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앞쪽을 연결하는 두껍고 강한 섬유조직인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신발의 깔창처럼 말이다. 게다가 체중이 실린 발을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발의 역학상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요인에 의해 족저근막에 피로가 누적되면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족저근막염’이라 한다.
전체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족저근막염은 보통 40~60대의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호르몬 변화로 발바닥 지방층이 얇아져 족저근막염에 더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강렬한 운동이나 갑자기 늘어난 체중, 그리고 정상인보다 발의 아치가 높은 ‘요족’의 경우도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은 대개 발뒤꿈치 전부 또는 내측 부위에서 발생한다. ‘찌릿’ 하고 불쾌한 발바닥 통증이다. 특히 자고 일어나 아침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나 ‘오래 앉았다 일어날 때’ 강한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극심한 동통으로 보행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만약 독자 중에도 이 같은 증상을 경험했을 경우 인근 정형외과를 방문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보길 권한다.
족저근막염의 진단을 위해 먼저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만약 통증이 있으나 엑스레이 검사상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초음파 또는 MRI(자기공명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족저근막의 상태나 염증, 파열 양상 등을 확인하게 된다. 물론 정형외과 족부 전문의의 문진, 촉진, 압통의 위치를 확인하는 등 이학적 검사도 병행하게 된다.
만약 족저근막염으로 진단받았다면 먼저 충분한 안정과 함께 염증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체외충격파(ESWT) 치료와 족저근막 스트레칭, 특수 깔창 사용 등 보존적 치료를 병행하면 보다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특히 체외충격파 치료는 족저근막의 세포를 자극해 자연적 치유과정을 촉진하는 원리다. 수술이나 절개가 필요 없는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부작용이나 흉터에 대한 우려가 없다.
족저근막염의 경우 치료 기간이 길고, 재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꾸준한 치료와 스트레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욕이나 찜질 등을 통해 발에 쌓인 피로도를 매일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