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1월 7일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한 뒤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단상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왔다. 국민 여러분 보시기에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제 진심은 늘 국민 곁에 있었다”며 “그런데 제 노력과는 별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들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들께 감사와 사과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들께 사과드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국민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씨와 통화 녹음이 공개된 데 대해서는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며 “대선에 당선된 이후 축하 전화를 받고 어쨌든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얘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비서실에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와 명씨가 연락한 데 관해서는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얘기를 하는데, 좀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개인 전화로 사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에는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한다”며 “저 자신부터 못 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근본으로 들어가면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이미 2년 넘도록 수백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다”며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시 수사하면 제 아내만 조사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을 재수사해야 하는데, 통상 수사로 한번 털고 간 것에 대해서는 반복하지 않는 일사부재리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을 주셨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 대통령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계기로 우리 국회도 정쟁을 중단하고, 시급한 민생을 보살피고 외교·안보 현안을 챙기는 본연의 일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용을 자세히 못 봐서 입장을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국민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담화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오늘 회견을 계기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에 응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한 대표에게 연락도 하고 공개적으로 요청도 했는데 입장이 난처하신 것 같다”며 “이럴 때일수록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