등기 우편은 배달 단계 처음부터 수취인 주소지의 우편수취함에 우편물을 바로 투함한다. 준등기 우편도 접수에서 배달의 전 단계까지 배달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손해배상도 일반등기와 마찬가지로 가능하다. 기존 등기우편(등기 취급 수수료 2100원)보다 요금(준등기 우편요금 1800원)도 저렴하다.

내용증명 등은 불가능한 제약이 있지만, 대체로 등기 미수령에 따른 불편함을 덜 수 있는 셈이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더욱 편리한 우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업무를 개선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등 ‘국민 곁의 우정서비스 구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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