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붕어빵처럼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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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 연합뉴스

“엔비디아가 무슨 붕어빵처럼 나오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이 적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한 ‘K엔비디아 국민지분’ 발언에 대한 반박이다. 안 의원은 “발상 근거부터 무지하다”며 “국민이 공포스러워하는 이재명식 약탈경제”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3월 2일 유튜브에 공개한 인공지능(AI) 전문가 대담에서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면,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며 “제 목표 중 하나는 모든 국민이 생성형 AI를 쓸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 돈을 안 내고”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허무맹랑한 발언”이라며 맹공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를 통해 “이 대표의 발상은 기업 성장동력이 돼야 할 투자 의지를 꺾는 자해적 아이디어”라고 비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어떻게 하면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생기나. 국가가 30% 투자하면 그런 기업이 생기나”라며 토론을 제안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벤처캐피털처럼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이 정도면 괴상한 경제관이 아니라 위험한 경제관”이라고 힐난했다.

민주당에서는 옹호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투자하자는 얘기를 하는데 아무 말 대잔치가 따로 없다”고 반박했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TSMC는 대만 정부가 1987년 자본금 48%, 약 2억2000만달러를 출자해 세운 회사로 최대 주주는 지분 약 6%를 갖고 있는 대만 국영개발기금”이라며 “국부를 투자해 국민에 돌아오는 수익 극대화가 뭐가 문제냐”고 주장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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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뒤척인다. 겨우내 마음 편히 잠을 자지 못해 머리에 스모그가 낀 듯 무겁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이상기온이 일상이 돼간다. 기후변화의 징후인 3월 중순 눈 쌓인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불길하다. 자연 시스템의 불안정성만큼이나 정치와 사법 시스템 또한 아슬아슬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일만 년간 이어온 기후 안정성과 40여 년이 채 안 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기간으로는 비할 데 아니지만, 우리 삶에 당연히 주어지는 조건으로 여겨졌던 점은 흡사하다. 이번 겨울 기후환경이든 정치체제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기후위기와 정치위기라는 무관해 보이는 두 위기는 사실 그 원인 면에서도 맞닿아 있는데, 효율과 성과가 최우선시되는 과정에서 다른 중요한 가치는 간과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법을 배웠지만,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데 게을렀고, 정치적 다양성과 세대 간의 이해를 구현하지 못했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성장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