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0년 만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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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대 대선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편집실에서]중국 200년 만의 귀환

이날은 중국 공산당 100주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온 말이 섬뜩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축대회 연설에서 “중화민족이 괴롭힘을 당하는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괴롭히면)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을 겨냥한 얘기지만 주변국들도 그냥 흘려넘길 얘기는 아닙니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중국이 강하면 힘들었습니다. 강대국을 옆에 둔 이웃나라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2005년께 중국을 다녀왔던 재정경제부 고위관료는 “중국에서 발 마사지 받을 날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15년여가 지난 지금 그의 말은 현실이 됐습니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일본을 앞질렀고, 미국도 곧 따라잡을 기세입니다. 코로나19는 그 시기를 더 앞당겨 오는 2028년이면 미중 간 경제규모가 역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겨우 7년 뒤의 얘기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부산을 떠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원래 자리로 되돌아온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200여년 전만 해도 그들은 세계 최강이었습니다. 1780년 청나라 건륭제의 고희연에는 전 세계에서 특사들이 방문했습니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도 이때의 기록입니다. 중국인들이 느낄 벅찬 감정을 이해할 만합니다.

문제는 우리입니다. 중국의 귀환은 우리에게도 사대의 예를 갖춰야 했던 시대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결코 그렇게 돼서는 안 됩니다.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독일이라는 두 강대국 틈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이 호랑이라면 우리는 그 호랑이 위에 올라타야 합니다. 지금까지 중국 부상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은 나라는 한국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의 저가 노동력과 큰 소비시장은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5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리더가 운전대를 잡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미래는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 안의 낡음을 청산하고 비전을 제시할 리더가 필요합니다. 아직까지 절대강자가 없다는 것은 반가울 수 있습니다. 여야 후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기술적으로 많이 쫓아왔다지만 당분간 흉내낼 수 없는 정치적 자산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취한 민주주의입니다. 군웅할거를 통해 최고의 지도자가 뽑히기를 기대합니다.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눈으로 대선전을 지켜보겠습니다.

<박병률 편집장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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