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 국회사진기자단
“집단지도체제는 변종 히드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집단지도체제 전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6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 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집단지도체제는 안 된다. 단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는 변종 히드라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최근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차기 지도부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따로 치른다. 이중 당대표는 한 명만 선출하기 때문에 나머지 후보는 탈락하고 지도부에서 배제된다. 그런데 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되면 특정 순위 내에 안착한 후보들은 함께 지도부에 입성하게 된다. 안 의원의 발언은 이러한 체제가 당의 계파 갈등을 부추기고 혁신을 가로막을 것이라며,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머리가 여럿 달린 괴물인 히드라에 비유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집단지도체제에서는 계파 간 밥그릇 싸움, 진영 간 내홍, 주도권 다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협의와 조율이라는 미명하에 시간만 허비하고 혁신은 실종되며 당은 다시 분열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집단지도체제는 명분 좋은 자리 나눠 먹기로 전락할 것”이라며 “당을 살리려면 머리카락부터 발톱 끝까지 바꿔야 한다. 우리가 개혁에 주춤하면 국민은 단호히 우리를 버린다”고 적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