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네 번째 발가락 밑이 타는 듯이 아파요.” “발가락 주변이 찌릿하고 전기가 오는 듯 통증이 지속돼요.” 이러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지간신경종’이 원인일 수 있다. 지간신경종은 발가락 사이의 인대, 활액낭, 뼈 등에 의해 ‘지간신경(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압박되어 두꺼워지는 증상이다. 생각보다 많은 환자가 이 질환으로 내원하는데, 주로 중족골두(발바닥을 지탱하는 발가락뼈 안쪽 다섯 개의 뼈 앞쪽) 사이의 족저부(안쪽)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은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또는 저리거나 얼얼한 듯한 증상을 보인다. 발가락 전반에 통증이 퍼지는 방사통이 나타나며, 보행 중 악화되다가도 쉬면 호전되기도 한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
3, 4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발생하는 통증이 일반적이지만 2, 3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실제 발을 해부학적으로 보면 3, 4번째 발가락 사이와 2, 3번째 발가락 사이의 공간이 유독 좁다. 그만큼 신경이 눌려 지간신경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부위인 셈이다. 만약 앞서 언급한 증상으로 고민하는 독자가 있다면 인근 정형외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지간신경종의 진단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먼저 청취한 후 몇 가지 신체검사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발의 내측부와 외측부를 압박해 문제가 되는 신경을 자극한다. 그 상태에서 발가락 사이 통증이 발생하는 지점을 누른다. 만약 ‘딸각’거리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발생한다면 지간신경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지간신경종을 진단받았다면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한다. 앞쪽 발바닥이 압박되거나 과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볼이 넓고 굽이 낮은 부드러운 신발을 착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신경이 눌리는 부분에 적은 압력이 가도록 ‘종족골 패드’라는 보조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고에너지를 이용하는 치료법인 체외충격파치료(ESWT)는 신경의 민감도를 떨어뜨려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국소 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혼합해 발가락 사이에 주사하는 치료법도 있다.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 만약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재발하거나 일시적 호전밖에 보이지 않는다면 2~3㎝를 절개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