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생활방역 시대다. 맑은 공기에 대한 갈증으로 사람들은 등산 계획을 세운다. 초록 나뭇잎과 새소리가 가득한 산은 코로나19로 불안했던 정서적 불안감을 해소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기도 하다. 문제는 한동안 ‘집콕·방콕’ 등 실내 생활로 운동 능력과 활동량이 감소한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전 준비운동도 없이 등반하다 각종 부상으로 내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발목 접질림 등 발목 부상으로 외래를 찾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
등산 중 사고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비율을 보면, 하산 때 부상당하는 경우가 많다. 정상에 도달한 이후 체력적으로 지치고,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하산하면 부상의 위험이 더 커진다. 하산 시에는 평상시보다 발목 관절에 실리는 하중이 크게 작용한다. 자칫 발목을 삐끗하면서 발목 염좌나 발목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발목뼈 주변의 근육과 힘줄은 관절을 움직일 때 능동적인 안정성을 갖게 한다. 물론 인대가 관절 움직임에는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관절을 이루는 뼈를 연결해 수동적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염좌나 골절 모두 발목이 삐끗하는 과정에서 허용된 관절 운동 범위를 벗어나 인대 또는 뼈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해하면 쉽다.
평소에 가벼운 평지 걷기 등으로 기초체력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발목 부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등산 전에는 철저한 준비운동으로 근육과 인대를 풀어줘야 하고, 등산 시 배낭의 무게는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장거리 등산에는 바닥이 딱딱한 등산화가 좋다.
산에 오를 때는 양팔을 가볍게 흔들면서 허리를 숙이기보다 가슴을 펴고 천천히 걷는다. 반대로 하산할 때는 자세를 낮추고 보폭을 줄여 발목의 부담을 줄인다. 또한 1시간 정도 걸은 다음 10분간 휴식하는 습관을 철저히 한다면 근육에 무리가 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사고를 당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 최대한 빠르게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견딜 수 있을 정도의 통증일지라도 방치하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손상 초기에 적절한 치료 없이 인대가 느슨해진 상태로 아물게 되면 수시로 발목이 삐끗하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글·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태용 과장(정형외과 전문의)>